새 정부 출범해도 아파트는 ‘잠잠’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매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비(非)아파트의 경우 세제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부동산빅데이터업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7937건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9일 서울 아파트 매물이 5만5509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3% 늘어난 수준이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 3월9일(5만131건)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매물이 15.5% 많아졌다.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배제 조치

지난 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되며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소득세법상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집을 매매 시 양도세 기본 세율인 6~45%에 20%포인트가, 3주택자의 경우 기본 세율에 30%포인트가 중과된다.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주택을 2년 보유하고 5월10일 이후에 잔금을 치르거나 등기를 이전하는 다주택자는 최고 45%의 기본 세율만 적용받는다. 그렇다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되면 부동산 전망은 어떻게 점쳐질까.

아파트 매물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반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으로 매물이 늘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대체로 관망하면서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는 것.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재건축,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의 호재가 있는 강남·서초·용산구만 강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규제 완화 기대…매물 꾸준히 증가
세제 혜택 늘어날 비아파트 활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5만2221건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량(24만3073건)의 21.4%를 차지했다. 전년 전체 부동산 거래량 중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비중이 14.9%였던 점을 고려하면 6.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청약 시장에서도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충남 아산시에 공급된 생활숙박시설은 1162실 모집에 10만1045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86.9대1을 기록했다. 또 앞서 대전 중구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50실 모집에 1만2530건이 접수돼 평균 250.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주택에 대한 규제가 상당 부분 있고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시장 안에서도 주택에 대한 규제가 기대했던 것만큼 급진적으로 완화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해 투자자나 자본은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는데 부동산 안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국에서 분양 중인 비(非)아파트.

 

▲안양 센트럴 헤센 3차= 다양한 개발 호재가 예정돼 상승 훈풍이 불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새로운 주거형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2차 성공으로 지역 내에서 검증을 완료한 ‘안양 센트럴헤센 3차’로, 만안구 안양동 42-4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3층 규모의 64~75㎡ 중소형 평면 84실 오피스텔과 24세대 아파트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이다.

3Bay 아파트형 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은 공간이 실속 있게 설계돼 탁월한 주거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가전제품 일체(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건조대, 전실 에어컨)를 무상으로 빌트인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아파텔을 지향하고 있다. 실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을 완성하고자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동되는 각종 가전기기를 비롯해 공간의 활용성과 개방감을 더해주는 빌트인 시스템 그리고 청결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 시스템과 에너지 절약으로 가정의 경제성까지 책임지는 이코노미 시스템이 계획돼 있다.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입주 시까지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준다. 100실 미만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매도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른 아파트 청약에도 제한이 따르지 않고 유주택자의 청약도 가능하다.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 엘리시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지하 4층~지상 최고 20층, 2개동, 총 290실 규모의 ‘기흥역 엘리시아 트윈’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동별 평형대는 계약면적 기준 101동이 98.41㎡(74실), 144.11㎡(60실), 141.76㎡(30실), 185.57㎡(15실)등 179실이다. 102동은 125.01㎡에서 153.11㎡까지 6개 타입 111실이다.

전용면적 41~79㎡으로 젊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2~4인 가구에 적합한 평형과 타입으로 모두 꾸민다. 오피스텔 면적은 중대형 아파트급의 2룸(Room) 및 3룸(Room)에 3베이(Bay)로 공간이 구성된다. 3베이 3룸 주거용 오피스텔은 실내 공간 활용이나 채광성, 통풍, 전망(신갈천 등)에서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여성 입주자만을 위한 주차 공간으로 배치한 지상주차장은 여성을 배려한 세심한 면이 눈길을 끈다. 전기차 충전시스템과 헬스케어피트니스센터, 스크린 골프연습장 등 입주민 복지 레저시설도 완비했다. 인접한 생태공원 신갈천변을 따라 7.5㎞에 이르는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 입주민을 위한 옥상정원도 마련된다.

매수자들 관망
힘겨루기 양상

▲동탄역 헤리움 센트럴= 힘찬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인 ‘동탄역 헤리움 센트럴 1·2·3차’를 분양 중이다. 문화디자인밸리 내 지하 4층~지상 10층 3개동, 전용면적 59~72㎡, 총 450실(1차 144, 2차 144, 3차 162)로 구성된다. 단지는 생활 편의와 배후수요는 물론 교통, 자연 등을 모두 갖춘 입지로 수요자들을 사로잡는다.

2·3룸 주거용 오피스텔은 건축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아파트 청약통장 사용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 증여를 통한 부의 이전이 가능하다.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은 누구든지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누구든 청약
공평한 기회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 한양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39-1 일대에  상업시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를 분양한다. 총 219실 규모로 전체 전용면적 약 1만2993㎡(약 4000평), 연면적 3만344㎡(약 1만평)의 대규모 상업시설이다. 2023년 5월 입주를 앞둔 주상복합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최고 59층, 1152가구)’지하 2층~지상 3층에 위치한다.

초고층 주상복합 스카이라인 형성과 함께 청량리의 새로운 메인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는 답십리로에 들어선다. 특히 답십리로가 향후 왕복 2차선에서 왕복 8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라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는 대로변과 맞닿은 상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
강남·서초·용산만 강세

바로 앞에는 청량리역 일대 최대 규모인 약 3400㎡(약 1000평) 크기의 공원이 신설된다. 이 공원은 스카이라인 가운데 위치해 청량리의 대표적인 힐링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접한 청량리역은 향후 10개 노선(예정 포함)이 정차하는 철도 교통의 허브로 거듭나 유동인구 증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광역환승센터 계획과 60여개의 버스노선까지 갖춰 전국에서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한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부동산 개발업체 한호건설그룹이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지구에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를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 일대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관광 수요 활성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레지던스(숙박시설)라는 평가다. 서울시가 최근 도심녹지생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세운지구 분양 단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단지는 2개 블록에 지하 6층~지상 20층, 756실(전용 21~50㎡)로 이뤄진다. 블록별로 세운지구 3-6구역이 396실, 3-7구역은 360실이다. 생활숙박시설이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자 중과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단지 안에 특급 호텔에 들어서는 다양한 어메니티(편의시설)가 갖춰질 예정이다. 버틀러(집사) 및 하우스키핑 서비스, 메일 서비스 등에 제공된다. 코워킹 스튜디오, 웰컴라운지, 와인 라이브러리, 게임룸, 골프스튜디오, 록커룸 등도 마련된다. 준공 후 에어비앤비 파트너사인 홈즈컴퍼니가 직접 관리·운영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하고 청계천에 접해 있는 등 지금까지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 중 최고의 입지에서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라모노그램 강릉= 디오션2 59피에프브이는 강원도 강릉시 송정동 일대에 동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고급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 ‘신라모노그램 강릉’을 분양한다. 강원도 최대 규모인 연면적 14만6266㎡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1층, 3개 동으로 지어지며, 생활숙박시설 783실과 호텔 300실 이상으로 구성된다.

생활숙박시설은 총 23개의 다양한 타입으로 설계해 수요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가장 많은 호실을 공급하는 A1타입(전용면적 39㎡ 408실)은 바다를 볼 수 있는 테라스를 제공한다. 욕실 내에서도 바다 조망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B1타입(전용면적 101㎡ 34실)은 테라스에 ‘자쿠지’가 갖춰져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생활숙박시설은 수익형과 관리형으로 구분된다. 모든 분양자에게는 신라리워즈 상위 등급 혜택이 제공된다. 수익형으로 분양 받을 경우 1년 중 30일은 사전 예약을 통해 계약자가 원하는 시기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관리비는 별도 부과). 무료 숙박을 제외한 11개월은 신라모노그램에서 위탁 운영해 객실 운영 수익금을 배당받을 수 있다. 관리형으로 분양 받을 경우 1년 내내 이용이 가능하다.

최고의 입지
자유로운 전매

생활숙박시설은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강점이다. 현행법상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아 주택으로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으며, 당첨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취득세,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개별등기가 가능해 분양권 전매도 자유롭다.

단독 빌라도 지어지는데, 전용면적 286㎡ 4실과 253㎡ 5실 등 총 9실로 구성된다. 단지 내엔 다양한 콘셉트의 각종 정원과 수영장이 지어지고, 아트 갤러리 라운지, 파티룸, 와인 셀러, 개인 극장, 스크린 골프장 등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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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