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인상' 구글 수수료 갑질 후폭풍

저기가 하니까 우리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구글의 결제정책 변경이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체에 일대 후폭풍을 가져오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아무런 수수료 부담 없이 자사 결제 링크를 써오다 구글이 이달부터 이를 금지시키자 국내 업체들이 도미노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이 구체적인 인상 배경과 인상 폭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구글플레이 결제 적용’만을 근거로 삼고 있어 영문을 모르는 소비자들만 부담을 떠안는 모양새다.

구글의 새 앱 마켓 결제정책이 지난 1일부터 적용된 가운데 국내 콘텐츠 플랫폼들의 가격 인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구글은 이날부터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구글플레이’에 새로운 결제정책을 적용해 앱 개발사들에게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 방식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일방적 횡포?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결제 방법은 금지된다. 인앱결제 방식은 최대 30%, 제3자결제 방식은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구글의 새 결제 정책 발표 이후 OTT(동영상 스트리밍), 음원 스트리밍 등 콘텐츠 플랫폼들은 구글플레이 인앱결제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가격이 인상된다고 공지해왔다. 인앱결제가 아닌 PC·모바일웹 등으로 결제할 경우에는 기존 가격이 그대로 적용된다.

구글은 OTT를 대상으로 매월 정기구독료를 납부하는 ‘이용권’에는 15%, 개별 구매해야 하는 작품(영화 등)에는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업체 중에서는 웨이브(wavve)가 가장 먼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구글플레이를 이용해 정기 이용권 등을 결제할 경우 가격이 인상된다고 밝혔다. 

웨이브의 이용권 가격 인상폭은 평균 18% 수준으로, 지난 5일부터 적용됐다. 또 다른 OTT업체 티빙도 마찬가지로 평균 15% 가량 인상된 이용권 가격을 지난 4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상품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며 가격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가격 인상의 들불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도 번지고 있다. 음원 플랫폼 중에서는 플로(FLO)가 인앱결제 가격 인상의 첫발을 뗐다. 플로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3월 말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이용권을 구매할 경우 평균 14%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무제한 듣기 정기결제’의 경우 기존 7900원에서 9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플로를 비롯해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들은 구글의 결제 정책 발표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부 논의 중이다. 가격 조정안 등이 실제로 확정되면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플로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쏜 만큼 다른 플랫폼들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서비스에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웹툰 측은 “가격 인상 등은 워낙 예민한 문제인 만큼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게 없고 발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6월까지 일종의 유예기간이 주어진 만큼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며 “플랫폼 업계 분위기가 가격 인상으로 흘러가는 만큼 저희도 분명 의식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일단 6월까지는 자사 결제 정책을 이용해도 앱 마켓 퇴출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생각들이 많다. 오늘부터 앱 업데이트는 막히지만 보안을 위한 최소한의 업데이트는 구글이 허용해주고 있어서 버틸 수 있을 때까진 버텨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티빙·플로 등 인앱결제 가격 올려
소비자 없는 진흙탕 싸움…방통위 결정은?

이 관계자는 “다만 구글 정책을 따르게 되더라도 이용자 편의를 고려하면 완전히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이용되고 있는 네이버페이 결제 시스템과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같이 쓰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공고문을 보면 구체적인 인상 배경과 인상 폭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구글플레이 결제 적용’만을 근거로 삼고 있어 문제가 지적됐다. 영문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구글과 업계가 벌이는 ‘결제수수료 쟁탈전’에서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 부담을 떠안는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구글에 내야 할 결제수수료 부담을 일절 흡수하지 않고 오롯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연결시킨 업체를 상대로 “구글을 핑계로 한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구글과 애플이 자사 인앱결제 외에 제3자 결제를 허용하도록 신설 규정을 만들었다. 이를 위반하면 국내 매출액의 2%에 해당하는 과태료도 부과된다. 이 새 규제 환경에 순응해 구글은 한국시장에서 예외적으로 제3자 결제를 허용하기로 자사 정책을 변경했다.

그런데 한국 업체들의 이익이 가장 첨예하게 걸린 이슈는 정부 입법(제3자 결제 허용) 내용이 아닌 ‘외부결제 링크 허용’이었다. 여태껏 한국 업체들은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앱 장터에서 세계 고객들을 상대로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면서도 판매수수료 부담이 없었다.

앱상에서 자사 결제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외부 링크를 구글이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이 같은 행태가 앱 장터 사업자로서 정당한 수수료 수익 기회를 훼손하는 방식이라고 보고 지난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외부결제 링크를 불허하기로 한 것이다.

그간 안드로이드 앱 장터에서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자사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구글에 내야 할 수수료 부담이 ‘0원’이었던 네이버·카카오 등 콘텐츠 사업자로서는 ‘수수료 제로’ 사업구조에 일대 균열이 생겼다.

그래서 한국 업체들은 이를 “앱 장터 독점 기업인 구글의 수수료 갑질”이라고 입을 모았고, 구글은 ‘유명 홈쇼핑에서 실컷 물건을 팔고도 홈쇼핑 업체에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는 반시장적 사고’라고 주장한다.

방통위는 두 진영 간 첨예한 이익충돌에서 시시비비를 가려 이르면 다음 주초 유권해석 결과를 발표한다. 만약 방통위가 한국 업체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구글은 자사가 구축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상거래를 주선하고도 아무런 수수료 수익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반대로 방통위가 구글이 주장하는 ‘수수료 무임승차론’에 손을 들어준다면 업계와 정치권에서 “구글 갑질을 눈감아줬다”는 막대한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방통위가 구글보다는 한국 업체들 주장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지배적 분위기다.

책임 공방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앱결제 관련 사안을)검토해서 최대한 조치하겠다”며 “(구글의)위법 행위가 있다면 조사가 이뤄지고 처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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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