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언·욕설·갑질…' 호텔 회장님의 안하무인 본색

입만 열면…직원들 머슴처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한 호텔 회장이 욕설·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일요시사>에 들어온 여러 제보를 종합하면 A 회장은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욕설을 했고, 사적인 지시와 무리한 요구를 일삼았다. 현재 A 회장 측은 답변을 회피하는 한편, 제보자를 색출해 위협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직원과 A 회장의 통화 녹취 5건을 단독 입수했다. 통화 시점은 2020년 말. 당시 A 회장은 직원들에게 각종 불법행위를 지시하는 것도 모자라, 언어폭력을 곁들이며 일 처리를 재촉했다.

가족 앞서…
트라우마

20분이 넘는 녹취 속 A 회장은 지속적으로 폭언·욕설을 일삼았다. 각각 다른 시점·사안의 전화 통화에서 수위 높은 욕설이 반복됐다.

“다 똑같은 X끼들이야 니네들. 한 놈이 잡고 체크를 해야 하는데 X신 쭉정이 같은 놈들만 있으니 어떡하냐 대체…(중략)야 이 XX놈아, 알아서 O반장 X치고 해야 할 거 아냐 X끼야.”

“아 XXX 말고 오늘 들어오라고 해서 XX놈 결정내라 그래. 이 XX놈들 X같은 X끼들 사람을 X으로 보나…(중략) 너도 X신같은 X끼야 한 번 얘기하면 XX놈아 좀 들어.”

“XX놈아 니가 (일이 늦어지면)손해배상해 줄 거야? XX놈들. 진짜 X같은 X끼들. 진짜 일하는 거 X같이 해. 진짜 XXX끼들. XX놈들 결정하라고 던져준 것도 못하고 있어 그걸.”

직원 B씨는 이 모든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했다.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에 박혔다. 

직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A 회장은 평소에도 상습적으로 폭언·욕설을 했다. 전화뿐만 아니라 대면 업무보고, 회의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X새끼” “X신” “XX놈아”…
직원들에 상습적으로 언어폭력

A 회장이 던진 말 중 일부는 B씨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어느날, B씨 가족이 주말에도 출근한 B씨를 만나러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려던 그때, 느닷없이 A 회장이 들이닥쳤다. B씨는 사무실 안쪽 문을 닫아둔 채로 A 회장을 맞았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가족들을 소개할 겨를도 없었다.

B씨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A 회장의 욕설 섞인 업무지시가 시작됐다. 문 건너편에서는 B씨의 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이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B씨는 “그 일 이후로 가족들 볼 낯이 없어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를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힐 기억”이라고 토로했다.

욕설을 견디다 못한 B씨는 핸드폰을 녹음이 안 되는 아이폰에서 가능한 갤럭시로 바꿨다. 그는 “자신을 위협하던 ‘흉기’들이 휘둘러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억울했다”고 말했다. 욕설을 뺀 내용도 정당한 업무지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또 다른 직원은 “A 회장은 증축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전후 사정을 전혀 따지지 않은 채 ‘신속한 처리’만 강조했다”며 “그런데도 일단 A 회장이 시한을 정하면 직원들은 어떻게든 그 안에 절차를 마쳐야 했다”고 털어놨다. 일이 늦어지면 어김없이 A 회장의 폭언‧욕설을 감내해야만 했다.

사적 지시
하인 취급

직원들은 “A 회장은 직원들을 하대할뿐더러 소모품·하인 취급한다”고 입을 모았다. 언어폭력과 함께 각종 갑질을 당했다는 제보가 줄을 이었다. 여러 직원의 증언을 종합하면, A 회장은 각종 사적 지시와 무리한 요구를 남발하며 직원들을 말 그대로 부려 먹었다.

A 회장은 본인의 사생활에도 직원들을 끌여들였다. 그는 여자친구(현재 결혼)와의 ‘100일’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준비를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직원들은 장소를 꾸미고 각종 음식을 준비해야 했다. 이것이 업무와 관련 있을 리는 만무했다.

당시 이벤트 준비에 동원됐던 한 직원은 “이것저것 준비하고 기념사진도 찍어줘야 했다”며 “자발적으로 도왔던 직원은 사실상 없었다. A 회장이 시키니 억지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회상했다.

A 회장의 사적 지시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계속 이어졌다.

한 직원은 “이전에는 본인 집으로 불러 헤어진 여자친구 짐 정리를 시킨 적이 있었다”며 “당시 타지에 살고 있었는데 ‘출근 전에 잠깐 들려라’ 하고선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짐을 박스 몇 개에 담아 우체국으로 옮길 때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하는 회의감에 빠졌었다”고 덧붙였다.

A 회장의 무리한 요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업무 중에도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던지곤 했다.

A 회장은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해지자, 회의 중 일부 직원들에게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와. 그 돈을 회사에 좀 보태라”고 요구했다. “마냥 농담으로 넘기기에는 A 회장이 너무나도 집요했다”는 후일담이 뒤따랐다.

거래처에 약속한 대금 지급을 미루는 일도 빈번했다. 줘야할 돈을 어떻게든 깎아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며 대금 지급을 미루다 돌연 단가를 후려치는 수법이 자주 활용됐다.

그동안 당장 돈이 급해진 영세 거래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A 회장이 이 수법으로 대금을 깎은 것만 수십건, 금액은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업주는 B씨에게 “정말 피눈물이 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A 회장은 직원들을 이런 억지 흥정의 ‘총알받이’로 내세웠다. 직원들은 일이 해결될 때까지 양쪽 모두에게 끊임없이 시달렸다.

한 직원은 “한 번은 A 회장이 박람회에 갔다가 객실마다 걸어둘 액자를 계약하고 온 적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물건을 받고 나니 각종 트집을 잡았다. 그러고서는 그 업체에 ‘돈을 줄 수 없다’고 전하라 지시했다”며 “결국 그 업체에 전화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대금 지급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답변 거부
제보자 색출

<일요시사>는 호텔 측에 관련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호텔 및 A 회장 측은 수차례 연락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 

결국 A 회장 측은 <일요시사> 연락을 아예 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미심쩍은 물밑 ‘눈치작전’은 계속 감행했다. 생뚱맞은 곳에서 걸려온 전화 두 통. 그 뒤에는 항상 A 회장이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을 방패 삼아 숨고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 회장 측근에게 처음 연락이 왔던 때는 지난달 31일. 자신을 ‘기자 선배’라고 밝힌 그는 “A 회장이 아는 선배”라며 “<일요시사>가 호텔을 취재한다고 들어서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그에게 여러 의혹을 물었다. 하지만 그는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신 그는 “언제 한 번 만나자”며 “‘만날 수 있으면, 봤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 하셨다”고 계속 대면을 요구했다.

“그러기에 앞서 A 회장과 통화하고 싶다”고 답했더니, “(A 회장이)원체 바빠서 어려울 것이다. 나도 통화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답했다.

직접 만날 수는 있지만, 전화 통화는 바빠서 어렵다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는 않았다. 결국 “‘호텔 측 입장을 반영하고자 하니 꼭 연락줬으면 한다’고 전해달라”는 요청을 끝으로 통화는 종료됐다. 이후로 어떠한 답변이나 요청도 받지 못했다. 

전 여친 짐 정리…새 여친 이벤트도
사생활에 직원 동원…대출 종용까지

B씨는 이를 두고 “‘전화 대신 만나자’는 말은 전형적인 A 회장식 회유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기 전, 여러 매체에게 연락에서 왔었다. 그런데 A 회장이 매체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소식만 전해지면 매번 취재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열흘쯤 뒤에도 미심쩍은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은 채로 도리어 “전화받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매체 이름, 위치, 기자 이름까지 확인하고서는 “그냥 번호가 찍혀 있길래 전화를 걸어봤다”며 대뜸 전화를 끊었다. 반대로 전화를 걸어 누군지 묻자, 계속 답변을 피하다 ‘향우회’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진 대화에서 향우회 명예회장이 A 회장이라는 사실까지 실토했지만, 이 전화와 A 회장 간의 연결고리는 한사코 부인했다. “그러면 개인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따지자 “내가 그런 것까지 다 이야기해야 하느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일요시사>는 향우회 측에도 ‘A 회장에게 답변을 요청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역시 어떤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이후로도 호텔을 통해 꾸준히 A 회장 측 입장을 물었다. 하지만 “영업에 방해되니 연락을 자제해달라”는 답변을 받은 뒤 줄곧 무시당했다. 

그 사이 A 회장은 주변에 “기자 한 명과 퇴사 직원들이 금품 갈취를 목표로 협박 중”이라는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피해 직원 중 1명을 제보자로 단정하고 “그를 고소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듣기 어려운
사과 한마디

B씨는 “A 회장이 직원들에게 사과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하기 전부터 A 회장과 알고 지내던 사람이 많다”며 “아무리 처우가 좋지 않았어도 (A 회장이)진솔한 사과와 함께 ‘사람 대접’만 해줬으면 다들 충분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호텔 회장님, 직장 내 괴롭힘 성립?

고용노동부는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안과 함께 관련 매뉴얼을 공개했다.

해당 매뉴얼에 따르면 A 회장의 행동은 법적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매뉴얼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시 16개를 제시했다.

A 회장 행동은 이 중 2가지(사적 심부름 등 개인적인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하도록 지속적·반복적으로 지시, 욕설이나 위협적인 말을 함)에 해당된다.

고용노동부는 “업무에 성과를 내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질책은 원칙적으로 적정 범위 내의 행위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인격모독에 해당할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나 이유 없이 질책하거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등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수준이라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A 회장의 ‘욕설 업무 지시’ 역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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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김용 카드 딜레마

‘왕의 남자’ 김용 카드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6·3 재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 역시 “기회가 되면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전역에 김용 대세론이 퍼지면서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김용 카드’는 신의 한 수일까? 자충수일까?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소개되곤 한다. 제6·7대 성남시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대변인, 경기도청 대변인, 선대위 총괄 부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당시 직접 X(구 트위터)에 “김용 시의원님 역시 달라요” 등 공개적으로 칭찬하거나 “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말한 일화도 유명하다. 돌아온 찐찐명 김 전 부원장의 발목을 잡은 건 대장동 사건이다. 그는 2021년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이던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6억원을 전달받은 혐의와 2013년 성남시의원 시절 약 7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선고를 받으며 구속 수감됐다. 김 전 부원장이 보석 석방된 건 지난해 8월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김 전 부원장을 ‘보증금 5000만원’ ‘주거 제한’ 조건으로 풀어준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의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 1·2심에서도 보석 청구가 인용돼 풀려났었다. 보석 당일 김 전 부원장은 “2022년도 10월에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들어간 게 벌써 3년 전이다. 들어가서 ‘아, 검찰이 창작 소설을 썼구나. 금방 나오겠구나’고 확신하고 재판 과정에서 희망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3년 동안 세 번의 구속, 세 번의 보석을 겪었다. 지금 나온 것도 무죄 판결 확정이 아니라 보석으로 나온 것이다. 여러 가지 억울한 것은 남아있다”면서도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검찰의 민낯이 윤석열 검찰 정권으로 드러난 것처럼 주변에 함께 싸운 동지들의 억울함과 무고함도 조만간 밝혀질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 전 부원장이 정치 기소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매우 상식적인 결정을 내린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입장문을 냈다. 특위는 “이 당연한 결정이 이렇게까지 늦어진 것은 유감스럽다”며 “오랜 기간 구금 상태에서 재판받아야 했던 김용 전 부원장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모든 것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우리 특위는 정치검찰의 억지 수사와 조작 기소로 억울하게 구금되고 재판을 받아야 했던 우리 동지들의 결백함을 끝까지 증명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김 전 부원장의 행보는 거침없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출판 기념 토크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각종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정부를 적극 호위하기도 했다. 행동반경 넓히는 김, 여의도 곳곳 출몰 이대로 배지 달고 ‘친명’ 구심점 될까 저서 <대통령의 쓸모> 출판 기념 토크콘서트에 여당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날 현장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이언주 최고위원, 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자리했다. 이 밖에도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박지원 의원 등 50여명의 현역 의원이 함께했다. 강단에 선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 고비의 순간들이 너무 가슴이 아파 제발 버텨달라고 했는데 여러분 덕분에 이 대통령이 탄생해서 저도 영광스럽게 이 자리에 섰다”며 “이 대통령의 쓸모는 제가 보니까 국민의 행복과 비례한다. 민의를 대신해 국회의원이 쓸모를 하듯이 우리 모두 대통령의 쓸모에 동참해서 우리의 뜻을 이어가는 쓸모의 주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을 옆에서 지키고 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감옥도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참 꿈 같은 세월”이라며 “김용이 옹이를 박아가면서 꿋꿋히 버텨왔는데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한 의원들 역시 입 모아 김 전 부원장의 무죄를 주장했다. 날개를 단 듯했지만 아직 완전한 자유의 몸은 아니다. 보석인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 전 부원장은 소환을 받으면 반드시 출석해야 하며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전 부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출소 이후 인천 계양을 출마가 점쳐진 송영길 전 대표 등과 한데 묶어 ‘범죄 3종 세트’로 규정하는가 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들을 겨냥해 “범죄자 전성시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도덕성 논란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민주당 역시 범죄자 프레임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김 전 부원장에게 여의도로 향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민주당 양문석 전 의원이 공석이 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해 달라며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 양 전 의원은 편법 대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는데, 김 전 부원장을 향해 그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에 와달라며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첫 스텝 어디로? 양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두렵지만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께서 안산 갑의 지역위원장을 맡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조심스레 운을 띄웠다. 양 전 의원은 “누구보다 경기도를 잘 알고 정치검찰의 조작 사냥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던, 김용 대변인의 복귀를 원하는 많은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김용 대변인이 안산시 갑 지역구를 맡아주면, 어쩔 수 없이 떠나면서도 여전히 무거운, 안산시민께, 상록구민께 제가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문석에게 조금이라도 남은 애정이 있는 분들께 호소한다”며 “김용 대변인이 안산에서, 윤석열에 의해 수년간 정지됐던 정치활동을 재개하여, 시민들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설에 불을 붙였을뿐더러 안산갑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깔아줬다. 당초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의원, 경기도청 대변인 등을 지낸 만큼 경기 평택을 출마설이 돌았지만 양 전 의원의 공개 메시지로 안산을 지역구가 유력하게 부상했다. 이후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한준호 의원과 안산의 한 교회를 찾아 예배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본격 출마론에 힘이 실렸다. 김 전 부원장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회가 되면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미확정 상태인 점에 대해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도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비례로 당선이 됐다”며 “출마 자격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라디오를 통해서는 ‘당헌·당규상 2심에서 실형을 받으면 공천에서 배제된다는 규정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확정 판결 조건이 있으나 이는 3심을 뜻하는 것으로 그전까지는 미결 상태인 만큼 출마하는 데 제한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쩌면 꽃놀이패? 남은 건 정청래 지도부의 선택이다. 앞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물리적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아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힌 만큼 김 전 부원장의 출마 여부는 당의 손에 달려있다. 정 대표는 김 부원장이 “이재명 죽이기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이라면서도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무엇보다 당내 교통정리가 첫 번째 난관이다. 정치권에서는 안산갑 후보로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주당 김남국 대변인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전 전 장관은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만큼 친명(친 이재명)계 지지자들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김 대변인과의 ‘친명 VS 친명’ 구도로, 집안싸움 프레임에 갇히는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적임자인가’가 아닌, 안산 시민들께서 우리 당에 보내주시는 기대와 막중한 책임을 겸허히 경청하는 일”이라며 “누군가의 ‘추천’이 아닌 안산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신뢰를 쌓아온 ‘실력과 책임감’으로만 (선거를) 완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안산 시민과 존경하는 당원 동지, 그리고 당이 현명한 결정을 해주실 것을 전적으로 믿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부원장이 원내에 진입에 성공할 경우 그를 중심으로 친명계가 다시 뭉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친명 마케팅’에 나섰고, 이 대통령의 복심인 김 전 부원장이 선거판 한가운데로 뛰어들면서 빠르게 줄을 댔다. 각종 강연, 축사는 물론 지방선거 후원회장 요청이 쏟아졌다. 현재 김 전 부원장은 현근택 용인시장 예비후보, 이인화 성동구청장 예비후보, 정명근 화성시장 예비후보 등 11명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을 후원회장으로 둔 후보들은 저마다 보도자료를 내고 ‘찐명 핵심’ ‘이재명 측근’ 등 명심을 강조했다. “안산갑 오셔라” 샤라웃에 ‘술렁’ “대법원 판결 아직” 불안한 시선도 친명계는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재촉했다. 한준호 의원은 양 전 의원의 게시글을 언급하며 “지역에서 쌓아온 시간과 애정,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잘 알아서 더 깊이 존중한다”며 “양문석 선배님을 믿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제 김용 선배님의 몫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결단이 제대로 이어진다”며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독려했다. 강성 친명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역시 김 전 부원장 출마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원장이 친명계의 힘으로 원내 입성한다면 현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견제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대로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상황은 또다시 계파 갈등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이 친명계의 새로운 구심점이 된다면 민주당에 두 개의 태양이 뜬 것 처럼 보일 것”이라며 “지금도 자칭 타칭 친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김 전 부원장 이름을 필승 카드로 쓰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이 원내에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줄 세우기가 시작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것이지 무죄가 아니”라며 “만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나오고, 이로 인해 지역구가 또다시 공석이 된다면 지도부도 김 전 부원장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안산갑 재보궐도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인데, 민주당 후보가 연달아 날아가면 민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전 부원장은 친명계의 기대주로 자리 잡았지만 당내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면서 출마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의) 평택 출마설이 돌 때부터 당에서도 반신반의했다”며 “보석으로 풀려난 후보가 공천을 받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마를 말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면전에서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어 당에서도 고심이 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아서 자중해야” 핵심 친명계로 통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김 전 부원장이 정치검찰로 대장동 수사 등 많은 부분에서 억울한 조작 기소를 당해서 재판받았고,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면서도 “그 상황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타당하냐 아니냐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작 기소(를 당했다는 점에서)의 억울함은 있지만 2심에서 유죄를 받은 상황이고 대법원 판결이 예고된 상황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로 나가는 것이 타당하느냐”며 “(이제까지)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게끔 판단해서 재판 중인 사람을 후보자로 추천한 일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내가 당해봤다” 정치검찰 겨누는 김용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검찰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의 녹취록을 겨냥하며 “정치검찰의 집단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검찰의 집단 범죄, 전혀 새롭지 않다”며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썼다. 이어 “정치검찰의 만행은 20대 대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 사냥을 위해 벌인 행각들에 대해 저는 4년 전 구속 직후부터 얘기했다”며 “법정에서 싸웠지만 검찰의 의견서만을 신봉한 법원에 의해 1, 2심 법정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은 박상용 검사를 “불법, 조작에 무감각한 괴물 같은 정치검찰의 상징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조사를 통해 정적 사냥을 위해 윤석열-한동훈 사단이 벌였던 만행이 낱낱이 밝혀져 그에 합당한 처벌과 단죄가 검찰개혁, 검찰 해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