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 다시 불붙은 북핵 막전막후

푸틴이 뛰니 김정은도 펄쩍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어렸을 때 크게 싸운 형제가 있다. 격렬한 싸움 끝에 형제는 결국 따로 살기로 마음먹고 수십년째 얼굴을 안 보고 살아왔다.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정은 사라진 모양이다. 현재 둘은 이해득실만 따지는 관계가 됐고, 옆집 사람들과 더욱 자주 어울리며 가끔은 서로를 비난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부유해진’ 형 쪽에서 동생한테 여러 차례 화해하자고 시도해봤지만, 자존심만 남은 ‘가난한’ 동생 쪽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몇 년 전부터 동생은 총을 만들어 형을 위협하려 한다. 한국과 북한의 이야기다.

1980년 대생과 1990년 대생의 어렸을 적 소원은 언제나 통일이었다. 국가 차원에서 장려한 통일 노래 ‘우리의 소원’은 이들의 머릿속에 아직도 또렷이 박혀있다. 자연스럽게 소원을 ‘강요받게’ 되었고, 언젠가 꼭 그 꿈이 이뤄질 줄만 알았다. 

좋은 기억도
잠시 잠깐

당시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통일은 꼭 해야 한다고 가르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대로 분단 상태가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분단된 지 이제 60년째. 어른들은 이산가족이 없고, 북한 사람들을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북한을 점점 ‘남’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의 걱정은 지금 현실이 됐다. 현재 2030세대는 어릴적 노래 구절과는 달리 통일을 ‘우리의 소원’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전체 국민의 44.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통일에 대한 인식은 전체 연령대 중에 가장 좋지 못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한 부정을 나타낸 약 30%의 여론층에서 20대는 42.9%를, 30대는 34.6%를 차지했다. 강한 부정 여론의 약 77.5%가 밀레니얼 세대였던 것이다.

통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점점 낮아지는 통일 부정 여론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게 분석한 이유는 ‘좋은 기억’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북한 사람들을 우리의 형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현재의 기성세대들과는 달리, 밀레니얼 세대들은 북한을 전쟁 위험을 초래하는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같은 연구에서 통일평화연구원 측은 세대별로 북한 핵연구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여기서 2030세대는 북한 핵에 대해 위협을 느끼냐는 질문에 75%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북한 핵 뉴스만 60년간 들어
통일 싫은 요즘 세대 시큰둥

이 역시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없는 사실상 백지 상태의 2030세대들이 통일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요인은 ‘북한 핵’ 때문이라는 것이 여론조사 기관의 의견이었다.


이들이 자라오면서 북한을 겪을 창구는 뉴스밖에 없었고, 뉴스에는 항상 핵무기 위협 관련 소식들이 보도됐다. 언제부터 핵이 북한 관련 뉴스를 지배하기 시작했을까.

사실 북한 핵개발의 역사는 오래된 것이다. 북한은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전쟁당시 미국이 가한 핵무기 위협에 시달린 북한은 1960년대 영변 원자력 연구소를 설립하며 핵무기 개발의 초석을 깔았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1970년대를 지나 1980년 7월 비로소 영변에 실험용 원자로를 착공한 후 실질적인 연구를 진행하기에 이른다.

이런 움직임이 세간에 알려지자 국제기구는 북한의 핵개발 억제에 서서히 시동을 건다. 북한은 영변 원자로가 무기 개발용이 아니라며 한사코 둘러댔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1985년 12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

6년 뒤인 1991년 남북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합의하며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뜻이 없음을 재차 알렸다.

안심하고 있던 한국과 세계 국제기구가 뒤통수를 맞은 건 1994년의 일이다. 북한이 원자력기구(IAEA)에 탈퇴선언문을 제출한 것이다.

이때를 일컬어 ‘제 1차 북핵 위기’라 부른다. 원자력기구 탈퇴로 지금까지 원자력에 대한 연구와 핵기술을 무기화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뜻을 세계에 내비친 것이며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북한에 파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이끌어낸 결과는 ‘제네바 합의’였다. 합의의 주요 골자는 미국이 북한에게 자원을 지원하는 대신 북한은 핵시설을 동결 및 해체한다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북한이 핵무기를 다르게 인식했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핵을 자국의 안보를 위한 ‘방어수단’으로 인식해왔지만, 이때부터 돈으로 바꿔 먹을 수 있는 ‘돈벌이’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북한학을 전공한 한 교수는 실제로 북한은 이때를 기점으로 핵을 외교용 협상카드로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외교 목적설’이라 부른다.

상당히 높은 
수준 완성도

제네바 합의 당시 합의한 자원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북한은 곧바로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2002년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곧이어 핵동결 해제를 발표하고 핵확산 금지조약까지 탈퇴하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제 2차 북핵 위기’라고 부른다.

이후 북한은 2005년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고, 미사일 발사와 ‘제1차 핵실험’을 연달아 진행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북한은 자국이 폭탄을 만들었고, 이를 배달할 미사일까지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만들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국제기구는 다시 한 번 북한과의 협상을 진행한다.

2007년 2월 중국·북한·러시아·미국·한국·일본이 참여한 6자 회담에서 자원 지원을 다시 재개하고,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을 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후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폐쇄하고 냉각탑을 폭파한 후, 핵 관련 3가지 시설의 10가지 불능화를 실시했다. 

최초로 실질적인 북한의 핵 불능화가 실행됐던 6자 회담이 삐걱거리기 시작한건 불과 1년이 지난 2008년이었다.

한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했고, 미국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세계의 대북 기조가 상당히 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6자 회담에서 합의했던 사항들이 바뀐 정권하에서 모두 무산됐다.


이에 북한은 곧바로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후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신고에 관한 진실공방이 수차례 오가던 중 2011년 12월, 핵개발의 최고 책임자인 김정일이 사망했다. 그의 사망후 북핵 논의는 어지러운 형국을 맞았다.

이때 여론에서는 혹시나 상황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오히려 더욱 빨리 핵 개발이 완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했다. 새로운 리더로 등장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대하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핵무기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번엔
진짜다?

핵개발은 둘째 치고, 김 위원장은 로켓 개발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연구까지 진행했다.

2013년 은하 로켓 발사 후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3년 뒤인 2016년에는 ‘4차 핵실험’과 ICBM의 개발이 완료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핵 전문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북한의 핵폭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ICBM과 기타 미사일 및 로켓의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수십년간 연구가 진행된 핵폭탄은 이미 완성됐지만, 이를 배달할 미사일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지금 학계의 정설이다.

핵무기 개발 의지를 다진 후로 약 60년에 걸쳐, 북한 핵무기는 완성됐다. 그동안 젊은 세대는 지겹도록 북핵 관련 뉴스를 들어왔고, 이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견인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수차례 제약을 걸고 실제로 핵무기 불능화 단계까지 시도했지만, 어지러운 세계 정세를 틈타 북한은 결국 최종 목표까지 도달했다. 북한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핵폭탄을 정확히 실어나를 미사일 개발뿐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북한 마음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핵무기를 얻기까지 북한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국제 제재를 받으며 고사 직전까지 몰려갔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북한은 현재 사상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

북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확히 인식해야만 한다. 그간의 역사를 볼 때,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북한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고, 2000년대부터 이에 대한 국제기구의 제재가 시작되자 이를 외교협상카드로 활용했다.

2008년 6자 회담이 최종 결렬되면서 북한은 핵을 외교협상카드를 넘어 국가 전체의 숙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이전까지는 북한이 핵을 협상용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를 달리 해석한다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라며 “북한이 자신들의 안보가 보장되고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6자 회담 결렬로 설득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안보로 시작해 돈벌이로 전락
‘강대강’ 윤석열 정부 선택은?

과거에 북한이 핵을 엿바꿔 먹는 고철덩어리로 활용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6자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그 인식이 국가 차원의 정통성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북한은 최선을 다해서 핵을 개발한 나라고 정권의 정통성과도 연관있을 만큼 핵무기에 대한 인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교수는 요즘 세간에서 화제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핵과 북한 핵 포기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4년 비핵화 선언을 하고 핵무기 전체를 파기하는 대신 세계로부터 안보에 대한 보장을 약속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면서 이때 했던 약속은 무참히 깨지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북한이 핵에 더욱 집착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박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을 당시와 지금 한반도에 처한 핵 위협은 많은 차이가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핵을 개발한 적이 없다. 소련에 소속됐을 당시 핵을 일방적으로 ‘배치’받았을 뿐이며 이를 관리할 능력도, 여건도 되지 않는 나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북한은 핵을 직접 개발한 나라고 이를 관리하고 미사일까지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의 핵무기 포기와 한반도 전쟁 위기설과 엮어 생각하는 것은 많은 무리가 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결심한 상태고,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에 대한 명분을 하나 더 만들어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반도 위협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아래에 있는 북한을 한국과 국제기구가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현재 없다. 어수선한 국제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의지는 점점 확고해지고 있으며, 그 기술도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다만 한국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같은 제재를 똑같이 이어나가는 ‘외교법’이나 전술핵 재배치, 사드 추가 배치 등 ‘군사 대응법’이 있다.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자의 방법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가 유심히 검토 중인 사항은 사드 추가 배치다.

기존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는 서울과 수도권까지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청도나 경기도 강원도 등 수도권을 커버할 수 있는 지역에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이 입을 모아 내놓은 답변은 “해법이 없다”였다.

전문가들도
해법 없다”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핵을 막으려 노력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이들은 북핵 해결의 정답은 학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래된 숙제는 이제 윤 당선인에게 넘어갔다. 이미 대선운동 과정에서 ‘강대강’ 기조로 접근할 것을 공언한 윤 당선인이 핵문제를 해결할 첫 번째 대통령이 될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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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