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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0일 16시15분

북한/국제

‘비핵화 담판’ 문재인 1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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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불씨 살릴 마지막 기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 비핵화는 과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 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입장을 낼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담판의 분위기가 띄워졌다. 
 

▲ 문재인 대통령 ⓒ고성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했다. 노규덕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목표로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의 핵심 보직이다. 노 신임 본부장은 ‘북미통’ 인사로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을 거친 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부터 1년여간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지냈다.

북핵 협상
핵심 보직

노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김준구 전 주호놀룰루 총영사를 낙점했다. 김 신임 비서관 역시 ‘북미통’이다. 외무고시 26회로 지난 1992년 공직에 입관했다. 외교부에서 그는 북미2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국 심의관 등을 지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과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사이의 공조를 염두에 둔 인사라고 해석한다. 노 본부장과 김 비서관 모두 주변 4대 열강과의 다자외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대북 정책을 공조하는 일을 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출범한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 남북의 카운터파트(대응 관계에 있는 사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교체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18년 한반도에는 훈풍이 불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알렸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남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친서를 전달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했던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었다.

‘미국통’ 북핵 협상대표팀 전면 대비
비건 곧 임기 종료, 카운터파트는?

그해 4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의 평화의집에서 만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 땅을 밟아보라며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잠시 월경(국경 등의 경계선을 넘는 일)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손을 맞잡은 채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어왔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조우한 일은 당시가 처음이었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일 역시 최초였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오고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는 것”이라며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문 대통령은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통 크게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러서 모든 분들에게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합의문을 공동발표했다. 합의문에는 ‘2018년 내 종전 선언’ ‘완전한 비핵화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파격적인 내용이 실렸다.

또 남북 정상은 합의된 내용들을 실천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과도기에
전격 교체

지난 2018년 한반도 정세는 숨가쁘게 흘러갔다. 그해 6월 싱가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취재진에게 “우리(북미)는 굉장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9·18 남북평양정상회담은 백미였다.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합의서에는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보건의료 협력 즉시 추진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협력 ▲연내 동서철도·도로협력 착공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핵심 내용으로 포함됐다. 

남북 정상이 핵시설 폐기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력에 합의했다는 점이 대서특필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맞잡는 모습은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기대하게 했다.

분위기는 2019년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 특히 북미 정상 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 언론은 물론 외신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 조 바이든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은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은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킬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년 동안 급물살을 탔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암초에 걸린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

한반도 정세는 급랭했다. 한미 간 논의는 이루어졌지만, 북미 간 대화는 재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분야 원로·특보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이 너무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문재인정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인 이도훈 전 본부장 임기 동안 이뤄진 일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건 대표와 탄탄한 소통 채널을 구축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되는 악재를 맞았다.
 

▲ 노규덕 한반도교섭본부장

결국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 맞춰 노 본부장을 새로운 북핵 협상대표로 임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 본부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북 정책 조율 및 소통 채널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되도록 바이든의 외교·안보 라인과 접촉, 빠른 시일 내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북한은 아직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그 이유로 내년 1월로 예정된 당 대회 준비를 꼽는다.

북한 노동당 대회 임박
김여정 지위·실권 격상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예정돼있다. 김 위원장은 바이든 당선 이후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내부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외 메시지는 1월 당 대회 이후 발표될 공산이 크다. 


한미의 경우처럼 북한 역시 새로운 대미 협상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인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는 공화당인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새로운 대미협상팀을 구성하는 시기 역시 내년 1월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상정해왔다. 대미 협상의 핵심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의 인사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북한은 올해 대남라인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던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바 있다. 대미협상팀 구성을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이유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올해 초부터 대남·대미 등 대외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하자 김 부부장은 ‘강경화의 망언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통일전선부, 외무성 등이 아닌 김 부부장이 직접 대응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당 대회를 통해 김 부부장의 지위와 실권이 격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외교가 안팎에서 들려온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대미협상팀 구성 이전에 비핵화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노 본부장은 지난 22일 비건 대표와 전화로 상견례를 겸한 첫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노 본부장은 비건 대표로부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고, 우리 정부와 대북 정책 조율 및 협력을 위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북미 대표
교체 앞둬

또 비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생한 과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미 간 소통·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축적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양국 간에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제사회 논란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왜?

유엔과 미국 의회, 행정부에 이어 영국 의회, 일본 언론까지 우리 국회에서 통과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크리스 스미스 미국 하원 의원이 해당 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미국 의회는 내년 1월 관련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며 국민의힘 등 우리 측 야당 및 탈북단체 등과의 공동 작업을 요청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해당 법안의 취지와 배치되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등 사태는 확대되는 추세다.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여당은 전방위적인 해명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의원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문을 보내 “군사분계선의 풍선 날리기는 사실상 북한 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군사적 심리전”이라며 “법률적으로 전시 상황인 한반도에서 심리전 수행을 방치하며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설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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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6·1 보궐선거 지역 중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가장 탐내던 자리가 있다. 바로 송영길 전 대표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이다. 이 지역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0년간 공들여온 곳으로 그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될 때 대들보 역할을 자청하던 곳이다. “나가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인식 속에 민주당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천 신청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천신청서는 휴지통에 버려져야 했다. 해당 지역구에 이재명 상임고문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확정됐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이 연단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열띤 성원을 보냈다. 탐나는 당 대표 마이크를 잡은 이 고문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럴 줄 알았으면 고민 좀 덜 할 걸 그랬다”고 웃으며 운을 뗀 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나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 고문의 측근들이 그의 출마를 끝까지 말렸다고 한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고작 두 달가량밖에 안된 시점이기도 했고, 다음 대권 도전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 고문에게 두 달의 잠행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민심은 아직도 좋지 못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고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60%를 상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문처럼 두 달 만에 정계 복귀한 대선주자는 없었다. 사실 대선주자의 정계 복귀가 대한민국 정계에서 그렇게까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패배 후 복귀했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다. 그러나 ‘2개월은 너무 짧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전 대통령이나 문 전 대통령 모두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적어도 1년 가까운 기간의 숙고를 거친 후에야 정계 복귀를 선택했다. 이 고문의 이례적인 행보는 정치 평론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게 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모를 리 없는 그에게 ‘왜 지금, 왜 인천에 출마했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여기에 적어도 세 가지 노림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 번째 노림수에 대한 의심은 ‘0선 대권후보’였던 이 고문이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 고문은 정치 시작부터 대선 전까지 늘 지방선거에만 출마해왔다. 큰 선거가 있을 때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경력들은 다수 있었지만, 본인이 당선된 선거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뿐이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의심은 당 대표 자리에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이 진정 원하고 있는 자리는 당 대표라는 것이다. 이 고문은 이번에 놓친 대통령 자리를 다음 대선에서 거머쥐기 위해서 우선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권이 받쳐주지 못한 대통령 후보는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계양을 출마 확정 고작 2개월 칩거…부정적 여론 더 커 이번 대선에서 그랬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분석한 이재명 캠프 측의 한 인사는 패배 요인 중 ‘민주당의 분열’을 꼽은 바 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겉으로는 하나가 된 척 쇼를 했지만, 실제 내부는 둘로 갈라져 있었다”고 <일요시사>에 설명했다. 그는 정확히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친문(친 문재인)파’와 ‘이재명계’간의 대립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당헌당규 제29조(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고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예산 편성권과 공천권을 동시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이 고문이 만일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당내에 있는 ‘반명(반 이재명)계’의 힘을 줄여 놓을 힘이 생긴다. 이후 출마할 대통령선거 전에 발판을 미리 닦아놓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꼭 국회의원 신분으로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이라면 누구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는다. 입후보하고 싶은 민주당 권리당원은 기탁금(2020년 기준 8000만원)을 내기만 하면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정계에선 이 고문이 보궐선거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8월 전당대회에는 나왔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를 것”이라며 “장외 선거운동과 장내 선거운동은 큰 차이가 있다. 이 고문이 당 대표가 되려면 반명(반 이재명)계의 마음을 사야 하는데, 이것을 장외에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실히 민주당 리더의 대세는 현재 이 고문이 맞지만, 대세가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지려면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전 민주당 대표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들은 대부분 원내 인사들이었다. 아직은 소수인 ‘이재명계’ 의원들의 결속과 반명계 의원들에 대한 견제 및 포섭까지 하려면 그가 직접 여의도 내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해석이다. 정계가 의심하고 있는 이 고문 출마에 대한 두 번째 노림수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다. 대선 전부터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떠돌던 말은 ‘지면 감옥 가는 선거’였다. 방탄의원단 면책특권? 선거 기간 내내 피 튀기는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 고문은 서로를 향해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대선을 뜨겁게 불태웠다. 윤 대통령에게는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문제가, 이 고문에게는 대장동 리스크와 경기도지사 시절 공금 횡령 문제가 따라다녔다. 대선 후 윤 대통령의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이 고문의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은 이 고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노리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고문이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런 시도는 국민의 규탄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대선 과정만 하더라도 분당과 성남,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를 반 바퀴 타고 간 것이 국민에게 어떻게 해석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가 주장하는 ‘수사 방탄’ 의혹은 대한민국 헌법 제44조에 기인한다. 44조 1항에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적시돼있다. 2항에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고 돼있다.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회기 중 체포도, 또 체포 후에 석방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입법부의 힘이 다소 약하던 시절,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소신발언하고 양심에 따라서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현대 정치에 와서 그 의미가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예는 1999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연루된 본인의 측근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7개월간 임시국회를 소집한 일이다. 당시 이 총재와 측근들은 대선을 치르며 불법 대선자금을 모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총재의 측근들은 국세청을 동원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거뒀다는 혐의를 받았고,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 끝에 그중 몇몇은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혐의를 의심받던 용의자들이 대부분이 국회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 총재가 임시국회를 여는 바람에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한나라당 측은 임시국회 소집 이유에 대해 “검찰개혁 대책 심의 등 다뤄야 할 현안이 많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여론은 의원들의 체포를 막으려는 ‘꼼수’로 인식하고 있었다. 측근들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총재는 수차례 임시국회를 열어야 했다. 감독서 선수로 언론은 이를 빗대 ‘방탄 국회’라 보도했고 곧 ‘방탄 국회’는 불체포특권에 숨는 의원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이 대명사를 최근에야 이 전 대표가 다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이 고문의 출마 의미를 다시 해석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은 20년도 더 된 이야기”라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국회의원이 임시국회에 숨어 체포를 피할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당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항변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일은 그동안 몇 번 있어왔다. 2020년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고 검찰로부터 체포된 바 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상태였다. 청주지방법원은 그에게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3030만원을 선고했다. 그의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다. 국회는 정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빠르게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186명의 국회의원 중 16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체포됐다. 민주당 측은 정 전 의원처럼 뚜렷한 범죄 사실이 입증되면 현역 의원이라도 누구든지 체포될 수 있는 게 요즘 국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간의 의심은 완전히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민주당 측의 주장도 사실이지만 이 고문이 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부당한 외압 수사’라며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에 거부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 이상인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제1정당이다. ‘야인’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보다 ‘국회의원’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가 한결 어려워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의 세 번째 노림수를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이재명계’ 지방선거 주자 모두가 공천을 받은 후에 비로소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시점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국회로 들어가려? “시대 변했는데 무슨∼” 공천 잡음을 가장 많이 야기했던 곳은 서울시장이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장은 송 전 대표가 받았다. 이 고문의 대선을 함께 뛰었던 송 전 대표는 “당의 요구로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며 “(서울시장 출마는)희생하러 가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단수 공천’ 이야기도 언론에 흘리는 등 그의 선언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서울시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에만 연고가 있는 인사가 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냐는 지적과 함께 투명한 공천룰 도입을 촉구했다.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미 시장 출사표를 던진 ‘서울 기반의 민주당 의원들’과 반명계 의원들이 합세해 ‘친명(친 이재명)계’ 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한때 공천에서 ‘완전 배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을 치르며 공천장을 받아든 송 전 대표지만 친명계의 이번 선거 부담은 더욱 가중돼있는 상태다. 경기도지사 공천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정도만 약할 뿐이지 여기서도 친명계에 대한 편애를 지적하는 후보가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과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앞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직에는 이미 조정식·안민석 의원 및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선언이 나오자 경쟁자들의 총질이 시작됐다. 김 전 총리의 경쟁자들은 공천룰이 부당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고, 후보들의 몇몇 핵심 측근은 이재명 캠프 인력이 대거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다고 양심 선언을 하기도 했다. 무난히 공천을 받지 못한 ‘이재명계’ 후보들과 이 고문 본인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 시 명장으로 이름을 남기겠지만, 진다면 패장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부터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고문에게 지방선거의 패배까지 책임지라고 한다면, 당 대표 자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번 보궐선거 출마가 그 책임으로부터 한발 물러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인이 보선에 뛰어들어서 ‘감독’으로서 역할보단 ‘선수’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이 고문은 ‘본인의 사람들’이 모두 공천받을 때까지 기다렸고, 모든 퍼즐이 맞춰진 후에야 ‘출마 선언’을 했다. 한걸음 뒤로 책임은 안 져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해석이 모두 맞을 수는 없다. 이런저런 행보를 하면서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다. 이 고문의 이번 인천 출마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고, 또 그중에는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이 고문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 고문이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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