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정권교체 일등공신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말한 윤의 시대

“두 동강 난 민심, 다시 붙일 것”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20대 대선은 ‘역대급 네거티브 대선’으로 불린다. 양당의 대선후보가 여러 리스크를 가진 탓에 서로 빈틈이 많았다. 여야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언론에 나와 대응하는 이들은 사실상 최전방에서 전면전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큰 선거에서는 상대가 가한 공격에 얼마나 방어를 잘 해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해졌던 네거티브 공방 최전선에 서서 전면전을 치렀던 인물이다. <일요시사>는 윤 당선인의 입당 배경부터 윤석열정부가 나아갈 방향 등을 묻고자 김 최고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했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정권교체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20대 대선은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대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윤 당선인이 정치 참여를 선언했고, 우리 당에서는 윤 당선인이 보수정당의 이미지와도 맞고 정치선도 분명하다 판단해 영입한 뒤 정권교체까지 이르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권교체를 통한 집권이 중요한 문제이자 정당의 소명이라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도 가슴 뿌듯하고 벅찹니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데 역할을 하셨습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고 정치 참여 선언은 했지만 한동안 제3지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대선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내부적으로 읽혔습니다. 윤 당선인이 입당하기 전 만남을 가졌습니다.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뭔지 물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보수정당에 입당하면 활동범위가 위축돼 스스로 보수당보다는 중도 세력을 끌어들이는 외연확장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당선인은 이를 통해 집권 가능성 높이겠다는 생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층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런 점을 인지해 윤 당선인에게도 큰 선거 때는 당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력히 말했습니다. 통상 끝까지 중도인 사람은 투표장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도 세력이 많아 보이지만 그것은 아직까지 지지하는 인물을 정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역대급 네거티브 대선
최전선 밤낮없이 싸워

저는 윤 당선인에게 “오히려 우리나라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정권교체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선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윤 당선인이 이상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력 쟁취를 위해서는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습니다. 

-윤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데 나름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어렵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도왔습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게 상당한 공격과 비난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확신이 있었고, 확신대로 움직였습니다. 본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25만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습니다. 비교적 국민통합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윤 당선인의 당선 현수막을 보면 국민통합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대선으로 우리나라가 두 동강이 났습니다. 반대 세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여야가 함께 가지 않으면 나라 운영이 원활할 수 없는 탓에 지금까지 하던 대결구도의 정치를 가져가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해서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력을 잘 발휘하고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계기로 비춰집니다.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선거 전략에서는 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선거는 언제나 ‘우리 다 됐어’ 이런 느낌이면 집니다. 단순히 대선후보가 지역에 오길래 반갑게 맞이하긴 했는데 표까지 줄 것 같냐는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남이 실제로 그랬습니다. 오히려 ‘한 표라도 더 주십시오. 잘하겠습니다’라는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그게 선거에 나온 후보자와 조력자가 항상 가져야할 태도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박혁규 광주 의원이 3표 차이로 당선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박세표입니다. 이 후보가 그런 의미로 늘 저에게는 세 표가 필요하다고 언급해왔습니다. 

대선 막판 5%p 이상 차이로 이긴다는 말이 돌았을 때 오히려 이 후보에게 표가 붙었습니다. 몇 퍼센트 차이로 이긴다는 게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료가 있어서 저도 그렇게 예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다된 듯이 한다는 자세는 위험합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당 지도부 책임론이 가해집니다. 

▲이 대표가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점은 사실입니다. 대선 국면 초기에 힘든 국면을 만들긴 했지만 이 대표가 있어서 국민의힘이 주목을 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보완 역할은 충분했다고 보입니다. 

다만 이 대표가 주장한 게 현실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탓에 비판론을 제기하는데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정권을 인수하고 새 정부를 출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윤정부가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 상황입니다. 곧 지방선거도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책임론을 끝내야 합니다. 


-인수위원장으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임명됐습니다. 

▲안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집권에 크게 도움 준 인물입니다. 이미 정권교체를 통해 안 대표가 발표한 합의문에서 인수위부터 함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안 대표가 나서서 집권하는 것은 정상적인 과정으로 보입니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대로 정치적인 신뢰를 지켜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굉장한 신뢰정치를 실현한 셈입니다.

우리는 과거 민주당과 안 대표의 단일화와는 다르게 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이는 겁니다. 안 대표와 함께 미래를 가꿔야 합니다. 

-윤 당선인의 앞길이 가시밭길처럼 보입니다. 

▲대통령은 정파적인 입장에서 서지 않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옳다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것도 극단적인 정파 대결구도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상대에 대한 설득이나 이해, 동의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국회도 마음대로 했고 조국 사태가 벌어져도 무한정 자기들 이익을 위해 움직였습니다. 이익집단으로 만든 셈입니다. 윤 당선인은 국민과 대화하면서 이해하고 설득될 때까지 노력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공약 대부분이 문재인정부와 정반대로 보입니다.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국민의힘에서 진행해오던 정책이 보완되거나 발전된 형태입니다. 사실 이 후보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집권 당시 준비가 전혀 없었던 ‘얼치기 삼류 좌파 지식인들’입니다. 그분들은 사실 자기 논리에 빠져있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마치 ‘말이 마차를 끄는 게 아니라 마차가 말을 끌던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그 논리로 한다는 게 보편적 재난지원금인데 소득이 높아지지 않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통상 소득이 주도해서 성장하는 게 아니고 성장을 하고 소득이 따라오는 게 맞습니다. 

-부동산 대책은 어떤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도 보수정권이 들어왔을 때 항상 공급에 주안을 뒀고, 진보정권은 수요를 때려잡고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지역, 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좋은 주택을 싸게 많이 공급해 집값을 떨어지게 하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문정부는 초기부터 부동산 수요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대출을 규제하고, 과도한 세금을 때렸습니다. 현재는 더 이상 부동산 정책을 진행할 수 없는 ‘누더기 정책’인 셈입니다. 이런 문제를 회복하기 위해 정책을 내놓는 게 공급 정책입니다. 

민주당과 항상 협치 자세 가져야
부동산 문제 얼치기 삼류 좌파 탓

윤 당선인의 부동산 주안점은 자유거래를 통해 거래하게 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택이 늘어난다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택 선택 기회도 함께 늘어나 공급을 늘려 시장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 정책의 판단은 사실상 끝났습니다.

제가 보기에 윤 당선인이 내세운 정책이 지극히 정상적 정책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반드시 잡힐 거라고 봅니다. 

-청년의 분노도 정권교체의 포인트로 보입니다. 

▲윤 당선인은 선거캠프에 실력 있는 청년 보좌관을 많이 뽑아서 정무적·정책적 판단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청년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청년을 그냥 배려하겠다는 것은 청년을 잘 모르면서 하는 ‘입에 사탕 하나 넣어주는 꼴’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 청년세대를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게 더 꼴불견입니다. 최근 쳥년세대는 취직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우리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면 안 통합니다. 과거 청년세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미래는 늘 현재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현 청년세대는 다릅니다. 이제는 청년과 함께 대화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는데 아직까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예산은 많지 않지만 여성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몇몇 여성단체의 놀이터처럼 그분들의 ‘숙주’처럼 기능했습니다. 국민의 반이 여성이고,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여성가족부가 활동을 하고 소외된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안 했습니다.

이익 위해 움직인 문정부 자멸
“확신 있었고 확신대로 움직여”

박원순 시장 사건 때도 여당이 피해 호소인이라고 하는데 여성가족부는 피해자를 돕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개혁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이럴 때 비겁하게 나옵니다. ‘구조적 차별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기조가 그렇습니다.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반대하고 나섭니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민주당이 같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민정수석실 폐지도 실행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과거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잘 듣지 못하는 국민 여론을 듣기 위해 만든 자리입니다. 대통령한테 듣기 싫은 소리도 전달합니다. 그러나 최근 민정수석은 검찰 수사와 사법 문제를 총괄하면서 대통령 의사를 반영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변질됐습니다.

원래 민정수석은 국민의견을 반영하는 자리입니다. 윤 당선인의 취지는 사법적인 부분 등에 민정수석실 폐지를 통해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과 같습니다. 

-윤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치는 목표를 향해서 획득한 권력을 활용해 국민과 함께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이상적인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권력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일이 국민의 동의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대선 이후 여소야대가 뒤집혔습니다. 윤 당선인이 싫든 좋든 민주당은 2년 동안 함께 가야하는 존재입니다. 민주당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합니다. 권력을 잡으면 어느 순간 괘씸해질 수도 있습니다. ‘왜 말을 안 듣지? 방해만 하지? 언론은 왜 그러지?’라는 생각을 할 텐데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수위원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당 지도부 최고위원입니다. 우선 지방선거를 진행해야 해서 선거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수위에 참여하지 않는 게 결정됐습니다. 인수위는 기본적으로 정권 인수와 새정부의  실무적 준비가 필요해 저보다 전문가가 임명되는 게 맞습니다.  

-여러 매체에 나오셔서 활동하셨습니다. 

▲클린선거전략본부는 대선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해내기 어려운 일을 떠맡아 했습니다. 그중에는 대선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대응, 반대로 상대 후보에 대한 자료수집, 공격을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유달리 네거티브가 심했습니다. 그것을 대응하는 여러 자료수집과 TV토론 준비, 법률 대응, 여러 가지를 수면하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런다고 공산당 안 사라집니다’라는 발언이 대선 기간 이슈가 됐습니다. 

▲평소에도 늘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보수니 진보니 할 때 정책 분야로 들어가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후보가 내놓은 정책적인 부분은 윤 당선인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멸공 논란에서 벌어진 남북 문제, 안보 문제, 주한 미군 문제 등 이런 문제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좌파와 좀 다릅니다. 다만 유달리 북한 문제에서는 좌우가 다른 시선을 가졌습니다. 좌파, 우파 대결이 첨예하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좌파와 우파의 사상적 경계선에서 서로 주고받는 몇 마디로 국민이 스스로 판단했을 뿐입니다. 

-최근에는 최고위원님께서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대구시장 출마를 두고 현재는 홍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권영진 현 대구시장도 재출마가 유력해 보입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는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까지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하겠다고 명시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새 정부의 기조가 무엇인지 등에 협의가 필요합니다. 

홍 의원과 권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가능하지만 저는 조금 더 고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마 여부에 대해서 확실히는 말 못 하지만 깊이 고려 중입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권교체의 목표를 달성해서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입니다. 새 정부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게 옆에서 돕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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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