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사는 ‘똘똘한 한 채’

주택시장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입지여건이 우수한 소위 ‘똘똘한 한 채’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똘똘한 한 채로 ▲랜드마크 대단지 ▲뷰세권 단지 ▲사통팔달 교통망 갖춘 단지 등이 있다. 먼저 올해에도 1000가구 이상 대어급 규모를 갖춘 대단지 분양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단지 규모가 크면 클수록 상대적으로 관리비가 저렴한데다, 일대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대선으로 시장 내 유동성이 커진 만큼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대단지 분양에 집중될 전망이다.

주택시장 규제
기준금리 인상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25곳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총 4만402가구(임대제외)가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만1316가구로 1분기 전체 물량(7만1498가구)의 43.8%에 달한다. 작년 동기간 대비 2.6배 늘었다.

 대단지 아파트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 가능해 입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이점이 많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1000가구 이상 아파트의 공용관리비는 ㎡당 1081원이었다. 반면 ▲150~299가구 1304원 ▲300~499가구 1176원 ▲500~999가구 1109원으로 규모에 따라 최대 관리비가 17% 저렴했다.

가격 상승도 중소단지보다 대단지에서 두드러지게 차이 나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대단지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286만원(1000~1499가구), 2907만원(1500가구 이상)으로 5년 만에 각각 88.6, 97.0%가 올라 중소단지와의 가격 차이를 벌렸다.


단기간에 급등한 대단지 아파트도 지난해 속출했다. 인천 연수구 ‘e편한세상 송도(2708가구)’전용 84㎡는 지난해 8월 10억7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 경신과 동시에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1년 전(7억4800만원)에 비해 3억원 넘게 올랐다. 충북 청주 ‘청주 센트럴 자이(1500가구)’도 지난해 9월 5억55 00만원에 손바꿈해 기록을 새로 썼다.

분양 시장에서도 뜨거운 청약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 ‘세종 자이 더 시티(1350가구)’,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가 각각 1순위 청약에서 199.7대1, 161.2대1을 기록하며 세 자릿수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상징성은 물론 커뮤니티 시설, 설계 등도 우수해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각종 규제부터 선거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시장 내 똘똘한 한 채 열풍이 일고 있어 안정성이 높은 대단지 아파트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는 ‘뷰세권’ 단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속되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소강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
대단지, 뷰세권, 사통팔달 인기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구래동의 ‘호반베르디움 더레이크 5차’(266가구)의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6억300만원(17층)에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구래동 아파트값이 0.01%(부동산114 기준) 상승하며 상승폭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이다. 단지 남측으로 한강신도시 호수공원이 있어 탁 트인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도시의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전용 84㎡ 역시 지난해 12월 13억원(18층)에 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송도 국제도시 집값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송도 센트럴파크 조망권을 갖추면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청약시장에서도 조망권을 갖춘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전북 익산의 마동공원 조망권을 확보한 ‘익산 자이 그랜드파크’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6.05대1로 익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북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춘천 파밀리에 리버파크’도 지난해 6월 청약에서 1순위 평균 경쟁률 31.79대1을 기록해 역대 춘천시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시장이 침체될수록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춘 단지들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조망권 역시 우수한 입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주거 쾌적성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진 만큼 조망권을 갖춘 단지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들이 집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바로 ‘교통’이다. 교통망에 따라 유입인구와 타 지역의 접근성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교통 인프라가 대거 확충되는 지역은 부동산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대선 전후
커진 유동성

분양시장에서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춘 상품은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교통이 편리한 만큼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경기 변동에 상관없이 분양이 꾸준하게 잘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기에는 가격 하락폭이 작고 활황기엔 상승폭이 크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27.26대1의 경쟁률로 그해 부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못골역(남구청)이 가깝고, 못골로와 진남로 등의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들의 마음을 저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월 대전 최다 청약자가 몰린 ‘대전 해모로 더센트라’도 선화로, 계룡로, 동서대로 등 지역의 굵직한 도로들이 갖춰진 사통팔달 아파트인 점이 눈에 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규제 및 금리 인상 조치 등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입지와 상품성, 가격 경쟁력 등을 두루 갖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및 강원도에 분양 중인 똘똘한 한 채.

불확실성↑
양극화 현상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대단지)= 경기 용인 처인구에서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몬테로이’의 정당계약이 진행된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총 2107가구 모집에 총 2만9926건이 접수돼 평균 14.2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주택형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지난해 7월 처인구 고림동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 D1· 2블록의 1순위 청약 접수(2만2121건)를 뛰어넘는 수치다.

분양 관계자는 “3000가구가 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돼 상징성이 높고, 상품성 또한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 3개 블록, 지하 4층~지상 29층, 40개동, 전용면적 59~185㎡로 이뤄졌다. 1블록 10 43가구, 2블록 1318가구, 3블록 1370가구 총 373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시기는 1·3  블록 2024년 11월, 2블록 20 25년 1월 예정이다.

분양 시장 뜨거운 청약 열기
신고가 기록하며 가격 상승세

전용 59㎡A타입은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안방 드레스룸 뿐만 아니라 소형 평형에서 보기 드문 복도 팬트리가 적용됐다. 전용 76㎡A, B타입은 복도 팬트리 및 안방 드레스룸이 설치된다. 84㎡B타입은 안방 드레스룸, 주방 및 현관 팬트리, 광폭 주방 공간이 들어간다.


84㎡C타입은 H 클린현관(유상옵션)이 제공되며 복도 및 현관 팬트리, 안방 드레스룸과 알파룸(옵션) 등 수납공간을 극대화했다. 109㎡A타입은 4.5베이 판상형 구조로 현관 팬트리, 복도 팬트리, 안방 드레스룸, 알파룸 등이 적용된다.

총 3개 블록의 대규모 단지인 만큼 총 3개 블록, 1만㎡에 이르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 블록별로 타 단지에서 보기 드문 거리 12m, 높이 6.3m 규모의 실내 비거리골프장이 조성된다.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사우나, H아이숲(실내어린이놀이터), 상상도서관, 프라이빗 오피스, 게스트하우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홍천 리빙웰타운(뷰세권)=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4가지 타입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으로 마련돼 있다.

홍천강변의 사계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녹색 힐링 환경을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홍천강을 따라 산책로, 자전거 길, 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각종 휴양림과 테마파크, 거기에 홍천군에만 약 20여개의 캠프장과 래프팅 명소가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각종 여가생활을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다.

전원생활을 희망하거나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 중 하나가 강원도 홍천이다. 홍천은 강원도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과 인접하다. 동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5번과 44번국도가 관통하는 지역으로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길목이다. 또 강원도 내륙 교통의 요지다. 유명한 산과 계곡, 강이 곳곳에 있어 자연경관도 수려하다. 이런 이유로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분양 관계자는 “전원생활이나 세컨드하우스용으로 적합한 쾌적한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사통팔달)=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단지형 투룸 오피스텔인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가 분양 중이다. 투룸 오피스텔 216실이 지하 1층~지상 19층, 3개동에 단지형으로 조성된다. 지상 2층부터 19층까지 층별로 4개 호실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동별로는 오피스텔이 계단식 구조로 배치되며, 주차대수는 176대(법정173대)다.

투룸 3베이(Bay) 주거형 특화설계를 적용해 소형 가구 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이다. 구로구 최초 더블올림공간으로 커진 실사용 면적과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침실 4개와 욕실 2개가 적용돼 3~4인 가족 거주가 가능하다.

보기 드문 200실 이상 대단지 설계로 관리비 부담도 낮췄다. 거실과 주방을 분리 설계해 쾌적한 주거생활도 가능하다. 삼성 시스템에어컨, 삼성 세탁기 및 건조기, 비스포크 냉장고, 3구 인덕션 등 고품격 패키지도 제공할 예정이다.

집 안의 가전제품과 보안 가스감지기들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코콤 스마트홈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강마루와 고급 아트월 마감 시공을 통해 세련된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단지 입구에는 주차장과 경비실을 배치해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쾌적한 주거
고품격 패키지

분양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를 뛰어넘는 고품격 투룸 주거용 오피스텔로서 층고를 높이는 올림공간 설계까지 적용돼 방 4개를 사용할 수 있다”며 “화장실도 2개가 마련돼 소형 아파트보다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을 비롯해 7호선 남구로역, 2호선 신도림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도로망도 가까이 지난다. 지난해 9월 서부간선도로 지하도로가 개통되면서 서부간선도로와 강남순환도로, 올림픽대로 등을 통해 서울 중심권으로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하다. 신안산선 신독산역 신설이 예정돼 있고, 구로 주공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일대 주거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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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