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년 차…신주거 트렌드

코로나19 사태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를 찾는 수요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쾌적성에 니즈가 커지면서 숲세권이나 공세권, 호세권, 숲세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해 3월 자사 어플리케이션 접속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주거공간에 필요한 내부 공간 기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47.9%가 ‘취미·휴식·운동 기능(홈트레이닝·홈카페·홈바 등)’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외부구조 요인으로 ‘쾌적성-공세권, 숲세권(공원, 녹지 주변)’을 선택한 응답자가 31.6%로 가장 많았다.

공세권
숲세권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는 이처럼 선호도가 높아진 여유로운 공간과 주거 쾌적성에서 상당한 강점을 지닌 상품으로 분류된다. 테라스나 복층, 정원 등 넉넉한 서비스 공간을 갖추고 있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주변에는 숲이나 공원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이들 상품은 따로 갖춰진 테라스나 정원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나 텐트를 설치해 숲과 공원을 바라보며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추가로 구성되는 다락방이나 여유 공간에는 영화관이나 재택근무를 위한 오피스를 만드는 등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다.

요즘 선보이는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군살은 빼고 실용성은 높여 내놓는 곳이 많아지면서 3040세대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화, 고급화로 은퇴자들이나 자산가들이 주요 수요층이었다. 최근 전용 84㎡ 위주의 평형에 아파트의 편리한 시스템까지 갖춰져 거주하기 편하고 쾌적함도 더한 주거상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0년 6월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에 공급된 타운하우스인 ‘쌍용 더 플래티넘 종로 구기동’은 최고 24.9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같은 해 10월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된 ‘운정 아이파크 더 테라스’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된 뒤 전 세대가 단기간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타운하우스·테라스하우스 꾸준한 인기
집 안에 머무는 시간 늘면서 수요 증가

코로나19 사태 2년 차였던 지난해에도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 인기는 꾸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분양한 ‘메종 드 엘리프 송산’은 평균 5.98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이 단지는 스크린골프연습장, 맘스스테이션, 피트니스센터, 주민카페, 북카페, 주민회의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4월 경기 고양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청약 결과 평균 8.36대1의 경쟁률로 단기간에 완판 했다. 단지 안 어린이집을 비롯해 휘트니스클럽, 실내 골프연습장, 라곰라운지 등 특화된 부대복리시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세 상승도 가파른 편이다. 그동안 테라스하우스나 타운하우스는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품이란 인식이 컸지만,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런 과거 인식을 모두 바꾸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김포 ‘운양역 라피아노’전용면적 84㎡은 지난해 11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운양역 인근 P아파트의 7억 초반대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2억5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한 도심과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내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의 청약 경쟁률이 점점 올라가고, 시세가 오르지 않는다는 통념이 깨진 것만 봐도 높은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

 

▲북한산 라파우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들어서는 ‘북한산 라파우제 테라스하우스’가 분양 중이다. 각 세대는 테마별로 선택 가능한 리조트형 테라스, 가든형 테라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광폭 테라스인 만큼 입주민의 취향에 따라 여러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청정, 편의, 안전 3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설계 및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편하고
쾌적함

우선 극세미세먼지 제거 청정필터와 공기질 제어가 가능한 청정 시스템이 설치된다. 친환경 난방시스템, 음식물 처리기(옵션) 등도 함께 제공된다. 더불어 난방 및 가스밸브 제어부터 전기차 충전 관리, 엘리베이터 호출 등에 이르기까지 삶을 한층 더 편리하게 해 줄 삼성SDS의 최첨단 스마트 IOT 시스템이 적용된다. CPTED(범죄예방단지 설계) 등을 갖춰 입주민의 안전도 보장한다.

품격 높은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도 있다. Core오피스와 피트니스센터, 휴게테라스, 탁구장, 대회의실 등이 한데 조성되는 완성형 커뮤니티센터는 코로나19와 공생해야 하는 이 시대에 재택근무부터 여가생활까지 모두 해결하기에 좋다. 여기에 힐링을 위한 테라피 스페이스인 면역공방 및 건식 사우나(예정)와 아이들이 모여서 함께 뛰어놀 수 있는 키즈파크 시설(예정)까지 도입해 주거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일 예정이다.

서비스 면적
활용도 높여

분양 관계자는 “북한산국립공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인근 주요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입지까지 더해져 있어 분양 전부터 많은 분이 관심을 보내주고 있다”며 “앞서 110세대 1차 분양 때 보내 주셨던 뜨거운 성원이 이번 2차 단지 분양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광주 월드메르디앙 라테라스= 광주시에서 테라스하우스 공급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월드메르디앙 라테라스’는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일대에 위치한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전 세대 테라스 8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전 가구 채광과 통풍이 우수한 4Bay 설계가 적용됐다. 지상에는 어린이놀이터, 커뮤니티 광장, 주민공동시설, 운동시설 등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조성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발코니, 14.9m 듀얼 와이드 테라스, 다락방(일부 제외) 등 다양한 서비스 면적을 제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넓은 실사용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발코니 확장과 테라스 설치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광주시 중심 시내의 풍부한 인프라를 누리면서, 편리한 교통망을 통해 인근 판교 및 분당·강남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경강선 경기 광주역이 위치해 있어 판교역까지 4정거장, 강남역까지 8정거장이면 갈 수 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가깝다.

취미·휴식·운동 기능 갖춰
값 오르지 않는다? 통념 깨져

특히 경기광주역은 수서~광주 복선전철(2027년 예정) 정차역으로 개통 시 수서역까지 약 12분 만에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례신사선 연장사업, 서울~세종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다양한 교통호재가 예정돼 있어 향후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푸른유치원과 푸른초등학교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걸어서 통학 가능한 학세권 단지로, 광주중·고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마트, 식자재마트, 경안시장, 주민센터, 광주시립도서관, CGV 등은 물론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스타벅스 경기광주DT점)와 패스트푸드 지점(맥도날드 경기광주DT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단지 인근으로 경안천, 국수봉, 마름산 등이 위치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깝게 누릴 수 있다. 광주 최대 규모의 쌍령근린공원(예정), 청석공원, 경안근린공원의 이용도 가능한 공세권 단지이다.

 


▲메종 드 엘리프 송산=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에 계룡건설이 공급하는 ‘메종 드 엘리프 송산’이 본격 공급에 들어간다. 지하 1층~지상 3층, 28개동 총 204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 단일 구성이다. EB2블록 116가구, EB3블록 88가구로 총 204가구가 계획돼 있다.

단독주택이 갖춘 장점인 마당과 정원, 루프톱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다. 주차, 보안·관리 커뮤니티 등 아파트의 장점도 누릴 수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남향 위주의 동 배치 및 맞통풍 구조 설계가 적용돼 채광 및 세대 환기가 훌륭하다.

세대별로 필로티와 루프톱 테라스, 전용 정원을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 활용도도 좋다. 집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스크린골프연습장, 맘스스테이션, 피트니스센터, 주민카페, 북카페, 주민회의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수노을교, 시화교 등을 이용하면 안산 중심 생활권에 빠르게 연결된다. 인근 동서진입로, 서해안고속도로, 77번 국도 등 광역 도로망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안산~시흥~서울까지 이어지는 복선전철 신안산선이 정차하는 한양대역(2024년 예정)과 서해선 정차역인 국제테마파크역(2024년 예정) 등이 단지에서 근거리다.

앞쪽으로 시화호가 흐르며, 시화호를 따라서 조성된 수변공원과 근린동원 등에서 여가 및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근거리에는 수노을중앙공원, 안산갈대습지공원, 안산호수공원, 세계정원경기가든(예정), 비봉습지공원 등 다수의 대규모 공원도 위치해 있다.

단지 인근에 시화공업단지와 반월국가·특수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다. 또한, 주변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송린초, 송린중, 새솔고, 새솔동 학원가 등이 위치해 자녀 교육 여건도 잘 갖춰져 있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4가지 타입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로 마련돼 있다.

추가적인
비용 없어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3억원도 안 되는 2억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된다.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 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고 한다. 필지분양의 경우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되며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집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대규모 풀장, 텃밭, 넓은 독립 마당, 광폭 테라스 등도 제공된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도시에 집이 있어 1가구2주택이 돼도 양도세는 비과세된다. 홍천군 지역에서 대지 200평 미만, 기준시가(분양가 혹은 실거래가 아님) 2억원 미만 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다. 선착순으로 필지를 지정해 분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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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