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 열차가 곧 들어옵니다”

서울행 광역 교통망을 갖춘 경기도와 인천 지역 주거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교통망이 확충돼 서울 핵심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해짐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기도와 인천 지역 주거 분양단지의 몸값을 높일 대표적인 광역 교통망으로 GTX(수도권광역철도)와 신안산선이 있다. GTX 수혜 지역은 경기도 수원, 의정부, 남양주 등지가 있다. 인천의 경우 송도, 부평 등지가 있다. 신안산선의 수혜 지역은 안산과 광명, 시흥, 안양 등 경기도 서남부권이 꼽힌다.

경기도 서남부
들썩들썩~

먼저 GTX는 A, B, C, D 등 4개 노선으로 공사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착공에 들어간 GTX-A 노선은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자가 선정된 C노선은 내년 중에 착공해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쯤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B노선의 경우 올해 안에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사업자 선정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말 착공한다. 막내 격인 D노선은 지난 7월 정부의 4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어 김포 장기~부천 구간에서 최근 서울 용산으로 연장돼 추진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GTX-A는 파주 운정-일산-킨텍스-대곡-연신내-서울-삼성-수서-성남-용인역 등에 정차하는 총 83㎞ 노선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GTX-A 노선 운정-삼성 구간은 민간이 시공해 운영하고 정부가 소유권을 갖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추진된다. 신한은행 컨소시엄(DL이앤씨·대우건설·SK에코플랜트·한진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성-동탄 구간은 정부 재정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GTX-A 노선이 개통되면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소요시간이 기존 52분에서 14분으로 단축된다. 일산에서 삼성역까지는 8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된다.

GTX-B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시작해 서울 중랑구 ·동대문구·중구·용산구·영등포구·구로구-경기도 부천시-인천 부평구·남동구-송도국제도시 등 총 80㎞를 잇는다. 운행 노선은 마석-평내호평-별내-망우-청량리-서울-용산-여의도-신도림-부천종합운동장-부평-인천시청-송도역 등으로 계획됐다. 현재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지 않아 사업 속도가 가장 느리다. 당초 강남권을 경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GTX·신안산선 급행철도 수혜지 주목
몸값 높일 경기, 인천 주거 단지 인기

GTX-C는 덕정-청량리-삼성-수원역 74㎞를 연결하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GTX-C를 이용하면 수원에서 삼성까지 도달하는 데 기존 78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의정부-삼성역은 74분→16분, 덕정-청량리역은 50분→25분 등으로 단축된다. 서부권 GTX로 불리는 D노선은 B노선 완성 후 여의도·용산역과 연결될 예정이다.

2019년 착공에 들어가 개통을 앞둔 신안산선은 순조롭게 공사 진행 중이다. GTX와 함께 수도권 부동산을 재편할 광역 철도망인 신안산선은 경기도 안산·시흥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44.7㎞  길이 복선전철로, 크게 1단계와 2단계 구간으로 나뉜다.

신안산선은 안산 한양대역(가칭)에서 시작해 시흥과 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1단계)까지 44.7㎞를 연결하는 복선전철 노선이다. 발표된 사업계획안대로라면 2024년 말 개통될 예정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가는 소요 시간이 1시간30분에서 30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여의도까지 연결되는 노선이 개통되면 이후 서울역까지 5.8㎞를 연장하는 2단계 사업도 논의된다. 이 밖에 안산선, 수인선, 소사~원시선, 인천발 KTX와 연계해 수도권 서남부 광역 교통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큰 그림’도 제시돼 있다.

1단계 사업의 경우 총 15개소 정거장을 지날 예정으로,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안산, 시흥, 광명 등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서 서울 주요 업무 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 영등포, 여의도 등지로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여의도역을 넘어서 마포구 공덕, 서울역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2단계 방안이 추진되는 만큼 서울 중심부까지의 이동 여건도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와 신안산선은 서울 접근성을 높이며 서울 핵심 지역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수도권 부동산을 재편하고 있다”며 “거주지를 선택함에 있어 특히 단일역에서 더블, 트리플 복합 환승역으로 재탄생되는 경기도, 인천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GTX·신안산선 수혜지인 경기·인천 분양단지.

 

▲힐스테이트 더 운정(GTX-A)= 현대건설이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 와동동(F1-P1, P2블록)에 ‘힐스테이트 더 운정’을 분양한다. 이 중 단지 내 공급되는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전용 84㎡, 147㎡)을 우선 분양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이 모두 어우러진 매머드급 주거복합단지다. 지하 5층~지상 49층, 13개 동, 총 3413세대(아파트 744세대, 주거형 오피스텔 26 69실) 규모로 건립된다.


서울 핵심
거리 단축

단지 내에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새로운 커뮤니티형 대규모 쇼핑 공간인 ‘스타필드 빌리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친환경 수변 공간인 ‘운정호수공원’과 ‘소리천’이 단지와 접해 있어 조망(일부 세대 제외)도 가능할 전망이다.

와동초를 비롯해 지산초, 한가람중학교가 근거리에 있으며 가람도서관도 가깝다. 운정신도시 내에 파주한빛고와 운정고, 지산고, 동패고 등이 있어 고등학교 통학도 수월하다. 운정신도시 내에는 4차산업을 주도해나갈 ‘운정테크노밸리(계획)’의 개발을 앞두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 ‘메디컬클러스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지가 위치한 와동동과 야당동 일대에는 의정부지방법원과 고양지원파주시법원이 있으며 한국전력공사와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KT&G 등 공공기관이 대거 입주해 있어 꾸준한 주거 수요가 예상된다.

4000가구
미니 신도시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GTX-C)= 금호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2지구 B1-1블록과 B1-2블록에서 서수원 일대를 대표할 주거용 오피스텔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806실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5층 12개 동이다. B1-1블록 전용면적 84㎡ 513실, B1-2블록 전용면적 84㎡ 293실 등 806실 모두 84㎡ 단일 면적 오피스텔로 꾸며진다.

4베이 위주의 설계로 오피스텔의 단점을 극복한 맞통풍 구조(일부 호실 제외)로 통풍과 환기하기 좋다. 계절 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 옷과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드레스룸도 있다. 가변형 벽체 설계로 가족구성원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필요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고색2지구는 15만5000여㎡ 규모로, 이곳에 의료지원시설, 상업·업무시설, 판매시설, 공원 등이 조성돼 들어설 계획이다. 인접한 고색1지구까지 합치면 주거시설도 약 4000가구의 미니 신도시 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고색2지구에는 지하 4층~지상 10층 706병상 규모의 덕산의료재단 종합병원이 이달 착공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높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로 2024년 457병상이 먼저 개원할 예정이다. 입주는 2023년 12월 예정.

 

▲석수동 엘림하우스(신안산선)=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과 인접한 안양 석수동에 대단지 단지형 연립주택인 엘림하우스가 1단지, 2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23번지, 126번지에 1단지 48세대(6개동), 2단지 49세대(7개동) 총 12개동, 96세대를 공급하며 세대당 1주차만 가능하다.

1단지는 전용면적 기준 52.94~77.88㎡이며 2단지의 경우 62.54~82.05㎡의 실입주금(대출가능금액은 개인 신용에 따라 변동가능성은 있음)이 1억600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2억1800만원선까지 다양하다.  

광역 교통망 큰 그림
수도권 부동산 재편

경인교대와 인접하고 서울 접근성이 아주 우수해 서울생활권이 가능하다. 실사용 면적이 약 72.73㎡(22평) 내외로 방 3개, 거실, 욕실 2개 구조라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초혼부부에게 적합하다. 삼성산, 삼막사, 삼막마을 식당가 및 예쁜 카페 및 관악산 둘레길이 가까워 답답함 도심 속 주택과는 다른 한적함과 조용함을 제공하여 준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현재 도시형 생활주택의 최대 취약점으로 작용했던 주차장 기준을 넘어선 1세대 1주차를 실현했다. 또한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 통장이나 주택 소유, 거주지 등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당첨 제한이 없다.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GTX-B)=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재외동포와 외국인에게만 분양된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내국인에게도 분양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동 155-1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최고 70층, 4개동, 아파트 498가구, 오피스텔 661실 등 총 1159가구 규모다. 아파트 498가구는 분양이 완료됐고 이번에는 오피스텔 661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타입별로 27㎡ 208실, 42㎡ 82실, 64㎡ 242실, 82㎡ 129실 등이다.

송도국제도시 7공구에 위치한 송도 아메리칸타운 더샵은 인근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굵직한 바이오 기업들이 자리해 있다. 2026년 K-바이오 랩허브가 예정됐고 2025년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가 이전될 예정이다.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GTX-B)= 효성, 진흥기업 공동사업단에서 시공하는 부평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가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일원에서 분양한다. 총 2413세대의 대단지로 지하 3층~최고 45층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 1909세대, 오피스텔 504세대로 이루어진 복합단지다. 이 중 아파트 968가구의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단지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동수역, 부평역 사이의 역세권 입지에 자리한다. 풍부한 채광과 통풍을 고려한 남향 위주의 4베이 구조(일부세대), 중소형 평형으로 설계를 적용했다. 입주민 편의를 위한 스마트홈 시스템, 커뮤니티 특화 시설, 단지 내 조경시설도 함께 갖춰진다.

주변에는 도보로 통학을 할 수 있는 부평남초, 부일여중 등 우수한 학군을 갖추고 있다. 부평역 중심 상권에 위치한 롯데마트와 쇼핑센터를 비롯해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형성돼 있다.


도시 노후화
뉴딜지역으로

그동안 도시 노후화가 심했다고 평을 받아오던 부평구는 도시재생뉴딜사업지역으로 지정됐다. 미군 캠프기지 공원화(내년 개방 예정), 굴포천 자연형 하천조성사업(내년 완공 예정)까지 예정돼 있다. 또 혁신육아복합센터(내년 완공 예정)와 부평남부체육센터(내년 예정) 건립도 단지 앞에 예정돼 있어 주변환경이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는 총 2413세대의 대단지로 들어서며, 주변 교통 환경과 배후수요, 개발 호재로 오픈 전부터 수요 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부평의 랜드마크단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