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움직이는 김종인 노림수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주요 선거에서 공을 세워온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킹메이커’라고 부른다. 그런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행보를 통해 등판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위원장의 본격적인 행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진 만찬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까지 이뤄지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이 머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국민의힘은 하루라도 빨리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을 원한다. 

킹메이커

현재 그의 행보는 국민의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의 접촉은 잦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 창당발기인 대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 인물과도 교류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의 행보는 야권통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등판할 경우 야권의 대선후보 선출 후 대선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 합류해 박근혜정부 출범에 공을 세웠던 바 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해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는 등 능력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올해 치른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킹메이커 역할을 수행해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을 원하고 있다. 그의 능력이 향후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후보는 윤 전 총장이다. 연이은 실수 탓에 위기론까지 부상하자 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타개책으로 여긴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가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통화한다고 말했을 만큼 둘 사이에서 긴밀한 대화가 오갔다고 전해진다.

윤 전 총장은 정치적 조언을 받으면서(김 전 위원장이) 도울 느낌을 받았다고 한껏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에 “본인 느낌”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측면에서 윤 전 총장 지원에 나서고는 있다. ‘개에게 준 사과 사진’ 게시물과 관련해서도 “대선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으며 “국민의힘 경선 구도에서 윤 전 총장이 우세하다”고 발언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체제로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당장 등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김 전 위원장의 강점은 정치색과 관련 없는 선거 경험이다. 빠른 등판은 그동안 지켜온 그의 신조와도 어긋나는데, 과거 “당을 돕지 않고 인물을 돕는다”고 말했을 만큼 사람을 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만일 윤 전 총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최종 경선이 종료된 직후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홍 의원이 대선후보로 최종 선정될 경우 그의 등판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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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위원장이 과거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한 바 있고, 이에 반발한 홍 의원이 검사 시절 김 전 위원장을 수사한 적 있다고 폭로한 탓이다. 

홍 의원은 과거 경제수석을 지냈던 김 전 위원장에게 동화은행 뇌물 혐의에 대해 자백받은 바 있다. 정계에선 홍 의원이 복당하지 못한 이유가 김 전 위원장 비대위 체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단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윤 전 총장과의 잦은 접촉에 대해서도 홍 의원 측의 반발이 강하다.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벌써부터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게 기울어졌다며 비판에 나섰다. 또 김 전 위원장의 합류는 당 대표의 결정사안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홍 의원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김 전 위원장이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하는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분이다. 홍 의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두 인물의 화해를 종용해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는 필사적인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등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탓이다. 정치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야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은 맞지만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에게는 지지를 받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영입이 변화를 추구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 만큼 구태정치의 모습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면 본경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5일 이후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등판 시점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누가 이야기한다고(내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후보 확정 후 나름대로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 페이스  


한 정치 전문가는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등판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김 전 위원장의 부담도 과거보다 가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같은 효과를 낸다면 또 다시 킹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새롭지 않다는 게 문제다. 중도층의 표심을 생각하려면 새로운 얼굴의 영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킹메이커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가 확실시됐다. 11월이 되기 전 출마가 확실시되는 점을 미뤄보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기 전 자신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함인 것으로 읽힌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안 대표의 존재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대표는 과거 2017년 대선에서 21.41%의 지지율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보다는 지지율이 낮지만 안 대표가 단일화를 꾀한다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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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