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종 경선 4룡 아킬레스건 해부

누가 되든 둘로 쪼개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종점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도착지는 정해져 있지만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탓이다. 지금부터의 실책은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의 전략은 제각각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지난 10월25일 경기도지사직 사퇴)의 저격수 역할을, 유승민 전 의원은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최근 방어 전략에서 선공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재명 
대항마

당초 2차 컷오프 탈락이 예상됐던 원 전 지사는 최근 부쩍 존재감이 늘었다. 존재감 상승의 원인은 이 후보 저격이 한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를 자처하며 의혹을 짚는 영상을 올려 이 후보 저격에 올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동안 당내 후보 전부를 견제해 온 모습과는 대비된 양상이다.

당내에서도 원 전 지사가 전략적으로 홍 의원, 유 전 의원과 차별화 노선을 택한 것을 두고 호평을 내린다. 전략 수정이 원 전 지사의 존재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광폭 행보를 이어나갔다. 공식석상에서도 연일 이 후보를 직격한 데 이어 직접 대검찰청을 찾아 이 후보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부인인 강윤형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발언도 보수 지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씨는 앞서 이 후보를 향해 ‘소시오패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리를 저지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야권에서는 좋은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당내에서도 ‘보수 영웅’이라며 보수 지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원 전 지사의 현 상황은 밝지만은 않다. 여전히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중 지지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에 머물렀던 지지율을 6%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또한 그는 개혁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개혁보수가 비주류로 분류된다. 결국 비주류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원 전 지사가 분명한 국민의힘 우군이지만 완전한 우리 편이라고 각인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확정 초읽기
캠프 간 마지막 수싸움

이에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 발표 직후 윤 전 총장 캠프에 바로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윤 전 총장 캠프 측도 원 전 지사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옹호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원 전 지사의 캠프에 몸담았던 일부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의 캠프에 합류 중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벌써부터 보수 연대를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또 다른 개혁보수의 상징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하 의원이 원 전 지사와 같은 개혁보수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이와 함께 중도층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연일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의 최근 지지율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지난 25~26일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25%의 지지율로 홍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5.7%에 그친 윤 전 총장은 45.8%를 기록한 이 후보와 10.1%p가 차이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잇따른 ‘실수 누적’ 때문으로 읽힌다. 최근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논란으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이다. 

앞서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후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한층 더 가중됐다. SNS에서 자신이 기르는 강아지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물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현재는 계정이 폐쇄된 상태다.

경선 이후 
원팀 불안

결국 그는 직접 광주에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취지의 방문으로 풀이되지만 정치권에서는 수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이 나온다. 

같은 당내 경쟁자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다만 잇따른 논란에도 아직까지는 당심이 견고한 편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답한 사람 중 50.8%가 여전히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도 새로운 전략 모색에 나섰다. 그동안 방어에 치중했지만 먼저 공격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야권에서는 경선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측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홍 의원의 공약을 두고도 검증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공약이라며 공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당내 경쟁자에게 역습 전략을 택한 것과는 반대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방어 후 역습 전략은 보통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주자가 해오던 방식이다. 전략의 변화 이유는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 시점에서 윤 전 총장의 최대변수로 꼽히는 점은 또 다른 실수를 일으킬 가능성이다. 만일 윤 전 총장이 또 실수한다면 그때는 실수가 아닌 부족한 후보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당심이 떠나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반면 당심 챙기기에 몰두한 윤 전 총장과는 다르게 홍 의원은 민심 챙기기에 나서는 전략을 선택했다.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승 1500% 등 파격적인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이 관심 가질 만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홍 의원은 3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앞지른 상태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실책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보인다.

초박빙 승부
충돌 불가피

다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면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에서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두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은 치열했다. 양 캠프에서 막말 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할 만큼 격화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간 과도한 네거티브가 보수 지지층에 이전투구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 안팎에서도 공방 격화가 향후 원팀의 장애물로 여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홍 의원이 중도층 민심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당내 지지율은 윤 전 총장에게 뒤쳐진다. 

최종 경선에서 당원의 투표 반영률은 50%다. 당내 기반이 윤 전 총장에 밀린다는 게 약점인 셈이다. 게다가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한 현역 의원도 많지 않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이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당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홍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민심이 곧 당심,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원 설득에 나섰다. 남은 경선 기간 전국을 직접 다니면서 당원 접촉을 늘리며 지지를 촉구하는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이 하 의원을 영입한 점도 부담으로 떠오른다. 하 의원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인물인 만큼 그동안 홍 의원이 다져온 중도층의 표심이 떠나갈 가능성도 존재해서다. 앞선 상황에서 하 의원이 홍 의원 저격수로 활동했던 만큼 홍 의원에게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언급된 카드는 유 전 의원과의 단일화다. 항간에는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의 단일화를 위한 조건 교환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퍼지기도 했다. 

유, 전문가 평가 배신자 낙인
원, 존재감 상승 비주류 한계

하지만 유 전 의원은 해당 내용과 단일화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대신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20.6%을 기록했다. 윤 전 총장과의 격차도 오차범위 내 4.5%p로 좁혀진 상태다. 

유 전 의원에게는 국민의힘 토론회와 지역 행보에서 특별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평가가 내려진다. 그가 내놓은 공약들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현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에게 좋은 평가가 내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무난한 이미지가 주목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과거 경제통이었다는 이미지가 새롭지 않아 파급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중적 매력이 부족한 점도 약점이다. 유 전 의원은 대중적 인기를 상승시킬 만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탓에 대중에는 ‘선비 캐릭터’로만 부각된다는 것.

여기에 당심도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편은 아니다. 유 전 의원은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인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전통 보수층의 반감을 사 배신자로 낙인찍힌 바 있다.

대선 출마 선언 후 여러 차례 대구와 경북을 찾아 낙인 지우기를 시도하며 당심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의 결과 발표는 오는 5일이다. 정치권에서도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불보듯 
뻔하다?

한 정치 관계자는 “양강체제가 굳어진 상황이지만 윤 전 총장은 당심, 홍 의원은 민심에서 앞서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며 “홍 의원이 이길 경우 골든크로스가 현실화되는 것이고, 윤 전 총장이 이길 경우 외연 확장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여론조사 마지막 신경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최종 경선의 여론조사 방식을 최종 결정했다.

선관위가 결정한 방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가상 일대일 대결을 가정해 4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하는 ‘4지 선다형’이다. 

해당 여론조사 방식은 후보 간 이견을 조율한 절충안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질문을 시작하면서 정권교체 찬반을 놓고, 찬성을 한 이후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반면 홍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질문을 빼고 바로 이 후보와 본선에서 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군지 물어야 한다는 것.

이때 4개의 보기를 제시하고, 다음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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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만 아는 보수대연합

장동혁만 아는 보수대연합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방선거를 53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자 일각에선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후 부정선거론을 제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장 대표가 취임 직후 구상했던 보수 대연합은 이미 무너졌다. 그의 구상은 왜 무너졌을까? 그리고 누가 그다음을 노리고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장 대표는 미국 국제공화연구소의 초청을 받았다. 원래는 지난 14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초청 측의 요청으로 3일 앞당겨 출국했다. 누가 뭐래도 앞당긴 출국 장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 워싱턴 DC로 출발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나아간다”고 주장했다. 6·3 지방선거를 53일 앞둔 시점에서, 그것도 일정을 더 늘린 출국이었다. 그 스스로는 “6·3 지방선거는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대한 전선이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의 분열과 고통의 시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위기의 대한민국 앞에서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너무 갑작스럽게 비밀스럽게 가셔서 명분을 모르겠다”며 “선거를 코앞에 앞둔 상황에서 공천도 마무리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선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야 하는 후보들이 단 하루라도 낭비하지 않도록 후보를 빨리 결정지어 주는 일”이라며 “그걸 포기하고 미국에 간 것은 이번 선거가 이미 어렵게 된 마당에 포기하는 심정으로 차라리 다음에 어떤 정치적 행보를 위해서 지지층 결집을 목적하려고 간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지난 11일 경기 수원 방문 도중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 지방선거 표를 찍어줄 유권자가 있느냐”며 “리더가 이번 지방선거를 포기한 거 아니냐는 느낌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런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이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국제공화연구소의 중요한 목적·역할 중 하나는 각국 부정선거 감시”라며 “장 대표가 그에 대한 기법을 배우고 와서 지방선거 패배 후 부정선거 때문에 졌다고 얘기하려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윤희석 전 대변인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했다. 보다 못한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국제공화연구소 근무 경력이 있다는 익명의 워싱턴 DC 외교·안보 싱크탱크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개발도상국·후진국의 선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부정을 감시하는 국제공화연구소를 단순히 부정선거론 연구기관으로 매도하는 것은 상당히 모욕적인 수사”라면서 장 대표를 두둔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당선 과정에서 대여 투쟁과 단일 대오를 강조했다. 선출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단일 대오로 뭉쳐 제대로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지금부터 단일 대오에서 이탈해 내부 총질하는 분들과 당론을 계속 어기는 분에 대해서는 결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선거 앞두고 미국행…일각선 “부정선거론 배우러?” 극복 못 한 모순…당내 한 제외하고 당외 이와 연대? 이후 진행된 것은 한 전 대표·김 전 최고위원 제명과 배 의원 당원권 1년 정지 등 친한계 일원들에 대한 징계였다. 이들 중 배 의원은 법원에 징계 효력 정치 가처분을 신청했고, 지난달 인용돼 징계 효력에서 벗어났다. 친한계 구성원들은 다수의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하면서 이익과 불이익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원외 인사들도 방송 출연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이들의 의견을 왕성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장 대표 등 친한계가 아닌 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의견을 밝히기 때문에 비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 전 대표 대신 선택한 연대 시도 대상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지난 1월엔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통일교 게이트 특검법 공동 추진을 합의했다. 지난달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이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보수 대연합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공조와 연대는 다르다”면서 선거 연대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도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징계를 받고 대표직에서 물러나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을 토대로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반감을 유지하고 있다. 당내 경쟁자와의 투쟁을 위해 불미스럽게 당을 나간 외부 인사와의 연대를 추구하는 그림에 대해선 한동안 “모순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보수 대연합은 당내 갈등을 봉합한 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인 순서”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당선 과정에서 구 친윤(친 윤석열)계와 강경 보수 성향 윤 어게인 세력의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장 대표의 구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친한계를 국민의힘에서 내보낸 후 구 친윤계·윤 어게인을 묶어 강경한 선명 보수 야당을 만들어 그 위에 군림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구 친윤계 중 상당수는 대구·경북·강원 등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통하는 지역 내 유지들과 밀착해 정치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어게인 세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하면서,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했다. 두 세력에 대해선 “같은 ‘보수’라는 테두리 안에 있을 뿐, 성향이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구 친윤계는 언론 노출을 가급적 피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이는 토착 보수 성향을 보인다. 반대로 윤 어게인 세력은 대규모 집회 개최·유튜브 활동 등 강경한 의견을 왕성하게 표현하는 것에 주력한다. 실패한 연대 이대로 포기? 아울러 구 친윤계는 윤 어게인 세력과 밀착하는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난달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로 발표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에도 참여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을 이미 지웠다. 반대로 전한길씨 등 윤 어게인 세력은 절윤 선언을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장 대표에 대해서도 독한 비난을 이어갔다. 장 대표로선 지난해 당 대표 선거 출마 이후부터 구상했던 “구 친윤계·윤 어게인을 묶는다”는 목표가 어긋난 것으로 보여질 여지가 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지방선거 패배와 장 대표 체제 붕괴에 대비해 ‘포스트 장동혁’을 거론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친 후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포스트 장동혁에 도전할 수 있는 인사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한 전 대표 ▲신동욱 수석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공천 1차 마감 시한까지 신청하지 않았다. 이어 당의 인적 쇄신·절윤 선언 실천·혁신 선대위 설치 등을 요구하면서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오 시장은 추가 공모 기간 내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때까지도 “서울시장 출마가 아니라 장 대표 체제 붕괴 후 당권에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아다녔다. 따라서 오 시장의 선거 당락을 떠나 그가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되지 않는다.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더라도 당 대표 출마 및 당선 후 겸직을 막을 법적 제한은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전입신고를 하는 등 부산 북갑에서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전재수 의원은 이곳에서 3선을 했고, 현재 부산 내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다. 한 전 대표가 이곳에서 당선돼 민주당의 부산 내 근거지를 소멸하면 국민의힘에 복귀해 다시 당권·대권에 도전할 명분이 붙는다. 신 최고위원에 대해선 지난해 12월부터 “포스트 장동혁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장 소장은 지난해 12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로는 안 되겠다면서 신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주장했다. “구 친윤계로서는 오 시장도 구 친윤계와 성향이 다른 수도권 내 보수 성향 엘리트에 속해 부담스러워할 것이고, 오랫동안 갈등했던 한 전 대표는 말할 것도 없다”는 분석도 돌아다녔다. 신 최고위원에 대해선 한동안 서울시장 출마설도 돌았지만, 실제로 출마하지는 않았다. 3인방 행보는? 성향이 전혀 다른 세력을 조율하면서 그 수장으로 군림하는 데에는 ▲전략적 경계 설정 및 수용 ▲고도화된 소통 ▲정치적 영향력 행사 기술 ▲유연한 지도력 등 고난도 정치술이 필요하다. 이 정치술을 갖추고 세력 조율을 시도했던 대표적인 정치인은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였다. 효종·현종은 어느 한 세력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지 않는 방향으로 서인·남인의 당쟁을 관리했다. 하지만 2대 독자로서 강한 정통성과 고집 센 성격을 가졌던 숙종은 주기적으로 환국을 일으켜 한 세력에 일방적으로 정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왕권을 강화했다. 서인은 학문 방향·남인에 대한 대응 등 논점에서 의견이 엇갈려 노론·소론으로 갈라졌다. 영조가 즉위했을 때는 노론·소론의 당쟁이 극대화됐다. 이 때문에 소론·남인 강경파가 영조를 인정하지 못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이인좌의 난이 발생했다. 이후 영조가 추진했던 탕평책은 노론·소론의 온건파만 조정에 남겨놔 균형을 유지하는 완론 탕평이었다. 이 때문에 종전엔 없던 탕평파라는 당파가 탄생했다. 이들은 영조의 완론 탕평에 협조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탕평파에는 영조의 사도세자 살해를 끝까지 막지 못했다는 정치적 약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탕평파의 핵심이었던 사도세자의 처가 풍산 홍씨는 세손 정조의 정치 보복을 우려해야 했다. 정조의 즉위를 도왔던 세력은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의 처가 경주 김씨 가문이었다. 결국 영조의 완론 탕평은 유교에서 금기시하는 척신 정치로 나아갔다. 정조는 즉위 초엔 홍인한·정후겸 등 자신의 즉위를 방해한 세력의 핵심을 숙청한 후 측근 홍국영에게 전권을 맡겼다. 그러다가 홍국영이 과도한 권력욕을 드러내자 숙청한 후 영조와 정반대로 준론 탕평을 추진했다. 준론 탕평은 각 당파의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워 당파마다 선명한 당론을 내세우게 한단 것이다. 이는 곧 “영조 이전의 정치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고, 각 당파에 스스로 생각하는 의리를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하는 체제였다. 그들의 의리 중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택하는 심판 겸 절대자는 정조 자신이었다. 정조가 홍국영 숙청 이후 선택한 정국 관리 대리인은 소론 강경파 겸 시파였던 서명선이었다. 이어 그를 견제하기 위해 영조 대에 사실상 조정에서 사라졌던 남인을 조정에 편입시키려고 남인 영수 채제공에게 고위직을 부여했다. 아울러 자신의 스승이었던 김종수와 초강경파인 심환지 등 노론 벽파와 정민시 등 노론 시파도 조정에 공존시켰다. 각 당파의 수장들을 골고루 챙겨 자신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경쟁을 시킨 것이었다. 각 당파의 강경파만 엄선해 조정에 공존시켜야 했기 때문에, 정조의 갈등 조정 업무는 매우 많았다. 김종수는 이따금 갈등을 일으켰다. 정조는 매번 적당한 선에서 김종수를 처벌하면서 그 갈등을 무마했다. 정조도 김종수에 대해선 “위험에 직면하면 위험에서 건져주고, 거의 죽게 되면 죽음에서 구원해 줬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하면 주목받을 ‘포스트 장’ 누구? 정조의 준론 탕평 갖가지 비결…누가 갖췄나? 서명선은 공개적으로 “저는 채제공과 의리상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고, 채제공이 역적이 아니면 저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선은 이인좌의 난 이후 남인에 대한 감정이 격렬해진 소론 일각의 정서를 조정에서 공론화했다. 그런데 막상 서명선은 심환지로부터 탄핵당했다. 서명선이 영의정이 된 것에 심환지가 불만을 품은 것이었다. 그러자 정조는 크게 분노해 김종수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줄까 봐 두렵다”면서 벽파를 ‘우리 벽패는’이라고 일컫는 등 심환지에게 수많은 밀지를 보냈던 사람은 정조였다. 심환지는 보는 즉시 태워 없애야 하는 밀지를 보관해 후세까지 전하게 했다. 이 밀지 모음이 ‘정조 어찰첩’이다. 정조는 심환지에게 밀지를 보내 정국 관리 구상을 밝히면서 심환지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등 막후에서 ‘정국’이란 거대한 연극의 감독 겸 주연을 맡았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정조는 세자에게 양위한 후 스스로 정예부대로 육성했던 장용영을 데리고 수원 화성으로 물러앉아 조정을 감독하는 원격 통치를 구상했다. 정조가 정했던 시기는 1804년이었지만, 정조는 1800년 훙서했다. 정조가 구상했던 준론 탕평은 정조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정조는 할아버지의 극진한 총애를 받을 정도로 공부에 몰두해 즉위 후엔 스스로 성리학의 정통이자 스승을 자처했다. 이는 신하들이 임금을 가르치는 경연을 없애고, 임금이 신하를 가르치는 초계문신제를 채택한 것에서 확인된다. 아울러 서명선·김종수·정민시 등은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가까이 지내면서 사조직 동덕회를 조직할 정도로 측근이었다. 조정 내부엔 정조의 준론 탕평에 동조하는 시파가 있었고, 정조 어찰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벽파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조정 외곽엔 영남 남인 1만명이 연명해 정조의 사도세자 복권을 시도하고 정조의 준론 탕평에 호응하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친위 무력 기반 장용영도 있었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밀지를 주고받으면서 막후에서 정국을 설계하면서 이끄는 부지런함까지 갖췄다. 꿈꾸는 잠룡들 과연 국민의힘은 서로 전혀 다른 구 친윤계·친한계·강경 보수를 모두 조율할 수 있는 수장을 배출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모두의 인정을 받는 월등한 실력과 부지런함을 갖춰야 한다.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날지, 보수 성향 유권자의 가슴은 타들어 가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