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종 경선 4룡 아킬레스건 해부

누가 되든 둘로 쪼개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종점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도착지는 정해져 있지만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탓이다. 지금부터의 실책은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의 전략은 제각각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지난 10월25일 경기도지사직 사퇴)의 저격수 역할을, 유승민 전 의원은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최근 방어 전략에서 선공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재명 
대항마

당초 2차 컷오프 탈락이 예상됐던 원 전 지사는 최근 부쩍 존재감이 늘었다. 존재감 상승의 원인은 이 후보 저격이 한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를 자처하며 의혹을 짚는 영상을 올려 이 후보 저격에 올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동안 당내 후보 전부를 견제해 온 모습과는 대비된 양상이다.

당내에서도 원 전 지사가 전략적으로 홍 의원, 유 전 의원과 차별화 노선을 택한 것을 두고 호평을 내린다. 전략 수정이 원 전 지사의 존재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광폭 행보를 이어나갔다. 공식석상에서도 연일 이 후보를 직격한 데 이어 직접 대검찰청을 찾아 이 후보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부인인 강윤형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발언도 보수 지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씨는 앞서 이 후보를 향해 ‘소시오패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리를 저지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야권에서는 좋은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당내에서도 ‘보수 영웅’이라며 보수 지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원 전 지사의 현 상황은 밝지만은 않다. 여전히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중 지지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에 머물렀던 지지율을 6%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또한 그는 개혁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개혁보수가 비주류로 분류된다. 결국 비주류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원 전 지사가 분명한 국민의힘 우군이지만 완전한 우리 편이라고 각인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확정 초읽기
캠프 간 마지막 수싸움

이에 원 전 지사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 발표 직후 윤 전 총장 캠프에 바로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윤 전 총장 캠프 측도 원 전 지사의 발언을 지속적으로 옹호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원 전 지사의 캠프에 몸담았던 일부 의원들이 윤 전 총장의 캠프에 합류 중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벌써부터 보수 연대를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또 다른 개혁보수의 상징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하 의원이 원 전 지사와 같은 개혁보수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이와 함께 중도층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연일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의 최근 지지율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지난 25~26일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25%의 지지율로 홍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5.7%에 그친 윤 전 총장은 45.8%를 기록한 이 후보와 10.1%p가 차이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잇따른 ‘실수 누적’ 때문으로 읽힌다. 최근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논란으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이다. 

앞서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후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한층 더 가중됐다. SNS에서 자신이 기르는 강아지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물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현재는 계정이 폐쇄된 상태다.

경선 이후 
원팀 불안

결국 그는 직접 광주에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취지의 방문으로 풀이되지만 정치권에서는 수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이 나온다. 

같은 당내 경쟁자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다만 잇따른 논란에도 아직까지는 당심이 견고한 편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답한 사람 중 50.8%가 여전히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도 새로운 전략 모색에 나섰다. 그동안 방어에 치중했지만 먼저 공격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야권에서는 경선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측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홍 의원의 공약을 두고도 검증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공약이라며 공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당내 경쟁자에게 역습 전략을 택한 것과는 반대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방어 후 역습 전략은 보통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주자가 해오던 방식이다. 전략의 변화 이유는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 시점에서 윤 전 총장의 최대변수로 꼽히는 점은 또 다른 실수를 일으킬 가능성이다. 만일 윤 전 총장이 또 실수한다면 그때는 실수가 아닌 부족한 후보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당심이 떠나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반면 당심 챙기기에 몰두한 윤 전 총장과는 다르게 홍 의원은 민심 챙기기에 나서는 전략을 선택했다.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승 1500% 등 파격적인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이 관심 가질 만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홍 의원은 3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앞지른 상태다. 이는 윤 전 총장의 실책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보인다.

초박빙 승부
충돌 불가피

다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면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에서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두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은 치열했다. 양 캠프에서 막말 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할 만큼 격화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간 과도한 네거티브가 보수 지지층에 이전투구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 안팎에서도 공방 격화가 향후 원팀의 장애물로 여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홍 의원이 중도층 민심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당내 지지율은 윤 전 총장에게 뒤쳐진다. 

최종 경선에서 당원의 투표 반영률은 50%다. 당내 기반이 윤 전 총장에 밀린다는 게 약점인 셈이다. 게다가 그를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한 현역 의원도 많지 않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이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당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홍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민심이 곧 당심,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원 설득에 나섰다. 남은 경선 기간 전국을 직접 다니면서 당원 접촉을 늘리며 지지를 촉구하는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이 하 의원을 영입한 점도 부담으로 떠오른다. 하 의원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인물인 만큼 그동안 홍 의원이 다져온 중도층의 표심이 떠나갈 가능성도 존재해서다. 앞선 상황에서 하 의원이 홍 의원 저격수로 활동했던 만큼 홍 의원에게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언급된 카드는 유 전 의원과의 단일화다. 항간에는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의 단일화를 위한 조건 교환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퍼지기도 했다. 

유, 전문가 평가 배신자 낙인
원, 존재감 상승 비주류 한계

하지만 유 전 의원은 해당 내용과 단일화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대신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20.6%을 기록했다. 윤 전 총장과의 격차도 오차범위 내 4.5%p로 좁혀진 상태다. 

유 전 의원에게는 국민의힘 토론회와 지역 행보에서 특별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평가가 내려진다. 그가 내놓은 공약들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현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에게 좋은 평가가 내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무난한 이미지가 주목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과거 경제통이었다는 이미지가 새롭지 않아 파급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중적 매력이 부족한 점도 약점이다. 유 전 의원은 대중적 인기를 상승시킬 만한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탓에 대중에는 ‘선비 캐릭터’로만 부각된다는 것.

여기에 당심도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편은 아니다. 유 전 의원은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인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전통 보수층의 반감을 사 배신자로 낙인찍힌 바 있다.

대선 출마 선언 후 여러 차례 대구와 경북을 찾아 낙인 지우기를 시도하며 당심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의 결과 발표는 오는 5일이다. 정치권에서도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불보듯 
뻔하다?

한 정치 관계자는 “양강체제가 굳어진 상황이지만 윤 전 총장은 당심, 홍 의원은 민심에서 앞서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며 “홍 의원이 이길 경우 골든크로스가 현실화되는 것이고, 윤 전 총장이 이길 경우 외연 확장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여론조사 마지막 신경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최종 경선의 여론조사 방식을 최종 결정했다.

선관위가 결정한 방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가상 일대일 대결을 가정해 4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하는 ‘4지 선다형’이다. 

해당 여론조사 방식은 후보 간 이견을 조율한 절충안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질문을 시작하면서 정권교체 찬반을 놓고, 찬성을 한 이후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반면 홍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질문을 빼고 바로 이 후보와 본선에서 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군지 물어야 한다는 것.

이때 4개의 보기를 제시하고, 다음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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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