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레임덕-게이트 함수관계

‘4년차 징크스’ 비리의 문 열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4년차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숙명이자 1987년 직선제 이후 한 명도 빠짐없이 되풀이된 대통령의 운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도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문정부에서도 4년차 징크스가 나타날까.

대한민국 대통령은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가장 높은 때다. 임기 초 고공행진을 벌이던 지지율은 시간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린다. 

정점 찍고
하향곡선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 국민들의 중간 점검 과정에서 지지율은 등락을 반복한다. 지지율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왔다는 신호다. 대부분 임기 4년차,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그때부터 ‘절름발이 오리’가 된 대통령은 뒷방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대부분 첫해 직무 긍정률 정점에서 점진적 하락 후 답보 상태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았다. 마지막 해에 접어들면 현직 대통령보다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동태에 더 관심이 쏠리곤 했다. 이는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특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레임덕에 쐐기를 박는 게 바로 게이트다. 게이트, 정치가나 정부 관리가 관련된, 비리 의혹에 싸여 있는 사건을 말한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몰락을 부른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파생된 단어로 알려져있다. 일반적으로 사건의 핵심 단어나 중심인물과 함께 ○○○게이트로 불린다.


여기에 대통령 측근이나 정부 고위 관리가 연루돼있는 경우 권력형 게이트라고 칭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게이트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측근에서 시작된 비리 의혹은 대부분 사정기관의 수사를 거쳐 대통령을 향했다. 여러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필연적으로 국민들의 외면이 뒤따랐다.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으로 직선제를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노태우정부 4년차인 1991년 ‘서울 강남구 수서지구 택지 특혜 분양 사건’이 터졌다. 박근혜정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기 전까지 역대 최대 측근 비리 사건에 이름을 올린 사건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의 시작이자 정‧경‧관이 유착한 대형 스캔들이었다. 

1987년 이후 한 명도 빠짐없이
측근 비리 논란으로 몰락 자초

당시 수서 택지 개발 예정 지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주택신축이 불가능했는데, 서울시가 특정 주택조합에 건축허가를 내줬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가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정태수 당시 한보그룹 회장이 청와대 관계자, 국회의원, 건설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넸던 사실이 드러났다. 

대검은 정태수 회장, 장병조 청와대 비서관 등을 구속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사과했지만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임기 막바지(1992년 5월)에 이르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12%까지 떨어졌다. 국민의 과반(56%)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문민정부’ 김영삼정부도 권력형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시행, 하나회 해체,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등으로 전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기 첫해 1분기 71%로 시작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분기와 3분기에 83%까지 치솟았다.

김영삼정부에서 진행한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 이른바 백두사업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한 미국의 회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

검찰 수사 결과 이양호 당시 국방부 장관이 최종 사업자로 낙찰된 미국 회사 소속의 로비스트 린다 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차남 김현철(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씨가 연루된 한보 사태도 집권 4년차인 1996년에 일어났다. 1997년 1월 한보그룹이 부도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이 2200억원에 불과한 한보가 5조7000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과해도
민심 싸늘

배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이 있다는 의혹으로 번졌다.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정계와 관계, 금융계의 핵심부가 서로 유착하면서 행한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결국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김현철씨는 구속됐다. 이후 IMF 사태 등으로 악화된 경제상황은 김영삼정부를 몰락으로 이끌었다.

‘국민의정부’ 김대중정부는 임기 3년차인 2000년부터 갖가지 게이트로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이 줄줄이 연루돼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진승현 MCI 부회장이 2300억원 불법 대출과 주가조작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부 실세 등 정관계에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진승현 게이트’가 터졌다. 

이용호 C&C그룹 회장이 보물선 인양 등 사업을 앞세워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정·관계 유력인사들의 비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용호 게이트’,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대표가 기업체로부터 청탁성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최규선 게이트’ 등이 잇따라 이어졌다.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장남 김홍일(사망)씨는 나라종금 인사 청탁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차남 김홍업(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됐고, 삼남 김홍걸(무소속 국회의원)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참여정부’ 노무현정부 때는 사행성 게임 ‘바다 이야기’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2004년 출시된 아케이드 게임인 바다이야기는 심각한 중독성과 도박성으로 문제가 됐다. 2006년 바다 이야기 대표이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고, 재산을 탕진한 사람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여권(당시 열린우리당) 유력 인사가 관련 업체 지분을 갖고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척 연루설까지 불거지면서 게이트로 비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별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
탄핵까지

임기 말 ‘신정아 게이트’가 터지자 노무현정부는 완벽한 레임덕 상태로 접어들었다.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 의혹에서 시작된 논란은 유력인사들이 신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으로 번지면서 게이트로 확산됐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변양균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신씨와 변 전 실장이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의혹도 같이 불거지면서 노무현정부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정권교체를 이뤄낸 이명박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역시 집권 4년차인 2011년 ‘함바왕’ 유상봉씨가 함바(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을 준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배건기 청와대 전 감찰팀장이 물러났고,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은 구속됐다.

최근 사기 혐의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된 유씨가 재수감을 앞두고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하면서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가 구속됐다. 친형인 이상득(전 국회의원)씨까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의 금품 수수 사건도 연이어 터졌다. 

박근혜정부 4년차인 2016년에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민간인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로서 국정에 개입한 사건으로 국정 농단 사태라고도 불린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 비화됐으며, 그 결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일이 일어났다.

2016년 7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같은 해 10월 JTBC가 최순실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전 국민적 사건으로 확대됐다. 연인원 1300만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진상규명’과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다음해 3월 헌법재판소는 ‘주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결정했다. 

아직까진 지지율 유지
라임·옵티머스 재점화?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4년차에 이르러서도 40% 안팎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중이다. LH 사태로 30% 벽이 깨지고 4·7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내주는 등 위기를 겪긴 했지만 최근 다시 지지율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긴 어렵다. 지뢰가 곳곳에 포진돼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화두로 떠올랐다.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 정치권, 언론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뿌렸다고 폭로했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줄줄이 언급됐고, 박영수 특검이 포르쉐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특정 의혹이 게이트로 비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도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금융사기 사건’으로 규정하고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잠잠해지는 듯했던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가짜 수산업자 사건으로 재점화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사건에 김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건국대는 지난해 1월 옵티머스 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건국대가 이사회와 교육부의 허가 없이 투자했다는 의혹이 나왔고, 교육부는 조사를 거쳐 유자은 이사장 등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5월 검찰은 사립학교법 위반,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던 유 이사장 등에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 사건이 불거지기 한 달 전인 8월과 교육부 조사가 이뤄진 이후인 10월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이 김씨를 비롯해, 김씨가 소개해준 부장검사를 만났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항의의 뜻을 비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고발한 건국대 임대보증금 393억원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처분에도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김씨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경찰 조사 이후 ‘정권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 쪽 인사가 와서 Y(윤석열 전 검찰총장)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회유했다)”며 “경찰과도 조율됐다는 식으로 말했다.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철벽방어
언제까지

윤석열 캠프가 이 전 논설위원의 발언에 반응했다. 윤 전 총장은 “이동훈 대변인이 없는 말을 지어내서 할 사람이 아니라고 저는 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 전 논설위원의 발언을 두고 설왕설래를 펼치고 있다. 가짜 수산업자 사건의 불똥이 유력 대선후보 쪽으로 튀면서 사건이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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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