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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17일 09시02분

일요초대석

<일요초대석> 김창숙 그림유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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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바보상자가 아닙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과거 유치원은 초등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 단계로 여겨졌다. 한글을 가르쳐주고 영어 알파벳을 읽게 해주는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치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그림유치원의 김창숙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치원은 아이의 첫 학교라고.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교육현장은 초토화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학교에 나가는 대신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업은 질적인 면에서 아이와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돌봄과 교육이 병행돼야 하는 유치원도 코로나19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나마 유아교육의 경우 사교육의 비중이 낮아 교육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남다른 교육

코로나19는 4차혁명시대에 맞춰 교육현장도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불러 일으켰다.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 등 코로나19 시대에 부각된 부분들을 현장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그림유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오후 그림유치원에서 김창숙 원장을 만났다.


“LG 유플러스에 ‘아이들 나라’라는 콘텐츠가 있어요. 아이들이 영상을 통해 놀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제작했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면서 저런 콘텐츠를 실제 교육현장에 접목하면 어떨까 고민했어요. 이탈리아 국제센터를 방문했을 때도 미디어놀이 문화를 통한 교육이 활성화된 것에 상당히 놀랐어요. 이것을 우리 유치원에 적용시켜 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코로나19에도 안정적 운영
온라인 수업에 대한 준비

그림유치원은 각 교실에 스마트 영역을 운영하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 패드, 빔 프로젝터, 실물화상기, 웹캠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수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여기에 IPTV가 교수 매체로 더해졌다. TV를 바보상자로 여겼던 이전과 달리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도구로 보고 유아교육에 접목시켰다. 

효과는 극적이었다. 아이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한 놀이학습에 빠져들었다.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양질의 것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나갔고, 스스로가 프로젝트의 개발자이자 참여자가 됐다.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하루가 다르고 매일이 신선한 ‘체험’이 이어졌다. 

“스마트 기기를 단순히 보는 데 사용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교실이 교사가 수업을 하고 아이들이 듣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실험을 하는 실험실처럼 된 거죠. 그러자 아이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를 품더라고요.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몰입하니까 자연스럽게 교육의 효과도 올라갔습니다.”

그림유치원의 학습 과정은 탐구와 발견, 놀이를 통한 존경, 책무, 공동체의 원칙에 기반을 둔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의 배경 위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아이들이 유능하고 강인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들의 잠재된 가능성과 그들의 권리를 지지하며 구성교육이 바탕이 된 아동중심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것.

그러면서도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유아기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며 기계와 친숙해진다고 해서 인간적인 부분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연과 기계의 관계,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고, 놀이를 통해 모두 어우러지는 게 진정한 스마트교육이라고 역설했다. 

“만 5세반 아이들에게 집에서 망가진 전화기나 선풍기 같은 걸 가져오게 해서 분해하는 수업을 한 적이 있어요. 다 분해한 후에 아이들에게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물으면 전부 다른 대답을 해요. ‘미로 같아요, 보물섬을 찾아가는 길 같아요, 미래도시 같아요’ 이렇게요. 그리고 다시 그 분해한 것들을 합쳐서 새로운 로봇을 만들었죠.”

아이들이 망가진 기계를 분해하고 재조립해 만든 로봇은 그림유치원 한편에 놓여있다. 일명 ‘가위바위보 로봇’이다. 유치원에 처음 온 아이들이 낯선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를 찾을 때 이 로봇과 가위바위보를 하게 한다. 아이가 이기면 사탕을 주는 시스템이다. 죽어있던 기계가 아이들의 손을 거쳐 살아있는 로봇으로 다시 태어나 유치원의 일원이 됐다.

“아이들이 기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은 거죠. 저는 유아기 때부터 아이들이 기계와 친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의료계나 법조계 등 어디에든 AI가 많아지겠죠? 어릴 때부터 기계에 친숙했던 아이들은 기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거예요. 영유아기 때부터 기계를 통한 놀이학습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죠.”


기계와 친숙해지는 아이들
“인간으로서 저력 키워야”

그림유치원의 목표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저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유아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과거와 달리 부모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몫으로 여겨졌던 육아에 대한 책임감이 ‘부모’로 바뀌는 추세다.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선택권이 없어요. 부모의 선택을 아이들이 따르는 방식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을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해요. 아이의 기질이나 발달과정 등을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도덕성 발달 시기, 사회성 발달 시기 등 아이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김창숙 원장은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다. 그러다 미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인간의 성장, 특히 아이들의 전인적 교육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부터 유아교육을 다시 공부해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유아교육을 배울수록 중요성을 느꼈고, 좋은 교육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겼다. 

또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시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유치원 무상급식 정책을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월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 원장은 이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아이들에 대한 급식 제공이 사립유치원의 현실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전했다.

전인적 교육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까지 배움의 과정에 있습니다. 그러니 배움은 즐거워야 합니다. 배움은 유아와 유아, 유아와 교사, 교사와 교사, 부모와 부모, 교사와 부모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고 우리들은 모두 배움의 관계에 기초한 동반자입니다. 교육공동체로서 존중과 협력이 바탕이 되어 집단지성을 이루고 새로운 지식의 생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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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으로 본 의료민영화 이면

녹지국제병원으로 본 의료민영화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병원은 지역사회 주민의 치료와 예방을 포함한 총괄적인 의료를 서비스하며 병의 예방과 연구도 함께 시행한다. 병원은 공익적 목적에 설립 기반을 두지만, 제주도 서귀포시의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기점으로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지국제병원’이 설립되면 한국에 의료민영화가 시작될 거라고 지적한다. 녹지국제병원의 전신은 녹지 제주 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했다. 2015년 12월 녹지그룹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승인받았다. 여기서 말하는 영리병원이란 개인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병원을 말한다. 영리병원 첫 시작 이렇게 따지면 진료나 입원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병원이 전부 영리병원이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개인병원을 제외한 국내 병원은 병원에서 취득한 이윤을 병원의 인건비, 시설투자 등 병원 내부 투자를 하는 데만 이용 가능하다. 반면 영리병원은 병원의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어 특정 사업을 하는 다수의 투자자가 모여 설립한 법인이 된다. 즉 ‘영리 추구’의 의미가 아닌 ‘영리법인이 설립한 병원’을 뜻한다. 영리병원은 병원이 번 돈을 병원의 내부 투자 외에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는 병원 개설의 자격을 제한한다. 이 법에는 병원 개설 자격을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지방의료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 제한해 영리병원 설립을 막고 있다. 한국이 영리병원 설립을 막은 이유는 병원의 이익금이 밖으로 빠져나갈 경우, 병원이 사익만을 추구해 환자의 치료가 뒷전이 될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해서다. 실제로 미국 조지아주 영리병원 응급실 담당 국장인 크레이그 브러머 의학박사가 밝힌 사실에 따르면 영리병원은 경제적 이득만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조건 없는 입원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영리병원의 사례다. 열이 40도까지 올라간 생후 11개월 된 아기가 응급실로 왔다. 여러 조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체온이 정상인 37.1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병원은 ‘열병’ 진단으로 입원 조처를 했다. 또 목 통증 때문에 응급실을 찾은 71세 노인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전도 검사와 흉부방사선영상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으나 가슴 통증 규정에 따라 불필요하게 입원 조처됐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 영리병원 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국의 영리병원은 병원 방침을 거역한 의사를 가차 없이 해고했다. 한국 공공병원 5% 내외로 OECD 최하 일본은 영리병원 금지, 공공병원 30%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병원은 외부 의사들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해 정상가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거나 검사 대행 계약으로 검사비를 계약서보다 높게 지불했다. 이런 금전적 관계를 맺고 있어서 이들 의사들이 이 병원에 환자 진료 의뢰를 한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리병원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오래전 일이다. 이런 와중에 녹지국제병원은 어떻게 승인을 받은 것일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정부는 의료법 제23조 ‘의료기관 또는 외국인 전용 약국의 개설’에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을 폐기하고 ‘외국인이 개설하는 의료기관’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했다. 이 기관에서는 내국인이 진료 받을 수 없게 했고 건강보험 비용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 진료만으로는 대규모 외국 의료기관 개설이 어려웠다. 곧 정부는 내국인 진료를 무제한 허용하는 취지로 법률을 개정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구제주 국제 자유 도시 특별법 법률’ 제20조의4에는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특례를 규정해서, 제주도 내에 외국인 전용 영리병원을 설치할 법적인 근거가 최초로 도입됐다. 이 같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38만1495㎡에 ‘제주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위한 녹지 제주 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예산은 800억원이 들었다. 2015년 6월 이 회사는 제주도지사에게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형·미용·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의료기관’이라고 명시돼있고, 같은 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정부가 적극 주도 2017년에는 녹지국제병원 건물 착공·준공 후 진료과목을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로 외국 의료기관 개설허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영리병원 개설에 부정적이었다.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의 10명 중 7명은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반대했다. 이 같은 제주도민들의 의견은 반영됐다. 이듬해 ‘제주도 숙의형 정책개발 심의위원회’가 녹지국제병원 의료기관 개설허가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의논에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숙의형 정책개발’ 절차를 거쳤다. 녹지국제병원은 개설 불허 권고를 받았고, 녹지국제병원은 비영리병원으로 활용될 것을 제시했다. 이후 녹지국제병원은 ‘진료 대상자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함’으로 바꿔 원 도지사로부터 개설허가를 받았지만, 조건부 개설허가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병원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원 도지사는 의료법 규정을 들어 청문 절차를 거쳐 2019년 4월17일, 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유한회사 측에 제주도 보건의료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와 청문 일정을 보냈다. 심의위 측은 녹지국제병원이 제주특별법상 외국인 투자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고, 병원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외국 법인만 가능해 녹지국제병원이 당장 영리병원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외국인만? 내국인 포함 수차례 법적 공방 끝에 개설허가 취소 소송은 지난 1월13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이달 제주도를 상대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는 녹지국제병원 논란이 발생한 지 벌써 7년째다. 다만 녹지국제병원이 이번 재판에서 최종 승소해도 단기간 내 국내 첫 영리병원이 열릴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주도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내·외국인 진료를 모두 허가할지 아닐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운영되면 발생할 문제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도 국민들이 의료민영화를 걱정하는 것은 제주도가 2006년부터 꾸준히 영리병원 개설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2006년에는 ‘제주 메디컬리조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투자가 무산됐다. 2007년에는 PIM(Philadephialnternational Medicine-Management Development)와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설립 부지 미확보, 국내 협력사의 열악한 재무구조 등의 문제로 설립이 무산됐다. 이런 식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제주도는 영리병원 개설을 위해 7번의 양해각서(MOU) 체결 및 사업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녹지국제병원은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사례까지 합치면 영리병원 개설을 위해 총 8번 시도한 것이다. 제주도 이외에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실제 운영된 사례는 없다. 지자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 개설을 막은 것은 영리병원이 의료민영화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개최한 ‘왜 다시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인가? 위기의 시대, 영리병원 재점화 논란과 한국 의료위기 토론회’에서는 녹지국제병원을 포함한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다방면으로 다뤘다. 변혜진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은 태국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태국은 영리병원을 통해 의료관광을 실시했다. 이후 태국 연 의료비는 10~25% 상승했고 의료에 관한 지역 불균형도 초래됐다. 의료비 10~25% 상승 지역 불균형도 초래 한국과 유사한 의료체계를 가진 일본은 영리병원을 금지하고 공공병원을 비중을 25~30%로 유지하고 있다. 영리병원을 허용한 미국도 의료체계가 OECD 최하위지만 공공병원 비율은 22%다. 반면 한국은 공공병원이 5%밖에 되지 않고 비영리병원의 수익성 추구도 심각한 상황이다. 결국 공공병원이 확보된 미국도 영리병원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공병원 확보가 부족한 한국에 녹지국제병원이 생기면 문제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변 위원은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의료비 폭등, 지역 병원 폐쇄, 건강보험 재정 고갈 등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는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의료서비스산업의 고도화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의료민영화를 위한 주요 과제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민영보험 활성화 ▲영리병원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민영보험은 미국식 관리 의료형 민간의료보험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에도 개인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화와 환자 정보 공유 등 의료정보화, 건강관리 서비스 등 예방산업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당시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는 임기 내 이를 그대로 시행했다.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 정책을 이어 보험회사 건강관리 서비스 합법화를 추진했고, 보험회사가 병원을 통제해 의료제공자로서 해야 할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변 위원은 “즉각 영리병원 도입을 허용하는 법을 개정해 우회적 영리병원 도입 및 의료민영화 추진을 막아야 한다. 또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공공의료 및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도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영리병원은 보건의료 데이터를 원하는 기업들이 공적 통제에서 벗어나 데이터 수집과 집적화를 쉽게 이룰 수 있는 수단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 기업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라이프로그 정보 수준만 접근할 수 있다. 개인의 의학적 과거력과 검사 결과 및 처방 내용은 병원에서 발생하고 축적되는데, 영리병원이 허가되면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데이터를 의료기관 밖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위협받는 국민건강 이 국장은 “우리나라는 의료자원의 절대 다수를 민간이 공급하고, 영리적 의료행위가 용인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영리병원을 허가하면 국민의 생명이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과도한 의료화로 상업적인 낭비 의료가 증가할 것이고, 국민건강 수준은 향상되지 않는 가운데 높은 의료비를 부담해야 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인공지능이 의료인력으로 대체되면서 환자 안전과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lsw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