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법과 불법 경계’ 교도소 수발 브로커 정체

“범털, 개털…출소 빼고 다 해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교도소 안의 소식은 좀처럼 바깥으로 나오는 법이 없다. 대중매체에서 그리는 모습으로 미루어 짐작만 할 뿐이다. 담장을 경계로 존재하는 또 하나의 사회. 다른 세상처럼 여겨지는 교도소지만 그 안에도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다. ‘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 ⓒpixabay

우리나라는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에 의거,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 

2019년 9월 <시사저널>이 ‘포스터데이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0.9%에 그쳤다. 국민 10명 중 7명은 ‘법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국민 70%
법 불공정

교도소는 그나마 평등의 원칙이 남아있다고 여길만한 최후의 보루였다. 범죄를 저지르면 누구나 법에 따라 선고된 형량만큼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 교도소 안에서는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 재벌·정치인 등 특권층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구절이 있다. 교도소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다른 재소자보다 더욱 평등하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교도소에 수감돼있다가 얼마 전 출소한 A씨는 “교도소에 무슨 평등이 있느냐”며 “(돈)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그 어떤 곳보다도 큰 게 교도소다. 제한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현재 뇌혈관 질환으로 고생 중인 A씨는 수감 당시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보내달라고 했던 자신을 교도관들이 12시간 넘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감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치소에 있을 당시 외부 의료진의 진료를 받은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재소자들은 일반적으로 ‘범털’과 ‘개털’로 나뉜다. 범털은 이른바 교도소 내 금수저, 개털은 흙수저를 뜻한다. 재벌·정치인 등 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자리했던 범털들은 교도소에서도 의·식·주 등 모든 부분에서 특혜를 누린다.

2014년 유영철 성인만화 반입
2015년 전후로 크게 늘어났다

죄수복일지라도 잘 다림질된 옷을 입고, 바깥에서 공수해온 음식을 먹으며 독방을 사용하는 식이다. 2015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털들을 위한 접견 도우미, 이른바 ‘집사 변호사’의 존재를 보도하면서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집사 변호사는 변호인의 피의자·피고인 접견 횟수에 제한이 없는 점을 이용해 교도소를 수시로 드나들며 의뢰인의 잔심부름을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범털들은 집사 변호사를 이용해 개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자유를 누렸다.

범털과 개털로 크게 구분됐던 교도소 내 계층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범털들이 돈뿐만 아니라 권력, 사회적 지위 등에서 개털들과 차이를 보였다면, 개털들 사이의 계층은 철저히 돈으로 나뉘었다.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가 형성된 것이다.
 

▲ ‘재무지(제)표 보내줄 종목’으로 일요시사가 입수한 재소자 편지 일부다.

재소자들은 영치금 범위 내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구매물 리스트’를 보고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물건 값은 영치금에서 나가는 구조다. 영치금은 액수와 관계없이 접수가 가능하지만 재소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개인당 300만원으로 한정된다. 

재소자들은 영치금을 이용해 세면도구, 화장품, 옷, 세탁용품, 신발, 과일, 채소, 식료품, 스낵, 음료수 등을 살 수 있다. ‘2021년 구매물품 코드 및 가격표’ 기준으로 고무신 3220원, 폼클렌징 3260원, 항소 이유서 360원, 참기름 2800원, 여름 이불 1만9610원 등의 가격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교도소 안에서는 영치금이 많은 재소자가 ‘왕’이다. 하지만 구매물 리스트 속 물품들로만 형성됐던 교도소 내 시장은 ‘수발업체’라는 특정 업종이 활성화되면서 확장되기 시작했다. 재소자들에게 외부 물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해주는 업체가 생긴 것이다.

돈에 따라
계층 구분

2014년 2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교도관의 도움을 받아 반입금지 물품인 성인 화보와 소설 등을 전달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유영철이 요구한 물품을 교도관에게 공급한 게 바로 수발업체였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던 유영철은 수발업체에 성인 화보와 일본 만화, 성인 소설을 주문하면서 특정 교도관 앞으로 보내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적었다. 당시 유영철 사건으로 수발업체의 존재도 같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수발업체가 언제 처음 생겨났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2014~2015년 사이에 크게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수발업체 관계자 B씨는 “2015년을 전후해 수발업체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발업체와 재소자는 편지로 소통한다. 재소자가 신문 광고 등을 보고 편지를 보내면 수발업체는 카탈로그 등의 안내문을 보내준다. 안내문에는 수발업체에서 재소자 대신 해줄 수 있는 일과 가격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재소자가 그중 요구사항을 편지에 적어 보내면 수발업체가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심부름센터와 영업방식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교도소는 제한된 공간에 사람은 많은 구조이기 때문에 소문이 빠르다. 수발업체 입장에서는 1~2명의 재소자만 단골(?)로 확보해도 추가 고객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영치금 등 재소자가 가진 돈에 따라 계층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돈이 있는 재소자는 범털 부럽지 않은 수감생활이 가능하다. 

B씨는 “출소 빼고 다 된다”고 말했다. 성인 만화책·잡지 등의 서적, 커피·술 등의 외부 식료품이나 담배 같은 반입금지 물품이 수발업체를 통해 교도소로 흘러 들어가는 건 예삿일이라고 덧붙였다. 

펜팔·접견
주식·토토


재소자에게 사람을 소개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펜팔 서비스는 상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재소자는 5~10만원, 일반인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B씨에 따르면 편지는 3회까지 보장돼있고, 그 이후에는 재소자와 상대의 의사에 따라 펜팔을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실제 접견인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와달라는 요구도 따라붙는다.
 

▲ ▲▲ 교도소에서 화폐로 통용되는 우표

수발업체는 재소자가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외부에서의 일도 맡는다. 재산을 처분해 달라거나 체포 과정에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물건을 없애 달라는 요구도 많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일 경우 합의 문제를 의뢰하기도 한다. 재소자의 가족을 만나 말을 전달하는 일은 수발업체에서 흔하게 처리하는 업무 중 하나다.

주식 투자 및 스포츠 토토 등의 요청도 많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재소자의 편지에서 몇몇 기업의 ‘재무제표’를 요구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소자가 편지로 특정 기업에 얼마를 투자해 달라고 요구하면 수발업체에서 그대로 해주는 식이다. 스포츠 토토 역시 같은 구조로 진행된다. 

최근에 생긴 한 수발업체는 선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재소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꽃이나 가방 등의 선물을 보낼 수 있다. 해당 수발업체 관계자는 “(재소자들이) 어머니나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결제는 ‘우표’로 이뤄진다.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에서 현금이나 수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표를 통해 거래한다. 이른바 교도소 안의 화폐인 셈이다. 전직 수발업체 관계자 B씨에 따르면 우표는 교도소 안에서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통용된다.


B씨는 “10명가량이 함께 지내는 방에서 방장 역할을 하는 재소자가 자신의 수발을 들어주는 재소자에게 우표로 용돈을 준다. 소지(사동 도우미)에게도 일종의 팁 형식으로 우표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표가 화폐로 통용
현금 깡 영치금으로

2021년 구매물품 코드 및 가격표에 따르면 재소자는 10원권, 100원권, 380원권, 2480원권, 2980원권, 항공서간(400원) 등의 우표를 살 수 있다. 이 중 수발업체와의 거래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게 2980원권. 교도소 밖에서는 ‘선납등기라벨’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7월 2680원에서 298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재소자는 요구사항과 함께 우표를 동봉해 수발업체로 보낸다. 일부 재소자는 우표로 현금 깡을 해 영치금으로 받기도 한다. 이때 현금 깡 시세는 원가의 약 55~60% 정도로 형성돼있다. 예를 들어 2980원권 100장(약 30만원)으로 현금 깡을 할 경우 약 18만원을 영치금 입금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수발업체는 거래를 통해 모은 우표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작업을 거친다. B씨에 따르면 명동에 우표 매입 시장이 형성돼있고, 중고나라 등에서도 선납등기라벨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사례를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우표의 양이 많을수록 수수료는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최소 1000만원 정도 돼야 환전이 가능하다”며 “억대로 넘어가면 수수료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수발업체는 2019년 11월 교도소 도서 반입이 제한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법무부는 교도소 등 교정시설 재소자가 외부로부터 도서를 반입할 때는 상담을 거쳐 허용하는 ‘수용자 우송·차입 도서 합리화 방안’을 시행했다. 그전까지는 재소자가 읽고자 하는 도서를 신청하면 우편을 통해 받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교정시설에 넣어주는 차입 방식으로 책을 반입해왔다.

“재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법무부는 “최근 5년간 금지 물품 반입 건수가 194건에 이르고, 수발업체가 부당하게 금지 물품을 보내준 사례로 고발된 건수도 8건이 되는 등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B씨는 “당시 도서 제한으로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많은 수발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도서 반입
힘겨루기?

하지만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해당 지침을 철회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10월27일 인권위는 법무부의 지침을 두고 “수용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시행중지를 권고한 바 있다. 그 후로 지난해 12월7일부터 재소자 1인당 1일 5권에 한해 도서 반입이 허용됐다. 

도서 반입이 재개되면서도 문을 닫았던 수발업체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B씨는 “당시 수발업체 관계자들이 법무부의 지침이 인권침해라는 내용의 민원을 인권위에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던 수발업체에서 늘 그랬듯 이번에도 또 다른 길을 찾았다는 의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