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의힘 의원님 수상한 가족회사 추적

13년이나…서초구 집에서 무슨 사업을?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설상미 기자 =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의 아파트에는 가족회사가 있다. 윤 의원의 두 자녀들은 이곳에서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를 지냈다. 선임 당시 이들의 나이는 만 18세와 만 21세. 다소 어린 나이에 회사 임원으로 선임된 점은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총선에서 윤 의원이 당선되자, 이들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3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고성준 기자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일가는 ‘삼우아이앤티’라는 비상장사를 운영한다. 사업 목적은 다양하다. 삼우아이앤티의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섬유·의복, 기계·전자·화공·조립금속부터 화장품·건강보조식품, 공해 방지시설·철물·배관공사까지 등재돼있다. 부동산업과 컨설팅업도 취급한다.

제조업
부동산업

언뜻 살펴보면 삼우아이앤티는 제조사다. 그만큼 업종에 걸맞은 시설이 기대된다. 하지만 회사 주소지를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왜일까.

삼우아이앤티 본점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다. 아파트에서 제조업을 한다는 건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다. 전문가들은 등기부등본에 적시된 사업 목적만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 등기부등본에 적시된 사업 목적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 이미 관련 사업을 접은 지 오랜데, 이를 수정하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우아이앤티의 사업 목적은 2004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변경되지 않았다.


한 회계사는 “본사를 아파트에 뒀다는 건, 그곳에서 영위가 가능한 업종이라는 것”이라며 “(제조업이 아닌) 부동산업을 영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른 세무사는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이 아니라면 집주소로 사업자등록을 낼 수 있다”며 “제조업이라면 어렵지만, 컨설팅 업종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우아이앤티 사업 목적에는 부동산업과 컨설팅업이 있다.

종합해보면, 삼우아이앤티는 과거 제조업을 다뤘지만 오늘날은 부동산업이나 컨설팅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 의원의 설명은 달랐다. 윤 의원은 “의류 관련 일을 하고 있던 배우자가 경영에 참여하며 의류도소매업으로 업종을 변경했다”며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 아파트에 비상장 가족법인
20대 초 자녀 사내이사·감사 활동

눈길이 가는 건 삼우아이앤티가 본점으로 두고 있는 아파트의 6주인이다. 이곳은 다름 아닌 윤 의원의 거주지다. 삼우아이앤티는 지난 2008년 이곳에 정착했다. 약 13년 동안 윤 의원 아파트에서 회사를 운영해왔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뭘까. 윤 의원은 “최근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주소를 자택으로 옮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과 자택으로 주소를 옮긴 ‘2008년’에는 시간 차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우아이앤티는 윤 의원의 장인이 지난 1990년 설립한 법인이다. 회사 운영은 일가에서 도맡았다. 윤 의원도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사직을 지냈다.
 

▲ 삼우아이앤티가 본점으로 있는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네이버 지도

눈에 띄는 임원 변동은 지난 2015년 발생했다. 등기임원은 윤 의원의 부인과 장남, 장녀로 압축됐다. 윤 의원 부인은 그해 8월 삼우아이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례적인 임원 인사는 아니었다. 앞서 그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삼우아이앤티 이사와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특이한 점은 장남과 장녀에게서 포착됐다. 이들은 2015년 8월 삼우아이앤티의 사내이사와 감사로 취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의 나이다. 당시 1997년생인 장남은 만 18세, 1994년생인 장녀는 만 21세였다.

법인 임원직을 맡기에는 어린 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막 성인이 됐을 무렵으로, 뚜렷한 경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들의 선임 과정에 물음표가 찍히는 이유다.

20대 자녀
임원으로

한 세무사는 “일반 기업과 달리 가족회사에서는 흔한 사례”라면서도 “세법적 관점을 떠나 사회통념상 만 18세와 만 21세가 등기이사와 감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을 것이라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시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나이에 회사 임원이었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이야기”라며 “따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 의원은 “손자·손녀들에게도 일정 지분을 주겠다는 장인의 유언에 따라 자녀들이 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고 해명했다. 자격 여부를 떠나 장인의 유언에 따라 지분을 상속받은 자녀들이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것이다.

한 회계사는 “사실상 오너가 부모 쪽이니까 (임원 선임을)부모 찬스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자녀들이 회사 지분까지 가지고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의 부인과 자녀들은 삼우아이앤티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부인 3만4000주(56.7%), 장남 1만4000주(23.3%), 장녀 1만2000주(20%)였다. 하지만 윤 의원이 지난해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후, 윤 의원 일가는 그해 8월3일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주식은 1주당 1만1000원에 거래됐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부인은 3억7400만원을 취득했다. 장남과 장녀에게도 각각 1억5400만원과 1억3200만원이 돌아갔다.

당선 이후
주식 팔아

종합해보면 특별한 경력을 짐작하기 어려운 20대 자녀들이 가족회사 임원으로 들어왔고,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일정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다만 윤 의원은 “(삼우아이앤티의) 기업 가치도 크지 않고, 의류 도소매업을 유지하는 데 한계에 이르러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며 “현재 회사는 업종 전환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녀들이 회사 임원으로 재직했던 만큼, 이들에게 보수가 지급됐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한 세무사는 “법인에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급여를 주고 비용 처리를 했다면 조세회피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 역시 “임원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자녀들인 만큼, 명의만 대여하고 허위로 임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번번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자녀들이 보수를) 전혀 지급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가족들이 어디에 주식을 매각했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윤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지분이 모두 정리된 만큼, 삼우아이앤티의 실질적 주인은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우아이앤티를 윤 의원의 가족회사로 볼만한 여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일했나? 임금도 지급?
현재 부인·장녀가…주소 그대로


사내이사를 맡았던 장남은 3년의 임기를 채우고 2018년 퇴임했다. 그는 삼우이앤티에서 더 이상 특별한 직을 맡고 있지 않다. 장녀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감사를 지냈지만, 2019년부터 현재까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윤 의원의 부인 역시 현재 삼우아이앤티 대표이사다. 회사 주소지는 윤 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그대로다.

윤 의원은 “상속, 지분매각, 지분가치 산정 및 세금 등은 회계세무사무소를 통해 문제없이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업종전환 절차를 밟고 있는 삼우아이앤티는 꽤 매력적인 회사로 평가된다. 특히 부동산업으로 전환될 시 그렇다.

한 회계사는 “서울 시내에 소재하면서 20년 업력을 갖고 있는 회사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설립된 지 5년이 넘은 법인은 부동산 취득에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5년 이내 설립된 법인은 취득세가 중과돼 사실상 부동산 취득이 불가능하다.

삼우아이앤티는 비상장사다. 구체적 실적을 살펴보기 어렵다.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삼우아이앤티는 자본총계 -10억원에 매출은 없었다.

정리해도
가족회사?

회계사는 삼우아이앤티의 결손금 10억원에 대해 “앞으로 10억원까지 이익이 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라며 “예를 들어 건물을 한 채 사고, 임대료를 받더라도 10억원이 넘기 전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출이 없고 결손금이 있지만 (1주당 1만1000원에) 주식이 거래됐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산이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분석은 재무제표를 따져봐야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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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