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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8일 16시50분

기업


‘은둔 재벌’ KPX그룹 승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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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 맞은 통행세 꼼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KPX그룹의 오너 일가 개인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에 제동을 걸었다. 그룹 차원에서 자행한 일감몰아주기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통행세 논란이 불거진 오너 개인회사가 승계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이 부각되자, 강도 높은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양규모 KPX그룹 회장과 양준영 KPX그룹 부회장

KPX그룹은 1985년 해체된 국제그룹을 모태로 하는 화학 전문 중견그룹이다. 국제그룹이 해체되기 전 고 양정모 회장의 동생인 양규모 회장은 계열사였던 진양화학을 이끌고 나와 현재의 KPX그룹을 일궈냈다.

불어 닥친 외풍
분위기 급반전

그간 KPX그룹은 규제 사각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별다른 외풍을 맞지 않았다. 자산총액이 5조원을 밑돈 관계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대기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컸다. 하지만 2019년 4월 공정위가 중견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 무렵 공정위의 칼끝은 KPX그룹을 향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KPX그룹은 공정위의 타깃이 됐다.

공정위는 CK엔터프라이즈가 KPX케미칼의 물품을 사다가 다른 계열사에 파는, 이른바 ‘통행세’를 챙겼는지 조사에 착수했고, 2년이 다 돼서야 처분이 내려졌다. 공정위는 지난 10일 불공정행위를 이유로 KPX그룹 계열사인 진양산업과 CK엔터프라이즈에 각각 13억6200만원, 2억73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측은 “CK엔터프라이즈는 스펀지 원재료 수출 시장에 노력 없이 신규로 진입했다. 이후 독점적인 사업자로서의 지위가 만들어졌다”며 “대기업집단에 비해 감시와 견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중견 기업집단의 위법 행위를 엄정하게 조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각지대서 몸집 키우더니…
오너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KPX 계열사가 오너 개인회사에 독점사업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오너 개인회사는 사업권에서 나온 수익으로 지주사 지분을 사들였고, 이를 경영권 승계 발판으로 활용했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진양산업이 CK엔터프라이즈에 제공한 사업권은 KPX 현지법인에 연간 수십억원어치의 원료를 독점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이 부당지원행위로 인해 CK엔터프라이즈가 인적·물적 기반 없이 시장에 신규로 진입할 수 있었고, 독점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해석이다.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진양산업은 폴리우레탄 폼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국내 업체에서 구매한 뒤 40% 이상의 이윤을 붙여 베트남 현지법인 비나폼(Vinafoam·진양산업 100% 자회사)에 수출해왔다. 비나폼은 이 원·부자재로 폴리우레탄 폼을 생산해 베트남에 있는 한국 신발 제조사에 납품했다.

진양산업은 비나폼에 수출하던 자재 중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의 수출 영업권을 지난 2012년 4월부터 2015년 8월까지 CK엔터프라이즈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PPG는 폴리우레탄·계면 활성제·브레이크유·부동액 등의 원료로, 한국에서는 KPX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국바스프·MCNS 4개사가 생산한다.

“엄정하게”
옥죄는 칼날

공정위는 PPG 수출 영업권의 가치를 36억7700만원으로 평가했다.

PPG 수출 영업권 이관 결정은 2개 회사 모두에서 재직하던 임원에 의해 이뤄졌다. 관련 계약 체결이나, 대가 지급은 없었다. 심지어 PPG 수출 영업권을 넘겨받은 CK엔터프라이즈는 실무 인력이 없어 2016년 12월까지 다른 계열사 직원에게 해당 업무를 대신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PPG 수출 영업권을 이관받은 CK엔터프라이즈는 급격히 외형을 키웠다. 2011년 CK엔터프라이즈의 매출액은 부동산 임대업에서 나오는 3억2700만원에 불과했지만, PPG 수출 사업을 시작한 이듬해 43억7400만원으로 13배 이상 뛰었다.

KPX케미칼은 CK엔터프라이즈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에 깊게 관여했다. CK엔터프라이즈는 KPX케미칼과는 매입거래, 비나폼과는 매출거래를 이어왔다. 결과적으로 KPX케미칼로부터 매입한 상품을 베트남 법인에 판매해 수익을 얻어왔음을 알 수 있다. 

CK엔터프라이즈에서 발생한 일감 몰아주기는, 오너 개인회사의 외형을 불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이익을 향후 승계에 활용하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내부거래 방식과 맞닿아 있다.

대물림 지렛대 역할 톡톡
후계자 힘 실어준 우회 지원

KPX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지주사 KPX홀딩스가 있다. 오너 일가는 지주사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통솔한다.

KPX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19.64%를 보유한 양규모 회장이고, 장남 양준영 부회장은 10.4%의 지분율로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 같은 지분구조는 양규모 KPX그룹 회장이 적통 후계자로 양준영 부회장을 낙점한 2011년이 돼서야 확립됐다.
 

▲ ⓒKPX

이전까지만 해도 KPX홀딩스는 지분 23.81% 보유한 양규모 회장의 확고부동한 1인 체제였다. 2대 주주는 7.92%의 지분을 갖고 있던 양규모 회장의 차남 양준호 사장이었고, 양준영 부회장의 지분율은 5.74%에 불과했다.

하지만 장자승계 원칙이 정해진 이후 양준영 부회장은 빠른 속도로 KPX홀딩스 지분을 늘렸다. 양규모 회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4% 이상 지분을 처분했다. 이 틈에 양준영 부회장과 그의 아들인 재웅씨는 양규모 회장이 처분한 지분을 매입했고, 양준영-재웅 부자는 지분율을 12.61%까지 확대하기에 이른다.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고려하면 양준영 부회장은 사실상 최대주주나 마찬가지다. CK엔터프라이즈에 대한 양준영 부회장의 지배력 때문이다. 

전형적인
오너 챙기기

양준영 부회장은 지분 88%를 보유한 CK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고, CK엔터프라이즈는 KPX홀딩스 지분 11.24%를 지니고 있다. CK엔터프라이즈가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양준영 부회장의 우군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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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가 일어나고 3개월이 지났지만 뚜렷한 수사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답보 상태에 접어들면서 특수본의 칼이 무딘 게 아니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수본 출범 3개월간 646건, 2800여명을 수사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수사 중인 주요 공직자 중에는 국회의원 16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등이 포함됐다. 이 중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은 구속됐다. 검찰은 별도의 직접 수사를 통해 기획부동산 등 14명을 구속하고 검‧경이 협조해 908억원의 부동산 투기수익을 몰수·추징했다. 국세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이 45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한 결과 94건의 혐의가 확인됐고, 534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4개 금융기관을 현장 점검해 총 43건, 67명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 이번 조사와 수사 결과에서 드러난 부동산 관련 탈법행위는 다양했다. 전직 차관급 기관장과 기초지자체장, 시군의원, 실무 직원까지 여러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활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가 다수 적발됐다. 기획부동산 등이 청약통장 관련 불법 행위를 알선하거나 지역주택조합장이 불법투기를 공모한 사례도 확인됐다. 20명 구속했는데 고위공직자 ‘0’ 여당 의원 수사로 공정성 기로 이날 발표된 결과를 두고 특수본의 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수본은 줄곧 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 투기 혐의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구속된 인물을 보면 최초 구속 사례였던 경기 포천시 공무원을 비롯, 전직 경기도청 공무원, LH 직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등 지방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에 그치고 있다. 선출직 중에서는 경북 고령군의원, 전직 경기시흥시의원 등 지방의회의원이 대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에는 전직 강원 양구군수만 구속됐다. LH에서 토지 보상업무를 담당하며 3기 신도시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일명 ‘강사장’으로 불렸던 인물을 비롯해 2명이 지난 8일 뒤늦게 구속됐다. 강씨 등은 지난해 2월27일 내부정보를 활용, 다른 전·현직 LH 직원 등과 함께 시흥시 과림동에 있는 토지 5025㎡를 22억5000만원에 공동으로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매입한 밭을 갈아엎고 그 자리에 ㎡당 길이 180~190㎝의 왕버들 나무를 심었다. 토지 보상 부서에 재직하며 보상금 지급 기준을 잘 아는 강씨가 보상금을 많이 챙기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도 답보 상태다. 특수본은 현재 국회의원 16명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 강제수사가 이뤄진 대상은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1명뿐이다. 여기에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가족의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을 수사 의뢰하면서 특수본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수본은 지난달 17일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현직 의원 2명에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불입건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민주당 양항자·양이원영 의원으로 밝혀졌다. 이튿날에는 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배우자 명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권익위 조사에서 양이 의원과 김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 명단에 포함된 것. 현재까지 특수본이 압수수색을 하거나 구속영장을 신청한 대상이 모두 야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여당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바 있다. 특수본은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진 상황에서 공정성에 대한 의문까지 안고 가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여 봐주기 앞으로는? 경찰 안팎에서는 여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LH 사태 수사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 보고 있다. 앞선 100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만큼 특수본이 추후 수사에서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위성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권익위 자료를 검토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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