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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24일 16시21분

정치

세종의사당 건립, 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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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여의도 정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026년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행정 수도로 우뚝 설 전망이다. 국회 이전 논의는 20년 전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됐지만, 21대 국회가 들어선 이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임기 말, 뒤숭숭한 민심을 잠재우려는 문재인정부의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 여의도 국회의사장 전경 ⓒ고성준 기자

세종의사당 건립비 127억원이 올해 정부 예산에 반영되면서, 오래된 국가 숙원사업이었던 국회 이전 문제가 물꼬를 텄다. 국회사무처에서 건립 및 이전 계획안이 확정되면 국회법 개정을 거쳐 세종의사당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는 정부가 중앙부처 이전 등에 대비해 유보지로 남겨둔 곳이다. 전체 부지는 총 61만㎡의 규모.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지(33만㎡)의 2배에 가깝다.

숙원 사업

이전 대상으로는 정부세종청사의 부처와 관련 있는 국회 16개 상임위 가운데 11개 상임위와 예결위가 거론된다. 정무위·기획재정위·교육위·행정안전위·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해양수산위·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국토교통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이다. 아울러 국회사무처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이 이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렇게 되면 국회 입법 기능의 3분의 2 정도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는 셈이다.

인력 규모는 11개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 240여명을 비롯해 보좌관, 상임위 소속 직원, 사무처, 예산정책처 직원 등 37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 기관단체, 언론인 등을 추산할 경우 직접 이주 인원은 대략 1500명 더 추가될 전망이다. 건설비용으로는 토지매입비와 공사비를 합쳐 1조426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본격적으로 개시되면 경제적 파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해마다 3조원에 달하는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국회와 유관기관 종사자들까지 옮겨오면 8조원이 넘는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및 지역균형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조판기 국토연구원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NGO(비정부기관), 의사협회, 변호사협회, 건설협회 등의 이익단체가 내려온다고 하면 상당히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공감대 역시 형성돼있다.

지난 7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절반 이상은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등 모두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청와대/국회 등의 세종시 이전 찬반’을 조사한 결과, ‘이전 찬성’이 53.9%로 절반 이상이었고, ‘이전 반대’ 34.3%, ‘잘 모름’ 11.8%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추진단(이하 추진단)을 꾸렸다. 추진단 단장을 맡았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국민 동의와 여야 합의를 얻은 후 국회 세종 이전을 전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먼저 11개 상임·특별위의 이전을 내년부터 추진하고, 이후에 국회 완전 이전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1조 투입해 26년 세종시 이전
참여정부 시절부터 논의된 숙원사업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 이전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먼저 다음 재보궐 및 대통령 선거를 위한 ‘공약성’ 카드라는 비판이 있다. 아울러 급등한 집값으로 인해 민심이 뒤숭숭해지자, 이에 대한 ‘돌파용’ 카드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의 역풍이 상당했던 지난해 7월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민주당은 추진단을 꾸렸다.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땜질식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무책임하게 행정수도 이전을 화두로 올렸다. 행정수도는 국가적 파급효과가 상당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회 이전 과정 역시 간단하지 않다. 국회 이전을 위해서 세종의사당의 설치 근거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법부인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수도를 옮기는 것에 해당해 ‘개헌 필요 사안’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세종의사당 후보지 ⓒ세종시

국회 이전 문제는 참여정부 시절 때부터 거론됐던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계에 부딪힌 수도권 집중 억제와 낙후된 지역 경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기겠다”는 공약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당시 헌재는 “입법기관의 ‘직무소재지’라는 것은 수도로서의 성격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며 국회의 소재지가 어디인가 하는 것은 수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특히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고 판시했다. 즉 수도를 옮기기 위해서는 개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 개헌, 행정수도 특별법 입법, 국민투표 등 세 가지 방식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선거철이라는 변수가 있어 야당과의 협조가 마냥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300명)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수인데, 국민의힘 의석수는 103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다.

야당의 협조가 필요해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적 위험 부담이 상당하다.

행정수도 특별법은 민주당에 유리한 카드다. 만약, 여당 단독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면 야당은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019년 9월 이후 헌재는 진보색이 강해져, 야당이 헌재에 재소하더라도 2004년과는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충청권 중진들은 국회 이전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10만평에 육박하는 여의도 국회 부지는 어떻게 될까. 추진단은 국회의 세종 이전에 따라 서울을 ‘글로벌 경제금융수도’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국회 부지를 4차 산업혁명 관련 과학·창업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10만평은?

민주당 추진위는 국회의사당 본청은 4차 산업 글로벌 아카데미와 컨벤션 센터로, 의원회관은 창업과 투자가 만나는 벤처창업혁신센터로, 국회도서관은 데이터거래소로, 잔디밭이 있는 국회 앞마당은 시민공원을 겸한 벤처파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국회 부지에 아파트를 개발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을 정치카드로만 활용하는 것은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며 “전부 세종으로 옮기고 국회 부지 10만평은 서울에 주택수급 괴리를 해결하는 데 쓰자”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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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줄 타는 안철수 사생결단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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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여론보다 높다. 그러나, 여당의 이재명 대선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진 않은 모양새다. 야권 대선후보가 여러 명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은 야권 대선후보를 하나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선후보들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 전 단일화는 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요 화두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대선후보들은 그동안 후보 단일화를 첫 번째 승리 조건으로 여기곤 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식 대선후보 등록이 시작도 되기 전에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단일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내홍 논란을 딛고 약진을 이어간 후부터다. 좁혀진 차이 자존심 싸움 합친다고 무조건 당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야권 대선후보들은 단일화에 유독 집착한다. 1987년 대선에서 단일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난 탓이다. 1987년에 제6차 국민투표로 대통령 5년 단임제가 확정된 후, ‘양김’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여권 대선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이기려면 야권 대선후보가 한 명이어야만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후보는 본인의 승리를 장담했다.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열망을 두 눈으로 확인한 후보들은 그 표가 다 본인에게 올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김대중 후보는 ‘사자필승론’을 주장하며 다자구도가 오히려 본인에게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김대중 후보는 지역 표심을 중심으로 대선판을 그렸다. 그는 노태우·김영삼이 영남 표를 나눠 받고, 김종필이 충청 표를, 그리고 본인이 호남 표를 독식해 당선된다는 계산을 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는 실패했고, 최종 대선에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모든 후보가 출마했다. 김 후보가 그렸던 대선 판세와는 달리, 실제 대선에선 지역색보다는 정치색이 후보들의 희비를 갈랐다. 보수 지지자들의 표는 한 명의 여당 후보에게 결집된 반면, 진보 지지자들의 표가 두 명의 야당 후보에게 분열된 것이다. 결국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됐다. 이때의 이변을 대한민국 역대 대선후보들은 잊지 않았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의 역사가 이후로 끊임없이 쓰여졌다. 1997년엔 김대중·김종필 후보가, 2002년엔 노무현·정몽준 후보가(정 후보 후에 지지 철회), 2012년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2012년 문재인 후보는 낙선했다. 사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입장에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썩 반가운 주제는 아니다. 단일화설이 나온다는 의미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후보 간의 지지율 추이는 과거에 비해 많이 좁혀졌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만해도 윤 후보는 야권의 압도적인 차기 대통령 감이었다. 지난해 5, 6월에 실시된 대통령 적합도 관련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지금의 대선후보들을 크게 따돌리며 단독 질주했다. 지지율 급상승…선두권 합류 한계 ‘혼자는 어려워’ 어느 쪽 선택할까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리 의혹이 있는 정치계 인물 모두를 기소하는 강골 검사로 이름을 알렸던 윤 후보는 국민들에게 ‘공정과 정의’라는 기치로 큰 인기를 누렸다. 검찰총장 임기 시절 막바지에는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과 대립각을 세우며 인기는 배가 됐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청와대 인사인 조국 전 민정수석의 비리를 조사하는 모양새는 윤 후보에게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주는 동시에 야권의 정치인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수개월간 이어진 ‘조국 수사 논란’은 윤 후보를 자연스레 야권의 잠룡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의 인기가 점차 사그라든 것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부터다. 공직자에서 정치인으로 직업을 한 번에 바꾼 윤 후보에게 정치인의 언행은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갈 때마다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고, 정치부 기자들은 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했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이나 ‘부정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발언 ‘개사과 논란’ 등 윤 후보는 정치인으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지율 2%였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경선 막판까지 쫓기는 초접전 양상을 허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경선 때의 실책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이어졌다. “노동자 사망은 노동자 탓”이나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전두환을 지지하는 호남 사람들도 많다” 등의 실언을 쏟아내며 당 안팎에서 윤 후보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는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극심한 마찰을 겪을 당시에는 지지층인 ‘이대남’을 안 후보에게 내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몇 주간 지지율 1위 자리를 허용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60%에 육박하는데도 여당의 후보에게 진다는 것은 윤 후보에게 매우 뼈아픈 지점이었다. 이는 “정권교체는 원하지만 윤 후보는 싫다”는 뜻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 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고, 이때 안 후보와의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크게 대두된 것도 이때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요즘 야권 대선 레이스 양상은 홍 의원과의 경선 때를 떠올리게 한다. 야권 후보 중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윤 후보가 미미했던 지지율의 안 후보에게 추격 받고 있는 중이다. 경선 레이스와 대선 레이스의 한 가지 다른 점은 안 후보를 이긴다 해도 대선의 ‘최종 승자’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지지율을 안 후보에게 빼앗겨 야권 표가 분열되면 이 후보에게 대권을 내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윤 후보에게 단일화는 ‘달갑지는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숙제로 다가온다. 윤 후보에게 단일화는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인정하고, 승리를 위해서 야권의 선택지를 하나로 줄여야 하는 과정이다. 지난해만 해도, 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단일화에 대한 생각이 일절 없다”고 일관해왔다. ‘국힘 원팀’을 만드는 것도 버거운 상황에서 국민의당까지 챙겨야 한다는 의견에 늘 난색을 표해온 것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11일 “단일화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입장을 미온적으로 바꾸었다. 시험이 다가오자 숙제를 끝내는 학생처럼, 윤 후보도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 앞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압박을 서서히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의 입장은 아직도 강경하다. 본인으로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차례 단일화를 경험한 안 후보는 그때마다 좋지 않은 기억을 쌓았다. 안 후보는 나름 큰 희생을 감수했는데, 그만한 결과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단일화의 기억을 회상한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그랬고, 2012년 대선 때도 그랬다. 안 좋은 기억 속에서 그는 항상 “안철수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16일 안 후보는 KBS 에 출연해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라는 말이 시중에 떠돈다고 하더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어떤 후보가 더 적합한 후보인지, 더 확장성 있는 후보인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내가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가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고,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에게는 ‘중도 확장성’이라는 주요한 무기가 있다. 유권자들에게 안 후보는 보수색보다는 중도 색이 강한 후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부터 자유롭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는 늘 대립각을 세워왔다. 따라서 안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한다는 명분도 서고, 보수당을 찍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도 된다. 안 후보는 현재 대선 레이스에서 지지율이 윤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지만, 야권 단일화 적합도에서는 윤 후보보다 10%포인트 넘게 웃돈다. 안 후보가 말했듯이, 야권 대선후보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또 양보? 당선 포기? 반면, 윤 후보에게는 조직력이 있다. 비례대표 3석이 전부인 국민의당과는 달리 국민의힘은 국회 106석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에 지역구가 있으며 선거운동을 할 인력도 압도적으로 많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선에서 ‘이겨왔던’ 전례가 많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경험이 있다. 민주당과 대립하며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다. 또, 지지율 측면에서도 윤 후보가 안 후보보다 많이 앞서 있다.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온 안 후보지만, 국민의힘이 내홍을 끝내면서 윤 후보가 지지율을 거의 다 회복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이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총회 자리에서 극적으로 화해하며 원팀 의지를 굳건히 했다. 이후 홍보전에 이 대표가 큰 힘을 실어주며 하락세를 그리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순항이 이어지는 윤석열표 대선호가 안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은 여러 모로 명분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 정계 전문가들은 ‘윤일화’도, ‘안일화’도 아닌 ‘무일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양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단일화를 하려면 여러 이해관계들이 맞아야 하고, 희생정신도 강해야 한다. 김대중·김종필의 이른바 ‘DJP연합’ 때처럼 말이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야권의 1위 대권주자로 달리고 있었다. 1997년 9월 가 공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대중 후보는 30%에 육박하는 지지율 받았고, 김종필 후보는 약 3%의 지지율을 받았다. 단순 수치만 봐도 10배가량 차이나는 것이었다. 단일화 없이도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김대중 후보였지만, 그는 김종필 후보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연합을 이뤄냈다. 김대중 후보가 김종필 후보 자택에 직접 찾아가 연합할 것을 제안하면서다. 현재의 안 후보처럼 아쉬울 게 없다며 갈지자 행보를 이어가던 김종필 후보는 김대중 후보를 만난 후, 연합에 동의하며 김대중정부에 들어가 일할 것을 약속했다. ‘실리냐 고집이냐’ 딜레마 완주하고 지방선거 출마? 김종필 후보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양보’ 덕분이었다. 이날 DJP연합 논의에서 김종필 후보는 내각제 개헌과 경제 부처 인사권이 보장된 ‘실세형 총리’의 자리를 약속받았다. 후에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국민의정부의 경제 관료들은 실제로 김종필 후보가 지명한 인사로 채워졌다.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안 후보에게 많은 것을 양보한 단일화를 제안해야 한다. 김대중 후보가 그랬듯, 차기 정부 인사들의 일부 인사권을 넘겨주고 힘 있는 자리를 약속하지 못한다면, ‘윤일화’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후보만큼 윤 후보가 당내의 권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본인의 권력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윤 후보 혼자 당내의 반대를 무릅쓰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 측 또한 김종필 후보처럼 윤 후보의 제안을 선뜻 수락하지는 않을 모양새다.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대선에 참여했다’는 기존 입장이 여전히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일화를 하고 대선을 완주한 경험과 하지 않고 완주한 경험 모두 갖고 있다. 낙선을 하더라도 끝까지 대선을 완주해 이름값을 높인 뒤, 곧 있을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에 나가는 것도 그에게는 좋은 방법이다. 1997년 당시의 김종필 후보와는 달리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많은 것을 양보해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와 연합을 하는 ‘DJP연합’의 그림은 지금의 윤 후보와 안 후보가 ‘그려야 할’ 그림과 많이 닮아있지만, 맞지 않는 이해관계와 양보 의지가 없는 양 후보에게 ‘그릴 수 없는’ 그림이 돼있다. 국민의힘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의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전돼 수치가 상승한 것에 너무 고무돼 안일화 이런 말도 만드셨더라”며 “인터넷 가 보면 안일화보다는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주장했다. “이번엔 다르다” 자신만만한 국민의힘 측의 입장과 안 후보에 대한 조롱이 섞인 발언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 대표는 내가 무서운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한다”며 맞받았다. 양측은 현재 단일화는커녕 갈등 양상으로 가기 직전이다. 여권 단일화는? 야권이 만일 단일화에 기적적으로 성공한다면 여권도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선거에서는 같은 색의 후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진보색을 강하게 띠고 있는 정의당의 심상정 대선후보 또한 여권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중요한 분기점인 내년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권 대통합을 해야 한다. 심 후보 본인은 완주 의지를 표명하는데,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그때 가서 우리가 함께 이길 수 있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의 상황 속에서 상대가 단일화한다면, 개혁 진영도 뭉쳐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의견이다. 그러나, 심 후보는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많은 국민이 ‘이런 대선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차고 있다”며 “34년 양당 정치가 보여준 민낯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고들 하신다. 그럼에도 염치없는 양당정치는 또 차악의 선택을 강요하려고 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율 정체에 따른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해산과 며칠간의 칩거 후, 심 후보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심 후보가 대선을 끝까지 완주해서 얻는 정치적 자산보다 단일화로 얻는 정치적 자산이 더욱 크다면, 여권의 단일화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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