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검찰개혁 ‘진짜’ 이유

창 들었을 때 방패부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0일은 검찰 입장에서 운명의 날이었다. 국회와 법무부에서 검찰 압박을 위한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위원회가 법무부에서 열렸고, 국회에서는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두 사건의 명분으로 모두 검찰개혁을 내세웠다.
 

▲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서 열린 본회의서 공수처법이 가결 처리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법 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앞서 열린 안건조정위원회에서는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야당 패싱
일방 통행?

사실상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또 정당이 10일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대신 학계 인사 등을 추천하도록 하고 공수처 검사의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당은 야당의 개정 의견을 일부 수용, 공수처장에 재정신청권을 주는 특례조항을 삭제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토론 없이 안건을 표결에 부쳤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11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기립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회의장을 찾아 “권력을 잡으니까 보이는 게 없느냐”며 “이렇게 날치기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9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하면서 국민의힘이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대한민국은 ‘문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고 비판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비꼰 내용이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지난 10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87인 중 찬성 187인, 반대 99인, 기권 1인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을 제출하고 유상범 의원이 반대 토론에 가까운 수정안 설명에 나섰지만 의석 수에 밀렸다. 

이로써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한 검찰개혁의 핵심 정책인 공수처 출범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자신의 SNS에 “공수처 출범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운영은 더 중요하다”며 “공수처가 가동되면 권력층의 불법적 특권과 불합리한 관행은 사라지고, 공직사회는 더욱 맑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썼다.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야당 비토권 무력화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참으로 참담한 분노가 치솟는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법 개정안의 통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이 폭망의 길로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고 확신한다”며 “국민들이 이런 부정, 불법, 비양심, 사기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약 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신속한 출범 길이 열려 다행이다.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자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며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검사징계위도 지난 10일 법무부에서 열렸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징계를 청구해 징계위가 소집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징계위는 외부위원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전남 광양 출신의 정 교수는 2017년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와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성원 기자

정 교수 외에 외부위원으로는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가 참석했다. 또 다른 외부위원 1명은 불참했다.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 추미애 장관이 지명한 2명의 검사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다. 법률상 징계 혐의자인 윤 총장은 심의에 출석하지 않았고, 대신 이완규·이석웅·손경식 등 특별변호인 3명이 참석했다. 

윤 총장 측은 회의 시작 후 징계위원들에게 추미애 장관이 징계청구자이면서 징계위를 소집하는 건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징계위원들은 윤 총장 측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 5명 중 신성식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기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환영의 뜻

이 차관에 대해서는 이미 기피신청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또 윤 총장 감찰·징계 청구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심 국장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한 것이 확인되면서 기피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징계위는 윤 총장의 기피신청을 ‘기피권 남용’이라면서 기각했다.

심 국장은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하고 징계위에서 물러났다.

징계위는 10일 오전 10시4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장장 9시간 동안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를 했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징계위 회의는 징계위원 기피 신청 판단 등 절차적 논의와 법무부의 징계 사유 설명에 이어 윤 총장 측의 의견 진술 순으로 이뤄졌다. 

윤 총장 측은 류혁 법무부 감찰관,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한동수 감찰부장, 정진웅 차장검사에 이어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징계위는 심 국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 증인에 대한 심문과 징계 의결 절차는 오는 15일로 미뤄졌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부터 권력기관 개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검찰은 적폐 청산의 칼이면서도 개혁 대상으로 꼽혔다. 당·정·청은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 입법화에 공들였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늦어도 내달 초면 공수처 출범이 가능하게 됐다.

검찰 견제를 위한 마지막 틀이 완성된 것.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서도 당정청은 연일 검찰개혁을 내세웠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인사권과 감찰권, 수사지휘권을 휘두르면서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언급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징계위 전날인 9일에도 자신의 SNS에 이연주 변호사가 쓴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일부 발췌해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책이다. 추 장관은 이 책에서 “검사의 직무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중략-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라는 부분을 인용했다. 

9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

문제는 청와대와 집권여당, 법무부에서 명분으로 언급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여론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윤 총장의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 한 이후 공수처 출범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리 등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정권을 향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방편으로 검찰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 4개사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추진 방향이 ‘검찰 길들이기’로 변질되는 등 당초 취지와 달라진 것 같다고 답했다.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진행되는 것 같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조치에 대해서도 50%의 응답자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잘한 일’은 30%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자세한 사항은 NBS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한 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전격 압수수색과 함께 시작된 수사로 윤 총장은 집권여당은 물론 청와대와도 대립각을 세웠다. 올해 1월 추 장관이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하면서는 ‘추윤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끊이지 않는 갈등을 겪었다. 

추 장관은 인사권을 통해 윤 총장의 수족을 쳐냈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주요 사건에서 윤 총장을 배제했다. 집권여당은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리를 지켰다. 식물총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윤 총장은 지난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반전의 키를 쥐었다. 

징계위는 결론 못 내고 15일로
때릴수록 윤 총장 지지율 올라 

집권여당의 공세를 작심발언으로 맞받아친 윤 총장에 대해 추 장관은 감찰권으로 맞섰다. 윤 총장은 지방 검찰청 방문 등의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3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신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 강의에서 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 검찰개혁”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전지검에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문제를 두고 수사에 돌입했다. 감사원에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결과를 내놓은 이후였다. 월성원전 수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직원 2명의 구속으로 수사가 그보다 더 윗선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의 소환도 초읽기 상태다.
 

▲ ▲문재인 대통령 ⓒ고성준 기자

이외에도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의혹 등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문재인정부 관계자들 연루 의혹 사건이 산재해있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2022년 3월 대선까지 대형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윤 총장에 대한 당정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그의 체급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추 장관과의 갈등이 시작될 무렵부터 대선후보로 언급되기 시작한 윤 총장은 최근 조사에서 양강으로 분류됐던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내고 1위를 기록했다. 

정권 노리니
날려버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 총장은 25.8%로 단독 1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20.2%로 나타났다. 윤 총장은 2주 전(11월23~27일) 조사와 비교해 지지율이 6%p 급상승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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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