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문의 가신들은 지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2.07 09:57:45
  • 호수 1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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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끝나기 전에 한자리씩 안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문캠’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캠프의 이름이다. 더불어문재인캠프의 약칭이다. 더문캠이 세상에 알려진 지도 4년여가 다 돼간다. <일요시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개국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더문캠 출신 인사들의 현주소를 추적했다. 
 

▲ (사진 왼쪽부터)박병석 국회의장,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곤 서울교육감 ⓒ고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신분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경선캠프를 꾸렸다. 민주당 손혜원 당시 의원은 경선캠프의 이름이 ‘더문캠’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손 의원은 캠프에서 홍보부본부장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었다. 

2실 7본부
중추 역할

더문캠 조직은 2실(비서실·종합상황실) 7본부 체제로 꾸려졌다. 전·현직 친문 정치인 다수가 더문캠에 합류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청와대 비서진으로, 내지는 21대 국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병석 국회의장이다. 더문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6선에 성공,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됐다. 국회의장은 삼권 중 입법부의 수장이다.

박 의장 외에도 더문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인사는 6명이 더 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민주당 김진표·김두관 의원, 이미경·김효석 전 의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그들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문재인정부 초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지난 2018년 10월 교육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13일부터 교육부 산하단체인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미경 전 의원은 더문캠에서 여성, 가족 정책 입안을 담당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한국국제협력단은 1991년 4월 설립된 정부 차원의 대외무상협력사업 전담기관으로, 해외봉사단 파견사업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김효석 전 의원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등 당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정치인이다. 문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 2017년 11월부터 대한석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다가, 2020년 5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진표·김두관 의원은 21대 총선에 당선돼 민주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활동 중이다. 그중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의원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 핵심 인사다. 

전·현직 친문 정치인 다수
국회의장·부총리 등 요직에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김진표 의원은 일본 정관계 지도자들과 만난 후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북한이 승낙할 가능성이 있으면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부산·경남(PK) 지역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몸값이 상승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의 요청을 받아 문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곳이자 낙동강 벨트의 최전선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두관 의원은 최근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이 대표적이다. 김해신공항안의 백지화로 가덕도신공항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PK 대권주자인 김 의원이 가덕도신공항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부산 시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한 사업이다. 

김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교롭게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리게 됐지만, (가덕도신공항 사업 추진을)더 늦출 수 없다”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국토 다극화를 위해서라도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 이미경 국제한국협력단 이사장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윤 총장은 국가와 공공에 충성하는 데 실패했다. 자신과 검찰조직에 충성하고 말았다. 윤 총장은 사법부를 사찰했고, 대통령 원전정책을 수사했다. 그는 국가의 검찰, 민주주의의 검찰이기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을 파면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경제계 원로로서 문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에 관해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은 전 전 원장 등을 청와대 본관에 초청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로 상징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 추진에 대한 보완 의견을 청취했다. 

더문캠 
보은인사 

이 자리에서 전 전 원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상생협력,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가야 할 방향이나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하여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주 52시간제가 노동자의 소득을 인상시켜주는 반면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더문캠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같은 당 박정 의원은 부본부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중 송 의원은 이낙연 체제 이후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송 의원은 민주당의 ‘인천 맹주’다. 호남 출신의 인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송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꾸준히 몸집을 불리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박병석 국회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원과 함께 4대 열강 특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뛰어든 일이 대표적이다. 호남 출신의 수도권 의원이 영남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그는 김해신공항의 한계를 지적하며 가덕도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10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며 “대선 공약집에 들어있지 않다는 형식적 이유로 대선공약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송 의원은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과 조선 산업 그리고 부산경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기도 했다.
 

민주당 강기정 전 의원과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각각 더문캠 종합상황실장과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윤 의원은 청와대로 직행,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았다. 그로부터 3년여 후 21대 총선에 나선 윤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서 당선됐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던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 ‘여의도판 청와대 대변인’ 등으로 불린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각종 현안에서 현 정부를 비호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친문 적자
인천 맹주

윤 총장 직무배제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이 연일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윤 의원은 “(야당은)노무현 전 대통령이 뭐라고 말만 하면 온갖 독설을 퍼부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말을 공격하던 분들이 지금은 (문) 대통령의 침묵에 독설을 쏟아낸다. 180도 다른 주장을 철면피처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복심이다. 그가 문 대통령의 의중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한국 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 위원은 국회의장 예방에 앞서 윤 의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과 조찬 자리를 가졌다. 

강 전 의원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정무수석은 국회·정당과 청와대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에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정무수석의 적임자로 평가됐다. 

강 전 의원은 정치적 위기에 놓여있다. ‘라임 사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강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 전 의원은 김 전 회장을 위증죄로 고소했다.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문재인 당시 경선 후보의 비서실장,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원조 친문과 신친문의 조화다. 두 사람은 많은 ‘정치적 교집합’을 가졌다.

임 전 부시장은 문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친문으로 분류되기 시작해 정치권에서는 그를 신친문으로 본다. 반면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2011년 정치에 참여한 이후 지난 대선 때까지 줄곧 곁을 지켜온 최측근이다.

임 전 부시장의 더문캠 합류는 양 전 비서관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비서실에서 함께 일했다. 또 다른 교집합은 ‘광흥창팀’이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실무그룹이었다. 양 전 비서관은 광흥창팀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대선 후 광흥창팀은 청와대 1기 참모진으로 이어졌다.

잠룡 후보 오르락내리락 
‘호위무사’ 자처 세력도

정치권이 양 전 비서관의 복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광재·김두관 의원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과 거리를 두겠다”며 21대 총선 이후 잠행에 들어갔던 양 전 비서관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년 4월에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민주당은 야권과 민심의 지탄을 무릅쓰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양 전 비서관은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에서 손꼽히는 선거 전략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부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선 기간 더문캠의 대변인단은 화려한 면면으로 주목받았다. MBC 보도국장 출신의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 사무총장과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더문캠의 대변인이었다. 지난 2018년 6월에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 지사는 지금의 경남도지사로 당선됐다. 친문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대법원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 지사는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멀어질 전망이다.

고 전 아나운서는 21대 총선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으로 거듭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라는 야권의 거물과 맞붙어 승리했다. 지난 4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부터 허위 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고 전 아나운서는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아 정치적 짐을 덜어냈다.

이지수 전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더문캠의 외신담당 대변인이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로 공천받는 등 정치에 뜻이 있었던 이 전 위원은 현재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돌아가며
BH 직행

권혁기 전 국회 부대변인은 더문캠에서도 부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춘추관장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민주당은 당시 권 전 부대변인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민주당을 대표하는 공보맨이자 기획통으로 당과 청와대의 최일선에서 언론과 소통해왔다”고 그를 소개했다.

민주당 노영민 전 의원은 더문캠의 조직본부장이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주중대사를 거쳐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똘똘한 한 채’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노 전 의원은 청와대 교체 대상자 중 1순위로 꼽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못 말리는 수석님의 축구 사랑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서도 축구 경기에 참여해 여론의 빈축을 샀다.

최 수석은 최근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전반전 20분, 후반전 20분 등 총 40분가량 진행된 경기에서 최 수석은 직접 경기를 뛴 것으로 전해진다.

최 수석은 정치인 중 대표적인 ‘축구광’이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정무수석이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준수하지 않고 단체 모임에 간 사실이 크게 지적받고 있다.

앞서 최 수석은 방역 수칙을 이유로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의 면담을 거절한 바 있다. 

결국 최 수석은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죄송하다”며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 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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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