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소통령 레이스 관전포인트

첫 걸음 떼기도 전에 아귀다툼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가 결정됐다. 다만 시작부터 단일화 걸림돌에 가로막힌 모양새다.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교통정리의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 왼쪽부터)박영선(더불어민주당)·안철수(국민의당)·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수도와 1000만 시민을 이끄는 ‘소통령’은 누가 될까. 여야는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확정하는 등 각자 채비를 마쳤다. 본격적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선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천만 수도
사수하라!”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박 부호는 지난 1일 경선에서 70%에 가까운 득표율로 후보 타이틀을 가뿐히 거머쥐었다.

박 후보의 상대는 우상호 의원이었다. 박 후보는 대세론을 탔지만 승리를 예단할 수 없었다. 우 의원의 탄탄한 당내 기반 때문이었다.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선거인단 투표 50%로 진행된 만큼 우 의원은 반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우 의원은 의원직까지 내걸으며 배수진을 친 상황이었다.

반면 박 후보는 ‘비문 정치인’ 꼬리표를 달고 가야 했다. 박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하면서 비문으로 분류된 바 있다. 물론 문재인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입각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결과는 30.44% 대 69.56%. 박 후보의 압승이었다. 박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저 박영선이 여러분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바람을 변화의 에너지로 만드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서울시장에만 세 번째 도전하는 박 후보는 일찌감치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선거전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걸림돌이 솟아나왔다. 박 후보는 범 진보진영과 단일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박 후보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의 단일화를 지난 2일 합의했다.

이들은 TV토론, 정책 선호도 조사, 현장방문, 여론조사 등을 거치기로 했다. 후보 공약 선호도 조사 역시 동반된다. 이들이 제시한 공약 가운데 선호도가 높은 정책은 단일 후보 공약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자 확정
단일화 질질…늦으면 이달 말

단일화 방식은 100% 국민 여론조사로, 결과 발표는 8일로 못 박았다. 선거법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 한 달 전 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박 후보와 조 의원의 단일화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의 경우는 결이 달랐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3번까지 당선된 바 있다. 차례로 강민정·김진애·최강욱 의원으로, 친문(친 문재인) 성향이 짙다. 사실상 자매정당과 다름없는 곳에서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김진애 의원이다. 김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도 시한을 8일에 두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의원직 사퇴라는 강수를 뒀고, 단일화 시점은 이번 달 말까지 미뤄졌다.


김 의원은 박 후보와 조 의원이 단일화 합의를 발표했던 날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성사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두 당이 함께 승리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며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성원 기자

김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민주당에서 8일까지 모든 걸 끝내자고 하는데, 저는 열흘 정도의 성실한 단일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0년 전 박영선·박원순 단일화 당시에도 열흘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와 최소 3번의 스탠딩 토론, 자유토론, 1:1 토론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는 박 후보에게 부담일 공산이 크다. 시작 전부터 열린민주당이 찬물을 끼얹는 겪인 데다가 단일화가 지연될수록 여권 분열로 여겨지면서 본선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당이 엇박자를 내는 사이 야권에서 단일화를 먼저 성공시킨다면 컨벤션 효과를 빼앗기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을 두고 ‘몽니를 부린다’는 표현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의원직 사퇴
부정적 영향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 역시 민주당에 악재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3번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지난해 당선되지 못했던 비례대표 4번이 의원직을 승계 받을 전망이다. 주인공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김 전 대변인은 과거 청와대 대변인 시절 ‘흑석동 부동산 논란’으로 사퇴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7월 주택 전세금과 아내 퇴직금 등으로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대지와 상가 주택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9년 3월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자 아내의 결정이었다고 해명하고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김 전 대변인은 2019년 12월 흑석동 집을 34억5000만원에 매각해 1년5개월 만에 8억80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에 ‘흑석 선생’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의원의 결단이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 전 대변인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오롯이 열린민주당으로 쏠리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으로도 향하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김 전 대변인의 복귀를 두고 ‘친문의 밥그릇 나눠 먹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승자는 오세훈 후보로 41.64%를 기록했다. 2위 나경원 후보는 36.31%에 그쳤다.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고성준 기자

오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의 지상명령을 받들어 단일화의 힘으로,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굳게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열된 상태에서의 선거는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구설에 휘말렸던 ‘조건부 출마’에 대해서도 야권 단일화의 연장선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후보는 “야권 분열에서는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나름의 결단”이라며 “기존의 정치 문법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었지만 그 충정, 단일화 순간까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해명했다.

2번이냐
4번이냐

오 후보의 경선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안 후보도 화답했다. 이날 안 후보는 “(오 후보와) 가급적 빨리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무소속 금태섭 서울시장 후보와의 ‘제3지대’ 단일화에서 승리한 상태다. 야권 판이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이들의 단일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양 측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지속될 모양새다. 이른바 숫자 논란으로 불리는 ‘2번이냐, 4번이냐’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견이 좁혀진 곳은 없다.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마찬가지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완주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기호 4번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 “기호 3번 정의당이 후보를 안 낸다. 기호 2번이든 4번이든 야권 단일후보는 (투표용지에서) 두 번째”라며 “(기호 4번 출마로)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민주당은 싫은데 국민의힘을 선택 못 하는 분들 양쪽 힘을 결집시켜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직 양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그런 일은 결코 없다”며 “경선을 하면 누가 뽑히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하고 내가 단일후보가 못 돼도 단일후보를 도와서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 ⓒ고성준 기자

그는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에 ‘본선 경쟁력’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왜 단일후보를 뽑느냐. 본선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생각하는 상식 수준에서 결정하면 복잡할 게 아니고 오히려 개인이나 개별 당의 유불리에서 따지면 국민과 시민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적합도’가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의 4번 출마 역시 평가절하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가 4번 출마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인 지난 4일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를 강조했을 때, 과연 4번 가지고서 선거를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여, 몽니 부린다는 비판…왜?
야, 계속되는 2·4번 딜레마

이어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3의 후보라는 사람을 데리고 단일화를 하고, 그렇게 된다고 하면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게 기본적 내 생각”이라며 “현재 나타나는 지지율이란 건 진짜 지지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와 당장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오 후보의 행보 역시 예단하기 어렵다. 앞서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 후보는 경선이 치러지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야권 단일화 후보는 누구든) 가능하면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는 것이 득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혼자 시정을 이끄는 것이 아니어서 시의회의 도움이나 이런 것도 필요한데 (국민의힘은) 시의회의 의석수가 많지 않지만, 안 후보 당에는 시 의원이 한 명도 없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양 측의 단일화 승부는 후보등록 마감인 오는 19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2번’을 놓지 못하는 배경은 향후 정국 주도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당의 4번으로 이름을 올린다면, 명색이 103석을 확보한 제1야당의 존재감이 퇴색돼서다. 4월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내년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플래카드 설치하는 선관위 관계자들 ⓒ박성원 기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지난 2일 “김종인발 기호 2번 논란, 참으로 유치찬란하다”며 “지금 시점에서 기호 2번, 4번을 논하는 것이 우리 진영 전체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든,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되든, 지금 국민의힘에 더 필요한 사람은 김종인 위원장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라고까지 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역시 같은 날 “박완서 선생님의 <그 남자네 집>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며 “‘수술을 잘못했으면 국으로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라는 대목이 괜히 와 닿는다”고 언급했다.

뒤엉켜∼
주도권 분열

여야 모두 경선을 치른 뒤 후보까지 선정했지만 시작부터 변수와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양 진영 모두 단일화라는 의제로 뒤엉켜 있는 상황”이라며 “누가 먼저 교통정리에 나서느냐에 따라 컨벤션 효과를 비롯해 선거 레이스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탈락 또 탈락, 나경원 행보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생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 이수진 의원에게 패배해 낙선한 바 있다.

이어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넘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당권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당심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다.

나 전 의원은 본경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 전 시장을 앞섰다.

의원들의 지지와 함께 당내 분위기도 나 전 의원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나 전 의원은 당내 1차 경선에서 20% 당원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80%가 반영된 시민 여론조사에서는 오 전 시장에게 밀렸고, 본경선이 시민 여론조사 100%만으로 이뤄진 만큼, 강경보수 이미지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으로서는 이번 경선을 통해 당심을 확인한 만큼, 차기 당권에 도전할 입지 정도는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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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