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죽다 살아난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권까지 5부 능선 넘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치적 위기서 벗어난 것은 물론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가 이 지사의 기사회생 과정을 따라가봤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문병희 기자

지난 16일 오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이재명 재판’이 오르내렸다. 동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주식이 요동쳤다. 당선 무효형 확정과 파기환송의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대법관들의 입에 관심이 집중됐다. 오후 2시 대법원 재판을 생중계한 방송사 유튜브에는 실시간 시청자가 10만명 가까이 몰렸다.

허위사실 공표
대법서 뒤집혀

지난 16일 대법원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이날 판결로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권 노영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판단이 갈린 부분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상대방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모친 등 다른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한 것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지사의 발언대로 2012년 4월 그의 가족이 형에 대한 조울증 치료를 의뢰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사실이 재판 과정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지사가 형의 강제입원 절차 개시를 지시한 것도 재판 과정서 드러나면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이 불리한 발언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심은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보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재판의 쟁점은 이 지시가 친형 강제입원 절차 개시 지시 등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였다. 

대법관 다수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무죄 나오면 대선까지 가능해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이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공표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후보자가 토론회 등을 통해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하고 자유로운 의견 소통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사이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으로 계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토론의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국가기관이 발언의 맥락을 보지 않고 일률적으로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후보자는 사후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토론에 활발히 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토론회서 강제입원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과 의혹 제기에 답변한 것”이라며 “상대 질문에 단순히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대 질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판결에 앞서 모두발언하는 김명수 대법관 ⓒ고성준 기자

또 “이 지사가 형의 입원에 대한 절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며 “상대의 공격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부정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항소심서 이 지사의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공직선거법 등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배경을 밝혔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단순한 묵비가 아니라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사건서 상대 후보자의 질문은 즉흥적이거나 돌발적인 게 아니고 이 지사는 그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며 “이 지사는 단순히 부인한 것뿐 아니라 보건소장 등에게 지시하고 독촉한 사실을 숨기고 유리한 사실을 덧붙여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와 선고에는 대법관 13명 중 12명만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다른 사건서 이 지사의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 등으로 회피 신청을 내고 상고심에 관여하지 않았다. 다수 의견과 반대 의견이 7대 5로 팽팽하게 갈렸던 셈이다.

법 굴레 벗고
대권주자로

대법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나면서 이 지사는 법원의 최종 판단 전까지 경기도지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파기환송심 이후 무죄가 확정되면 차기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법정 공방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통해 그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여기서 숨 쉬는 것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 계속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누른다”고 말했다.

특히 “불공정·불합리·불평등서 생기는 이익과 불로소득이 권력이자 계급이 돼버린 이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 오늘의 결과는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임을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머니는 이 결과를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고 애증의 관계로 얼룩진 셋째 형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며 “제 가족의 아픔은 고스란히 저의 부족함 때문이며 남은 삶 동안 그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셋째 형은 바로 강제입원 사건의 당사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판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이 지사에 대해 파기환송을 선고함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이어 “이 지사는 지역경제, 서민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경기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경기도민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으로 도정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며 “당은 이 지사의 도정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이 지사께서 이끌어 오신 경기도정에 앞으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등의 성공을 위해 이 지사님과 함께 손잡고 일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환영
통합당 비판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도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천만다행한 날”이라며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거운동의 자유와 허위사실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해준 재판부에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서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나 오늘 판결이 법과 법관의 양심에 근거한 냉철한 판단인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당선 무효형 판단을 뒤집었던 대법원이 이번에도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산,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수장 공백사태가 오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가 1년 넘게 재판을 받는 동안 약 1300만 도민과 국민에게 남은 것은 갈등과 반목, 지리멸렬한 말싸움뿐”이라며 “그에 대한 보상과 책임은 누구도, 또 무엇으로도 다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록 사법부는 이 지사에게 법리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유죄라 할 것이다. 도민과 국민에게 남긴 상처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겸허한 자세로 오직 도정에만 매진하는 것만이 도민과 국민께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로 이 지사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이 지사는 대선후보 지지율이나 직무수행 평가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서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오면서 정치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6월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0.9%포인트 상승한 71.2%로 나타났다. 취임 첫 달인 2018년 7월(29.2%)과 비교해 42%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당시 이 지사의 순위는 꼴찌였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서 “코로나 정국에서 분명한 대응을 해서 정책 역량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본소득이나 부동산 이슈서도 차별화된 정책을 많이 내놨다. 이재명 표 리더십을 보여준 게 지지도가 급등한 가장 큰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조사서도 이 지사는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갤럽은 지난 6개월간 성인 2만3397명을 대상으로 시도지사들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었다. 이 지사는 직무 긍정률 71%로 김영록 전남지사와 함께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직무수행평가·지지율 상승세
이낙연 언급에 “인품 훌륭해”

눈여겨볼 부분은 긍정률 상승폭이다. 이 지사는 2019년 상반기 45%서 하반기 53%로, 이번 상반기에는 71%까지 수치가 치솟았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긍정률 63%, 2분기(4∼6월) 78%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논의를 촉발시킨 점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지사는 지난 2월 대구 지역의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빨라지자 신천지 명단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대선후보 지지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서 7월 둘째 주(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에게 자유응답 방식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13%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대선후보 구도는 이 의원이 7개월 연속 20% 중반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 이 지사가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이 지사는 올해 초 3% 수준의 선호도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 10% 초반으로 높아졌다.

인천과 경기, 40·50대, 진보층에서는 20% 내외까지 올랐다.(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4일과 6일, 7일 등 사흘간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이 이원이 28.8%로 1위, 이 지사는 20%로 2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전달과 비교해 4.5%포인트 떨어졌고, 이 지사의 선호도는 5.5%포인트 오르면서 둘 사이의 격차는 8.8%포인트까지 줄었다.(자세한 사항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제가 정치적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이 제게 그런 기대를 가져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맡겨진 시장으로서의 역할, 또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조금은 성과 있게 잘했다는 평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선고로 법적 족쇄까지 풀리면서 이 지사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지사의 대선 가도가 마냥 꽃길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큰 갈등을 빚으면서 미운 털이 박혔기 때문이다. 

친문 의식
몸 낮추기?

이 지사는 대선 경쟁자인 이 의원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서 “인품도 훌륭하고 역량도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며 “저도 민주당의 식구이고 당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의원님 하시는 일 옆에서 적극 협조하고 함께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자 하시는 일, 또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