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으로 본’ 부모 때문에 속 썩는 스타들 백태

낳아만 주고 평생 발목 잡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더 짙다’고 했던가. 화려한 조명 이면에 안타까운 가정사가 있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부모의 잘못을 대신 뒤집어쓰기도 하고, 심지어 부모와의 천륜을 끊은 예도 있다. 부모 때문에 속 썩는 연예인들을 짚어봤다. 
 

▲ (사진 왼쪽부터)배우 김혜수·조여정·차예련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대중의 곁을 떠난 고(故) 구하라는 생전 모친으로 인한, 상처가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하라가 9세 되던 해 집을 나간 뒤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구하라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 컸다. 

부모의 죄
자식의 한

구하라는 지난 20년 동안 모친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안고 살았다. 하지만 친모가 구하라를 찾온 때는, 구하라가 죽은 뒤였다.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씨에 따르면 친모는 장례식장에 상복을 입고 엄마 행세를 하려고 했다. 구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친모께서 상복을 입겠다고 하셨는데, 동생 지인들에게 ‘내가 하라 엄마다’라고 보여주는 게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도저히 상복을 입게 할 수 없었다”며 “친모를 쫓아냈다”고 했다. 

구하라가 사망한 지 일 주일도 되지 않아 친모는 변호사를 선임해 구하라의 재산을 5:5로 나눠 갖자고 주장했다. 이미 오래전에 남매의 친권을 포기한 친모는 구하라의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혈연관계만 있으면 어떤 사정도 보지 않고 무조건 재산을 받을 수 있다. 자녀와 배우자가 1순위, 2순위가 부모다. 자녀와 배우자가 없는 구하라의 상속권자는 친부와 친모다. 

친부는 재산을 포기했지만, 친모는 ‘악마의 탈’을 쓴 듯 법의 빈틈을 노리고 구하라의 재산을 뺏으려 하고 있다. 

유족은 모친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상속 분할심판 청구를 제기했고, 모친은 이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 서면을 냈다. 

상속, 빚투, 탈세…고통 방식 다양
연예계에 불어 닥친 ‘양육의 비밀’

참다못한 구씨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통해 ‘구하라법’에 대한 청원 글을 올렸고, 빠른 기간 안에 10만명의 동의를 얻어냈다. 양육 의무를 현저히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한 해 상속 결격 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이 구하라 법의 골자다. 하지만 법 개정이 된다고 해도 구하라의 유족들은 소급 적용 금지 원칙에 따라 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구씨는 “앞으로도 발생하는 피해자를 막고자 하는 마음서 청원 글을 남겼다”고 밝혔다. 

비록 오빠가 구하라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전에도 모친으로부터 받은 아픔에 사무쳤던 구하라는 하늘서조차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 고 구하라 ⓒ사진공동취재단

최근에는 배우 장근석이 모친과 불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근석의 모친은 수십억원의 세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배우 장근석의 모친이자 전 소속 연예기획사 트리제이컴퍼니 대표인 전모씨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장근석 측은 지난 2일,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이는 소속사 대표였던 모친이 전적으로 주도한 일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장근석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모친의 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모친이 보여준 모습에 크게 실망했고, 모든 사실을 숨긴 것에 가족으로서 신뢰마저 잃었다. 단호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늘이 정한 
인연 때문에…

하늘이 정한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천륜이라 한다. 구하라나 장근석처럼 천륜 때문에 상처받은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돈 때문이다. 성공한 자식의 이름을 차용해, 빚을 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빚을 지고, 자식이 성공했음에도 갚지 않은 예도 있다. 

이른바 ‘빚투’가 2018년 연예계를 휩쓸었다. 빚투는 가족이나 친척 등이 사기를 치거나 돈을 갚지 않는 물의를 저질렀다는 의혹들이 연이어 폭로되는 일련의 사회 현상을 일컫는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사실상 빚투 운동의 시발점이자 가장 악질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8년 5월경, 충북 제천서 목장을 했던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주변 지인들에게 사기를 쳐 거액의 돈을 속여 뺏은 뒤 뉴질랜드로 도망갔다. 총 14명의 이웃으로부터 빌린 돈은 4억원여다. 항간서 증언들이 꾸준히 회자됐던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원심은 물론 항소심서도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받았다. 
 

▲ 마이크로닷 ⓒSBS플러스

마이크로닷의 경우 부모의 죄질이 심각했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닷 역시 ‘사기의 수혜자’로 취급됐다. 아울러 마이크로닷 측은 대처 과정서도 거짓말을 하는 등 최악의 언행을 보였다. 연예계서 퇴출당한 마이크로닷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빚투가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대다수 연예인이 빚더미에 앉은 부모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불화 그리고
불우한 가정사

대표적으로 배우 김혜수다. 김혜수의 모친은 사업을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약 13억원을 빌린 뒤 몇 년이 지나도록 갚지 않았다. 김혜수의 모친으로부터 돈을 빌려준 사람 중에는 현직 국회의원도 포함됐다. 

피해자 대다수가 김혜수의 이름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김혜수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금전 문제로 인한 불화로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겼다”며 “어머니가 혼자 행한 일들에 개입한 적 없다. 어머니를 대신해 법적 책임을 질 근거는 없다고 확인된다”고 솔직하게 밝혀 응원을 받았다. 

걸그룹 마마무의 휘인은 아버지의 과거 채무로 인해 빚투 폭로를 당했다. 이에 휘인은 2012년 부모님이 이혼한 사실과 함께, 모친이 결혼 당시 부친의 빚으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았다는 사연을 소상히 전했다.

배우 차예련은 15년 동안 연락을 끊고 살아온 부친의 빚 약 10억원을 갚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차예련은 “아버지의 사건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웠다. 또 내 이름을 믿고 빌려줬다는 말에, 책임감을 느꼈다”며 빚을 갚아온 이유를 말했다.

배우 조여정과 한고은도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조여정은 “과거 부친의 채무로 인해 부모님은 이혼했고, 이후 아버지와 교류가 없었다. 아버지와 연락을 취하려 노력했지만, 거처도 번호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 개그맨 김영희 ⓒ인스타그램

빚투 폭로를 당한 한고은 역시 미국 이민 이후 아버지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졌다고 밝혔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생활비를 지원해주며 힘들게 지낸 것은 물론 여러 채무로 인해 촬영장서 협박을 받고 변제해주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드러난 안타까운 가족사
“천륜 끊었다” 연예인도

이 밖에도 개그맨 황제성, 비투비의 이민혁, 배우 마동석, 김보성, 티파니 등이 빚투를 통해 안타까운 가족사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한 바 있다. 

빚투 때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부모와의 불화가 대중에 알려진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축구 선수이자 최근 방송인으로 전향한 안정환과 가수 장윤정이 있다. 안정환은 모친과 외삼촌이 1억5000만원을 빌려 갔으나 20년 동안 갚지 않았으며, 이 사건과 별개로 과거 1억원대의 빚으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정환은 한 매체와 인터뷰서 “선수로서 성공을 거둔 후 이른바 ‘빚잔치’를 시작했다. 어머니께서 아들 훈련과 양육을 명목으로 빌리신 돈 중에 실제로 제가 받은 지원이나 돈은 한 푼도 없었다”고 밝혔다.

장윤정 역시 모친과 오랜 갈등을 고생했다. 장윤정의 모친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13년 언론 및 방송 매체를 통해 알려졌고, 극심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장윤정의 모친과 남동생은 각종 매체에 나와 장윤정이 모친을 정신병원에 넣으려 했다는 점과 음주운전 등을 거론하며 비방했으며, 2014년 장윤정의 소속사에 빚을 갚으라고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 소송서 장윤정의 모친은 패소했다.

오래된 상처
공방전으로 

장윤정은 2013년 SBS <힐링캠프>서 “내가 지금까지 번 돈은 어머니가 모두 날렸다. 어느 날 은행서 연락이 와 찾아가 보니 은행 계좌 잔고에 마이너스 10억원이 찍혀 있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intellybeast@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타들의 부모 불화 대처법
응원과 이미지 훼손 사이

수많은 연예인들이 ‘빚투’ 등 좋지 않은 문제로 대중의 입방아에 올랐다.

빚투가 ‘현대판 연좌제’의 부정적인 성격을 띤다는 걸 대중들도 이미 인지하고 있어, 연예인들에게 꼭 나쁜 여론만 형성된 것은 아니다. 대처방식에 따라 응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의 심리를 읽지 못한 잘못된 언행으로 씻을 수 없을 정도의 이미지가 훼손괸 경우도 있었다.

▲발 빠른 사과와 문제 해결 = 배우 마동석은 빚투 사태 때 가장 교과서적인 대처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부친이 5억원의 채무가 있었다고 밝혀지자 마동석은 소속사를 통해 “금액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서 재판을 진행한 부분과 함께 판결에 의해 갚아야 할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발 빠른 사과와 함께 문제도 깔끔하게 처리한 데 이어, 반성하는 태도까지 보인 그의 언행에 대중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고통스러웠다’ 호소 = 빚투 연예인 대부분이 자신의 상황을 호소하면서 대중의 비판을 면했다. 김혜수와 마마무의 휘인, 한고은, 조여정, 개그맨 황제성 등이 이 사례에 해당한다. 아무도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과거사를 소상히 밝히면서, 부모와의 인연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다수가 더 큰 반박 없이 조용히 넘어가게 됐다. 이를 알게 된 대중은 호소형 연예인들에게 안타깝다면서 동정심을 보였다.

▲돈 갚고 ‘말실수’ = 대표적으로 래퍼 도끼가 이 부분에 해당한다. 값비싼 호텔에서 거주하는 것은 물론 호화스러운 차량을 소유한 것을 일종의 ‘스웨그’로 표현했던 도끼는 모친이 과거 1000만원의 빚을 갚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러자 도끼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저희 어머니는 사기 친 적 없다. 1000만원? 불만 있으면 오라고 해라.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된다”고 해 또 다른 구설수를 낳았다. 어찌 됐든 피해를 받은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없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후 도끼는 피해자를 만나 모두 변제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 측이 “도끼는 정중한 청년”이라고 입장을 내놨지만, 그의 훼손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도끼는 호된 곤욕을 치르면서 느낀 심경을 신곡 ‘말조심’에 담기도 했다. 

▲잘못된 사실 확인 = 개그우먼 김영희는 빠르게 대처하려다 오히려 더 큰 논란에 휩싸였다. 부모가 6600만원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폭로를 당한 김영희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재무 변제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는 김영희 부모가 돈을 갚은 것은 10만원이었으며, 이는 ‘입막음용’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대중은 김영희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잘못이 있음을 인지한 김영희는 연극 공연에 앞서 무대에 올라 “물의를 빌어 죄송하다”고 사죄한 뒤 각종 방송 및 셀럽파이브 등 활동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KBS2 <스탠드업! 스페셜>에 출연해 “작년 겨울 무척 추웠지만, 지금은 원만하게 해결됐다. 상처받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거짓 대응 ‘최악의 수’ = 빚투의 시발점인 마이크로닷은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첫 의혹이 드러난 후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마이크로닷은 피해자가 늘어나자 각 피해자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도 거짓말이었다. 

사태를 해결한다고 해놓고 뉴질랜드로 떠나 잠적했다. 20년 만에 합의에 나섰음에도 이미 ‘골든 타임’은 지났고, 대중의 반응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싸늘하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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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