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특집> ①정당별 의석 수 고차방정식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4.10 15:59:26
  • 호수 1266호
  • 댓글 0개

‘고’냐? ‘스톱’이냐? 문의 운명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함수가 복잡하다.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자체 과반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 군소정당들은 양당 사이서 세력 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총선 결과는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의 ‘운명’과도 직결된다. 
 

130석을 두고 벌이는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9일,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무슨 일이 있어도(민주당은) 제1당이 돼야 한다”며 130석 이상 이길 것 같다는 예상을 내놨다. 

옛 영광
재현할까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지금 사태는 과거 여당들이 총선을 맞이해 선거를 치렀던 것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며 “그런 측면서 봤을 때 통합당이 이번 선거서 확실한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과반과 130석이지만, 두 총선 감독의 말은 결과적으로 같다. 이 대표가 주장한 130석에 더불어시민당(이하 더시민당)의 의석 수가 합쳐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메시지서 “어쩌면 16년 만에 과반을 넘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에 열린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은 과반인 152석 확보에 성공하며 제1당마저 차지했는데 그 시절의 재현을 언급한 것이다.


양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결국 한 개의 정당, 또는 두 정당이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양당의 감독은 왜 과반을 언급한 것일까. 

통상 선거판에선 의석 수와 관련해 두 가지 전략이 존재한다. 하나는 당내 싱크탱크서 예상한 의석 수보다 적게 말하는 것. 유권자들에게는 자만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자당 후보들에게는 방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또 하나는 싱크탱크서 예상한 의석 수보다 부풀려서 말하는 전략이다. 이는 상대를 속이는 이른바 ‘연막작전’인 셈이다. 불리한 상황을 모두 알리면 기세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바람이라는 정치권의 속설은 이를 의미한다.

양당은 지난 8일 자체 의석 수 전망을 내놨다(비례대표 의석 47개 제외). 민주당은 지역구 253개 의석 중 130석+α를 전망했다. 통합당은 110∼130석 사이를 예상했다. 

앞서 양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예상 지역구 의석 수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의 예상은 130석, 통합당의 예상은 124∼130석이었다. 당시보다 민주당은 긍정적으로, 통합당은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민주당·통합당 과반 자신…진짜?
심판론→탄핵론, 계획은 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 민주당서 내세운 ‘정부·여당 지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수도권은 물론 그동안 야당이 강세를 보여 왔던 부산·경남(PK), 강원도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통합당은 수도권 7∼8곳에서 보였던 우세가 경합 또는 경합 열세로 바뀌면서 당초 목표치를 낮췄다. 이는 최근 통합당 후보들이 보인 막말 논란이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토론회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해 파장을 낳았다.

황 대표 이외에도 김대호 후보는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없다”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등의 말로 세대비하 논란을 불러왔다. 차명진 후보는 토론회 도중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해 3자 성관계를 뜻하는 단어를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통합당 선대위는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키고 화나게 한 점에 정말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통합당이 21대 국회서 하려던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정권 심판론’은 이번 총선서 통합당이 내건 핵심 프레임이다. 통합당은 이를 통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합해 과반 이상을 확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문재인정권이 추진하려던 정책들의 입법화에 제동을 걸어 21대 국회를 주도하려 했다. 

‘탄핵’은 통합당의 궁극적인 목표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통합당은 곧바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을 들고 나왔다. 문 대통령이 해당 의혹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에서다.

지원론
심판론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지금은 우리가 소수당이어서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탄핵론은 비단 문 대통령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야권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예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추 장관의 탄핵 추진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은 추 장관의 탄핵소추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바 있다. 

두 정당은 추 장관이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지휘한 검찰 간부들을 의도적으로 전보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국무위원의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 문재인 대통령

반면, 민주당의 과반은 문재인정부의 순항을 의미한다. 집권 후반기에 나타나는 레임덕 증상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친문’의 힘이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 총선서 과반 또는 1당에 오른다면, 지난 20대 총선부터 19대 대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내리 4연승이다. 이는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 문재인)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21대 총선 결과는 친문 권력의 연장이냐, ‘비문’ 반격의 서막이냐를 결정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역시 이번 총선 결과로 운명이 결정된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서 “대통령 친위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수처법을 되돌리고, 무너져가는 경제를 살리고, 반시장 경제를 되돌려놓기 위해서라도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과반을 넘으면, 통합당 입장서 공수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어려워진다. 공수처는 오는 7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지원유세장서 “이 사람(조국 전 장관)은 대한민국 자유경제 질서 속에서 자기가 향유할 건 다 향유하면서 본인 스스로 뭐라고 하는가. 사회주의자라고 얘기한다”며 “(문)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아무 소리 안하는 게 민주당 의원이다. 이런 거수기가 다수를 이루면 대한민국 미래가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운명도…

결국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의 대결이다. 지난 9일 이 대표는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합당에 국회의장을 내주면 안 된다. 문재인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 혼란을 일으키고 정권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20대 국회 후반기, 자당 출신 국회의장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 과정서 통합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사진행을 매우 편파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27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문 의장을 막기 위해 의장석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처리를 막지 못했다.

국회의장은 국내 의전서열 2위로 정치적 비중은 물론 권력도 막강하다. 국회법 제10조서 규정하는 국회의장의 권력은 크게 네 가지다. ▲국회의 대표자 ▲원활한 회의 운영을 위한 의사정리권 ▲회기 중 국회 안에서 경호권 행사 등 회의장 질서유지권 ▲국회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 사무 감독권이 그것이다.
 

여기서 의사정리권이 핵심이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휴회, 휴회 중 본회의 재개, 본회의 개의 시간 변경, 의사정족수 미달 시 본회의 중지 또는 산회 선포, 예산안과 결산의 심사기간 지정,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등을 의사정리권을 사용해 행사한다.

국회의장은 중립의 입장서 초당적으로 국정운영에 임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회의장으로 당선되면 당적도 내려놓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회의장이 정당의 이해관계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매 국회 때마다 제기되는 실정이다.

여기서 함수가 복잡해진다. 선거를 통해 국회의장이 선출되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15조는 국회의장의 선출 요건으로 재적의원 과반 투표를 명시한다. 민주당·통합당 중 어느 한쪽이 과반을 넘기지 못하면 결국 군소정당과의 연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1당과 2당의 의석 수 차이도 중요한 이유다.

정의당, 민생당, 국민의당 등 군소정당에게는 기회다. 만약 이들 군소정당이 이번 총선서 의미 있는 의석 수를 기록한다면 국회의장 선거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선 민주당이 통합당보다 조금 더 유리하다. 20대 국회에서 정의당, 민생당 등이 범여권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을 차지하라!
공수처·조국 운명도…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듦으로써 정의당과의 관계가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정의당이 거대양당과 손을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통합당보다는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통합당 입장에선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함께하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도 민주당과의 의석 수 격차가 크다면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통합당이 수도권 등에서 의미 있는 의석 수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다. 

통합당은 제1당을 차지하고도 국회의장직을 뺏기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16대 총선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은 전체 273석 중 133석으로 1당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당시 야당이었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은 115석에 그쳤다. 

새천년민주당은 자민련과 민주국민당, 무소속 의원 등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에 새천년민주당은 이들 정당들과 연대해 자당의 이만섭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시켰다. 한나라당의 서청원 의원은 소속 정당이 1당임에도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17석의 자민련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한 결과였다. 

판세는 안갯속을 헤맨다. 총선 이후에도 정리해야 할 문제들이 거대양당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통합당은 자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친문 정통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시민당이 문재인정부의 두 날개라고 공언했다. 손혜원·김의겸·최강욱 등 친문 인사들이 속한 열린민주당을 배제한 발언이다. 또 이 대표는 탈당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힌 상태다.

통합당 역시 자당을 떠난 무소속 후보를 다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선대위 회의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무소속 후보는) 영구 입당을 불허하고, 무소속 후보를 돕는 당원도 해당행위로 중징계를 내리겠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소정당
몸값 올라

실제 총선이 끝난 후에도 이들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을까. 만약 두 정당의 의석 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오히려 열린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몸값은 ‘금값’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정치권 안팎서 나온다.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적인가? 아군인가? 김종인 리스크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또 다시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 9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상봉터미널 팔각정 앞에서 진행된 지원유세서 그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민주당’ 후보자들을 많이 국회에 보내주면 현재 문재인정부의 모든 실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선대위원장이 민주당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 위원장의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던 중 ‘민’을 썼다가 지우고 ‘미래통합당’으로 고쳐 썼다. 민주당을 쓰다가 급히 고쳐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 인천을 방문했을 때엔 “우리 ‘통합민’, 통합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야만…”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은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을 연상시킨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