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유산슬 메이커’ 유벤져스 3인방 직격 인터뷰

“트로트 전성기, 눈물이 날 지경”

[일요시사 연예부] 함상범 기자 = 트로트에 ‘ㅌ’도 몰랐던 신인 가수 유산슬(본명 유재석)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그가 부른 ‘합정역 5번 출구’는 전 연령대의 모닝콜이자 18번이다. 유산슬을 국내 최고의 트로트 스타로 만든 세 사람이 있다. 대중은 유벤져스라고 한다. 스스로를 박토벤이라 칭하는 박현우 작곡가(이하 박토벤)와 천재 편곡가 정경천(이하 정차르트), 이 두 사람을 살피며 늘 중재하는 60세 막내 이건우 작사(이하 작신)가 그 이름이다. 가요시장의 변두리에 있던 트로트를 중심으로 끌어올리며, 반백 살을 훌쩍 넘어 인기의 정점에 오른 대가들의 진심을 들어봤다.
 

▲ ⓒ문병희 기자

“아이고 죄송합니다.” 막내 이건우 작사가가 뒤늦게 동묘역 인근에 위치한 박현우 작곡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막내가 제일 늦어서 부끄럽네”라며 미안함을 표한 그는 “광고며 방송이며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그거 처리하다가 늦었다”며 고개를 연신 굽혔다. 이어 “형님들, 우리 대박났어”라며 최근에 들어온 출연 요청 관련 내용을 쫙 읊는다. 광고만 무려 10개가 넘고, 지상파 예능과 각종 인터뷰, 웹 예능까지 온갖 미디어서 출연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대박이네 대박” “우리가 매니저를 잘 뒀어”라는 형님들의 추임새도 이어진다. 

세 사람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갑작스럽게 투입된 뒤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5분 만에 곡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가 하면, 쉬우면서도 시적인 가사에 포인트를 딱딱 짚어내는 편곡 실력으로 대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거기에 조금도 꾸밈없이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행하는 그들의 모습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들의 활약 덕에 트로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TV조선 <미스트롯>을 발판으로 유산슬까지 이어지면서 트로트는 약 50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대중의 사랑에 따라 스케줄이 워낙 몰아닥친 탓에 박토벤은 ‘링거 투혼’을 발휘해가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정차르트는 자제로부터 ‘스타 아버지’라는 대우를 받고 있으며, 작신은 환갑의 나이에 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유지하며, 솔직하고 유쾌한 세 사람의 입담은 카메라가 없는 인터뷰서 더욱 빛을 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놀면 뭐하니?> 이후 삶이 완전히 바뀌신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박토벤(이하 박): 예능 프로그램 이후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이렇게 바쁘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적이 없었다. 작곡해달라는데도 시간이 없어서 처리를 못 하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작신(이하 작):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또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길거리서 많이 알아보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는데,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기분은 좋다. 

▲박: 작신은 요번에 CF할 때 춤을 잘 춰 가지고 춤 선생으로도 소문났다.

▲정차르트(이하 정): 내가 집에서만 일하니까 애들은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유명한 사람으로 보고 있더라. 음식점 갔는데 돈을 안 받아서 곤란할 때도 있다. 나나 형(박)이나 70대가 넘었는데 남들이 시기를 할 정도로 대박이 나서 기쁘고 좋다. 

- 세 사람을 두고 ‘유벤져스’라고 하는데, 마음에 드나?

▲작: 원래 어벤져스인데, 유산스를 만들어줬다고 해서 유벤져스라고 하는데, 그 마음이 정말 좋다. 원래 교통방송서 시작한 말이라는데 고맙다. 

▲박: ‘최일구의 허리케인’이라 하는데 11월에 한 게 13만 조회수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1월 6일에 또 했고. 


- 세 분 덕분에 트로트가 다시 완전한 전성기에 돌입한 것 같다. 트로트의 전성기를 보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작: 거의 눈물이 날 지경이다. 사실 가요시장이 성인가요와 젊은 층의 가요로 양분됐는데, 최근 들어 성인가요도 젊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트로트였다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완전히 갈라졌다. 다시 기회가 온 만큼 작곡가나 작사가들끼리 정말 좋은 노래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 TV조선 <미스트롯>이나 <놀면 뭐하니?>한테 정말 감사하다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으로 트로트를 알려줬으니 정말 고맙다. 

▲정: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서, 이 인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거다. 

스타덤에 오른 6070 ‘음악의 대가’
“‘뉴스타’가 있어야 바람이 분다”

- 성인가요가 왜 인기가 없어진 것 같나? 이렇게 듣기 좋은 노래가 많은데.

▲작: 어떤 영역서든 바람이 불려면 뉴스타가 필요하다. 트로트는 새로운 스타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스트롯>의 영향이 대단히 큰 것이다. 스타가 확대 재생산이 돼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고정적인 사람들만 매일 보게 됐다. 스타가 없으니 인기도 시들고 프로그램도 폐지됐다. 콘서트는 꿈도 못 꿨는데 <미스트롯>은 미어터진다. 트로트도 점차 콘서트나 버스킹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 트로트와 성인가요의 대가들인데, 원래 세 분이 친했나?

▲정: 박토벤 형하고 나하고는 50년 정도 됐다. 가깝게 지냈다기보다는 항상 잊지 않고 지내고 있다가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 더 가까워지고 친해지고, 싸움도 많이 하게 됐다.

▲작; 별로 안 친했다가 방송하는 거다. 방송하는 중에 (서로 안 친한 게) 나오지 않나. 은연 중에. (하하)

▲박: 작신은 한국저작권협회 이사직 역임했고, 난 현 이사고, 정차르트도 3선이다. 작신하고 나는 4선 이사다. 원래 잘 아는 사이다. 

▲정: 여기서 중요한 건 나나 자신은 박토벤을 찍었는데, 박토벤은 우리를 안 찍었다는 거다.(하하)


- 박토벤은 왜 두 분을 안 찍었나?

▲박: 그건 또 그렇게 되더라고. 

- 박토벤은 예술가 기질이 탁월하다. 느낌이 오면 바로 내달린다. 집중력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두 사람이 보기에 박토벤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정: 박토벤을 평소에 생각했을 때 얌전하고 점잖고, 말이 없는 사람이고 후배를 사랑하고 아낄 줄 안다고 생각했다. 평상시에 존경해왔다. 그런데 나를 막 깐다. 앞으로는 잘 모르겠다.

▲박: 나는 까는 게 아니고, 이 양반이 나를 까. 형이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정을 가리키며) 못됐다고. 으잉.(하하)
 

▲ ▲▲ ⓒ문병희 기자

▲작: 음악하는 사람들 사이서 박토벤은 엄청 유명하다. 시청자들이 몰랐을 뿐. 예술가적인 기질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대가쯤 되면 자기 일에 진지하고 철두철미하지 않나. 박토벤은 대가니까.


- 정차르트는 주변을 잘 살피고 눈치도 빠르다. 말도 재밌게 하는 편이다. 두 사람이 보기엔 어떤가. 

▲박: 이 양반 뒷북치는 스타일이다. 

▲작: 형수님한테 레슨을 받고 나온다. 거울 보고 연습하고. 그러지 않고서는 그런 멘트가 나올 수 없다. 

▲정: 전혀 안 그렇다.

▲박: 코드도 제수씨가 해준다고. 

▲작: 방송 분량이 20회가 넘게 있다. 

▲박: 정차르트는 음흉해. 솔직하지 못하고. 나는 가슴을 탁 터는데, 가슴을 안 털어내. 가만히 있다가 엉뚱하게 탁 튀어나와. 예측을 못 한다.

▲정: 이거 봐. 날 또 까고 있잖아. 난 존경한다고 했는데.

- 박토벤이 앞을 보고, 정차르트가 주위를 보면, 작신은 두 사람을 보는 느낌이다. 막내로서 특화된 것 같다. 두 형님은 후배를 어떻게 보나. 

▲박: 작신은 평소에도 그렇고 얌전하고 남을 배려한다. 정말 정말 내가 예뻐한다. 이 동생의 이런 좋은 점을 정차르트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건우 아우는 모든 선배들한테 다 잘한다. 우리한테만 잘하는 게 아니다. 괜히 4선 한 게 아니다. 
 

- 지금도 티격태격을 하는데, 방송하다가 진짜로 화가 난 적 있나?

▲작: 많다. 나는 확실히 안다. 그런데 참고 방송을 하는 거다. 두 분다 기분이 엄청 나쁜데 참고 방송하는 거다.(하하)

▲정: 확실히 기분 나빴던 것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가 주의를 한다. 그러니까 박토벤이 나를 까기 시작했다.

▲박: 내가 60년에 데뷔를 했고, 그 후에 한참 뒤에 데뷔한 게 정차르트다. 그런데 내보고 작곡 공부하라니까 내가 열이 안 나나?

▲정: 나는 순전히 재밌으려고 한 얘긴데, 그렇게 기분 나쁠 줄 몰랐지.

▲박: 지는 재미지만, 나는 안 좋지. 

▲작: ‘인생라면’ 투표 때 분명히 김태호 PD가 비밀투표라 그랬는데, 우리를 속였다. 제일 아름다운 그림은 정차르트는 박토벤 찍고, 박토벤은 정차르트 찍고, 나는 박토벤 찍으면 좋았는데, 서로 자기를 찍었다. 원래는 내가 무효표를 찍었다. 그러니까 김 PD한테 연락와서 ‘이거 비밀투표인데 이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해서 박토벤 찍은 건데, 그렇게 방송이 됐다. 

▲박: 김태호가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 

“티격태격? 방송 중에 진짜로 화내”
“유재석은 선하고, 김태호는 무서워”

- 세 사람이 보기에 김태호 PD는 어떤 사람 같나?

▲작: 예능의 신이다. 정말 상상을 못 하겠다. 처음에는 성격이 나쁜 사람인 줄 알았다. 인사도 안 했다. ‘여기는 PD가 인사도 안하냐’면서 우리끼리 얘기했는데, 계속 앞에 있었던 거다. 자기를 알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샤이’한 성격이 있는 것 같다. 

▲박: 김태호는 천재다. 어떤 사고를 칠지 몰라. 뭐가 터질지 모르겠다.

▲작: 추진력이 좋은 건지 그림을 잘 그리는 건지 모르겠다. 원래는 박토벤도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건데, 계속 나오고 버스킹에 콘서트까지 갔다. 

▲박: 옆에 PD들도 엄청 칭찬하더라. 그리고 뭐든 말을 안 한다. 유재석 올 때도 유재석 온다고 안 했다. 그냥 신인가수 온다고 했지. 

- 세 사람 다 유재석이 왔는데 전혀 의식을 안 하고 편하게 대하더라. 그 대목이 이 프로그램의 신호탄이었던 것 같다. 

▲박: 내는 선생하고 제자라는 식으로만 생각했지. 스타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래서 막 다뤘다. 신인가수라서 감정도 못 넣으니까 내가 막 보여주고 그랬지. 그게 색다르게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작: 유재석이 그쪽에서 대가이긴 하지만, 우리도 조용필, 나훈아랑 술 먹고 자는 사이다. 스타로서 의식이 안 된다. 유재석이 가수도 아니고 나이도 어리지 않나. 그러니까 편하게 되더라. 그냥 유명한 애였다. 

▲박: 그 다음에 정차르트가 오면서 팍팍 재밌어진 거지. 완성품이 된 거다.

- 세 사람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탈권위’에 있다고 본다. 권위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것 같다. 2030은 그 지점에 열광하는 것 같다. 

▲작: 그게 맞다. 일에는 냉정하지만, 사회생활에는 배려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작곡이나 편곡, 작사는 사실 대가다. 그때는 철저하게 하지만, 사람 살 때는 더불어 살고 싶은 거다. 셋 다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 작신이 작사가라 그런가, 말을 잘하긴 잘한다. 
 

- ‘합정역 5번 출구’는 대박이 터졌다. 유산슬의 ‘인생라면’ 어떻게 보는가.  

▲작: ‘인생라면’은 슬로우다. 슬로우를 하려면 세월이 더 가야된다. ‘인생라면’은 진짜 도전이다. 녹음도 더 정교하고 노래도 많이 해야 한다. 야단치고 혼나고 그러다가 울고 그런다. 유산슬한테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합정역 5번 출구’는 90% 마음에 들었는데, ‘인생라면’은 아무리 잘해봐야 60% 만족스러울 것 같다. 

▲정: 슬로우라도 멜로디가 쉬워서 잘 따라 부를 거다. 괜찮다. 

- 옆에서 보기에 유재석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정: 참 착하다. 선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인간성 하나는 정말 훌륭하다.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인사성도 밝다. 

▲작: 차이나타운서 버스킹 할 때 사람들하고 악수하는데 ‘손이 참 차가우시네요’라고 하더라. 그거는 콘셉트로 하긴 힘든 건데 하더라. 사람을 대하는 좋은 애티튜드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도전정신이 있다. ‘뽕짝’을 하든 드럼을 치든 도전정신이 있다. 욕심이 있다. ‘못해요’라고 하지만 악다구니가 있어서 어떻게든 해낸다. 예능이더라도 프로페셔널에 근접하지 않나. 대단한 것 같다.

- 세 분 다 스스로를 대가라 칭하고, 그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음악을 만드는 가치관이 있나.

▲박: 가사에 따라서 곡이 다 변해버린다.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러면서 쉽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합정역 5번 출구’도 국민가요가 됐지. 

▲정: 곡과 가사를 보면 솔직히 알아서 떠오른다. 곡이 안 좋으면 좋은 편곡이 안 나온다.

▲작: 작사와 작곡은 엄마와 아빠다. 편곡은 옷을 입히는 건데, 어떤 옷을 입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허접스럽게 입히면 히트가 안 된다. 이번에 편곡의 힘을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작사를 할 땐 위로를 주고 싶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카타르시스가 있는데, 어떤 감정이든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사를 쓴다.

- 대가들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있나.

▲박: 인기가 많으니께네,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담배도 함부로 버리면 안 되고, 남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

▲정: 원래 나는 남들 지적을 잘했다. 누가 꽁초를 버리면 뭐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러면 안 된다. 옷도 막 입었는데, 신경을 쓰고 살아야겠더라. 

▲작: 원래 유명해지는 걸 그리 바라지 않았는데, 이미 호랑이 등에 타 버렸다. 아모르파티라고 ‘내 운명을 사랑하자’라는 뜻인데, 어떤 길로 가진 모르지만 앞으로도 운명을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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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