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유산슬 메이커’ 유벤져스 3인방 직격 인터뷰

“트로트 전성기, 눈물이 날 지경”

[일요시사 연예부] 함상범 기자 = 트로트에 ‘ㅌ’도 몰랐던 신인 가수 유산슬(본명 유재석)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그가 부른 ‘합정역 5번 출구’는 전 연령대의 모닝콜이자 18번이다. 유산슬을 국내 최고의 트로트 스타로 만든 세 사람이 있다. 대중은 유벤져스라고 한다. 스스로를 박토벤이라 칭하는 박현우 작곡가(이하 박토벤)와 천재 편곡가 정경천(이하 정차르트), 이 두 사람을 살피며 늘 중재하는 60세 막내 이건우 작사(이하 작신)가 그 이름이다. 가요시장의 변두리에 있던 트로트를 중심으로 끌어올리며, 반백 살을 훌쩍 넘어 인기의 정점에 오른 대가들의 진심을 들어봤다.
 

▲ ⓒ문병희 기자

“아이고 죄송합니다.” 막내 이건우 작사가가 뒤늦게 동묘역 인근에 위치한 박현우 작곡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막내가 제일 늦어서 부끄럽네”라며 미안함을 표한 그는 “광고며 방송이며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그거 처리하다가 늦었다”며 고개를 연신 굽혔다. 이어 “형님들, 우리 대박났어”라며 최근에 들어온 출연 요청 관련 내용을 쫙 읊는다. 광고만 무려 10개가 넘고, 지상파 예능과 각종 인터뷰, 웹 예능까지 온갖 미디어서 출연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대박이네 대박” “우리가 매니저를 잘 뒀어”라는 형님들의 추임새도 이어진다. 

세 사람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갑작스럽게 투입된 뒤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5분 만에 곡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가 하면, 쉬우면서도 시적인 가사에 포인트를 딱딱 짚어내는 편곡 실력으로 대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거기에 조금도 꾸밈없이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행하는 그들의 모습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들의 활약 덕에 트로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TV조선 <미스트롯>을 발판으로 유산슬까지 이어지면서 트로트는 약 50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대중의 사랑에 따라 스케줄이 워낙 몰아닥친 탓에 박토벤은 ‘링거 투혼’을 발휘해가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정차르트는 자제로부터 ‘스타 아버지’라는 대우를 받고 있으며, 작신은 환갑의 나이에 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유지하며, 솔직하고 유쾌한 세 사람의 입담은 카메라가 없는 인터뷰서 더욱 빛을 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놀면 뭐하니?> 이후 삶이 완전히 바뀌신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박토벤(이하 박): 예능 프로그램 이후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이렇게 바쁘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적이 없었다. 작곡해달라는데도 시간이 없어서 처리를 못 하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작신(이하 작):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또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길거리서 많이 알아보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는데,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기분은 좋다. 

▲박: 작신은 요번에 CF할 때 춤을 잘 춰 가지고 춤 선생으로도 소문났다.

▲정차르트(이하 정): 내가 집에서만 일하니까 애들은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유명한 사람으로 보고 있더라. 음식점 갔는데 돈을 안 받아서 곤란할 때도 있다. 나나 형(박)이나 70대가 넘었는데 남들이 시기를 할 정도로 대박이 나서 기쁘고 좋다. 

- 세 사람을 두고 ‘유벤져스’라고 하는데, 마음에 드나?

▲작: 원래 어벤져스인데, 유산스를 만들어줬다고 해서 유벤져스라고 하는데, 그 마음이 정말 좋다. 원래 교통방송서 시작한 말이라는데 고맙다. 

▲박: ‘최일구의 허리케인’이라 하는데 11월에 한 게 13만 조회수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1월 6일에 또 했고. 


- 세 분 덕분에 트로트가 다시 완전한 전성기에 돌입한 것 같다. 트로트의 전성기를 보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작: 거의 눈물이 날 지경이다. 사실 가요시장이 성인가요와 젊은 층의 가요로 양분됐는데, 최근 들어 성인가요도 젊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트로트였다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완전히 갈라졌다. 다시 기회가 온 만큼 작곡가나 작사가들끼리 정말 좋은 노래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 TV조선 <미스트롯>이나 <놀면 뭐하니?>한테 정말 감사하다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으로 트로트를 알려줬으니 정말 고맙다. 

▲정: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서, 이 인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거다. 

스타덤에 오른 6070 ‘음악의 대가’
“‘뉴스타’가 있어야 바람이 분다”

- 성인가요가 왜 인기가 없어진 것 같나? 이렇게 듣기 좋은 노래가 많은데.

▲작: 어떤 영역서든 바람이 불려면 뉴스타가 필요하다. 트로트는 새로운 스타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스트롯>의 영향이 대단히 큰 것이다. 스타가 확대 재생산이 돼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고정적인 사람들만 매일 보게 됐다. 스타가 없으니 인기도 시들고 프로그램도 폐지됐다. 콘서트는 꿈도 못 꿨는데 <미스트롯>은 미어터진다. 트로트도 점차 콘서트나 버스킹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 트로트와 성인가요의 대가들인데, 원래 세 분이 친했나?

▲정: 박토벤 형하고 나하고는 50년 정도 됐다. 가깝게 지냈다기보다는 항상 잊지 않고 지내고 있다가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 더 가까워지고 친해지고, 싸움도 많이 하게 됐다.

▲작; 별로 안 친했다가 방송하는 거다. 방송하는 중에 (서로 안 친한 게) 나오지 않나. 은연 중에. (하하)

▲박: 작신은 한국저작권협회 이사직 역임했고, 난 현 이사고, 정차르트도 3선이다. 작신하고 나는 4선 이사다. 원래 잘 아는 사이다. 

▲정: 여기서 중요한 건 나나 자신은 박토벤을 찍었는데, 박토벤은 우리를 안 찍었다는 거다.(하하)


- 박토벤은 왜 두 분을 안 찍었나?

▲박: 그건 또 그렇게 되더라고. 

- 박토벤은 예술가 기질이 탁월하다. 느낌이 오면 바로 내달린다. 집중력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두 사람이 보기에 박토벤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정: 박토벤을 평소에 생각했을 때 얌전하고 점잖고, 말이 없는 사람이고 후배를 사랑하고 아낄 줄 안다고 생각했다. 평상시에 존경해왔다. 그런데 나를 막 깐다. 앞으로는 잘 모르겠다.

▲박: 나는 까는 게 아니고, 이 양반이 나를 까. 형이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정을 가리키며) 못됐다고. 으잉.(하하)
 

▲ ▲▲ ⓒ문병희 기자

▲작: 음악하는 사람들 사이서 박토벤은 엄청 유명하다. 시청자들이 몰랐을 뿐. 예술가적인 기질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대가쯤 되면 자기 일에 진지하고 철두철미하지 않나. 박토벤은 대가니까.


- 정차르트는 주변을 잘 살피고 눈치도 빠르다. 말도 재밌게 하는 편이다. 두 사람이 보기엔 어떤가. 

▲박: 이 양반 뒷북치는 스타일이다. 

▲작: 형수님한테 레슨을 받고 나온다. 거울 보고 연습하고. 그러지 않고서는 그런 멘트가 나올 수 없다. 

▲정: 전혀 안 그렇다.

▲박: 코드도 제수씨가 해준다고. 

▲작: 방송 분량이 20회가 넘게 있다. 

▲박: 정차르트는 음흉해. 솔직하지 못하고. 나는 가슴을 탁 터는데, 가슴을 안 털어내. 가만히 있다가 엉뚱하게 탁 튀어나와. 예측을 못 한다.

▲정: 이거 봐. 날 또 까고 있잖아. 난 존경한다고 했는데.

- 박토벤이 앞을 보고, 정차르트가 주위를 보면, 작신은 두 사람을 보는 느낌이다. 막내로서 특화된 것 같다. 두 형님은 후배를 어떻게 보나. 

▲박: 작신은 평소에도 그렇고 얌전하고 남을 배려한다. 정말 정말 내가 예뻐한다. 이 동생의 이런 좋은 점을 정차르트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건우 아우는 모든 선배들한테 다 잘한다. 우리한테만 잘하는 게 아니다. 괜히 4선 한 게 아니다. 
 

- 지금도 티격태격을 하는데, 방송하다가 진짜로 화가 난 적 있나?

▲작: 많다. 나는 확실히 안다. 그런데 참고 방송을 하는 거다. 두 분다 기분이 엄청 나쁜데 참고 방송하는 거다.(하하)

▲정: 확실히 기분 나빴던 것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가 주의를 한다. 그러니까 박토벤이 나를 까기 시작했다.

▲박: 내가 60년에 데뷔를 했고, 그 후에 한참 뒤에 데뷔한 게 정차르트다. 그런데 내보고 작곡 공부하라니까 내가 열이 안 나나?

▲정: 나는 순전히 재밌으려고 한 얘긴데, 그렇게 기분 나쁠 줄 몰랐지.

▲박: 지는 재미지만, 나는 안 좋지. 

▲작: ‘인생라면’ 투표 때 분명히 김태호 PD가 비밀투표라 그랬는데, 우리를 속였다. 제일 아름다운 그림은 정차르트는 박토벤 찍고, 박토벤은 정차르트 찍고, 나는 박토벤 찍으면 좋았는데, 서로 자기를 찍었다. 원래는 내가 무효표를 찍었다. 그러니까 김 PD한테 연락와서 ‘이거 비밀투표인데 이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해서 박토벤 찍은 건데, 그렇게 방송이 됐다. 

▲박: 김태호가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 

“티격태격? 방송 중에 진짜로 화내”
“유재석은 선하고, 김태호는 무서워”

- 세 사람이 보기에 김태호 PD는 어떤 사람 같나?

▲작: 예능의 신이다. 정말 상상을 못 하겠다. 처음에는 성격이 나쁜 사람인 줄 알았다. 인사도 안 했다. ‘여기는 PD가 인사도 안하냐’면서 우리끼리 얘기했는데, 계속 앞에 있었던 거다. 자기를 알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샤이’한 성격이 있는 것 같다. 

▲박: 김태호는 천재다. 어떤 사고를 칠지 몰라. 뭐가 터질지 모르겠다.

▲작: 추진력이 좋은 건지 그림을 잘 그리는 건지 모르겠다. 원래는 박토벤도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건데, 계속 나오고 버스킹에 콘서트까지 갔다. 

▲박: 옆에 PD들도 엄청 칭찬하더라. 그리고 뭐든 말을 안 한다. 유재석 올 때도 유재석 온다고 안 했다. 그냥 신인가수 온다고 했지. 

- 세 사람 다 유재석이 왔는데 전혀 의식을 안 하고 편하게 대하더라. 그 대목이 이 프로그램의 신호탄이었던 것 같다. 

▲박: 내는 선생하고 제자라는 식으로만 생각했지. 스타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래서 막 다뤘다. 신인가수라서 감정도 못 넣으니까 내가 막 보여주고 그랬지. 그게 색다르게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작: 유재석이 그쪽에서 대가이긴 하지만, 우리도 조용필, 나훈아랑 술 먹고 자는 사이다. 스타로서 의식이 안 된다. 유재석이 가수도 아니고 나이도 어리지 않나. 그러니까 편하게 되더라. 그냥 유명한 애였다. 

▲박: 그 다음에 정차르트가 오면서 팍팍 재밌어진 거지. 완성품이 된 거다.

- 세 사람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탈권위’에 있다고 본다. 권위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것 같다. 2030은 그 지점에 열광하는 것 같다. 

▲작: 그게 맞다. 일에는 냉정하지만, 사회생활에는 배려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작곡이나 편곡, 작사는 사실 대가다. 그때는 철저하게 하지만, 사람 살 때는 더불어 살고 싶은 거다. 셋 다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 작신이 작사가라 그런가, 말을 잘하긴 잘한다. 
 

- ‘합정역 5번 출구’는 대박이 터졌다. 유산슬의 ‘인생라면’ 어떻게 보는가.  

▲작: ‘인생라면’은 슬로우다. 슬로우를 하려면 세월이 더 가야된다. ‘인생라면’은 진짜 도전이다. 녹음도 더 정교하고 노래도 많이 해야 한다. 야단치고 혼나고 그러다가 울고 그런다. 유산슬한테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합정역 5번 출구’는 90% 마음에 들었는데, ‘인생라면’은 아무리 잘해봐야 60% 만족스러울 것 같다. 

▲정: 슬로우라도 멜로디가 쉬워서 잘 따라 부를 거다. 괜찮다. 

- 옆에서 보기에 유재석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정: 참 착하다. 선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인간성 하나는 정말 훌륭하다.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인사성도 밝다. 

▲작: 차이나타운서 버스킹 할 때 사람들하고 악수하는데 ‘손이 참 차가우시네요’라고 하더라. 그거는 콘셉트로 하긴 힘든 건데 하더라. 사람을 대하는 좋은 애티튜드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도전정신이 있다. ‘뽕짝’을 하든 드럼을 치든 도전정신이 있다. 욕심이 있다. ‘못해요’라고 하지만 악다구니가 있어서 어떻게든 해낸다. 예능이더라도 프로페셔널에 근접하지 않나. 대단한 것 같다.

- 세 분 다 스스로를 대가라 칭하고, 그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음악을 만드는 가치관이 있나.

▲박: 가사에 따라서 곡이 다 변해버린다.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러면서 쉽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합정역 5번 출구’도 국민가요가 됐지. 

▲정: 곡과 가사를 보면 솔직히 알아서 떠오른다. 곡이 안 좋으면 좋은 편곡이 안 나온다.

▲작: 작사와 작곡은 엄마와 아빠다. 편곡은 옷을 입히는 건데, 어떤 옷을 입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허접스럽게 입히면 히트가 안 된다. 이번에 편곡의 힘을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작사를 할 땐 위로를 주고 싶다.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카타르시스가 있는데, 어떤 감정이든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사를 쓴다.

- 대가들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있나.

▲박: 인기가 많으니께네,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담배도 함부로 버리면 안 되고, 남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

▲정: 원래 나는 남들 지적을 잘했다. 누가 꽁초를 버리면 뭐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러면 안 된다. 옷도 막 입었는데, 신경을 쓰고 살아야겠더라. 

▲작: 원래 유명해지는 걸 그리 바라지 않았는데, 이미 호랑이 등에 타 버렸다. 아모르파티라고 ‘내 운명을 사랑하자’라는 뜻인데, 어떤 길로 가진 모르지만 앞으로도 운명을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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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