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어려지는 성폭력 가해자 실태

요즘은 진짜 애들이 더 무섭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6세 여자아이가 어린이집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피해아동의 부모는 가해자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6세 남자아이라고 주장해 큰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피해아동의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미취학 아동이?

피해아동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 같은 어린이집 남자아이들에게,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등의 성폭력을 당한 일이 있어 경기도 해바라기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집 CCTV를 통해 딸이 남자아이 4명과 함께 책장 뒤에서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고, 산부인과 진료서 성적 학대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피해 아동의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하루만에 20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를 표했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에서 제 딸은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의 어두운 자전거 보관소서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형법에서는 (가해아동을) 형사미성년자라며 벌하지 않는다고 한다처음부터 고소 접수도 안 되는 현실은 저희 같은 가정에게 너무나 큰 절망감만 안겨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런 비슷한 사례가 너무 많았는데 하나같이 너무나 힘들어하고 이민이나 개명을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며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와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가 올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과 청와대 청원은 SNS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됐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아버지가 국가대표 출신 럭비선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이 아버지가 소속된 구단은 일부 누리꾼들의 항의 전화와 비판글이 빗발치자 진상이 확인되면 선수를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부모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집 성폭력 의혹 부상
피해·가해아동 모두 원생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도 성남 어린이집 사건을 거론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앞서 박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서 성남 어린이집 사건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발달 과정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의 발언 이후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이다’ ‘문제 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복지부는 박 장관의 발언이 있던 날 오후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복지부장관 발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복지부는 공식 SNS를 통해 박능후 장관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셨을 피해 아동과 부모님,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겠다사실 관계를 확인해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어린이집 대상 교육 등에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성남 어린이집 사건의 충격적인 점은 피해 아동과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아동의 나이가 매우 어리다는 사실이다. 둘 다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들이다. 그렇기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섯 살 남자아이가 성폭행이나 성추행에 대해 뭘 알고 그런 짓을 했겠느냐등의 말이 나온다.


하지만 속사정은 겉보기보다 심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8월 강원도서 중·고등학생 11명이 초등학교 여학생을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경찰은 가해 학생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피해 학생을 아파트로 유인해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역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피해 학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몹쓸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초중고교서 학교폭력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성폭력은 늘어나고 있다. 초중고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서 심의한 학생 간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각종 성 관련 사안) 건수는 20151842건으로 2012642건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났다.

또 이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정책연구를 위해 2015년 전국의 초··고교생과 교원 총 432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폭력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이 2.1%로 가장 높았다. 고교생이 1.9%, 중학생이 1.4%순이었다. 가해 응답률은 고교생이 2.2%, 중학생이 1.7%, 초등학생이 1.6%였다.

청소년 성범죄 매년 증가 추세
촉법소년 해당돼 처벌 못하기도

최근에는 그 수치가 더 늘어났다.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19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서 성추행·성폭력피해를 입은 사례는 전체 학교폭력 피해유형의 3.9%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감서 초등학교의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국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현황에 따르면 초등학교 성폭력 심의 건수는 2013130건서 2017936건으로 7배나 늘어났다. 중학교, 고등학교와 비교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더 큰 문제는 범죄가 일어난 뒤의 사후대책이다. 피해자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면서 가해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나이로 인해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피해자가 냉가슴을 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천의 한 주택서 친구로 지내오던 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 2명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했다. 현행법상 형사미성년자(14세 미만)에게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 경찰은 가해학생을 소년부로 송치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처벌 어려워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소년범은 서울지역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경찰청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이 2015~2017년 검거한 촉법소년은 4310명에 달했다.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도 201546, 201650, 201780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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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