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사고 1년, 그 후…

청년의 죽음이 세상을 바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음주운전은 도로교통의 3대 악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실제 음주운전 사고로 가정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안타까운 사연이 지금도 심심치 않게 언론에 오르내린다. 윤창호법을 이끌어낸 윤창호씨 사건도 그중 하나다.
 

▲ 제2윤창호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갖는 윤창호씨 지인 이영광-김민진씨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발생한 국내 음주운전 건수는 255592건에 이른다. 7018명이 사망했고 455288명이 부상당했다. 사고 발생건수와 사망자·부상자수는 감소했지만 피해 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도로의 악

음주운전의 무서운 점은 재범률이 높다는 것이다. 음주운전 자체는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재범률은 200836.5%201744.7%까지 치솟았다. 마약범죄 재범률(36.3%)보다 높은 수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상습 운전자들의 평균 음주주행 횟수는 5.97회로 나타났다. 10회 이상 음주운전을 해봤다는 운전자도 29.6%에 달했다. 상습 음주운전의 이유로는 허술한 단속망과 미미한 처벌이 꼽힌다.

도로교통공단의 상습 교통법규 위반자 관리 방안 연구에 따르면 음주운전 경험이 있지만 한 번도 적발된 적이 없다는 응답이 83.3%에 이르렀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음주운전자 10명 중 단속에 걸리는 사람은 채 2명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번 단속망을 피한 음주운전자는 점차 자신이 붙는다. 음주운전을 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해지면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일에 거리낌이 없어진다. 설사 단속에 걸렸다 해도 처벌 강도가 높지 않아 음주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지 못한다.

윤창호법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다. 윤창호씨는 추석 연휴인 지난해 925일, 새벽 부산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윤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46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11월 세상을 떠났다.

전체 건수 감소했지만
10명 중 4명은 또 운전

군인 신분으로 휴가를 나왔다가 변을 당한 22세 청년의 죽음에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는 등 분노가 일었다. 윤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윤씨의 사건으로 일어난 사회적 반향에 국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도로교통법 개정안이른바 제1윤창호법과 제2윤창호법을 발의했다.

국회는 지난해 1129일 본회의를 열고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특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해 1218일부터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량이 높아졌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도 기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강화됐다.

지난해 127일에는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2000만원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전에는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3년 또는 벌금 5001000만원에 처했다.


또 운전면허 정지와 취소 등에 관한 단속 기준도 강화됐다. 음주운전의 면허정지 기준을 현행 알코올농도 0.05% 이상서 0.03% 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은 0.1% 이상서 0.08% 이상으로 정했다. 3회 적발돼야 면허가 취소됐던 것도 2회로 강화했다. 개정안은 지난 625일부터 시행됐다.
 

윤씨 사고 이후 1년이 흘렀다. 1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9개월, 2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는 3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음주운전을 근절하고 심각성을 알리자는 취지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첫날부터 지난달 24일까지 2개월 간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달 27전국 음주운전 특별단속결과를 발표했다. 단속 기간 동안 음주운전 사망자는 2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명과 비교해 65% 감소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도 지난해 3145건서 1975건으로 37.2% 줄었다.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지난해 27953건서 올해 19310건으로 30.9% 감소했다. 음주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오후 10시서 오전 4시 사이 단속 건수는 63% 줄었다.

윤창호법 시행 후 감소세
‘반짝 효과’ 그치지 않아야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다. 각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지역의 추석 연휴 나흘 간(1215) 음주운전 163(면허취소 112, 정지 47, 측정거부 4)을 단속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닷새 간 380(면허취소 240, 정지 129, 측정거부 11)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이 감소했다.

인천은 77(지난해)39건으로, 부산은 113건서 42건으로, 대구는 68건서 23건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광주(5521), 전남(10751)도 절반 가까이로 감소했다. 반면 울산과 경북, 대전 등에서는 음주운전 단속 수치가 늘어나거나 변화가 없었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서 대체적으로 음주운전이 줄었다. 음주운전 추방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출근길 단속도 이어지면서 전날 술자리서 과음을 절제하는 음주문화가 조성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윤창호법의 시행으로 뚜렷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현재 상황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여전히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음주운전 피해자와 피해가족의 소식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언론을 달구고 있다.
 

▲ 음주운전 근절

지난 7일에는 아들을 마중나왔던 70대 노모가 아들이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당시 아들은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51%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노모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제주도서 50대 운전자가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70대 노부부를 차로 치었다. 노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85%로 만취상태였다. 그는 음주 상태로 트럭을 몰다 노부부를 포함해 3명을 차로 친 혐의를 받았다.

사회변화 될까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아들인 장용준씨의 음주운전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장씨는 지난 7일 오전 23시 사이 마포구 지하철 5호선 광흥창역 인근 도로서 음주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음주측정 결과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경상을 입었다. 장씨는 현재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교사 혐의 등으로 입건된 상태다. 특히 경찰은 운전자 바꿔치기, 뺑소니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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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