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길 잃은 돈 어디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로 실수요자와 갈 곳을 잃은 투자 자금들이 오피스텔로 몰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의 제약이 적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해 지정 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했다. 분양가상한제 필수요건은 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공동주택으로 확대되고, 지정효력도 입주자모집승인 단지까지 포함한 모든 재건축·재개발단지에 적용된다.

전매제한 기간
최장 10년까지

‘로또 단지’ 양산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도 최장 10년까지 늘어난다.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을 늘린 것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로또’ 수준의 시세 차익과 이를 노리는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거주 의무기간도 부여할 방침이다. 현재 9·13 대책 이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에 대해서는 전매제한 기간에 더해 거주의무 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틈새 주거상품인 오피스텔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형 부동산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입지나 교통여건이 우수하고, 개발호재가 풍부한 곳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경우 적잖은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2017년 5월 입주) 전용 42㎡의 현재 시세는 약 6억원으로 분양가(4억5520만원)대비 1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용산 푸르지오 써밋’(2017년 8월 입주) 전용 29㎡의 분양가는 3억39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약 1억원 오른 4억3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신규 오피스텔에도 많은 수요자들이 몰렸다.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청약을 받은 ‘동탄 더샵 센텀폴리스’는 1122실 모집에 1만3841건이 접수되며 평균 12.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효성이 지난 4월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의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오피스텔은 평균 40.5대 1의 경쟁률로 전실이 빠르게 계약이 마무리됐다. 현재 3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정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발표
투기과열지구 모든 공동주택 확대

오피스텔의 장점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의 강도가 낮다는 점이다. 아파트 못지않은 주거 편의성을 갖췄지만 청약하는데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지 않아 9억원 이상 가구도 중도금 50%에 대한 대출이 가능하다. 

재당첨이나 당첨자 관련 규제도 영향이 없고 소유권 이전을 하면 전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 높다. 10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아파트에 비해 오피스텔이 가진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청약재당첨 제한 및 당첨자 관리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성이 높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전매제한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의 경우도 모두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고 인기 주거지역에 입지와 분양가 적정성 등을 두루 갖춘 상품만이 선호되고 있다”며 “특히 인근에 업무단지나 산업단지 등 직장인, 신혼부부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파트 규제로 주목받는 주거용 오피스텔.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 위례신도시 호수공원(가칭)과 녹지 공원을 품은 프리미엄 오피스텔, 상가인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가 분양 중이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 신도시 일반 상업용지 6-2-1BL에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로 들어선다. 서울 송파 위례 신도시 내 7만5000㎡ 호수 공원(가칭)과 녹지 공원이 인접해 환경친화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이러한 친환경적 입지뿐 아니라 테라스 특화 설계 2·3룸 혁신 평면과 테라스 특화 설계로 높은 희소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차익 노리는 
투기세력 차단

2~3인 소형가구 세대 니즈에 맞는 생활 거주형 공간설계를 적용한 중소형 오피스텔로 총 99실(전매가능), 전용면적은 38㎡, 43㎡(A, B), 68㎡으로 구성된다. 더불어 빌트인 가구, 냉장고, 세탁기, 비데, 에어컨 등 단지 내부에는 풀퍼니시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또 입주민들을 위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비롯해 CCTV 등 최첨단 디지털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10대의 넉넉한 주차공간과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상가는 집객력이 높은 호수공원 상권에 입지해 365일 24시간 수요가 몰리는 항아리 상권이라는 평가다. 상가는 지상 1~2층 규모로 1층은 총 15개 점포, 3면 개방형 스트리트형으로 호수공원 유동인구 집객을 높이는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로 구성된다. 권장업종은 편의점, 부동산중개업소, 카페, 베이커리, 각종 프랜차이즈 등이다. 총 12개 점포가 들어서는 2층은 집객력을 높이는 키즈, 에듀, 메디컬 업종들이 권장업종이다. 

주변 생활 인프라도 돋보인다. 거원 초·중·고교를 비롯 산빛초등학교도 신설 예정이다. 송파보건소, 우체국, 송파체육 문화회관, 가든파이브, 스타필드시티위례점 등 원스톱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거여역, 송파 IC, 송파대로 등 사통팔달의 쾌속 교통망을 구축해 서울과 강남을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로또 단지
이제 없다?

위례 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거여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등을 아울러 조성되는 2기 신도시 중 하나다. 북 위례 지역은 올해 7개 건설사가 총 4733가구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호수가 인접한 오피스텔은 탁 트인 호수 조망을 갖춰 쾌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각종 근린공원, 체육시설, 산책로 등의 풍부한 인프라가 마련된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러한 주거만족도 측면뿐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임차인의 선호도가 비교적 높아 공실률이 낮은 편이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호수 공원 특성상 희소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분양 관계자는 “북 위례 신도시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는 중도금 무이자로 초기 부담이 투자비용이 적은 데다 호수와 녹지공원 자연친화적인 입지로 투자 가치가 높다”며 “주거용오피스텔로서 신혼을 앞둔, 집을 소유 하고 싶은,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실수요자의 딱 좋은 기회로 특화된 공간 설계로 높은 주거 만족도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엽역 삼부 르네상스= 삼부토건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105번지 외 2필지에 ‘주엽역 삼부 르네상스’오피스텔 551실과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전용면적은 13~49㎡로 최근 선호도가 높은 소형으로만 공급된다. 일산에 분양한 오피스텔 가운데서는 최초로 지하철역과 단지가 바로 연결되는 곳이다. 주엽역은 현재 인천2호선 연장선이 계획 중에 있어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더블역세권’프리미엄이 기대되고 있다. 

인천 2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면 GTX킨텍스역과 연결돼 강남 삼성역까지 20분이면 통행이 가능하다.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근에는 CJ라이프시티를 비롯해 방송영상콘텐츠밸리, 일산테크노밸리 등 풍부한 배후수요로 향후 임대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그랜드백화점, 현대백화점, 빅마켓, 이마트타운, 관공서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조성돼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강선공원과 주엽공원 동선에 위치한 단지는 일산을 대표하는 호수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등 핵심 주거 요소를 모두 품고 있다는 평가다.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현대건설이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38 일대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을 분양한다. 과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오피스텔, 섹션오피스, 상가가 결합된 주거복합단지다. 지하 5층~지상 24층, 25층 총 2개 동으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69, 84㎡ 319실 규모이며, 전용면적별로는 69㎡ 115실, 84㎡ 204실이다. 

강남과 가까운 지리적 강점은 물론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 및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의 대규모 개발 호재들이 이어지고 있어 높은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지난해 9월에는 과천시 아파트값 평균이 3.3㎡당 4006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4000만원을 넘은 지역이다. 


과천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높은 청약가점이 아니고서는 아파트 당첨이 쉽지 않다. 9억원 초과 세대는 중도금 대출도 어렵다. 이처럼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은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먼저 ‘제2의 판교’로 지목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사업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서울, 판교, 광교로 이어지는 지식산업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된 곳이다.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대림산업, KT&G, 넷마블, 코오롱글로벌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부터 유망 중소기업까지 21개 대형 컨소시엄사가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고용 인구만 약 4만6000여 명이 될 것으로 추산돼 이들을 수용할 대규모 주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분양시장 위축 전망
규제 강도 낮은 오피스텔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노선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GTX-C노선은 기본계획수립을 착수했다. GTX-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 이어지는 총 72.4km로 건설 되는 노선으로, 과천에서는 정부과천청사역에 신설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과천~위례선 복선전철을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연장하는 안이 검토 중이다. 

인근에서는 쇼핑, 업무, 숙박, 문화시설이 어우러지는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은 과천의 최중심 입지에 위치한 만큼 이미 완성된 생활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과천시청, 과천경찰서, 과천시민회관 등이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있으며, 이마트(과천점)와 상업지역 내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오피스텔도
다 같지 않다


도보이용권 내 과천초, 문원초, 청계초, 문원중, 과천중앙고, 과천고 등이 있으며, 과천중앙공원, 관악산, 청계산 등도 인근에 있어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일부 호실에서는 관악산 조망도 가능하다. 교통환경도 우수해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이 도보 4분 거리인 초역세권 단지로 서울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사당역에서 2호선, 이수역에서 7호선을 환승해 강남업무지구(GBD)에 속하는 주요 지하철역까지 3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