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리 의혹’ 전세버스연합회장 수행비서 비망록 공개

무소불위,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뒷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세버스연합회와 공제조합서 인사 비리 의혹은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국토교통부 감사나 국회의원 기자회견서도 부정 채용·승진 의혹이 문제로 꼽혔다. 전세버스연합회와 공제조합의 내부 문제가 바깥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한 이때, 인사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와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국토부는 3년에 한 번씩 이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운영 상황을 살핀다.

감사했어도
문제 계속돼

지난 201512월 국토부는 연합회와 공제조합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자체 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연합회와 공제조합은 시정 4, 주의 8, 통보 1의 행정조치와 고발 1, 징계 2, 경고 27명 등의 신분조치를 권고받았다.

첫손에 꼽혔던 지적사항은 신규직원 채용업무 부당 처리승진 인사 부적정문제였다.

국토부는 공제조합이 채용 과정서 전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부장 추천에 의한 채용의 경우 공채 방식으로 응시자를 모집해 서류전형 및 면접을 실시한 후 채용 예정 인원의 3배수 이상을 공제조합 본부에 추천해야 한다. 이 과정서 응시원서를 위·변조하거나 허위로 면접서류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공제조합은 2015년 직원 1명을 채용하는 과정서 모집공고도 하지 않았고, 채용공고를 한 것처럼 허위 문서를 만든 사실이 적발됐다. 심지어 허위로 면접평가 의견서를 만들어 직원을 선발했다.

국토부는 신규직원을 채용할 때에는 공제조합 인사관리규정’ 12(채용시험)에 따를 것을 지시했다. 또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죄, 업무방해죄 등이 성립되는 관련자에 대해 고발 조치하라고 명시했다. 신규직원 채용 관리를 담당한 팀장에 대해서는 면직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직원 승진 과정도 적정하지 않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공제조합 인사관리규정 15(승진의 원칙)에 따르면 직원의 승진은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등 기타 능력의 실증에 의해 매년 하반기에 시행한다고 돼있다. 승진을 위한 최저근무기간(16)도 명시돼있다.

국토부·국회의원 지적해도
연합회 ‘쇠귀에 경 읽기’

하지만 공제조합은 인사관리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전국 시·도 조합 소속 직원 26명의 승진을 단행했다. 국토부는 공제조합에 주의 조치를 내리고 직원 승진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를 경고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국토부의 지적사항은 지난해 10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재차 지적할 때까지 시정되지 않았다. 당시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던 이병철 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국토부 감사 이후 적정한 채용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았던 것.
 

▲ 상주시청 ⓒ상주시

당시 윤 의원과 공제조합 노조, 사무금융연맹, 민생경제연구소, 육운공제 노조협의회는 공제조합의 친인척, 자녀 특혜 승진, 인사갑질 등을 비판했다. 국토부는 신규직원 채용에 관여한 관련자에 대한 해임 등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공제조합은 자체 운영위원회를 열어 관련자에 대한 권고사항을 무시하고, 징계 내용을 경고로 바꿔 이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공제조합 운영위원장은 이병철 회장이었다.

국토부 감사, 국회의원과 노조의 기자회견에도 공제조합은 마이웨이를 유지했다. 지난해 1211대 연합회 회장 선거서 선출된 이 회장의 불법선거 관련 소송 과정서도 채용문제는 불거져 나왔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11일 이 회장에 대한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 소송서 이 회장이 연합회장으로서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최소 4명의 직원이 적정한 채용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제조합에 입사했다.

그때도 지금도
같은 회장님

연합회 광주조합 이사장 A씨의 딸, 상주경찰서 관할 전 파출소장 B씨의 아들 등은 서류전형을 거치지 않았고, 상주시청 세정과 직원 C씨의 딸은 아예 채용절차 없이 공제조합 직원이 됐다. 전북조합 이사장 D씨의 조카는 연령제한 등 명백한 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채용됐다. 여기에 전 국회의원의 보좌진 출신 E씨도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한 공제조합 관계자는 적어도 상주시청 공무원의 딸, 상주경찰서 관할 전 파출소장의 아들, 전 국회의원의 보좌진 등은 채용과정서 이 회장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4년부터 연합회 경북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고,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두고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 이 회장과의 친분관계가 직원 채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공제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상주시청의 현직 공무원 C씨는 이 회장과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해당 초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을 함께 맡은 적이 있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20127C씨가 1년간 상주 서울사무소장으로 발령받았을 당시 연합회 사무실에 찾아와 이 회장과 수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2013년부터 이 회장을 수행한 공제조합 직원의 업무일지를 근거로 들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업무일지는 공제조합 직원 임모씨가 201312일부터 2019128일까지 기록한 업무내용으로 빼곡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과 회사 일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한 일을 시간대별로 매일 꼼꼼히 기록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만났다면 시간과 장소, 동행인, 머무른 시간 등을 적는 식이다.

임씨는 “2010년 입사 후 선배가 업무일지를 쓰면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줬다이전에는 손으로 썼지만 2013년부터는 컴퓨터에 기록했다. 검색을 쉽게 하려고라고 말했다.

6년간의
업무기록

임씨의 업무일지서 C씨는 소장님으로 지칭되는 것으로 보인다. 2013521‘18:00 회장님과 소장님, 전무님, 부장, 과장 식사하러 가심’, 2013614‘11:20 회장님, 소장님, 부장님 수행-법무법인 KR 방문’, 2013627‘17:30 회장님 수행-국회: 헌정기념관 15분 정도 있다가 KBS홀 이동-소장님 뵘등이다.


C씨의 딸은 201379일 어떤 채용절차도 거치지 않고 연합회 총무과 직원으로 첫 출근했다. C씨의 딸이 채용된 이후에도 2013713‘17:00 상주 수정정비 도착해서 수행 완료-소장님 계심’, 2013718‘11:15 사무실 복귀 김상배 변호사님 및 소장님(박카스 사오심) 오심등에서 C씨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C씨의 딸은 20131220일 공제조합에 최종적으로 채용됐다.

상주시청 관계자는 C씨가 현재 출장 중이라고 전했다.

상주경찰서 관할 전 파출소장 B씨의 아들은 2014825일 서류전형 없이 면접만 보고 채용됐다. 2016년 퇴임한 B씨 역시 임씨의 업무일지에 등장한다.

2018912‘16:20 eq900 타고 서울역 출발-회장님, 전무님, ○○○씨 아빠(B) 만나서 양평동 또순이네 식당으로 이동’, 201812‘16시 혼자 eq900 차량을 운전해서 서울역 가서 B(이름) ○○○○○○(전화번호) 사무실까지 모셔옴-사무실에서 회장님 픽업해서 양평동 또순이네 식당 이동: 내 카드 없어서 가져 옴등이다.

당시 이 회장은 업무상 횡령 고소 사건으로 영등포 경찰서서 조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씨는 이 회장이 수사 과정서 B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뉘앙스로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이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수사 관련 도움을 준 사실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아들의 채용 문제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변했다.

회장 개인회사, 상주에 본사 
지역 유지들 업무일지에 담겨


철도부품업체로부터 1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201511월 의원직을 상실한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조현룡 전 의원의 보좌진 중 1명도 공제조합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해당 직원의 채용이 전세버스 총량제 도입을 위해 노력했던 조 전 의원에 대한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조 전 의원은 201310월 현행 전세버스 등록제의 총량제 전환을 골자로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세버스연합회는 당시 과잉공급 문제와 경영여건 개선 등을 위해 면허제 또는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31월 처음 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도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서 현재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전세버스운송사업을 면허제 또는 총량제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전세버스운송사업은 등록제로 유지되고 있다.
 

조 전 의원의 비서관 출신으로 알려진 E씨는 2016825일 공제조합 4급 일반직으로 채용됐다. E씨는 서류전형 없이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공제조합 인사관리규정에 따른 결격사유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제조합 규정 11(결격사유) 2항에 따르면 직원으로 채용되는 자의 최고 연령은 3급 이상은 45, 4급 이하는 35세로 한다. 다만 공제조합 업무 수행상 인사권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돼있다. 인사권은 연합회 회장(당시 이병철 회장)이 갖고 있었다.

보은·낙하산
대체 어디까지?

공제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E씨가 입사할 당시 나이는 40(1977년생, 39)였다. 35세로 제한된 4급 일반직에는 입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E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접촉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회장 역시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임씨 업무일지에는… ‘국토부’ ‘가짜’ 등장

<일요시사>가 입수한 560장 분량의 업무일지에는 국토부라는 말이 423번 등장한다.

주로 업무에 관련된 내용이지만 간간히 식사를 했다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가짜라는 단어가 73번에 걸쳐 나온다는 점. ‘

가짜 영수증’ ‘운송수익 관련 가짜 데이터 작업등 의심스러운 대목이 수차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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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