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지역을 노려라!

아파트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도 저평가된 지역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유사한 용어인 저렴한 부동산과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아둬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동산은 저평가된 부동산이지 저렴한 부동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평가 부동산과 저렴한 부동산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된 부동산으로서 추후 재평가를 받으면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반면 저렴한 부동산이란 연식,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보통의 수준보다 가격이 싼 물건을 말한다. 

보통 수준보다 
가격 싼 물건

저평가 부동산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광역 교통망 구축과 희소가치를 살펴보아야 한다. 교통망 구축은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을 말하며 희소가치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교통망 구축 사례를 꼽으라면 쾌속 교망통인 GTX, KTX, SRT, 기존 지하철 노선 연장, 신 도로 개통, 터널 등의 수혜지역 등이 있다. 희소가치는 경제학 용어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한다. 희소가치가 높다는 것은 투자성은 물론 환금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평가 지역으로 서울은 서남부권인 영등포·구로·금천·관악 등과 청량리역 일대, 4월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는 방배·사당권역이, 경기도에서는 용인 기흥구와 처인구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서울의 서남부권을 살펴보자. 영등포구와 ‘금관구’라고 불리는 금천·관악·구로가 있다. 과거 영등포 일대는 따로 개발된 여의도동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낮은 지역으로 꼽혔다. 오히려 영등포동, 문래동 일대를 중심으로 쪽방촌과 집장촌, 공업사가 즐비해 노후화된 지역 이미지가 강했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개점하면서다. 2003년에는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본격화됐다. 영등포뉴타운은 총 7개 구역으로 나뉘며 총 14만4000㎡ 규모다. 

재개발 이슈와 더불어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를 ‘뉴욕 맨해튼’처럼 통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뒤로부터 영등포동도 덩달아 가격이 뛰고 있다. 서울시장의 청사진 발표 이후 특히 매수 문의가 더 늘었다. 영등포는 5호선 역세권 교통요충지임에도 아직 저평가된 곳이지만, 제2의 마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
재평가로 가격상승 여지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는 영등포뉴타운(북쪽), 신길뉴타운(동쪽)에 이어 서쪽 방향인 경인로 일대의 도시재생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공업·상업지역에 있던 낙후된 공장·제조업 시설 부지 개발을 완료하면 여의도 못지않은 신흥 주거지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 서울시는 2017년 영등포 역세권·경인로변 일대를 ‘서울형 도시재생 2단계 사업지’로 지정, 총 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역사 주변의 낙후지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영등포역과 신도림역 사이 문래동 1~4가 일대(총면적 27만9427㎡)도 지역 상생형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당초 서울시는 이곳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주변 공장 철거 등에 따른 부담과 지역 상생을 위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이 일대는 빼곡한 수백개의 철공소 골목 사이사이에 까페나 이색 음식점들이 들어서 ‘문래예술창작촌’이라는 이색 공간으로 불리며 젊은 층이 모이는 상권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금관구라 불리는 서울 서남부도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변두리로 취급받던 금관구 지역은 신안산선과 경전철 개발, 온수·오류지구 도시재생, 구로역 차량기지 이전 등 각종 개발 호재와 함께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관악구는 2호선 전철을 이용하는 강남권 출퇴근자, 구로구와 금천구는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를 이용하는 출퇴근자 등의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춘 지역이기도 하다. 

영등포, 구로, 금천, 관악, 청량리…
수요 넘치는데 공급 부족 ‘희소가치’↑

또한 구로구의 경우 항동지구의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일대와 인접한 오류동역 일대 상권 등에 배후세대를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민간건설회사가 건설, 공급하는 8단지 384세대가 입주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면적 66만2525㎡ 부지에 5200여세대가 입주할 예정에 있다.

과거 청량리는 낙후된 동네 이미지와 집창촌으로 인한 슬럼화,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인해 저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집창촌 철거와 교통망 확충, 정비사업 확대로 청량리 일대가 환골탈태하면서 ‘동쪽의 마포’라는 별칭을 얻으며 새롭게 뜨고 있다. 향후 청량리 미주아파트 재건축과 청량리 6, 7, 8구역과 제기 4, 6구역을 비롯해 회기역 일대 재개발까지 이뤄지면 이 일대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주거 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크고 
불안정한 시기

오히려 청량리 일대는 교통 호재가 여전해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원선이 지나고 있고 경강선(서울~강원) KTX까지 개통하면서 교통의 집결지로 거듭났다. 분당선(경기 수원~서울 왕십리) 연장선도 개통하면서 강남까지 15분내 이동이 가능하다. GTX 개통 호재도 남아 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제2차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의 핵심 수혜지로도 꼽힌다.

강남 중심과 가깝지만 교통이 불편해 저평가받았던 사당·방배권역의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서리풀터널 개통과 함께 일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 테헤란로와 직접 연결되는 서리풀터널이 내달 개통될 예정이다. 개통 시 기존 20분 이상 걸리던 내방역-서초역 구간이 5분대로 줄어들면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젊은 층 모이는 
핫플레이스로

경기도 용인 역시 저평가된 유망지역으로 새롭게 급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일등공신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인시 원삼면 확정(2022년 착공 예정)과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착공(2022년 완공 예정), 보정·마북 경제신도시 건설(2021년 착공 계획), GTX-A 용인역 개설(2019년 착공 예정) 등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수익형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부동산이 마찬가지지만, 살 때도 중요하지만 팔 때도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저평가된 지역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불안정한 시기에 적합한 투자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기권 저평가 지역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상가)=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68-35 일원에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가 분양 및 임대 중이다. 지상 건물연면적 1039.47㎡,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분양 및 임대 대상은 지상 1~8층이다. 권장업종으로는 1층 약국(독점), 2층 죽전문점과 커피전문점 등, 3~7층은 병의원, 8층은 루프탑 카페(휴게공간 독점 활용가능) 등이다. 

대로변에 입지해 상가투자에서 필수로 고려해야 할 가시성 및 접근성이 우수하다. 인근에 광장 조성(만남의 장소)으로 상가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오류동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인원이 약 1만2000명(2017년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으로, 이는 배후로 거주 인구 약 1만세대의 중심지라는 평가다. 


사업지는 인근에 노후건물이 많아 신축건물 희소가치가 높다. 대단지 배후 확보 및 형성으로 인구유입이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류동의 인구는 최근 4년간 4000여명이 증가해 메디컬 입지로서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선시공·후분양으로 안전성 확보는 물론 투자와 동시에 빠른 수익이 기대되며 투자자는 병의원 등 키네턴트 입점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오피스텔·상가·오피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은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11-1번지 외 6필지에 40층 높이의 주거복합단지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공급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50㎡, 총 220가구가 들어서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9~52㎡, 총 34실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지상 3~6층에는 오피스가 들어선다.

상업시설은 단지 내 상가인 만큼 내부 구조를 스테이몰로 조성하되, 방문객의 동선을 십자형 구조로 유도해 스트리트형 상업시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피스는 청량리 역세권 내에서는 최초로 들어서는 섹션오피스로 다양한 휴게시설과 공중정원 등이 함께 조성돼 쾌적한 오피스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사무실 등 업무공간의 중심이 소형 오피스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전농·답십리뉴타운 등 재건축·재개발이 이어지고 분당선의 연장선을 포함해 현재 5개 노선이 지나는 등 교통 호재가 반영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청량리 역세권 일대가 개발되면 주거와 업무시설, 상업시설, 호텔 등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이 일대는 강북에서는 보기 드물게 몰세권과 다중초역세권을 누릴 수 있는 고급 주상복합타운으로 형성돼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796.22㎡ 규모로 지하 2층~지하 1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지상 1~4층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층별로 4세대로 4개층 총 16세대가 공급된다. 1층은 테라스형, 4층은 복층형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은 69.40㎡으로 동일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총 분양가는 2억원대(4층 복층형 제외)로 책정됐다.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도보로 이동 가능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가깝게 누릴 수 있는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에버라인(용인 경전철)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 서울 강남권을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각종 개발 호재
뜨는 ‘금관구’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대출 2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오는 7월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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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