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지역을 노려라!

아파트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도 저평가된 지역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유사한 용어인 저렴한 부동산과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아둬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동산은 저평가된 부동산이지 저렴한 부동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평가 부동산과 저렴한 부동산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저평가된 부동산이란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된 부동산으로서 추후 재평가를 받으면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반면 저렴한 부동산이란 연식,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보통의 수준보다 가격이 싼 물건을 말한다. 

보통 수준보다 
가격 싼 물건

저평가 부동산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광역 교통망 구축과 희소가치를 살펴보아야 한다. 교통망 구축은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을 말하며 희소가치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한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교통망 구축 사례를 꼽으라면 쾌속 교망통인 GTX, KTX, SRT, 기존 지하철 노선 연장, 신 도로 개통, 터널 등의 수혜지역 등이 있다. 희소가치는 경제학 용어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한다. 희소가치가 높다는 것은 투자성은 물론 환금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평가 지역으로 서울은 서남부권인 영등포·구로·금천·관악 등과 청량리역 일대, 4월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는 방배·사당권역이, 경기도에서는 용인 기흥구와 처인구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서울의 서남부권을 살펴보자. 영등포구와 ‘금관구’라고 불리는 금천·관악·구로가 있다. 과거 영등포 일대는 따로 개발된 여의도동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낮은 지역으로 꼽혔다. 오히려 영등포동, 문래동 일대를 중심으로 쪽방촌과 집장촌, 공업사가 즐비해 노후화된 지역 이미지가 강했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개점하면서다. 2003년에는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본격화됐다. 영등포뉴타운은 총 7개 구역으로 나뉘며 총 14만4000㎡ 규모다. 

재개발 이슈와 더불어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를 ‘뉴욕 맨해튼’처럼 통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뒤로부터 영등포동도 덩달아 가격이 뛰고 있다. 서울시장의 청사진 발표 이후 특히 매수 문의가 더 늘었다. 영등포는 5호선 역세권 교통요충지임에도 아직 저평가된 곳이지만, 제2의 마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
재평가로 가격상승 여지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는 영등포뉴타운(북쪽), 신길뉴타운(동쪽)에 이어 서쪽 방향인 경인로 일대의 도시재생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공업·상업지역에 있던 낙후된 공장·제조업 시설 부지 개발을 완료하면 여의도 못지않은 신흥 주거지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 서울시는 2017년 영등포 역세권·경인로변 일대를 ‘서울형 도시재생 2단계 사업지’로 지정, 총 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역사 주변의 낙후지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영등포역과 신도림역 사이 문래동 1~4가 일대(총면적 27만9427㎡)도 지역 상생형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당초 서울시는 이곳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주변 공장 철거 등에 따른 부담과 지역 상생을 위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이 일대는 빼곡한 수백개의 철공소 골목 사이사이에 까페나 이색 음식점들이 들어서 ‘문래예술창작촌’이라는 이색 공간으로 불리며 젊은 층이 모이는 상권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금관구라 불리는 서울 서남부도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변두리로 취급받던 금관구 지역은 신안산선과 경전철 개발, 온수·오류지구 도시재생, 구로역 차량기지 이전 등 각종 개발 호재와 함께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관악구는 2호선 전철을 이용하는 강남권 출퇴근자, 구로구와 금천구는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를 이용하는 출퇴근자 등의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춘 지역이기도 하다. 

영등포, 구로, 금천, 관악, 청량리…
수요 넘치는데 공급 부족 ‘희소가치’↑

또한 구로구의 경우 항동지구의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일대와 인접한 오류동역 일대 상권 등에 배후세대를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민간건설회사가 건설, 공급하는 8단지 384세대가 입주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면적 66만2525㎡ 부지에 5200여세대가 입주할 예정에 있다.

과거 청량리는 낙후된 동네 이미지와 집창촌으로 인한 슬럼화,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인해 저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집창촌 철거와 교통망 확충, 정비사업 확대로 청량리 일대가 환골탈태하면서 ‘동쪽의 마포’라는 별칭을 얻으며 새롭게 뜨고 있다. 향후 청량리 미주아파트 재건축과 청량리 6, 7, 8구역과 제기 4, 6구역을 비롯해 회기역 일대 재개발까지 이뤄지면 이 일대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주거 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크고 
불안정한 시기

오히려 청량리 일대는 교통 호재가 여전해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원선이 지나고 있고 경강선(서울~강원) KTX까지 개통하면서 교통의 집결지로 거듭났다. 분당선(경기 수원~서울 왕십리) 연장선도 개통하면서 강남까지 15분내 이동이 가능하다. GTX 개통 호재도 남아 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제2차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의 핵심 수혜지로도 꼽힌다.

강남 중심과 가깝지만 교통이 불편해 저평가받았던 사당·방배권역의 분위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서리풀터널 개통과 함께 일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 테헤란로와 직접 연결되는 서리풀터널이 내달 개통될 예정이다. 개통 시 기존 20분 이상 걸리던 내방역-서초역 구간이 5분대로 줄어들면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젊은 층 모이는 
핫플레이스로

경기도 용인 역시 저평가된 유망지역으로 새롭게 급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일등공신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인시 원삼면 확정(2022년 착공 예정)과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착공(2022년 완공 예정), 보정·마북 경제신도시 건설(2021년 착공 계획), GTX-A 용인역 개설(2019년 착공 예정) 등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수익형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부동산이 마찬가지지만, 살 때도 중요하지만 팔 때도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저평가된 지역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불안정한 시기에 적합한 투자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기권 저평가 지역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상가)=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68-35 일원에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가 분양 및 임대 중이다. 지상 건물연면적 1039.47㎡,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분양 및 임대 대상은 지상 1~8층이다. 권장업종으로는 1층 약국(독점), 2층 죽전문점과 커피전문점 등, 3~7층은 병의원, 8층은 루프탑 카페(휴게공간 독점 활용가능) 등이다. 

대로변에 입지해 상가투자에서 필수로 고려해야 할 가시성 및 접근성이 우수하다. 인근에 광장 조성(만남의 장소)으로 상가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오류동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인원이 약 1만2000명(2017년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으로, 이는 배후로 거주 인구 약 1만세대의 중심지라는 평가다. 


사업지는 인근에 노후건물이 많아 신축건물 희소가치가 높다. 대단지 배후 확보 및 형성으로 인구유입이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류동의 인구는 최근 4년간 4000여명이 증가해 메디컬 입지로서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선시공·후분양으로 안전성 확보는 물론 투자와 동시에 빠른 수익이 기대되며 투자자는 병의원 등 키네턴트 입점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오피스텔·상가·오피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은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11-1번지 외 6필지에 40층 높이의 주거복합단지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공급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50㎡, 총 220가구가 들어서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9~52㎡, 총 34실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지상 3~6층에는 오피스가 들어선다.

상업시설은 단지 내 상가인 만큼 내부 구조를 스테이몰로 조성하되, 방문객의 동선을 십자형 구조로 유도해 스트리트형 상업시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피스는 청량리 역세권 내에서는 최초로 들어서는 섹션오피스로 다양한 휴게시설과 공중정원 등이 함께 조성돼 쾌적한 오피스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사무실 등 업무공간의 중심이 소형 오피스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전농·답십리뉴타운 등 재건축·재개발이 이어지고 분당선의 연장선을 포함해 현재 5개 노선이 지나는 등 교통 호재가 반영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청량리 역세권 일대가 개발되면 주거와 업무시설, 상업시설, 호텔 등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이 일대는 강북에서는 보기 드물게 몰세권과 다중초역세권을 누릴 수 있는 고급 주상복합타운으로 형성돼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796.22㎡ 규모로 지하 2층~지하 1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지상 1~4층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층별로 4세대로 4개층 총 16세대가 공급된다. 1층은 테라스형, 4층은 복층형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은 69.40㎡으로 동일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총 분양가는 2억원대(4층 복층형 제외)로 책정됐다.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도보로 이동 가능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가깝게 누릴 수 있는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에버라인(용인 경전철)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 서울 강남권을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각종 개발 호재
뜨는 ‘금관구’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대출 2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오는 7월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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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