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생기는 성장형 도시의 매력

성장형 도시인 용인시가 주목받고 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용인의 부동산 시장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GTX 노선, 경전철 광교연장, 특례시 지정 등 각종 호재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는 2017년 인구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세대수 역시 36만세대를 넘어섰다. 용인시가 발표한 2035년 용인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 용인시 인구는 1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시 같은 성장형 도시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구가 늘면 그에 걸맞게 지하철이나 광역버스 등 교통여건 개선과 각종 기반시설 확충이 동반되면서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끼쳐서다. 인구 유입은 부동산시장에서 호재인 만큼 어느 도시가 알맞은 투자처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인구가 늘면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올라 도시가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 100만
36만세대

따라서 투자 시 인구 유입이 가능한 개발호재를 갖춘 도시인지, 일자리가 늘어날 예정인 곳인지 등을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천에서 인구가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늘어난 지역은 중구, 연수구, 서구이며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화성시, 수원시, 김포시, 남양주시, 평택시 등이 해당된다. 이들 지역은 신도시, 택지지구 등의 개발을 통해 양질의 주택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져 큰 폭의 인구 증가세를 기록한 수도권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용인에서 가장 화두에 오르고 있는 일자리 창출형 개발사업은 크게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들어서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기흥구 보정동, 마북동, 신갈동 일원에 들어서는 용인플랫폼시티 ▲처인구 이동면 덕성리 일대에 들어서는 경기용인테크노밸리, 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용인 지역 각종 호재로 ‘들썩들썩’
미분양 무덤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라

먼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1만7000명의 신규 직접 고용효과와 기업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매우 크다. 용인플랫폼시티는 조성 규모가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에 달하는 용인의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약 84만㎡ 규모로 조성되는 경기용인테크노밸리는 용인시 최초의 공공산업단지로, 완공되면 400여업체에 7000여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하게 돼 시민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시의회의 한 시의원은 최근 열린 제23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처인과 기흥, 수지라는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중장기적 발전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시장 역시 용인플랫폼시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GTX 역세권을 비롯한 경찰대 부지, 마북연구단지 등 주변지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착안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용인처럼 일자리가 창출되는 지역은 인구 유입은 물론 각종 인프라의 구축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 마련”이라며 “최근 2030 젊은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여가시간으로 활용하기 유리한 직주근접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선호하는 추세로 테크노밸리나 산업단지를 낀 주거용 수익형 상품은 이런 고정수요가 확실하다 보니 공실 우려가 크지 않아 수익성이 뛰어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용인에서 공급 중인 단지.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도시형 생활주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38-6번지 일대에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3796.22㎡ 규모다. 층별 구성은 지하 1~2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1~4층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층별로 4세대로 4개층 총 16세대로 공급된다. 1층은 테라스형, 4층은 복층형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은 69.40㎡으로 동일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총 분양가는 2억원대로 책정됐다.

최근 일대 연이은 대형 개발호재로 용인 초당역 블레싱타운 2차의 투자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먼저 2020년 개원 예정인 용인 동백세브란스병원이 있다. 755병상의 상급 종합병원으로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바이오산업 기업이 대거 입주할 예정인 20만8000㎡ 규모의 용인연세의료클러스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역 내 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은 물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택한다고 발표했다. 인근에 이마트, 쥬네브, 동백 GGV, 초·중·고 등이 있어 도보로 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심형 인프라를 갖췄다. 

교통여건 개선
기반시설 확충

에버라인(용인 경전철)을 통해 분당선 기흥역 환승이 가능해 강남역까지 30분 안에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GTX(용인역 예정) A노선도 2021년 말 개통을 앞둬 향후 서울 삼성역이 15분대에 연결된다. 용인 기흥구, 처인구 일대에서 서울 강남권을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는 것은 물론, 역세권 프리미엄 확보도 기대된다.

차량을 이용하기도 좋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영동고속도로 마성IC, 용서고속도로 흥덕IC 등을 차량으로 10분대에 이용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제2경부고속도로 및 신갈~대촌 고속화 우회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향후 서울 동남권 및 수도권 지역, 세종시로의 이동이 한층 편리해진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대출 20  %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오는 7월 준공 예정.
 

▲용인천리 테크노시티 서희스타힐스(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천리에서 ‘용인천리 테크노시티 서희스타힐스’가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7~32층 8개동, 전용면적 49·59·84㎡, 885가구의 대단지다. 전 가구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가격이 주변 일반분양 아파트보다 싼 데다 주변 개발호재가 풍부하고 동탄2신도시와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던 곳이다. 

재정자립도↑
꾸준히 성장

단지 인근에는 약 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용인 최초의 공공산업단지인 용인테크노밸리가 조성 중이다. 이 산업단지에 기업입주가 모두 완료되면 400여개 업체에 7000명 이상의 상주인원이 근무하게 된다. 여기에다 최근 SK하이닉스 클러스터 후보지까지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변 교통망 확충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단지 인근에 제2경부고속도로 원삼 IC도 들어선다. 여기에다 제2외곽순환도로(예정) 동탄 IC와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모현, 원삼 IC가 확정돼 있어 서울까지 50분대면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을 연결하는 국지도 84호선도 2020년 12월 말 개통될 예정이다. 

클러스터 조성, GTX 노선, 
경전철 연장, 특례시 지정…

교육여건도 뛰어나다. 우선 용천초교와 이동초교, 용천중학교 등을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다. 단국대, 명지대, 경찰대, 용인대, 송담대 등도 가깝다. 주변 생활인프라도 풍부하다. 특히 남용인 생활권의 중심으로 이마트(약 4㎞)와 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시설과 용인시청(약 5㎞), 처인구청(약 4㎞) 등이 가깝다.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실용적인 평면구조인 4베이에 2면 발코니 설계(일부 세대)가 적용됐다. 여기에다 거실과 주방을 맞통풍 구조로 설계해 통풍성과 환풍성을 높였다.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드레스룸, 붙박이장, 펜트리공간 등 넉넉한 수납공간도 제공된다. 주방 옆에는 다용도실을 설치해 식자재나 잡동사니의 정리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 가르텐하임 2차(타운하우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대에 107세대의 대단지 전원주택형 타운하우스 ‘용인 가르텐하임 2차’가 조성된다. 가격은 3억원대. 2~3층 규모의 단독형 전원주택으로 개인프라이버시, 층간소음, 주차시비 등을 차단한다. 남향위주의 배치로 일조량이 높으며 넓은 동간 간격으로 채광 및 환기도 우수하다. 


세대별로 드레스룸, 붙박이장, 테라스 등을 설치해 주거만족도를 높이고 히노끼 중목구조로 화재 및 습기에 유리하다. 엄선된 자재로 프리미엄 고급 주택을 실현하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자연 속 힐링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입주자를 위한 2중 철벽 보안시스템과 소음 및 주변환경까지 생각한 단지 특화시스템을 제공한다. 

CCTV, 무인택배, 메인출입구 차단지, 단지 내 가로등,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불편함 없이 단독주택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했다. 둔전초, 영문중, 용인외고, 명지대 등 명문교육환경이 마련돼 있으며 관공서, 대형마트, 에버랜드 등 생활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처인구는 수지구와 기흥구에 비해 개발이 덜 된 지역으로 도심 속 인프라를 누리면서 그린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이다. 특히 SK하이닉스 반도체특화클러스터의 예정지로 지목돼 일대의 지가상승이 동반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제2경부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57번 국도 등 서울·동탄·수원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용인경전철을 이용해 분당선·GTX·인덕원선 등으로 환승 가능하다.
 

▲용인 구성역 구성아이브(오피스텔)= 시행사인 케이엔씨산업개발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519번지 일대에 ‘구성아이브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구성역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며 대지면적 1865㎡, 연면적 5936  ㎡, 지하 2층~지상 8층 오피스텔 92실에 도시형 생활주택 28세대를 포함, 총 120실 규모다. 전세대별 고급마감재, 붙박이장, 빌트인냉장고, 전기 인덕션, 아일랜드식탁, 세탁기, 시스템에어컨 등이 풀옵션으로 제공된다. 일부 세대는 복층형으로 구성된다. 주차는 109대까지 가능하다.

용인~서울~영동~경부고속도로 광역교통망으로 수도권과 인근 도시로의 진출입이 편리하다. GTX A노선인 구성역(용인역)이 2021년 개통 시 강남까지 10분대에 진입이 가능하다. 

오는 2021년 구성역 일대에 용인플랫폼시티(용인경제신도시)가 착공에 들어간다. 용인시 보정·마북·신갈동 일대에 들어서는 용인플랫폼시티는 390만㎡ 규모로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에 달한다. 분당선 구성역과 GTX 용인역 역사를 통합하는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한다. 


고정 수요↑
공실 우려↓

주변의 부지에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첨단산업, 상업, 문화, 교통(스마트IC)이 조성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용인플랫폼시티가 완성되면 최소 5만명 규모에 이르는 자급자족 신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연세프라임병원, 한국전력, 경기 동부보훈지청, 용인테크노밸리, 코오롱 개발센터, 단국대 등 직장인과 학생 등 임대수요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지 바로 옆인 용인 서울우유공장의 이전으로 인해 1000여세대 단지도 들어선다. 구성아이브 오피스텔은 중도금 무이자 60% 혜택은 물론 전매제한이 자유롭다. 자금관리는 무궁화신탁이 맡아 안정성을 높였다. 건축은 서울건축PCM건설이 맡았다. 준공은 2020년 8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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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