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이핸드코리아’ 손혜원 작품 표절 의혹

똑같은 엠블럼·로고 ‘누구 짓?’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1년 이명박정부 국가 행사에서 사용된 공식 엠블럼과 브랜드 전문가로 알려진 손혜원 의원(무소속)의 개인 사업체 로고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국가 행사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인사와 손 의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무소속 손혜원 의원

국가 브랜드는 한 국가에 대한 인지도·호감도·신뢰도 등 유·무형의 가치를 총합한 것을 말한다. 국가 브랜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 사이먼 앤홀트는 한 나라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거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상품을 팔고 정치적 동맹을 맺는 등의 모든 활동에 국가 브랜드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국가 브랜드
중요도 높아

국가 간 유기성이 강화되면서 국가 브랜드는 단순히 국가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도 분류된다.

그러자 여느 정부할 것 없이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대통령 직속 기구를 만들거나 대외적으로 사용할 국가 브랜드를 제작하는 사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8·15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경제력의 30%대에 그치고 있다선진국이 되길 원한다면 우리의 이미지와 평판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 브랜드위원회를 설치하겠다임기 중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2009122일 대통령 직속 국가 브랜드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국가 브랜드위원회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2011년 국가 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한 ‘2011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컨벤션’(이하 국가 브랜드 컨벤션)도 그 중 하나였다.

20118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진행된 국가 브랜드 컨벤션은 한류, 세계와 함께 미래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한류를 주제로 한 전시, 문화행사, 컨퍼런스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국가 브랜드에 대해 이해하고 자긍심과 도전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국가 브랜드위원회가 국가 브랜드 컨벤션에 대해 기록한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컨벤션 백서: 한류, 소프트파워, 국가 브랜드를 이끄는 힘>에 따르면 종합전람회(가칭) 추진위원회는 행사 6개월 전인 201127일 구성됐다. 추진위는 같은 해 1019일 체험 소감문 대회 시상식까지 약 8개월 동안 활동했다.

기획부터 공식 명칭과 엠블럼 제작, 전시 구성, 기업·지방자치단체 유치, 대외 홍보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손혜원 의원(당시 크로스포인트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4월 손 의원을 비롯해 11명을 국가 브랜드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손 의원은 기획분과위원으로 국가 브랜드 컨벤션 행사에 관여했다.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


손 의원은 20대 총선서 당선돼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브랜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브랜드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손 의원을 따라다녔다. ‘참이슬’ ‘처음처럼’ ‘정관장등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이 손 의원의 아이디어서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도 손 의원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손 의원이 브랜드 분야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온 점을 높이 사 국가 브랜드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8년 뒤 당시 국가 랜드 컨벤션 준비 과정서 한류문화산업포럼 회원으로 참여했던 A씨가 한 가지 의혹을 꺼냈다.
 

▲ ▲작품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핸드코리아 엠블럼과 로고 디자인

A씨는 국가 브랜드 컨벤션서 사용된 공식 엠블럼과 손 의원이 201110월 설립한 공예품 전시·판매업체 하이핸드코리아의 로고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국가 브랜드 컨벤션의 공식 엠블럼과 하이핸드코리아 로고는 각각 ‘HIGHHAND’(하이핸드)‘HALLYU’(한류)로 글자는 다르지만, ‘KOREA’의 모양은 육안으로 봐도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했다.

대통령 직속 브랜드위원회 위원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위촉

A씨는 지난 1월 손 의원에 대한 각종 논란이 불거지던 무렵 방송을 통해 하이핸드코리아의 로고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뉴스에 손 의원 관련 보도가 나가던 중 서울역에 있는 하이핸드코리아 상점이 화면에 잡혔다. 로고를 보자마자 국가 브랜드 컨벤션 공식 엠블럼이 떠올랐다당시 우리 포럼(한류문화산업포럼)서 엠블럼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 공식 엠블럼을 제작하기 위한 회의서 대한민국의 브랜드는 곧 사람이라고 생각해 KOREAK를 사람 인()의 형상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손혜원 의원실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컨벤션은 20118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했고, 하이핸드코리아는 2011108일에 오픈했다“‘KOREA’ 글씨는 손혜원 의원이 하이핸드코리아를 위해서 직접 쓴 손글씨고, 같은 해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컨벤션에 공짜로 이 글씨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이) 1회성 행사라 (손글씨를)그냥 써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가 브랜드 컨벤션 공식 엠블럼의 KOREA와 하이핸드코리아의 KOREA, 둘 다 손 의원이 쓴 글씨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손 의원이 개인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미리 써둔 손글씨를 자신이 위원으로 있는 국가 브랜드위원회 행사에 공짜로 제공했다는 뜻이다. 손 의원은 행사가 끝난 이후 해당 글씨를 자신의 사업체 로고로 사용했다.

“내가 줬다” 
“협업했다”

하지만 국가 브랜드 컨벤션의 백서에 쓰인 공식 엠블럼 제작 과정은 손 의원의 주장과는 달랐다. 백서에는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와 한류를 함께 담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했다. 구체적 형상이 없는 국가 브랜드와 다양한 요소로 어우러진 한류를 하나의 엠블럼으로 만드는 데 수많은 시행착오와 각계 전문가의 조언, 반복되는 재작업이 이어지며 수백번이 넘는 창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쓰여 있다.


여러 차례 시안을 협의한 결과, 국민을 상징하는 한자 사람 인()’과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케이(K)’가 합쳐진 엠블럼이 나왔다이는 한국인이 곧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임을 의미하고, 세계와 함께 미래로 뻗어나가는 한류의 물결을 형상화했다고 기록했다.

A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손 의원은 자신이 이전에 써둔 글씨를 무료로 제공했다는 입장이고 백서에는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는 입장이 담긴 것이다.

국가행사에서 사용된 디자인
개인 업체 로고로 다시 사용

손혜원 의원실은 백서 내용에 대해 이전에 답변했듯이 손 의원이 있던 크로스포인트서 진행한 (손 의원의) 손글씨 작품이 맞다국가 브랜드위원회서 무료 사용을 요청해 행사에 맞게 수정작업을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무료 사용을 허락한 후 행사에 알맞게 쓸 수 있도록 작업했다 국가 브랜드위원회 백서 내용은 집필진에게 문의하라백서 내용이 왜 그렇게 작성됐는지 확인되면 우리도 궁금하니 알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체부 국제문화과 관계자는 국가 브랜드 컨벤션 이후 8년이라는 상당한 기간이 경과해 정확한 내용 확인이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길 바란다면서도 “(공식 엠블럼은)손혜원 당시 크로스포인트 대표를 포함한 여러 위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제작됐다고 전했다. 이 과정서 별도의 예산 지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손 의원은 20119월과 11월에 하이핸드코리아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국가 브랜드 컨벤션이 끝난 이후다. 특허청에 따르면 상표권의 사용 방식에 따라 로고와 글씨를 각각 출원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손 의원의 하이핸드코리아가 그와 유사한 경우로 보인다. 국가 브랜드 컨벤션 공식 엠블럼과 유사한 하이핸드코리아 로고 상표권은 2011114일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공식 엠블럼은 비록 짧은 기간(4) 동안 사용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끝에 준비한 행사의 얼굴이었다손 의원의 주장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직접 써서 제공했다는 이유로 국가 행사에서 사용된 디자인을 개인 사업에 다시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컨벤션 이후
상표권 출원

한 브랜드 전문가는 개인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직접 쓴 글씨를 국가행사에 제공하는 것까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손 의원은 당시 국가 브랜드위원회 위원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행사 이후 (해당 글씨를) 다시 개인적으로 사용한 점에서는 의아함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누군가 어떤 행사에 돈을 기부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 돈이 행사 이후에도 내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손혜원 내로남불?' 박근혜정부 국가 브랜드 표절 의혹 제기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7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브랜드 ‘CREATIVE KOREA’(크리에이티브 코리아)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국민과 함께 국가 브랜드를 만들어 이를 해외에 적극 알리겠다는 취지로 진행한 국가 브랜드 사업의 일환이었다.

문체부가 브랜드·광고홍보 분야의 학계와 현장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국가 브랜드 개발 추진단이 1년에 걸쳐 만든 새로운 국가 브랜드는 공개 이틀 만에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의 표절 의혹을 공개적으로 꺼낸 인물은 브랜드 전문가 출신인 손혜원 의원(당시 더불어민주당)이다.

1년 만에 폐기

손 의원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프랑스의 ‘CREATIVE FRANCE’(크리에이티브 프랑스)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201676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서 두 브랜드를 비교하며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카피다. ‘크리에이티브가 국가명 앞에 온 것, 빨강·파랑을 쓴 건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행한 건 그 표절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들어 있단 것이다. 표절과 창의, 참으로 비극적인 코리아이며 이 상황을 보면서 제가 디자이너란 사실이 너무 부끄럽고 문체부 장관이 제 직속 후배란 사실, 이걸 최종 결정했을 대통령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덕 당시 문체부장관은 손 의원의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후배다.

문체부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와 크리에이티브 프랑스의 유사성에 대해 이미 전문가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며 표절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채 1년도 되지 않아 폐기됐다.

2017년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문체부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표절 의혹 등 여러 논란으로 국민적 공감과 신뢰를 얻지 못해 국가이미지 제고라는 정책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외부 평가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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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