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도 이제 양극화 시대

아파트에 이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에 규제가 몰리자 수익형 부동산으로 쏠리던 자금이 경기불황과 시장 불안정성을 이유로 안정성이 보장된 상품에는 수요가 몰리는 반면, 공급물량·입지나 상품성 등에서 차별성이 부족한 상품은 철저히 외면당하는 모습이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경우 공급추이에 따른 양극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신축 상가의 공급이 적었거나 뜸했던 지역은 주변 노후건물 갈아타기 수요와 대기수요를 흡수할 최적지로 꼽힌다. 아무리 교통여건이 좋고 입지가 뛰어난 지역이라도 신축 상가의 공급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면 수요가 분산돼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쟁 치열
수요 분산

공급이 부족하거나 뜸한 지역은 오래되고 노후된 상가들도 대부분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따라서 신축 상가가 지니고 있는 주차여건, 편의시설 등의 경쟁력으로 인해 이전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게 된다. 여기에 신규 상가는 점포 권리금 부담이 없어 초기비용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오히려 다음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 형성이 가능해 미래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신축 상가의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상가들이 높은 인기를 보였다.

먼저 신축 상가 공급이 없었던 지역의 사례다. GS건설이 지난해 6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고잔신도시 90블록)에 선보인 ‘그랑시티자이 에비뉴’ 상가는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이 상가의 분양 주체인 안산사동90블록피에프브이(주)에 따르면, 117개 점포의 입찰에서 평균 약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북유럽풍 수변 스트리트 상가로, 친환경 상권의 여유로움을 차별성으로 확보한 포트 에비뉴의 125호실에서 나왔다. 이 호실에서만 최고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랑시티자이 에비뉴의 최고 낙찰가율은 196%를 기록했다. 평균 낙찰가율도 135%를 기록하며 전체 점포의 인기가 고루 높았다. 이 상가는 전체 7653가구의 그랑시티자이 대단지 내 상가로, 시화호 호숫길을 따라 약 400m 길이의 북유럽풍 수변 스트리트 상가로 조성된다.


공급가뭄 지역 ‘귀한 몸값’ 분양 눈길
권리금 형성 가능해 미래 수익도 기대

다음으로 한동안 신축 상가 공급이 없었던 남양주 별내신도시 사례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7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995번지에 선보인 생활형숙박시설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578실)’의 단지 내 상가격인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63실)’도 청약 결과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존 오피스텔 등은 신규 대비 공간활용도가 낮아 불편한 것은 물론, 쾌적성도 떨어져 신축 오피스텔 등에 대한 임차인들의 갈증이 매우 크다. 

특히 신규 오피스텔일수록 세대 내 설계뿐 아니라 커뮤니티 및 보안시설도 잘 갖추고 있어 임차인 모집 및 높은 임대료 책정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공급물량이 많았던 지역의 경우 수급불균형으로 공실률이 높은 경우가 많지만, 공급이 뜸하던 지역에서 나온 상품은 분양단계부터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따라서 공급과잉 시대에는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공급 부족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 다년간 공급이 전무했거나 적었던 지역의 일부 오피스텔은 높은 인기를 보였다. 

지난해 7월 오피스텔 등 공급이 적은 서울 성북구에서 분양한 ‘석계역 한일 노벨리아시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6구역 주변에서 한일개발이 시공을 맡았는데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이 분양 개시 1개월 만에 완판됐다. 

안정성 보장된 상품에 수요 몰려
차별성 부족한 상품 철저히 외면


성북구 장위동 8-2외 7필지에 위치하며 지하 3층, 지상 17층 높이다. 이번에 오피스텔 240실, 도시형생활주택 299실이 공급됐다. 석계역 한일 노벨리아시티는 1, 6호선 석계역 도보 5분 거리의 더블 역세권에 위치했다. 동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 월릉IC, 월곡IC를 통해 강남 출퇴근도 20분이면 가능한 쾌속 교통망을 갖췄다. 단지 반경 2.5㎞ 내에 있는 경희대, 광운대, 과기대, 서울여대, 동덕여대 등 8개 대학에서의 임대수요가 기대된다.

공급 자체가 희소하다 보니 일부 매매가격 상승폭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마포한강푸르지오2차’ 오피스텔은 최근 1년간(2017년 12월~2018년 12월) 3.3㎡당 매매가격이 6%(1556만→1649만원) 상승하며 같은 시기 서울 평균값인 2.50%(1066만→1092만원)를 압도하고 있다.

물론 주의점도 있다.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적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30~40대도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데, 투자상품 가치하락 시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인구유입에 결정적인 호재가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상가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권은 노후화된 상가에서 신규 상가로 갈아타려는 이전 수요와 신규 상가를 선점하려는 대기수요까지 있어 이들 지역 신규 상가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다”며 “몇 년간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오피스텔의 경우도 희소성 면에서 가치가 높지만, 거주 및 투자 지역 선정 시 입지여건과 기존 경쟁 상품과 경쟁력 및 차별성, 임차인 선호도 등을 충분히 검토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가뭄 지역에 공급 중인 수익형 부동산.

공급 적거나
아예 없거나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상가)=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68-35 일원에 국철 1호선 오류동역 초역세권 메디컬 전문상가인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가 분양 및 임대 중이다. 지상 건물연면적 1039.47㎡,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분양 및 임대 대상은 지상 1~8층이다. 권장업종은 1층 약국(독점), 2층 죽전문점·커피전문점, 3~7층 병의원, 8층 루프탑 카페(휴게공간 독점 활용가능) 등이다.

대로변에 입지해 상가투자에서 필수로 고려해야 할 가시성 및 접근성이 우수하다. 인근에 광장 조성(만남의 장소)으로 상가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오류동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약 1만2000명(출처: 2017년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이며, 거주 인구 약 1만세대의 중심지라는 평가다. 인근에 노후건물이 많아 신축건물의 희소가치가 높다.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는 14만 배후수요의 가산디지털산업단지와 가깝다. 성공회대, 유한대, 가톨릭대, 한영신학대 등 인근 7개 대학교에 4만여명의 대학생 임대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현재 오류동의 10년 이상된 아파트는 3.3㎡당 1400만~ 1500만원대, 대로변 역세권 상업용지는 5000만원대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계약금 20%, 중도금 30%, 잔금 50% 조건이다.

상품 가치↓ 
위험성↑

 

▲노량진 드림스퀘어(오피스텔·상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16-1외 10필지(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노량진 드림스퀘어’가 공급 중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18층, 2개동, 원룸형 오피스텔 총 598실 규모를 배후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하루 평균 3만명의 유입이 가능한 독점형 복합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지상 1~2층, 총 26개 점포로 3.3㎡당 1000만~4000만원대(부가세별도)로 입지에 따라 다양하다. 총 주차대수는 437대로 2020년 8월 준공 예정. 

노량진 수산시장은 종사자만 약 3400명에 달한다. 서울 수산물 유통량의 50%가 이뤄지고 있다. 일평균 3만명의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약 600실에 달하는 오피스텔 입주가 이뤄질 경우 불경기 없는 356일 황금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차량이 아닌 도보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관문형(초입) 상가로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개 점포(전용면적 약 5㎡)당 권리금만 3억~4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노량진 드림스퀘어 상업시설은 1·9호선 노량진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상가로, 향후 투자가치를 높여줄 대형 개발호재도 즐비하다. 먼저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은 현대화 사업이 완료됐고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사업 완료 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이 될 전망. 향후 수산시장과 여의도를 잇는 보도 육교 건립도 예정됐다.


노량진복합리조트도 주변에서 계획됐다. 카지노 제외 대형 쇼핑센터와 호텔 컨벤션 사업이 재추진 중이며, 여의도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파트너 참여 문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 20층, 310실로 예정된 관광호텔도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노량진 뉴타운 개발, 노량진 민자역사, 동작구 종합행정타운 건립 계획 등 굵직한 대형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8월 준공 예정.
 

▲구리 프라임시티(오피스텔·상가)= 서울에 근접한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734-6번지 일대에 ‘구리 프라임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사업장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최대 번화가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와 안정적 임대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분양면적 기준 45.2㎡와 64.72㎡, 2가지 타입, 18층 규모로 조성된다.

전 세대 1.5룸, 2룸 설계로 신혼부부는 물론 전세 세입자의 시선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59%에 이르는 타사 대비 높은 전용률,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아파트형 구조의 특화 설계, 1세대 1주차 여건, 여기에 탁월한 조망까지 가능하다. 구리시 최초 ‘녹색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인증’까지 취득함으로써 그 실질적 가치와 미래투자 측면에서 향후 상가 오피스텔의 신개념 파라다이스로서의 위상이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22년 지하철 8호선 연장선도 개통 예정으로, 역세권의 탁월한 프리미엄 수혜가 예상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및 강변북로를 이용한 강남 및 수도권 진입이 편리한 입지를 자랑한다. 세무서, 우체국 등 각종 공공시설과 대형 병원, 은행, 쇼핑센터, 전통시장, 체육공원 등도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의료, 쇼핑, 문화 등이 잘 조성된 생활편의시설과 인접한 세무서와 관련해서 안정적 임대가 가능하다. 수도권 중에서도 특히 중산층의 소비성향이 두드러진 지역으로, 상가 매출은 물론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오는 4월 준공 예정.
 

▲한라 웨스턴파크 송도(오피스텔·상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29-1번지(송도 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C2BL)에 들어서는 ‘한라 웨스턴파크 송도’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호텔 같은 오피스텔이다. 셀럽하우스는 ‘호텔처럼 살고 오피스텔처럼 산다’는 슬로건처럼 송도의 높은 미래비전으로 완성되는 신개념 투자상품으로, 송도 최고 수준의 야외 수영장과 품격 높은 호텔식 서비스가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는 럭셔리한 주거공간이다. 


지하 3층~지상 37층, 전용면적 21~54㎡ 타입의 1456실 대단지 프리미엄을 품었다. 달빛축제공원이 보이는 파크뷰(일부 세대 제외)와 인천대교 조망권을 확보(일부 세대 제외), 항구가 보이는 하버뷰(일부 세대 제외)도 가능한 가운데, 전실 1룸, 1.5룸, 2룸 타입으로 구성된다. 

실내는 맞춤형 투자가 가능한 21~55㎡의 소형 평면을 채택했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풀옵션 및 풀퍼니시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포스코건설, 코오롱글로벌, 삼성바이오로직스,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 포스코대우, 셀트리온 등 대기업과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 주요 국제기구 사무소가 입주해 있어 임차수요 확보 역시 용이할 전망이다. 

14대 1
16대 1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 1월 1년 동안 인천 분양권 거래량은 7940건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3623건(45.6%)이 모두 송도에서 거래됐다. 이처럼 송도국제도시로 수요가 몰리는 것은 우수한 주거 인프라와 함께 다양한 개발호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송도에는 현재 GTX B노선을 비롯해 인천발 KTX, 골든하버 프로젝트 등 굵직한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의 장점과 호텔·오피스텔의 장점을 결합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부동산 상품에 문의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1인 가구를 위한 호텔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나 대기업 임직원들이 주로 문의가 오고 인천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외국 바이어들이 숙소로 이용하기에 특급호텔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호텔, 레지던스의 장점들을 결합한 새로운 주거 또는 임대사업 상품으로 개별 등기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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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