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창업시장 3대 키워드

작은 가게에 싼 음식이 대세

창업전문가들은 올해 창업시장의 3대 키워드로 불황 지속,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를 꼽고 있다. 장기불황 여파는 소비심리를 악화시킴으로써 창업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또한 자영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는 중심상권과 골목상권이라는 전통적 헤게모니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작년 한 해 불황 속에서도 가장 많이 창업한 업종 중 하나는 커피전문점 등 카페였다. 과당경쟁이라는 언론의 경고도 무시하고, 창업자들은 남 보기에도 좋고 노동력도 상대적으로 덜한 업종에 눈을 돌렸다. 여기다가 남편 직장만 바라볼 수 없는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부업거리를 찾는 주부 창업자들의 관심도 커피전문점 등 카페로 쏠리면서 다산다사(多産多死)형 업종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었다. 

다산다사

이와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불황,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 등 예상되는 창업환경 변화에 따라 커피전문점 창업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 3대 장인’으로 불리는 여선구 연두커피인터내셔날 대표로부터 커피전문점 창업전망 및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계속되는 불황은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를 더욱 높인다. 한 푼이라도 싼 커피전문점을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그동안 가격파괴 커피전문점이 큰 인기를 누렸다면 올해는 커피원두의 품질도 보장되면서 가격도 적당한 커피전문점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여 대표의 분석이다. 일단 국내 커피산업이 발달하면서 커피원두의 품질도 향상됐고, 원두 유통도 원활해졌다. 더 좋은 품질의 원두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 대표는 “올해는 커피원두의 품질은 고급이지만 가격은 비싸지 않은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가격대 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3000원 내외 정도인 커피를 일컫는다. 그는 중간 가격대 커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최근 10여년간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이 늘었고, 둘째 국내 커피산업의 발달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커피원두 공급가격의 거품도 많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여 대표가 생산하는 연두커피 원두 역시 고급 커피를 저렴하게 유통하면서 커피시장에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한다.


중심·골목상권에 큰 변화의 바람
‘자기애 트렌드’건강식 메뉴 인기

여 대표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적합한 ‘고급 커피원두를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하는 점포의 경우, 점포 임대료가 중심상권보다 훨씬 저렴한 지역 상권이나 골목상권에 입점하면 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심 중심상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점포 규모가 66~99㎡ 정도인 커피전문점을 예쁘게 인테리어한 분위기 있는 점포는 중간 가격대 커피로 그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택가 및 아파트를 배후로 하는 각 지역상권은 지리적 근접성이 좋아 소확행 트렌드에 따라 주말이나 휴일에도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심상권은 주말과 휴일에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골목상권은 오히려 고객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골목상권의 중소형 점포는 임대료도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점주가 아르바이트 한두 명써서 운영하면 돼 최저임금 상승 부담도 크지 않다는 것이 여 대표의 설명이다. 
 

어쨌든 임금상승과 근무시간 단축의 파고를 피해갈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지역상권의 중소형 점포라는 점이다. 올해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테리어 분위기를 산뜻하게 하고, 샌드위치, 베이글, 베이커리 등 먹을 만한 디저트 메뉴도 갖추고 있으면 동네 엄마들의 모임 장소로도 인기를 끌 수 있다.

불황, 최저임금, 주 52시간…
소비심리 악화에 인건비 부담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가 커피는 스타벅스가 독주를 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의 주변 커피전문점들은 거의 초토화될 정도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과 인접한 상권에 입점하는 커피전문점은 차별화된 요소를 갖추지 못하면 스타벅스와의 경쟁이 버거워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령 독특한 인테리어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구수한 냄새가 나는 수제 빵을 매장에서 직접 굽는 베이커리 카페처럼 메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 대표는 “현재 국내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스타벅스와의 경쟁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는 추세”라며 “가령 수제 샌드위치나 수제 베이글처럼 스타벅스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메뉴로 확실히 차별화하고, 고객 가치를 더욱 높여야만 그나마 스타벅스의 점포 확장과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심상권의 중대형 점포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큰 위협

메가 트렌드인 웰빙과 함께 최근에는 자기애(自己愛) 경향이 강해 나만의 건강식 메뉴가 인기다. 다른 점포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건강식 메뉴를 개발해낸다면 도심상권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럴 자신감이 없다면 중심상권에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커피전문점 창업을 해서는 안 된다. 불황,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는 도심상권 중대형 커피전문점에 생각보다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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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