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①] ‘베트남 호치민’ 꿈꾸는 조경태 의원

“언론이 조명한 빅3 ‘삑사리’ 날 수 있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정치권의 시계가 벌써부터 12·19 대선에 맞춰진 분위기다. 저마다 잠룡들이 대선 출사표를 내던지며 강력한 대권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다. ‘미래권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대선불판 역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일요시사>는 승천을 꿈꾸는 잠룡들을 만나 저마다의 집권플랜을 세세히 들어봤다. 그 첫 번째로 민주당 깃발로 PK불모지 개척에 성공한 3선의 조경태 의원을 만나봤다.

“내 다라이(대야)~.”

이 한마디에 인생이 바뀌었다.

이는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조경태 의원의 이야기다. 당초 공학박사로 학자의 길을 걷고 있던 조 의원은 지난 1995년 구포장터에서 노점상인 단속반들의 폭압적인 철거과정을 지켜봤다. 70대 어르신들의 눈물, 아주머니들의 울부짖음이 그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이때부터 조 의원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힘없는 약자 편에 서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돼야겠다며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조 의원의 정치적 스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999년 종로 국회의원이었을 당시 비서관으로 연을 맺었다. 그래서일까. 조 의원의 정치적 궤적은 노 전 대통령을 쏙 빼닮았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거듭된 낙선에도 PK 도전과 청문회 스타까지.

특히 조 의원은 민주당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내리 3선이라는 경이로운 기록까지 세운 상태다. 친노 깃발 없이 지역주의를 맨몸으로 깨부순 것. 그리고 마침내 조 의원은 ‘어게인 2002’를 외치며 대선출사표를 던졌다. 노 전 대통령도 지난 2002년 대선 경선에 뛰어들 당시 낮은 지지율로 출발해 ‘이인제 대세론’과 ‘정몽준 대망론’을 꺾었다는 이유에서다.


조 의원은 본격 진검승부 국면으로 접어들어 자신의 경쟁력이 알려질수록 폭발적인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노무현 외로울 때 정치 외면하던 문재인, 이제 와서 후광 혼자 받아”
“지나치게 여론 눈치 보는 박근혜, 자신의 목소리로 ‘수첩공주’ 떨쳐야”

-민주당 내에서 가장 먼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하셨다. 언제쯤 이런 구상을 했는가?

▲초선시절부터 의정활동을 하면서 정치가 당리당락에 치우치고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행태로 인해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은커녕 절망만 주는 실정이다. 지금 국민들께서는 경제적으로도 매우 힘든 상태다. 때문에 민생제일주와 정치개혁을 위해 출마하게 되었다. 특히 YS?DJ가 못다 이룬 ‘40대 기수론’을 완성시키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깃발로 여당의 텃밭에서 3선에 성공했다.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따뜻한 가슴과 신뢰다. 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정치인으로 지역에서 소문났다. 사소한 민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특히 나는 지역구인 신평-다대포 지하철 연장이라는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공사비용 7800억 정도의 국책사업규모로 여러 정치인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사안이다.


-민주당내 후보군이 문재인·손학규·김두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비교하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비교가 안 된다. 모두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빅3가 ‘삑사리’가 날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나의 경쟁력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주목 받게 될 것이다.

-빅3 후보를 평가하자면.

▲문재인 의원은 초선이다. 의정활동을 통해 신념을 파악해야 하는데 정치적 신념을 모르겠다. 게다가 당신께서는 정치 안하신다고 하셨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도에 부산시장으로 나와 달라 했을 때 안 나왔다. 노 전 대통령께서 그 어렵고 외로웠을 당시 왜 안하셨는지. 하지만 지금 후광은 문 의원이 다 받고 있다. 게다가 김두관 지사도 민주당 깃발이 아니라 무소속 당선이었다. 경남에서 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 중 무소속은 많다. 민주당으로 경쟁해야지, 우린 무소속은 안쳐준다(웃음). 손학규 고문 역시 지속적으로 정체성에 의심을 받는 분이다.

-대선후보로서의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율이 아쉽다.

▲대선의 예비고사로 불리는 지난 4·11 총선에서 내가 문재인 의원보다 득표율이 높았다. 언론에서 ‘문재인 띄우기’가 한창이었지만 조경태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역으로 말하면 나의 경쟁력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진검승부 국면으로 접어들어 국민들께서 조경태의 경쟁력을 자세히 알게 되면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조경태를 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있는가?

▲소위 메이저언론에서는 후보자의 객관적 평가보다 비약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국민들께 직접 다가서서 평가를 받을 생각이다. 가수 장윤정씨의 경우도 당초 공중파에서 안 써줬다. 실력은 쟁쟁했지만 소위 백그라운드가 없기에 전국을 누비며 인지도를 쌓았고, 결국 방송에서 안 써줄 수 없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나 역시 바닥을 훑으며 국민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조경태를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겠다.

-광화문 광장, 서대문 독립공원 등 이색장소에서 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졌다. 출마선언 장소가 아쉽지 않나?

▲이벤트성이다. 자신의 지역구나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오히려 낫다. 이것은 세 과시나 줄세우기 또는 줄서기다. 이 역시 구태정치라는 생각이다.

-‘손학규-세종, 김두관-룰라’처럼 조경태의 정치적 롤모델이 누군지 궁금하다.

▲정치를 노무현 전 대통령께 배웠는데 노 전 대통령께서 링컨을 존경했고 나 역시도 그렇다. 덧붙이자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을 잘 실천한 베트남의 호치민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


-청문회 스타·PK에서의 도전 등 노무현 전 대통령과 행보가 많이 닮았다.

▲2002년 대선 당시에도 ‘이인제 대세론’으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저평가 됐었다.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 한 사람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이 없었다. 그런 어려움과 대세론을 극복하고 대통령까지 당선되셨다. 나 역시 진검승부를 통해 누가 정권교체의 적임자인지 국민들께 평가받을 각오가 돼있다.

-노 전 대통령을 회고하자면.

▲유불리를 떠나 단 한 번도 원칙에 어긋나지 않았던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노 전 대통령은 95년 부산시장선거와 2000년 총선에서 북강서을 출마 당시 무소속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민주당 간판을 세웠다. 버림을 통해 정치를 세운 것이다. 이러한 ‘노무현 정신’이 여러 가지 정치적 행태와 정당의 움직임까지도 뒤바꾼 셈이다. 조경태의 3선은 앞서 노무현 정신이 PK에서 일궈 논 자산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주택과 교육문제이다. 특히 참여정부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때문에 주거마련 정책에 관해 정밀한 공약을 준비 중에 있다. 교육은 모든 국립대 무상등록금을 계획 중이다. 이는 예산문제를 많이 지적받는다. 전국 약 20여 개의 국립대 등록금 수입이 1조7000억이다. 장학금이 2000억 정도가 되니 1조5000억이라는 예산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에 22조를 퍼붓는 현실에서 교육에 이정도도 투자를 못 하겠나? 특히 무상등록금 시 인재들이 국립대에 몰려들어 경쟁력이 치열해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사립대도 등록금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며 복지?경제민주화 등 후보들마다 내세우는 해법이 다르다.

▲현재 화두는 양극화 해소다. 양극화 해소의 해법은 임금격차의 최소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두 배 이상 나는데 이를 간과한 채 양극화 해소는 어불성설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심하다. 때문에 동일노동·동일임금으로 임금격차를 해소하면 자연스럽게 비정규직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내가 집권하면 이 양극화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통합진보당 사태로 국가관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는데.

▲이제 구태의연한 이념논쟁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하지만 좌우이념·색깔논쟁은 국가관·안보관과는 별개다. 나라가 없으면 국민도 없다. 대한민국이 있기에 나 조경태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국가관은 뚜렷해야 한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사퇴 목소리가 높은데 이에 대한 입장은. 아울러 야권연대의 향방은.

▲통진당 사태의 본질은 부정선거다. 부정선거는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역행하는 중대한 도발이다. 좀 더 진상을 밝혀봐야겠지만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면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때문에 즉각 사퇴가 옳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민이 애국가를 부정하는 것은 자격이 없다. 통진당 사태 수습 이후 야권연대를 이야기해야 한다. 통진당 내부적으로도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야권연대를 이야기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안철수 현상에 대한 견해는?

▲안철수 원장은 높은 국민적 지지율로 이제 야권의 ‘상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주다 보니 생긴 현상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민심흡수를 위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향후 안 원장과는 민주당내에서 경선을 치르고 나면 2차 경선을 통해서 ‘노무현-정몽준 모델’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생제일주의로 YS·DJ가 못다 이룬 ‘40대 기수론’ 완성할 것”
민주당 깃발로 PK 도전에서 청문회스타까지 노무현 궤적 빼닮아

-대선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이해찬-박지원 연대설’이 불거졌는데.

▲새로운 지도부는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공정한 경선룰과 절차를 통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어떤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고 정권교체를 할 것인지 본선 경쟁력을 면밀히 따져 봐야한다. 지도부는 특히 ‘어게인 2002’의 드라마틱한 경선을 통해 민주당이 수권정당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 이번 경선이 정치공학적으로 ‘어게인 2007’이 돼버리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께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절대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평가하면.

▲장단점이 있다. 국민적 시각으로는 신뢰의 정치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등 한국정치사에서 극복해야 될 과제들이 많다. 스스로가 얼마나 개혁을 해 낼지 국민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사회적 이슈가 되는 언론파업 등 책임성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타이밍이 한 템포씩 늦다.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수첩공주’라는 별명까지 생기지 않았나? 지나치게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는 내야한다.

-지역구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생각은.

▲가덕도 신공항으로 가야하는 게 맞다. 김해공항의 안정성과 교통량 증가로 인한 포화상태로 발생한 문제다. 김해공항은 부산시민이 주로 이용한다. 때문에 부산시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덕도로 가는 것이 옳다. 너무 정치적 논리로 해석되기에 지역 간의 불신과 갈등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 만약 대구공항이 포화상태라서 공항을 지어야 한다면 그때는 대구시민에 뜻을 묻는 게 옳다.

-대권·당권 분리규정을 두고 당헌당규 개정 목소리가 나온다.

▲룰은 원칙이다. 축구경기를 앞두고 룰을 그때그때 바꿔서야 되겠나? 룰은 늘였다 줄였다하는 고무줄이 아니다. 만약 룰을 바꾸려면 전대를 통해 당원들에게 의사를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미 준비하신 분들은 다 나왔다. 때문에 손학규 고문도 지난해 대표직에서 그만 둔 것 아닌가. 대선에 뜻을 두고 있었다면 지난 1·15 전당대회 당시 출마하지 않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다.

-모바일 투표가 민심을 왜곡시킨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넘어서고 공명정대하게 잘 관리를 한다면 모바일 투표 확대가 바람직하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필요하다. 다만 통진당의 부정한 방법이라면 민주당은 대선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MB정부를 평가한다면.

▲국민들이 경제대통령이라 해서 뽑았지만 4년간 서민들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경제성장도 공약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MB정권에 대해서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때문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마이너가 메이저를, 약자가 강자를, 비주류가 주류를, 소수가 다수를 이기는 사회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활력소가 되지 않겠나? 하지만 항상 주류가 점하고 있다. 좋은 학벌이 있어야 출세하는 사회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고 대접받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출 7위국가다. 하지만 과거 20위일 때가 오히려 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반드시 기회 균등의 시대를 이룩하겠다.

 

<조경태 의원 프로필>

▲ 경남고등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토목공학 학사

▲ 부산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 박사

▲ 2002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

▲ 2004 열린우리당 원내 부대표

▲ 2004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 2008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 2012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 2012 제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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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