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산비리 대표-양주시장 ‘수상한 관계’ 추적

태블릿서 나온 시장님 이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북확성기 사업 비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업체 대표가 현직 지자체장과 골프를 치는 등 오래전부터 친분을 맺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진행 중인 전직 시의원의 재판 과정서 새어나왔다. 해당 업체 대표는 현재 보석 석방 상태다.

▲ 이성호 양주시장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대북확성기 사업 비리에 연루된 현직 대령과 국회의원 보좌관, 브로커, 업자 등 20명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브로커를 동원해 166억원 규모의 대북확성기 사업을 낙찰 받은 음향기기 제조업체 인터엠 조모 대표 등을 위계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방산비리로 
고발했는데…

대북확성기 도입 사업은 2015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계기로 북한의 전방부대 및 접경지역 주민에 대한 심리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가 고성능 대북확성기 40대를 도입한 사업이다.

사업은 201612월 마무리됐지만 입찰 과정서의 특혜, 계약업체의 부당이득으로 인한 국고 손실, 납품된 확성기의 성능 미달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군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2월 인터엠 등 관련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이 과정서 인터엠 재무팀 차장의 수첩, 조 전 대표의 태블릿PC 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첩에는 인터엠 측에서 양주시 전 시의원에 돈을 지급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태블릿PC에서는 조 전 대표가 언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한 일정표가 발견됐다.

특히 이 일정표에는 이성호 골프’ ‘이성호 점심’ ‘이성호 ○○○(양주시에 위치한 음식점)’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현재 양주시장인 이성호의 이름이 약 20회 가량 나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장이 조 전 대표로부터 골프, 식사 접대 등을 받았다고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80년 양주군 회천면서 공직을 시작한 이 시장은 2009년 서기관으로 승진한 뒤 도시개발사업단장, 도시건설국장, 도시교통국장, 산업환경국장, 교육문화복지국장 등을 역임하다가 20131234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대북확성기 사업 연루 대표
양주시장과 알고 지낸 사이?

이 시장이 조 전 대표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는 도시교통국장(2011320124), 산업환경국장(2012512), 교육문화복지국장(201212퇴임)을 지냈다.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주시장 후보로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고 2016년 양주시장 보궐선거서 당선, 시장으로 입성한 후 올해 지방선거서 재선에 성공했다.

검찰은 인터엠 재무팀 차장의 수첩을 바탕으로 양주시 전 시의원 임모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제320호 법정서 임 전 의원, 조 전 대표, 현모 인터엠 상무이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등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증인으로는 김모 양주시청 전 도시교통국장이 참석했다.
 

▲ 서울지방법원

시의원으로 선출되기 전부터 조 전 대표와 친분관계를 맺고 있던 임 전 의원은 재직 시절 현 이사 등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지점은 조 전 대표가 주고 임 전 의원이 받은 돈의 성격이다. 검찰은 임 전 의원이 인터엠의 민원사항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대가성을 띤 돈이라는 주장이다.


재판서 나온 인터엠의 민원사항은 공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완충녹지의 일부 구간을 해제해달라는 것이었다.

완충녹지는 도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거나 개선하고 공해나 재해를 방지해 양호한 도시경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도시계획법 제12(도시계획의 결정)의 규정에 의해 결정된 것을 말한다.

실제 인터엠 공장 부지는 나무가 심어 있는 녹지가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인터엠 공장 주변의 완충녹지는 2002630일 덕정1지구 택지개발사업 준공 당시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돼왔다. 인터엠은 택지개발사업 준공 10년 뒤인 201210월 진·출입로 확보를 위한 완충녹지 해제 건의서를 양주시청에 제출했다.

건의서에는 인터엠 공장이 홍죽산업단지로 이전할 경우 토지 진·출입이 불편해 북쪽 진·출입로가 추가로 필요하다. 완충녹지로 돼 있는 일부 구간을 해제해 진·출입로를 확보하는 사항을 건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첩서 나온
시의원·시장

양주시청에서는 201012월경 완충녹지 해제와 관련된 사항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택지개발사업 준공 후 10년이 경과한 지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정하는 바에 따라 도시관리계획으로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주민공람,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과정을 거쳐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터엠의 건의서를 받은 양주시청은 같은 해 11월 덕정1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37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계획() 주민공람 계획보고, 주민공람 등의 절차가 진행됐다.

인터엠은 2013722일 주민공람 단계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완충녹지 법면으로 진·출입로 2개를 추가로 개설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시 말해 완충녹지 일부 구간에 총 3개의 진·출입로를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2013925일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렸다. 회의에는 임 전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국장, 대학교수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검찰은 임 전 의원이 이날 회의서 인터엠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의원은 당초에 (인터엠이)홍죽단지를 계약할 때 저 부지를 판매한다는 거죠. 그 판매하는 대금으로 홍죽산업단지의 반은 매매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저게 반을 한다면 출입로가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중략)그 당시 시에서 ‘10년이 지난 완충녹지 부분은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고 해서 그런 조건을 맞춰서 계약을 해준 거예요. 만약에 아니라면 인터엠에서는 홍죽산업단지를 해제하겠죠라고 발언했다.
 

김 전 국장도 임 전 의원과 비슷한 뉘앙스로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조금 전에 임 위원님이 말씀하셨듯이 홍죽산업단지를 매각할 때 매각이 잘 안 되니까 너네가 홍죽산업단지에 와서 공장을 짓게 되면 우리가 진·출입로를 뚫어서 다른 용도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겠다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계획을 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는 인터엠 공장 부지의 교통문제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조건으로 조건부 가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201311월 덕정1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결정됐다. 인터엠 공장 부지 주변 완충녹지를 일부 해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완충녹지 해제
누가 약속했나

검찰은 인터엠서 임 전 의원에게 일정 기간 동안 돈을 준 것, 특히 20134월경 양주시서 인터엠 측이 낸 건의서를 검토하던 시기에 현 이사가 건넨 200만원, 체육대회 찬조금 명목으로 준 100만원이 뇌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봤다.

20127월부터 20146월까지 양주시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던 임 전 의원이 완충녹지 해제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서 쟁점으로 떠오른 부분은 인터엠의 의견서였다. ‘인터엠 공장 부지 토지이용계획 효율화 방안 건의()’에서 제안목적이라고 기재한 부분이다.

인터엠 측은 제안 목적에 인터엠은 홍죽산업단지 계약 시 기존공장인 덕정동 226-9번지 토지활용 극대화를 위해 양주시서 완충녹지 폐지를 약속함이라고 적었다.


인터엠과 양주시가 홍죽산업단지 계약과 완충녹지 해제를 맞교환한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대목이다. 홍죽산업단지는 경기 양주시 백석읍 홍죽리에 조성된 일반산업단지로, 20063월 산업단지 공업물량을 확보해 20083월 경기도 제2청사 고지에 의해 산업단지 지정 고시가 완료됐다.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양주시가 지역 발전을 약속하면서 20103월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인터엠은 20118월 양주시와 홍죽산업단지 분양 계약을 맺었다.

민원 관련 자문해줬나?
아들은 해당 업체 근무

홍죽산업단지의 분양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양주시서 인터엠에 SOS를 쳤고, 그 대가로 완충녹지 해제를 약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검찰은 인터엠에 그런 약속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파고들었다. 또 인터엠이 완충녹지 해제와 관련해 양주시와 논의를 하는 과정서 누군가의 자문이 있었는지에 주목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국장은 검찰의 질문에 자신은 도시교통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업무를 전체적으로 인수인계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완충녹지 해제 관련 업무는 도시개발사업단의 일이었는데,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업무가 전반적으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20124월 말 양주시청 도시교통국장으로 승진한 김 전 국장은 이 시장의 후임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양주시 관계자는 인터엠 완충녹지 해제와 관련해 이 시장이 시청 재직 시절 자문을 해줬다는 말을 몇 번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 시장의 아들인 이모씨가 인터엠서 대리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는 이 시장이 2016년 지방선거서 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아버지를 위해 선거 로고송을 직접 불러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이 시장의 완충녹지 관련 자문의 대가로 인터엠서 이 시장의 아들 이씨를 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인터엠 측에서는 이씨가 근무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근무는 하지만
“근거 없는 소리”

이 시장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양주시청 공보팀 관계자는 시장님은 인터엠 완충녹지 해제와 관련해서 잘 모른다고 하셨다. 업무는 김 국장(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 전 국장)이 계실 때 진행을 한 것이고, 그 이전에 접수받고 할 때는 남모 도시개발사업단장이 처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들 이씨와 관련해서는 “(시장님이) 2013년 말에 퇴임했고 아들은 2014년 말에 인터엠에 취업했다당시는 시장님이 선거서 낙선했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어 양주시청 공보팀장은 날짜까지 전부 확인해서 답변하는 것이라며 전임 국장(김 전 국장)과도 통화를 다 했는데 본인이 다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양주시의회 전 부의장 아들도… '인터엠 입사했다'

인터엠에는 이성호 양주시장의 아들뿐만 아니라 현직 시의원 황모씨의 아들도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 의원은 이번 6·13 지방선거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양주시의회 부의장, 의장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황씨의 인터엠 입사 소식은 여러 뒷말을 낳았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황 의원은 그런 건 전혀 없다. 아들이 거기(인터엠)에 취직하겠다고 해서 알았다하고 말았다”며 직책은 대리인데 현재 공장서 일한다고 덧붙였다. <>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