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점포들이 증가하면서 업종전환을 고려하는 점포주가 늘고 있다. 업종전환을 꾀하는 창업자들은 장사가 잘 안 되거나 경쟁력이 약해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지원 체계를 갖춘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로 옮겨 타려는 경우가 많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업종전환 창업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기에 주목 받는 창업 전략”이라며 “적자가 2~3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업종전환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대중성과 독창성을 모두 갖춘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중성을 무시하고 독창성만을 내세운 아이템의 경우에는 수요층이 일부 계층으로 한정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또 대중성만을 강조한 너무 평범한 아이템은 치열한 창업시장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업종 전환 후 만족도 높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서 화덕피자&파스타 전문점 ‘루나리치’(www.lunarich.co.kr)를 운영하는 윤민욱 (29세) 사장은 지난해 9월 3년간 운영해오던 호프집을 리뉴얼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또 밤 장사다 보니 생활패턴도 바뀌고 술 손님을 상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182㎡ 규모의 1층 매장에서 여름 성수기 때에는 월평균 1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몸도 마음도 너무 고되어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윤 사장은 “요즘 외식문화가 전부 웰빙푸드로 바뀌었다”며 “우연히 이탈리안 레스토랑 ‘루나리치’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웰빙 화덕피자야말로 건강 지향적인 슬로우 푸드로 장기적으로도 전망이 좋은 업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도 깔끔했으며, 본사에서 원재료를 공급받아서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신선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윤 사장의 점포는 월 임대료만 1500만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인근에 공원이 있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여 있는 중심상가여서 입지가 좋은 편이었다. 때문에 매장을 옮기기 보다는 같은 장소에서 업종만 전환하기로 했다. 주방 등 전체적인 구조는 바꾸지 않았고,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 등만 교체해 리모델링 비용으로 총 1억6000만원이 소요됐다.
루나리치 안양범계점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해 현재 월 평균 750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윤 사장은 “매장 운영은 어머니와 함께 운영함으로써 부담을 덜었다”며 “주방 조리사 4명과 홀매니저 4명을 두고 점포를 운영하는데 어머님께서 주방에서 직접 식자재를 관리하고 주방의 청결에 신경을 써주셔서 마음 편히 홀 관리에만 몰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박가부대찌개/닭갈비’(www. parkga.co.kr)를 운영하고 있는 문미라(48) 사장은 올해 1월 수제햄부대찌개전문점으로 업종전환 했다. 원래는 지금의 점포에서 주꾸미 전문점을 운영했는데 오는 손님마다 부대찌개 같은 국물요리를 많이 찾았다. 그러던 중 매출도 떨어져 부대찌개전문점으로 업종전환을 구상하던 참에 신문에서 프랜차이즈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가부대의 기사를 접했다.
적성 맞는 업종 선택
“본사인 원앤원주식회사에 직접 찾아가 상담을 하고, 또 다른 가맹점에 들러 직접 맛도 보고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살폈다”며 “타 브랜드의 부대찌개도 맛을 보았는데 무언가 느끼하면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꼼꼼하게 비교한 후 문 사장은 박가부대찌개/닭갈비로 결정, 국물 맛이 시원하고 깔끔하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차별성이 느껴졌다. 특히 원할머니보쌈의 패밀리 브랜드로 물류 및 사후관리가 완벽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업종전환 후 무엇보다 좋은 건 점포 가동률이 높아져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 주꾸미집과는 달리 박가부대는 주 메뉴가 부대찌개와 닭갈비 두 종류이다 보니 점심장사와 저녁장사가 모두 가능해 점심에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부대찌개를, 저녁에는 술안주로 즐길 수 있는 닭갈비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장사가 안 된다고 무작정 폐업할 수 없는 생계형 창업자들에겐 업종전환 창업이 좋은 해법이다. 이들은 경험과 비용 면에서 신규 창업자보다 유리하지만 다시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신중하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의할 점
우선 단순히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인지도만 보고 업종변환을 시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에 업종전환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업종이라 할지라도 경험이 없는 업종으로 변경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업종전환 전 자신이 경험했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철저히 따져 새로운 사업에 대입해야 한다. 상권의 특성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뜨는 업종도 특정 상권에 적합하지 않으면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과다한 돈을 들여 업종전환 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