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 5인방 '팬클럽' 대해부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3: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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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모’ ‘안사모’ ‘민산’ ‘정통’ ‘두드림’ 이름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000 대통령 만들기”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8대 대선을 약 7개월여 앞두고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지지자 모임’(이하 팬클럽)을 정비하며 점차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 문화는 지난 16대 대선부터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이 보편화되면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돌풍을 몰고 왔다. 현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결합한 팬클럽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들은 거부감 없는 동질감 속에서 결속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팬클럽의 영향력은 이번 대선에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정치권은 제2의 ‘노사모 열풍’이 다시 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야권 잠룡 5인방의 팬클럽을 집중 분석해봤다. 

지난 16대 대선 당시 인터넷 선거운동은 개념조차 생소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를 잘 활용해 초반 열세를 뒤집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반면 개념조차 생소하게 여기고 이를 등한시 했던 한나라당은 대세론을 이어가지 못하고 대선에서 참패한 전례가 있다.

최근에는 SNS가 더욱더 발전함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도 그 영향력은 막강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민주통합당이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했고 일반 국민도 전화 한 통화로 후보 선출에 참여하는 ‘모바일투표’가 확대될 경우 집단적인 팬클럽의 파괴력은 더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잠룡들이 팬클럽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며 조직을 확대해나가는 가장 큰 이유다.

거부감 없는 동질감 속
결속력 다지는 팬클럽

19대 국회에 당당히 입성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표 팬클럽은 ‘문사모(문재인 을 사랑하는 모임)’다.


문사모는 지난 2004년 문 고문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당시 개설한 카페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함께 1만1300여명의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고 있다.

문사모는 문 고문의 지지자는 물론 노 전 대통령 지지자와 문화계·시민사회 인사들을 비롯한 일반시민 등 여러 계층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듯 체계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의 각 지역별 ‘정모’와 ‘번개모임’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달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전국단위의 정모도 진행되었다.

이들은 ‘운명·대화·공감·동행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모티브로 봉하마을 봉사활동, 응원활동 등을 펼치면서 문 고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연일 언론에 노출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그 당시 결성된 팬클럽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문 고문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하고 퇴임 후는 물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현실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에 30·40대 젊은 지지층이 문 고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젠틀재인’이라는 작은 카페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젠틀재인은 현재 43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2년 ‘노사모 열풍’ 다시부나? 정치권 촉각 곤두세워
국민참여경선, 모바일 투표 실시될 경우 파괴력 엄청날 듯


특히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망론’이 부상하면서 노무현재단 관계자들의 도움과 문 고문의 자서전 <운명>의 북콘서트 등의 영향력으로 팬클럽 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총수가 문 고문을 공개 지지하고 이들의 공연을 기획했던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등이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문 고문도 이 두 팬클럽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총선 승리 후 두 팬클럽에 “저를 위해 애써준 많은 마음들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라고 운을 뗀 문 고문은 “그 중심에 문사모가 있었고, 또 젠틀재인이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당선인사를 보냈다.

문 고문은 이어 “문사모와 젠틀재인 회원님들은 늘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 희망을 키워 나가는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 길을 함께 가겠습니다”라며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고 “문사모, 젠틀재인 회원님들 사랑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위터를 개설하고(@moonriver365) ‘문이 열린 캠프’를 운영한 것도 대중성 확보에 영향을 미쳐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 순위
최다 방문자는 누구?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 참여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팬클럽을 자칭하는 인물들이 먼저 나섰다.

지난 2월 정해훈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은 안 원장과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고 밝히며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라는 팬클럽을 결성했다.

정치권은 ‘정 이사장의 발언과 행보에 안 원장이 대권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것 아니냐’며 일순 요동쳤지만 안 원장이 자신과 무관하게 결성된 모임이라고 하자 정 이사장은 곧바로 공동대표에서 물러났다. 공동대표인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마저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 나철수는 해체되고 말았다.

2001년부터 활동했고 2200여명의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안철수’의 운영자는 안 원장 대선 지지 목적으로 팬클럽이 이용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며 안 원장의 정치행보와 무관하게 안철수라는 인물에만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

실제 우리 안철수의 대문 공지사항에는 ‘안철수님의 내적인 온화함과 인간됨에 반해 옆집오빠, 혹은 평생지기로 삼아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며 ‘우리 팬클럽의 이상은 단 하나 [닮기 위해 노력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안사모(안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정치인 팬클럽 분야 접속자 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동시 접속자가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참여 속에 운영되고 있다.


웹사이트는 지난해 12월에 정식 오픈했으며 지난 1월 운영진 회의를 거치며 본격 활동에 들어간 안사모는 “안 원장에 대한 순수한 지지를 위한 모임”임을 자처하고 나섰고 “2012년은 또 한 번의 선거를 하는 해가 아닌 희망 대한민국을 만드는 해이어야 합니다. 그러한 우리의 바람을 담아 안사모를 시작합니다”라며 정치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는 팬클럽임을 공식화 했다.

올해 2월 만들어진 페이스북의 ‘안철수 나와라’ 그룹도 그룹 이름처럼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유도하고 ‘안철수’로 대표되는 가치를 실현할 것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은 1300여명이다.

야권의 또 다른 잠룡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팬클럽은 ‘산행 봉사회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손 고문이 평소 산행을 즐기고, ‘돈 안 드는 모임’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산행이 모임의 고리가 됐다. 주 회원은 자영업자, 직장인,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이다.

손 전 대표의 팬클럽은 ‘손학규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심산악회(이하 민산)’와 ‘학규마을’ ‘손에 손잡고’ 등이 있고, 이외 크고 작은 팬클럽이 여러 개 있다.

이중 ‘민산’은 ‘민심대장정’으로 전국을 순회할 당시 봉사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 졌고, 현재 약 33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손 대표의 대표적 팬클럽이다. 이들은 매달 정기 산행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정책연구모임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손 고문도 가끔 정기 산행에 동참하고 있으며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는 민산은 대선을 앞두고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톱 문재인·안철수 팬클럽 회원 수와 참여도 최고
성숙한 팬클럽 활동, 정치 수준 발전하기를 기대


6선의 거물 홍사덕 의원을 제치며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된 정세균 전 대표의 팬클럽 ‘정통(정세균의 사랑과 평화)’은 지난 2009년 7월 개설됐지만 회원은 약 320여명으로 다른 주자들에 비해 다소 활동이 뜸한 편이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정책전문가를 중심으로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구성하고 대중성 확보에 나섰다. 또한 전국 300여 명의 학자들과 함께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에 관한 연구와 토론을 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총선 당선 직후부터 싱크탱크를 가동해 대선캠프 전환을 위한 정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방자치단체 수장답게 ‘풀뿌리 팬클럽’을 형성하고 있다. 김 지사는 1995년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 19명이 모여 만든 ‘머슴골’, 2003년 팬클럽 형태로 탄생한 ‘두드림(두짱의 꿈을 키워가는 곳)’, 지방자치 연구 모임인 ‘자치분권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모다함(모두 다 함께)’ ‘서민들의 희망’ ‘두근두근 김두관’ 등 크고 작은 팬클럽이 활동 중이다. 총선을 전후해 김 지사가 대권에 뜻을 내 비치자 지지하는 세력들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2003년에 정치인 팬클럽 2호로 탄생한 두드림 외에는 모두 2012년에 만들어 진 것이라 아직 커다란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할 경우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어 그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여겨진다.

단점과 장점
동시에 가져

연예계가 ‘사생팬’ 등 잘못된 팬클럽 문화로 변질되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서의 팬클럽 문화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정책개발과 정치참여, 검증문화 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권력집중과 포퓰리즘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따른다. 개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략할 수 있고 팬클럽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분열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다가오고 본격 대선체제에 돌입한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더욱더 대두 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부각되는 성숙한 팬클럽 활동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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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