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특별인터뷰

“국민적 합의 토대로 대북정책 펼친다”

대통령 자문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를 이끄는 수석부의장은 그 활동반경이나 업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소리없이 일하고 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나기 때문이다. 한때 제1야당의 총재를 지냈던 거물급 정치인 이기택 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역시 마찬가지다. 남북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 누구보다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가지고 발빠르게 대처하면서도 요란스럽지 않다. 그는 시기적으로 세계정세가 불안해 현재의 난국에 봉착한 것이지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남북문제가 얽힌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남북관계 해결을 위한 이 대통령의 철학이 뚜렷한 만큼 어수선한 시기가 지나면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이란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평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수석부의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이 국민통합과 남북통일의 주역이 되겠다.”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평화통일의 헌법적 책무를 바로 하고 각계각층 모든 국민의 통일열망을 대변하면서 국민통합과 통일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역대 민주평통의 어느 수장보다 힘든 시기를 맞은 이 수석부의장은 지금이야말로 민주평통의 역할이 절실한 만큼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다. 다음은 이 수석부의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12월 5일 청와대에서 450여명의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것으로 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참석 위원들 간에 무슨 이야기들을 나눴나?
▲ 간담회에서는 역시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화두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전날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해서 배추를 파는 할머니와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같이 추운 날 새벽 5시에 나와서 저녁 10시 무렵까지 팔아도 2만원 정도밖에 벌지 못한다는 그 할머니의 말씀을 소개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 말을 들으며 참석한 450여명의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들도 하나같이 경제위기를 돌파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다.

- 남북관계 얘기는 없었는가?
▲ 그 얘기가 빠질 리가 있겠는가. 남북관계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주류를 이뤘다. 현재는 남북관계가 어렵지만 정부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북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지 않아야 된다고 했다. 이날 자리를 통해서 재차 확인했지만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남북관계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 최근 민주평통 운영·상임위원 합동회의에서 내년에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맞는 제2의 창설을 선언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 민주평통은 여야와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역별, 직능별로 1만7천여 자문위원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그런데 민주평통이 그동안 나름대로 국내외에서 많은 일들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유리되어 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통령도 ‘제2의 창립’이라는 표현까지 하며 민주평통이 제 역할을 해내길 촉구했다. 우리 민주평통은 국민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여 국민통합을 이루고 통일 기반을 확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민주평통 자문위원 한 사람이 6명씩 ‘10만 통일일꾼(통일 준비위원)’을 모집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통합을 이루고 남북통일 운동을 벌이는 ‘무지개 운동’을 벌일 것이다.

- 무지개 운동에 대해선 처음 듣는데.
▲ 무지개운동은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한 국민통합 운동이다. 특별히 지식인들을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모두 망라하는 대북전문가를 한 자리에 모아 대북정책에 대한 대토론회를 자주 열 것이다. 토론회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은 바로바로 대통령에게 건의도 하고, 일반국민들에게도 내놓을 계획이다.

- 현재 정부는 민생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과 기업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 지금 우리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때문에 전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 나라의 주체들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정부대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 서민을 우선하고, 일자리를 우선하고, 중소기업을 우선한다는 원칙 아래 경기를 활성화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 위기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여러 노조들이 파업계획을 철회하고 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사회단체들도 이런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경제위기를 탈출하려는 전 국민적인 단합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이명박 남북관계 철학 뚜렷 “정치적 이해관계 얽매이지 않을 것”
진보·보수 대북전문가 대토론회 개최 “대통령에 건의하겠다” 강조
경제위기는 오히려 기회…“개혁 앞장서 선진일류국가 만든다”
민간외교 활동 주력, “통일코리아 준비하고 기반 닦는 데 노력”

- 이 대통령과 기회 있을 때마다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아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인상적인 말은.

 ▲ 얼마 전 이 대통령은 ‘지금은 세계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운명적인 시기다. 그러나 지금 이 위기가 우리에게는 거꾸로 큰 기회다. 그러니까 이런 어려운 시기에 좀 더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그런 말과 더불어 대통령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렇게 어려울 때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 ‘나라가 어려움에 빠지면 선비는 목숨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감동을 받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민주평통은 의장인 대통령과 함께 경제위기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고 개혁에 앞장서서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 북측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남북관계는 지금 과도기적인 냉각기에 들어가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은 북한의 태도변화 때문이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의심하고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북한에게 전혀 이로울 게 없다. 사실 과거 남북관계를 보더라도 북한은 정권 초기에 상황을 저울질하곤 했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보여주고 그것을 북한이 이해하고 협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일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색국면 자체를 자꾸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를 조급하게 몰아가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를 경색시키지 않겠다며 정부가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는데 돌아온 보답이 무엇인가. 핵무기 개발 아닌가. 북한의 저울질에 쉽게 흔들리면 남북관계의 균형을 잃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원칙은 철저하게 가지고 있지만 접근방식은 현실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해 나갈 것이다. 정면충돌과 파국은 피하고 비난비방도 삼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출범 이래 일관되게 북한과의 당국간 대화로 문제를 풀자며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북한은 이 대화 제의에 응하기만 하면 된다.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북한의 대화 의지가 지금 시기에서는 중요하다.

-  얼마전에 미주지역 민주평통 초청으로 한반도평화통일강연회를 한 걸로 아는데.
 ▲ 미주동포사회는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었던 시절에 독립운동의 심장부였다. 이런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주동포사회가 이제는 민족의 통일과 번영하는 통일조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 나서고 있다. 21세기의 인류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힘입어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민족도 20세기 후반의 냉전체제에서 벗어나 남북이 화해와 협력 그리고 교류의 폭을 넓혀 마침내 남북이 ‘상생’하고 공동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민주평통이 맡고 있는 역할은 바로 이러한 시대를 개척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역시 오늘날 재편되고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마침내 이루어질 평화와 번영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뿌리를 내리는 순간까지 동포사회 지도자들이 나서 달라는 얘기와 남북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하나가 되는 행진에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 민주평통 산하에 10여 개의 각종 분과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 1만7천여명으로 이루어진 민주평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의장인 대통령에게 통일정책에 관한 정책건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건의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직이 평통의 10개 분과위원회다. 1만7천여명의 자문위원들이 변화무쌍하게 진행되는 남북관계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럴 때 전문가들로 분명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 분과위원회가 가동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분과위원회도 순발력이 조금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 이를 조금 더 원활하게 진행하려는 개편 작업을 현재 진행 중에 있고, 내년도 출범하는 14기 자문위원들과 함께 새롭게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 김정일 정권 이후 통일문제가 본격 대두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평통이 주축이 되어 4대 강국 등의 협의 등을 통해 다각적인 통일문제 대책을 세울 의향은.
▲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급변사태가 예상되는 시기다. 통일이 눈앞에 바짝 다가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통일코리아를 준비하고 기반을 닦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다. 하지만 민주평통이 주축이 되어 주변 4대 강국과 협의를 하는 것은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나라 간의 협의는 외교부가 맡게 되어있다. 다만 민주평통은 중국을 제외한 주변 4대 강국에 거미줄 같은 해외지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민간외교활동을 벌일 수가 있다. 지금은 국가 간의 문제가 공식적인 외교관계보다도 민간외교로 풀리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로 다원화되었다. 민주평통은 내년도에 해외자문위원수를 더 늘리고 해외지역협의회를 100개 국가로 늘리게 되어있다. 때문에 평화통일을 위한 민주평통의 민간외교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사진 송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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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