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66>필수 체크 서류6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2.06 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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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공부하라!…궁금하면 물어라!

부동산 또는 부동산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부동산 가치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나 주변 시세를 기준하면 대략적 가격과 가치를 알 수가 있겠지만 토지와 단독주택, 상가건물 등은 일반인이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게 어렵다.

아파트와 달리 토지, 주택 등 가치 판단 어려워
매매 시 기초지식 숙지해야 “알아야 조언도 이해”

[체크 서류는?]①토지이용계획확인서→②토지대장→③지적도→④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⑤건축물대장→⑥개별공시지가확인서

간단한 부동산 기초 지식을 가지고 토지 관련 공부 서류를 볼 수 있다면 해당 부동산의 허용 및 제한사항과 활용가치를 현장에 가지 않고서도 사전에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을 정작 판단할 때는 반드시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황을 파악한 후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다. 어떤 부동산의 가치를 알고자 하다면 우선 그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현황을 파악하는 데는 서류를 통해서 사전에 체크하는 방법과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두 가지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서류·현장 확인 
병행한 뒤 결정”

우선 현황파악에 필요한 서류로는 ①토지이용계획확인서(구 도시계획확인원) ②토지대장 ③지적도 ④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 ⑤건축물대장 ⑥개별공시지가확인서 등이 있다.


첫째, 토지이용계획확인서는 그 토지에 건축할 수 있는 건물의 용도 및 규모를 결정해 놓은 지역, 지구, 구역 등 도시계획사항이 표시돼 있어 토지에 대한 허용 및 제한사항을 알 수가 있다.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면적의 토지라도 주거지역인지 상업지역인지에 따라 건축할 수 있는 용도와 규모가 이미 도시계획사항으로 결정돼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계획법상 주거지역에는 건폐율 60%, 용적률 200∼300%로 주로 주거용도에 적합한 건물을 지을 수가 있고 상업지역은 건폐율 80%, 용적률 800∼1300%까지 다양한 상업시설을 지을 수 있다. 상업지역은 주거지역에 비해 상업시설 용도의 건물을 더 많이, 더 높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상업지역의 토지가격이 주거지역에 비해 높은 것이다.

도시계획구역 내에 토지이용은 지역, 지구, 구역으로 구분돼 있으며 토지에 대한 허용 및 제한사항이 명시돼 있다. 이는 도시계획구역 내에서 토지의 경제적, 효율적 이용을 위해 지정된 것이다.

용도지역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 등 4종류로 구분돼 있다. 주거지역은 전용주거(1∼2종), 일반주거(1∼3종), 준주거로 구분되고 상업지역은 중심상업, 일반상업, 근린상업, 유통상업으로 구분된다. 공업지역은 전용공업, 일반공업, 준공업으로 구분되고 녹지지역은 보전녹지, 생산녹지, 자연녹지로 구분된다.

지역·지구별 건축가능 용도는 도시계획법에 명시돼 있다. 토지활용과 관련해 건폐율, 용적률이란 용어의 개념을 살펴보면 건폐율은 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건폐율이 높을수록 건물을 넓게 지을 수 있는데 건폐율이 50%라고 하면 100㎡ 토지에 한 개층 바닥이 50㎡인 건물 건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용적률은 부지면적에 대한 건물 지상연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연면적은 각층 바닥면적의 합계를 의미하는데 지상연면적과 지하연면적을 합해 연면적이라고 통칭한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물을 높게, 그리고 많이 지을 수 있으므로 토지가격 결정 시 용적률은 중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용적률 300%라 함은 100㎡ 토지에 지상연면적을 300㎡까지 건축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사고 불안하다면…‘권원보험’인기
문서위조 등 사기로 인한 손해 보상


둘째, 토지대장은 토지면적과 지목, 소유자, 토지의 분할 합병의 역사, 토지등급 등을 알 수 있는 서류이다. 토지대장을 통해서 정확한 토지면적과 소유자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지목이란 24개 종류인데 지역·지구와는 별개로 그 토지의 사용용도를 표시한 것으로 대지는 ‘대’, 논은 ‘답’, 밭은 ‘전’등으로 표시된다. 도시계획상 지역이 주거지역이라 하더라도 그 사용용도가 농지인 경우 ‘전’으로 표시될 수 있다.

토지가 임야인 경우 임야대장을 확인해야 한다. 토지면적을 산정하는 방법은 1평(=3.3058㎡), 1㎡(=0.3025평)로 하면 된다. 즉 100㎡는 3.3058을 나누어 산정하면 30.25평이 되는 것이다.

셋째, 지적도는 토지 형상과 도로 저촉여부, 향후 도시계획으로 당해 토지 일부가 도로로 편입되는지 여부를 지적선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도로 편입여부는 대부분 건축허가시 기부채납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편입면적이 많다면 대상 토지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더라도 편입면적을 제외한 면적을 가지고 그 가격을 산정해야 하므로 오히려 고가에 매입되는 경우가 있어 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대지에 접한 도로의 폭은 건축법상 도로사선제한으로 건물 높이를 결정한다. 때문에 같은 용적률을 적용받더라도 넓은 도로에 면해 있어야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도로의 저촉상태는 매우 중요하다.

넷째, 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은 토지(건물) 면적, 주소, 소유자, 소유권 및 저당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부동산 매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다. 등기부등본은 토지 건물의 소재지·지번·지목 등을 표기한 표제부와 소유권의 이전 및 보존, 취득자의 주소 및 성명, 압류, 가압류, 가등기, 경매로 인한 기입등기 등에 대한 표기를 한 갑구, 또 소유권 이외의 저당, 근저당, 전세권, 지상권 등을 표기한 을구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관련 법 등 숙지해야
전문가 도움 받을 수 있어

특히 경매로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순위번호란을 잘 확인해 등기부등본의 권리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는 등기법, 민법 등을 통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다섯째, 건축물대장은 건물 규모(면적, 층수), 구조, 준공일자, 사용검사일, 건물용도 및 용도변경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다. 외관상으로 멀쩡해 보이는 건물이라도 준공한 지 20여 년이 넘었다면 노후된 정도를 전문가의 안전진단을 통해서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물 용도는 건축법이 정하는 용도 구분에 따라 주차장 확보 기준과 정화조 용량, 부과되는 세금, 교통유발부담금 등 부담금이 정해지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학원 등으로 변경하여 사용하려고 한다면 설계변경도면을 작성해 관청의 허가를 득한 후 공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건물에 확보된 정화조나 주차장 면적이 용도변경 시에도 법적요건을 맞출 수 있도록 돼있지 않으면 용도변경이 불가능해 매입목적 용도로 사용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여섯째, 개별공시지가확인서는 정부가 매년 1월1일에 조사해 발표하는 지가 기준이다. 부동산 세금을 부과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으로 개별 부동산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공시지가는 시세의 약 70% 정도라고 보고 있다. 어떤 부동산을 매입하고자 할 때 매입가격에 대한 참고적인 기준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이나 매입하려는 부동산에 대해 서류를 통해서 어느 정도 내용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현장을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대상 토지에 건물이 있다면 ▲상태가 양호한지 ▲사용하고 있는 용도가 건축물대장의 용도와 일치하는지 ▲인접대지와의 경계에 건물 신축 시 문제가 될 사항은 없는지 ▲나대지라면 경사가 급하지는 않는지 ▲급하다면 토목공사를 하는 데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진입도로와 주변도로 상황은 어떤지 ▲교통량이 많아서 주차 출입 시 어려움은 없는지 ▲임야라면 기존 나무들의 생육상태는 어떠하고 나무의 종류가 토지형질변경 시 문제가 없는지 등을 둘러봐야 한다.

부동산 매매 시 기초지식 숙지는 기본이다. 물론 부동산의 가치를 판단한다는 것이 전문가에게도 단순한 일이 아니기에 감정평가사라는 고유한 전문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에 있어서 자신이 기초지식을 가져야 전문가 조언을 받아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등기부만 믿지 마세요”
현장 방문해 둘러봐야

본인이 기초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전문가 조언을 받아도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흔하진 않지만 우리나라 부동산등기법에서는 등기의 ‘공신력’(공적으로 부여하는 신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등기부를 믿고 거래한 사람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집을 사기 위해 등기부를 꼼꼼히 살펴서 등기부에 있는 소유자에게서 부동산을 샀다하더라도 이전 거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즉 전 소유자의 권리에 문제가 있을 경우 내 부동산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행 제도하에서 내 집을 안전하게 마련하기 위해서는 등기부에 있는 소유자가 실제 소유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매수인이 모든 조사권을 가지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사고를 보상해 주는 보험이 ‘부동산 권원보험(Title-Insurance)’이다. ‘부동산 권리보험’으로도 불리는 이 상품은 부동산 등기제도가 없는 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간단히 정의하자면 문서위조, 사기, 선순위담보권 등으로 부동산 취득 후 생길 수 있는 손실에 대해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담보하는 손해는 부동산의 외형적인 하자라기보다는 권리에 대한 하자 또는 상실, 보험계약 체결 당시 그 부동산에 존재하는 우선특권의 실행으로 인한 손해다. 권원보험에는 크게 ‘소유자용 권원보험’과 ‘저당권자용 권원보험’이 있다.

소유자용 권원보험은 부동산의 매수인이 취득하는 소유권을 보험의 목적으로 한다. 저당권자용 권원보험은 부동산을 담보로 금전을 대여하는 채권자가 취득하는 저당권을 목적으로 하는 권원보험으로 주로 은행들이 가입하는 상품이다.

“등기부 활용 피해
보호 받을 수 없다”

일반인이 가입하는 소유자용 권원보험은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기권리증, 주민등록등본, 주민등록증, 여권 등 서류 위조로 발생된 손실 또는 손해 ▲매도인이 사기, 강박으로 목적부동산을 취득해 발생한 손실 또는 손해 ▲무권대리인의 매도행위로 발생된 손실 또는 손해 ▲매도인의 소유권이 중복등기로 발생된 손실 또는 손해 등을 보장한다. 보험기능 이외에도 권리조사서비스 및 소유권 이전 시 발생하는 등기수수료 할인과 등기업무 시 발생할 수 있는 법무사 과실로 인한 손해까지도 보장돼 부동산 거래 시의 불안함을 덜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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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