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미래권력’ 선상반란 막전막후

이(李) 갈며 등지는 박근혜, ‘친이(親李) 대학살’ 나선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며 치명타를 입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일 ‘고용 복지정책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대권 행보의 본격화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5년 전인 2006년 11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북한·정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본격 대권 행보를 시작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정책을 제시하며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 최고의 화두였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불편한 동거’를 해왔던 이명박 대통령과 선긋기를 분명히 하며 내달 초 당 전면에 나설 것이 예상되는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는 거침없어 보인다.

친이·친박 할 것 없이 대두되는 ‘조기 등판론’
내달 초, 정기국회 마무리 후 전면 나설 예정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패배하자 당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조기에 총선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수도 서울을 내주고 위기감이 고조된 수도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박근혜 조기등판론’이 그것이다.
 
선거 패배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박 전 대표가 이정현 의원의 광주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직접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박근혜 조기등판론’


한나라당 잠룡군으로 분류되는 정몽준 전 대표와 소장파의 핵심인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등은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당 운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핵심 친박계 의원들은 이 같은 주장을 또 다른 차원의 ‘박근혜 흔들기’로 보고 반발했다.
 
박 전 대표도 “복지정책 발표와 (조기 등판은) 관계가 없다”고 일축하며 “자기네들끼리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정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히며 조기등판론을 부정했다.

하지만 최근 친박계 내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론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중도파에서 최근 친박으로 월박한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박 전 대표가 지금 나서는 게 당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박 전 대표는 이미 검증 받았지만 다시 한 번 당의 위기를 넘어서 정치 전체가 위기상황일 때 본인의 존재,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여야를 통틀어서 유일한 대선 주자임을 확인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계파를 초월하고 ‘조기등판론’이 거세지자 박 전 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을 기점으로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한나라당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의원이 “박 전 대표의 고민은 끝난 상태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가 길만 열어주면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분명한 것은 박 전 대표는 홍 대표를 끌어내리는 등 현 지도부를 흔들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며 “현 지도체제를 인정하면서 선대위를 꾸리는 방식으로 전면에 나설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 대표가 나서 박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활동할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당을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허태열 의원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박 전 대표가 당연히 (당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정기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예산문제 때문에 홍 대표 체제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초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출범한지 6개월도 되지 않은 현 지도체제를 바꾸기 위해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쉽지 않다.

대권과 당권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는 당의 당헌·당규로 인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도 맡을 수 없다.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홍준표 체제를 유지한 채 박 전 대표 본인이 총선을 책임지고 이끄는 방안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친박계 의원들은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인 12월2일, 18대 정기국회가 끝나는 전후로 당은 총선체제로 전환하게 되고 이 시점에 박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나서게 된다면 한나라당은 홍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박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원장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친박계 내 박 전 대표 등판론 확산은 자신들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홍 대표가 ‘홍준표식 공천’을 예고하고 있는 터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권가도에 최고의 심판장이 될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참패한데다, 잇단 ‘막말’로 구설수에 올라있는 홍 대표로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오기까지는 몇 가지 고비가 남아 있다.
 
공천권을 둘러싼 홍 대표와의 역학관계 정리와 계파 간의 교통정리가 그것이다. 따라서 공천권의 적절한 행사가  전면 등장의 성공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전 대표로서는 현 지도부와 공존 속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중과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총선에 패할 경우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또한 야권의 통합 논의를 자극해 여권에 불리한 선거 판세도 불러올 수도 있다.

홍준표와의 관계설정
성공 좌우하는 변수

박 전 대표는 현재 이 같은 논쟁에서 한 발 떨어져 ‘구체적인 정책 변화를 통해 당의 변화를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신의 신념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앞으로 고용률을 경제정책 중심지표로 삼아야 한다”며 자신의 화두인 ‘국민의 행복’에 직결되는 ‘고용’과 ‘복지’라는 핵심 정책을 밝혔다. 박 전 대표가 고용률을 중심 경제지표로 내건 것은 그동안 ‘성장률’에 집중해온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가장 중요한 경제목표로 다뤄왔지만 ‘지표는 좋은데 체감경기는 바닥이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복지 정책행보 2탄 ‘고용’, MB와 본격 차별화
홍사덕, “MB 출당·분당 불사할 것” 강력 시사

따라서 친박계 내부에서는 ‘박근혜식 차별화 정책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 전 대표의 고용복지론이 대한민국 보수가 성장 중심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이란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표의 경제 자문 역할을 하는 이한구 의원은 “성장이 최종목표는 아니다. 이명박 정부 747정책도 처음부터 무리였다”며 “박 전 대표의 의지는 경제안정에 있다”고 이명박 정부를 에둘러 비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당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고용복지를 시작으로 보육·교육문제, 전셋 값 등을 다룬 세미나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달부터 지방을 돌며 당 소속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다음 달 지지단체의 송년회에 참석하는 등 유권자들과의 접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 주제인 복지와 고용도 그의 대권 행보를 고려해 치밀한 계산 끝에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친박계의 최후통첩
MB, 친이계 대응은?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본격 가속화하고 있다.

친박계의 좌장인 홍사덕 의원은 지난 2일 “MB가 변할 생각이 없다면 그때는 우리와 MB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이 대통령에게 초강력 경고를 했다.

홍 의원은 이어 “총선을 앞두고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앞으로 두 달여간 그런 치열한 싸움을 통해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연말까지 변화하지 않을 경우 친박진영이 본격적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남은 두 달여 간 (청와대와의) 그런 싸움을 통해 정책을 분명히 바꾸는 노력을 했는데도 청와대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도 국민들이 조금은 납득하지 않겠나”라고 반문, MB 출당 또는 분당도 불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친박 좌장인 홍 의원이 밝힌 것은 박 전 대표의 의중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로써 박 전 대표는 자신에게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MB계승론’과 ‘정권 심판론’에서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둘 수 있게 됐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이 대통령과 친이계의 대응도 주목된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공천을 걱정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4년간의 ‘칩거 아닌 칩거’를 접고 당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박 전 대표, 그 파급력과 후폭풍은 어디까지일지 기대된다.

또한 ‘공천학살’을 경험한 바 있는 ‘박근혜식 공천’의 실체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세간의 시선은 내년 총선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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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