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따라 투자 해볼까

수익형 부동산 격언에 ‘대기업을 따라가라’는 말이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기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거나 예정인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 투자가 몰리는 지역은 인구가 유입되고 아파트 등 주택가격에 우선적으로 반영된다. 집객효과의 상승으로 상권이 활황을 누리게 된다. 관련 종사자들의 인구 유입으로 상주인구는 물론 외부 방문객 등 유동인구가 늘면서 불황에도 상가 수익과 직결되는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돈과 사람을 몰고 다니는 대기업의 특성상 투자가 확정되면 그 일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들썩이는 수도권 지역을 꼽으라면 경기 평택, 안성, 수원, 이천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확보 유리
수익과 직결

그중에서도 마곡지구는 공급 초과로 ‘오피스텔 무덤’으로 불렸는데, LG그룹 계열사 등 대기업의 입주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역세권 오피스텔은 1년 새 수천만원이 치솟았다. 매매가 대비 임대수익률은 3%대로 떨어졌으나, 서울시가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 추가 공급을 봉쇄해 인근 지역 오피스텔까지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180조원대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삼성그룹 계열사가 자리 잡은 수원-기흥-화성-평택-천안아산 수익형 분양시장에도 기대감이 돌고 있다. 수원의 경우 영통구에 삼성전자의 본사이전으로 수원삼성전자, 삼성디지털시티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 하청업체 등 기업체의 임대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그간 부동산시장에 삼성 효과가 입증된 지역은 삼성의 수원 사업장을 기점으로 남쪽의 기흥-화성-평택-아산탕정 사업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성벨트’다. 


먼저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평택 부동산 시장에서 삼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평택 1라인에 대한 증설과 함께 30조원이 투입되는 2라인 신설 및 평택 3·4라인 건설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LG전자의 60조 투자계획 및 산업단지 조성, 고덕국제신도시개발,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가 함께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몰리는 지역 주목 
인구 유입…가격에 우선적 반영

다음으로 SK하이닉스가 지난 2015년 15조원을 들여 5만3000㎡ 면적의 M14 공장을 준공하며 이미 약 6만여명의 배후수요를 갖췄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앞으로 16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이천시에 반도체공장을 새로 신설할 계획으로 2024년까지 약 6만여명의 배후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타필드 효과도 대표적인 대기업 투자 사례다. 안성에 착공이 들어간 국내 복합 쇼핑몰 체인 스타필드 역시 안성이나 평택 등에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필드 안성은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1~4번지 일원(부지면적 20만3561㎡)에 들어서는 복합시설이다. 안성시가 얼마 전 스타필드 안성의 최종 건축허가를 승인함에 따라 신세계건설이 신축공사를 맞아 착공에 들어갔다. 축구장 28배 크기에 쇼핑센터·영화관·아쿠아랜드·키즈테마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타필드 안성은 기존 스타필드 모델과 비교해 연면적은 작지만 넓은 부지 면적을 갖춘 게 특징이다. 안성의 부지 면적은 20만3561㎡로 하남(11만7990㎡)·고양(9만1000㎡)의 2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지 내에 공작물 주차장을 건설하고 공원과 쇼핑몰 광장 등을 대폭 확대했다.

다만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설 연면적은 23만4571㎡로 기존 하남(45만9498㎡)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고양(36만5000㎡)에 비해서도 상당히 작은 규모다. 건축설계 변경을 통해 기존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도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변경됐다. 이번 스타필드 안성 개발 사업에는 총 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경기 평택, 안성, 수원, 이천…
집객효과 상승으로 상권 들썩

스타필드 등과 같은 몰세권 오피스텔 등이 청약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오피스텔은 8월 분양 후 청약 결과 최고 7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513실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전 타입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송도 더샵 트리플타워’는 대형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와 송도 현대프리미엄 아웃렛 등이 인접한 몰세권이다. 향후 준공될 롯데몰 송도점, 송도신세계복합몰, 이랜드몰 송도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5월 실시한 청약 결과 710실 모집에 총 4219명이 신청해 평균 5.9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기업이 이전하는 지역에는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따라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임대수요가 풍부하게 확보돼 공실위험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투자 지역에 공급 중인 수익형 부동산.

역세권 상품들
후광효과 톡톡

▲수원 인계 엘리시아(오피스텔·상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9-6번지 일대에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오피스텔 7실(회사보유분)과 상가 1호(선임대)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엘리시아는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설계되며 2018년 2월 준공으로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 5실로 구성돼 원스톱 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다. 지상 5층에 오피스텔 13호실, 6~13층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104호실로 조성된다. 

인계 엘리시아가 위치한 수원의 대표적인 중심상권이자 공실률 제로지역인 인계동은 갤러리아 백화점, 홈플러스, 수원시청, 주상복합, 88공원, 경기도문화의 전당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오피스텔 맞은편으로 수원 KBS 드라마센터가 위치하고 백성병원 바로 뒤편으로 최중심상권의 뒤 블럭에 위치해 메인상권을 이용하는 생활환경이 우수하다.

상업시설에는 24시간 편의점, 세탁소, 분식, 패션잡화 등 다양한 업종이 추천되며 오피스텔의 거주자들을 확보했다. 최신형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민의 편의를 도모했다. 세탁기, 전기쿡탑, 시스템에어컨 등 가전 및 책상, 수납장의 가구가 풀옵션으로 풀퍼니시드 시스템으로 바로 입주해서 생활할 수 있다. 또 약 10만명의 종사자가 있는 삼성디지털시티와 나노시티를 비롯해 아주대학교, 경기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대학가가 위치해 있다. 아주대병원, 동수원병원, 성빈센트병원 등 종합병원 3곳이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으로 분당선 수원시청역을 도보로 이용하기 용이하며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수원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특히 업무행정밀집지역으로 인근에 관공서 및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서울로 출퇴근도 용이하며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나오는 후분양 상품이다.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오피스·상가)= 평택 고덕신도시 삼성산업단지 바로 앞 오피스, 상가인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가 분양에 돌입한다. 상가는 업종 제한 없이 입점이 가능하다. 오피스는 섹션 오피스 형태로 개인이 소자본으로 투자하기 쉬운 여러 매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므로 2년 이상의 장기 임차수요가 가능하고, 오피스텔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희소성도 지니고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고덕국제신도시는 앞으로 70만명의 직간접 고용 능력을 가진 대규모 신도시로 발돋움 할 예정이다. 총 5만4499세대 14만628명(예정)이라는 거대한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이처럼 제2공장 착공(2020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삼성의 지속적인 투자 약속은 이 지역의 고용창출효과를 넘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택 고덕 헤리움 비즈타워는 고덕국제신도시 면적의 약 34%를 차지하는 삼성산업단지 정문 바로 앞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중심상업지구의 관문이 되고 있는 환상의 입지조건이다. 

게다가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이 가깝고 수도권고속철도(SRT)가 개통(사업지와 4km)돼 강남 수서까지 약 20분 내로 이동 가능한 호재가 있다. 지난 6월1일부터는 평택 지제역에서 서울 강남역을 연결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도 개통해 서울 연결 교통망이 확대되기도 했다. 또한 고덕신도시와 인접한 경부고속도로, 평택화성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이용해 인천 및 경기 동남부권의 광역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도 투자의 포인트다. 주변 인프라도 훌륭하다. 행정타운, 평화 예술의 전당, 수변공원 등 편리하고 다양한 시설이 개발됨으로써 역세권, 숲세권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천 아리온프라자(상가)= 경기도 이천시 마장지구 중심상권에 들어서는 ‘아리온프라자’상가가 분양 중이다. 신흥주거지로 떠오르는 마장택지지구는 문화, 업무, 여가시설을 비롯해 관공서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천시 마장지구 상 5-2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되는 아리온프라자는 상업지구 내 첫 상가 분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향후 각종 업무 및 관공서의 집객력과 탄탄한 배후수요를 갖출 이천시 랜드마크로 기대되고 있다. 

이천은 2016년 9월 개통한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을 시작으로 이천(부발)~충주~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전철이 오는 2019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까지 약 1000여개 기업체 입주가 이뤄지면서 부동산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 마장지구는 각종 인프라 구축에 가속도가 붙어 활발한 유동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IC,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 이천역과 42번 국도 및 325번 지방도 등 편리한 기존의 교통환경에 서울~세종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 교통호재 또한 예정돼 있다.

▲안성 엘리시아(도시형 생활주택·상가)= 경기 안성시 석정동 29-2외 6필지에 소형 아파트, 상가인 ‘안성 엘리시아’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임대수요 풍부한 안성시내의 중앙대로변에 위치해 한경대 및 안성시장 아양택지개발지구의 중심상권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성제1산업단지 등 총 19개 산업단지와 근접해 280여개사 1만3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정 배후수요로 하고 있다. 또한, 도보 3분 거리에 학생수 9000여명의 국립대인 한경대와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입지다. 6500여세대로 조성되는 아양택지지구와 근접해 모든 생활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으로 단지 인근에 안성시청을 포함한 각종 관공서, 대형마트, 병원, 시장, 초·중·고 등이 모여있다. 최근 스타필드 안성이 착공에 들어가 2020년에 완공된다. 

협력사까지 
공실위험↓

안성은 이미 수도권 최고의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다. 수도권 교통 및 물류의 중심거점으로, 서울 1시간대 및 전국 1일 생활권의 중심지다. 경부고속도로, 평택~음성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38번국도, 45번국도, 평택항 30분 이내망,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 1시간대 거리의 편리한 교통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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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