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3대 종교 막전막후

교회·절·성당… 믿을 곳 하나 없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종교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 3대 종교로 불리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간다. 종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중시하는 종교계서 속세보다 더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일요시사>가 혼돈의 종교계를 들여다봤다.
 

최근 종교계가 시끄럽다. 어느 한 종교만의 일이 아니다. 사상 초유의 일들이 종교를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다. 피해는 신자들에게 돌아온다.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종교를 찾은 사람들은 안팎에서 불거지는 논란과 의혹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떠나는 신자를 잡기 위해 개혁을 외치지만 요원한 상황이다.

연이은 사건
말로만 개혁

2016년 12월 통계청은 2015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종교계다. 개신교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불교 인구를 추월하는 등 두드러진 변화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5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개신교 인구는 967만6000명(19.7%), 불교 761만9000명(15.5%), 천주교 389만명(7.9%) 순으로 나타났다. 1985년 인구주택총조사서 종교를 조사한 이후 처음으로 개신교 인구가 불교를 넘어섰다.

종교계는 종교 인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10년 새 신자 수가 300만명 가까이 감소한 불교계에서는 조사 방법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신자 수가 늘어난 개신교나 감소한 불교, 천주교 모두 전체적으로는 종교 인구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3대 종교의 신자 수 변화와는 상관없이 큰 파이가 줄어든 것이다.


2015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국내 인구 비율은 56.1%에 달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종교가 없다’고 답한 셈이다. 국내서 종교가 없다고 답한 사람의 수가 있다고 답한 수를 추월한 것은 통계청이 종교 유무를 조사한 1985년 이후 최초다.

비자금 의혹에 미투 지목
땅에 떨어진 신뢰 어쩌나

종교 인구의 감소 원인으로는 탈종교화가 꼽힌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미 탈종교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종교에 기대는 성향이 줄어들면서 종교 인구가 자연스레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종교인에 대한 실망이 종교를 떠나는 방향으로 표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3대 종교계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종교를 넘나들며 각종 논란과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종교인이 지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충격은 배가 되고 있다. 
 

‘우리 목사님, 우리 스님, 우리 신부님’ 하면서 믿음을 보냈던 신자들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개신교는 MBC <PD수첩>서 명성교회 세습 논란과 800억원대 비자금 의혹을 보도하면서 발칵 뒤집혔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이미 지난해부터 교계를 뒤흔든 사안이지만 이날 방송을 통해 천문학적 액수의 비자금 의혹이 나오면서 더 시끄러워진 모양새다.

명성교회 재정담당 장로가 자살하면서 윤곽을 드러낸 돈의 사용내역을 자살한 장로와 김삼환 목사만이 알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 과정서 해외 선교 중 외화를 밀반입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나왔다.


명성교회서 소유한 부동산의 가격의 1600억원대에 이른다는 취재 결과도 공개됐다. 신자 수 10만명, 1년에 모이는 헌금 400억원대 대형교회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된 순간이었다.

세습, 비자금
명성교회 논란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명성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넘겨준 것도 이 같은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송에 출연한 한 교인은 김삼환 목사가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리뿐만 아니라 교회 재정도 물려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성교회는 방송 이후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걸고 해당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명성교회 측은 <PD수첩> 방송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교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해 교회와 교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800억원의 적립 재정 전액이 교회 명의 통장으로 관리돼왔고, 다양한 선교활동과 미래선교 프로젝트 등에 사용할 방침”이라며 비자금이 저축 재정이라고 반박했다.

세습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명성교회 측은 “(세습 논란은) 공적 절차를 거친 후임자 청빙을 편파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송에서는) 원로목사가 사유화한 재산인 것처럼 왜곡했지만, 사택 외에는 다양한 선교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동산”이라며 16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보도에 대해서도 반론을 내세웠다. 

명성교회 측에서 <PD수첩>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기아이돌 그룹 멤버의 아버지로 알려진 한 목사가 사기 혐의에 이어 여신도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요계에 따르면 원더걸스 멤버 예은과 예은의 아버지인 복음과경제연구소 박○○ 목사는 지난 3월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사기 혐의로 피소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예은과 부친 박 목사의 사기 혐의에 대해, 박 목사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개신교 목사의 성추행 논란은 시사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일 만큼 자주 일어났다. 특히 지난 1월 미국발 미투 운동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교계도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3월에는 반민운동가로 알려진 부산의 한 목사가 미투 폭로로 성추행 정황이 드러나자 이를 인정하고 SNS에 사과글을 올린 일도 있었다.

해당 목사는 사과문서 “피해자가 용기를 내 고백한 고발의 내용에는 변명할 여지없이 채찍으로 받아들인다”며 “당일 즉시 두 차례 사과의 의사를 메시지로 보냈습니다마는, 피해자의 심정은 상처로 인해 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간의 충동 하나 못 다스리는 부끄러운 행동은 피해자에게 지난 2년은 물론 평생 생채기로 남게 했다”며 “다시 한 번 무엇보다도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어 사죄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논란과 의혹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개신교의 신뢰도는 10여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3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1.2%에 달했다.
 

지난해 1월20∼21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서 소통(38.7%), 사회 통합(33.3%) 등 긍정적 평가는 40%를 밑돌았다.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한 개선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26.1%)이 1순위로 꼽혔다. ‘타 종교에 대한 태도’(21.9%), ‘교회 지도자의 삶’(17.2%)이 뒤를 이었다.

집행부 발칵
위기의 조계종

불교도 시끄러운 건 매한가지다. 최근에는 조계종 살림을 총괄하는 총무원장이 탄핵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했지만 개혁을 원하는 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숨겨놓은 아내와 딸(은처자) 의혹, 사유재산 은닉 의혹, 학력위조 등 고위직 승려를 둘러싼 논란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일들이 연이어 불거졌다.

설정스님에 대한 논란은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나왔다. 설정스님의 상대 후보들과 시민단체는 여러 의혹에 대한 스님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설정스님이 총무원장에 선출된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방송을 통해 의혹이 전면에 드러났지만 설정스님의 명확한 입장 발표는 끝내 없었다. 불신임 결의안 가결 이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는 자리서도 설정스님은 여러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설정스님을 둘러싼 의혹은 개혁을 원하는 쪽과 현상 유지를 원하는 쪽으로 불교계를 쪼갰다. 이 같은 상황은 87세 설조스님이 조계종 적폐청산을 외치며 폭염 속에서 단식을 진행하면서 가속화됐다. 설조스님은 가마솥더위 속에서 40일 넘게 곡기를 끊었다. 

설조스님의 단식이 길어지면서 불교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이 합류했고, 설정스님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졌다.

제36대 총무원장으로 공식 취임한 원행스님도 갈 길이 멀다. 지난 2일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에서 인준을 받아 총무원장으로 확정됐지만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선거 과정서 후보로 함께 출마했던 스님들이 선거 방식 등을 문제 삼아 집단 사퇴하면서 원행스님은 단독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원행스님은 원로회의 인준 이후 “종단을 잘 이끌겠다”는 소감을 밝혔지만 앞에는 장애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조계종 내 비주류에선 간선제로 치러지는 총무원장 선거가 기존 집행부와 중앙종회, 교구본사 주지스님 등 기득권 세력에 유리하다며 직선제 전환과 권한 분산을 요구해왔다. 

이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조계종 개혁과 통합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무교, 종교 인구 앞질러
탈종교화? 불신만 커져

앞서 조계종 집행부가 발칵 뒤집히기 전 미투 문제도 불거졌다. 해인사 현응스님의 성추행 의혹이 방송을 통해 드러나면서 불교계에도 미투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여성은 미투 게시판에 현응스님이 술을 마신 뒤 자신을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 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2005년 해인사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무렵 현응스님과 드라이브를 했고 이 과정서 스님이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술집으로 데려갔다가 모텔로 갔다는 것. 현응스님은 이 같은 의혹이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사실로 밝혀지면 승복을 벗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천주교는 3대 종교 중 신자 수가 가장 적지만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조사한 여론조사서 천주교는 32.9%를 받아 가장 신뢰받는 종교로 뽑혔다. 불교(22.1%)와 개신교(18.9%) 순이었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2015년에 조사한 자료서도 천주교는 39.8%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불교는 32.8%, 개신교는 10.2%에 그쳤다.
 

하지만 종교계 미투 바람에 천주교는 많은 타격을 입었다.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 한 천주교 여성 신도는 현직 신부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폭로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해당 신부가 의혹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함에 따라 중징계를 결정하고 정직 처분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으로 해외 선교 봉사활동을 했던 해당 신부는 단체서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구서도 한 신부가 여학생에게 성폭력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구장이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해당 신부는 “사과하고 싶다”며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인정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해당 신부를 정직 처분하고 “교회공동체 여러분들이 겪었을 황망함과 배신감에 무한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결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신부의 성폭행 시도에 공개 사과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기자회견서 “성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해 교회의 사제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사제 교육의 미흡과 관리 소홀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한 제보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교회법과 사회법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며 “사제 관리 제도의 보완과 개혁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한국행정연구원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신뢰 부문’ 결과를 지난 4월 발표했다. 지난해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전국 만 19∼69세 남녀 80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다.

특정 종교가 아닌 종교기관으로 뭉뚱그려 신뢰도 조사를 한 결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0.9%였다. 전년도 조사에 비해 4.2%p 떨어진 수치다. 최근 5년간 추이와 비교해도 완연한 하락세다.

종교계 미투
천주교 타격

연령대별로는 20대서 33.6%로 최저였다. 30대는 39%, 40대는 42.8%, 50대는 44.4%, 60대는 44.7%로 젊을수록 종교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주요 기관별 신뢰도를 비교해도, 종교기관은 의료기관(58%), 금융기관(52%), 군대(43%)에 이어 10위에 그쳤다.

해당 조사가 이뤄진 이후 종교계서 미투 운동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만큼 종교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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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