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 기지개 켜는 분양시장

휴가철을 맞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분양시장이 다시 분양 채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우선 아파트는 9월에만 전국에서 2만2646가구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9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물량은 2만2646가구다. 수도권에서 1만3806가구, 지방에서 884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분양 연기를 거듭하던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이 분양에 돌입한다. 삼성물산이 올해 강남권에서 공급하는 첫 아파트다.

수도권-지방
양극화 심화

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8033가구를 쏟아낼 예정이다. 경안시장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광주 경안동 ‘광주금호리첸시아’, 송내제1-2구역을 재개발하는 경기 부천시 송내동 ‘래미안어반비스타’, 원곡연립2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경기 안산시 원곡동 ‘안산원곡e편한세상’등 정비사업 물량이 다수를 차지한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2255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부산전포1-1e편한세상(1401가구)’이 대표적인 단지다. 

다른 지방에서는 ▲경북 2069가구 ▲전남 1510가구 ▲경남 1231가구 ▲광주 1092가구 등을 분양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시장 양극화는 점점 극명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집계된 미분양 물량 6만250가구 중 84.67%인 5만2542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2016년 초만 해도 엇비슷했던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온도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 대전 등 일부 지방에서 청약 경쟁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외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워낙 많은 물량이 단기간에 공급되기도 했으며 지방 경제의 기반인 조선업·제조업의 침제가 주택시장으로 전이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해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유가치가 낮은 지방 아파트의 선호도 하락이 지방 미분양이 키웠다. 정부가 미분양관리지역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수도권 대표 택지지구의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연말까지 동탄2신도시와 위례신도시, 검단신도시, 감일지구 등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에서 15곳 총 1만416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검단신도시로 7곳에서 총 8587가구가 공급된다. ▲위례신도시 3곳 2514가구 ▲감일지구 3곳 2222가구 ▲동탄2신도시 2곳 843가구가 뒤를 잇는다.

일반적으로 택지지구는 기본 생활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민간택지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되는 까닭에 분양 시장에서 인기 상품으로 통하기도 한다. 실제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한 단지는 모두 수도권 택지지구 분양 단지였다. 

휴식기 끝내고 다시 분양 채비
9월 전국서 2만2646가구 예정

상반기 수도권에서 공급된 83개 단지 중 100 대 1이 넘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동탄역 예미지 3차(106 대 1)’와 ‘미사역 파라곤(104 대 1)’ 단 2곳에 불과했다. 2개 단지 모두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 분양 물량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대규모 택지지구 추가 지정이 중단되고, 일부 수도권 택지지구 내 아파트 공급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그 희소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므로 얼마 남지 않은 수도권 택지지구에 입성하기 위해 수요자들이 하반기에도 청약 통장을 적극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에서는 지방 5대 광역시에서 신규 아파트 4만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지방은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규제가 덜한 데다 입지가 좋은 곳에 공급되는 알짜 단지가 많아 실수요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연내 지방 5대 광역시에서 4만143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 2808가구)에 비해 약 26%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부산광역시가 2만320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이어 ▲대구광역시 8647가구 ▲광주광역시 5221가구 ▲대전광역시 4658가구 ▲울산광역시 2591가구 등의 순이다. 이처럼 하반기 분양 물량이 몰린 것은 지난 6월 열린 지방선거 및 월드컵 이벤트를 비롯해 미등록 분양대행업 금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있는 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보유세 인상 등 시장 불안요소들이 산재한 만큼 건설사들은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입지와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5대 광역시 아파트 물량은 수요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상반기 5개 지방 광역시 1순위 청약경쟁률은 1만2065가구 모집에 31만2925명이 몰려 평균 25.9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1순위 경쟁률인 13.85 대 1을 크게 상회하는 성적이다. 아울러 1월부터 6월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경쟁률을 보면, 경쟁률 상위 5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지방 5대 광역시에서 공급된 단지였다. 

대구광역시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남산’은 191가구 모집에 6만6184명이 청약해 무려 346.51   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둔산’도 평균 27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내년부터 보유세 인상이 시행되고 금리 인상 우려도 있다 보니 건설사들이 지방선거 및 월드컵, 여름 휴가철 등으로 미뤄졌던 분양 물량을 연내에 서둘러 공급하는 추세다. 부산지역의 경우 집값도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하반기에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점쳐지고 있어 신규 공급 단지들에 관심이 높다. 

저녁 있는 삶
어디 주목할까

다음으로 수익형 부동산 등 분양시장의 경우 워라밸 열풍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52시간 근무제 실시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트렌드가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덕을 볼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에서 근로시간이 단축된 만큼 향후에도 워라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워라밸이란 워크(Work), 라이프(Life), 밸런스(Balance)의 약자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아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미다. 

한 인터넷 업체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1순위 요건으로 직장인의 55%가 ‘워라밸’을 꼽았으며 52%는 ‘워라밸 문화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워라밸의 확산은 의식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소비자들은 자기개발, 취미, 여가, 레저 활동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일 것이다. 

이미 발 빠른 기업은 워라밸을 앞세워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그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삶의 한 축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이런 변화에 더욱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주 52시간 근무, 워라밸 확산에 따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기 계발, 문화, 레저 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피스 상권이다. 직장인들이 일찍 귀가하면서 회식 관련 업종, 유흥·오락 관련 업종의 고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량 가장 많은 지역 경기
‘워라밸’트렌드 더욱 확산

반면 거주지와 인접한 단지 내 상가와 주택가 골목상권, 아파트 밀집지역 항아리 상권 등은 반사적인 이익을 누릴 것이 기대된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집 근처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말에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레저 수익 부동산(또는 레저형 수익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레저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다·호수·수변 조망권 확보 상가, 레저형 세컨드 하우스, 수익형 펜션,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있다. 

이렇다보니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공급되는 레저형 수익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청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6월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단지 내 상가 ‘그랑시티자이 에비뉴’는 총 117개 점포 계약을 실시했다. 단 하루 만에 100% 계약을 완료했다. 이 단지는 계약 하루 전 진행된 입찰에서도 최고 82 대 1, 평균 약 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상 1~2층, 전용면적 약 30~40㎡, 총 123개 점포로 공급되는데, 그중 400m 길이의 안산 내 최초 수변 상가는 99개가 조망권을 확보해 특히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6월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 내 유명 휴가지로 꼽히는 송도센트럴파크 바로 옆에서 공급된 ‘송도 아트포레 푸르지오 시티’는 평균 8 대 1, 최고 6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약 41만m 규모의 센트럴파크에서는 여름철 수상택시, 카약 등 수상레포츠를 이용할 수 있다. 선셋카페 전망대에서 야경을 즐길 수도 있다.

주택시장도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단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퇴근 후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원, 산책로 등이 가까울수록 좋은데 공원과 인접한 단지는 주거 쾌적성이 높고, 조망권을 누릴 수 있어 삶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다. 

골목 뜨고
오피스 타격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52시간 근무제 실시로 인한 워라밸의 확산은 이제 하나의 주요 트렌드로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부동산의 수익성과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인 수요공급의 원칙을 잘 고려해 공급과잉 여부, 배후수요, 교통여건 등을 잘 따져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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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