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프랜차이즈 본사 고르는 법

위기의 자영업! 그 돌파구는?

자영업 시장은 고난의 시대다. 극심한 불황에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데다,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근무는 특히 자영업을 최악의 상태로 내몰고 있다. 소비자는 외식 대신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 온 냉동식품이나 반조리식품을 사서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으면서 외식비를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삼겹살집과 저가 고기집도 매출이 반토막 날 정도라고 한다. 퇴근 후 외식문화는 급격히 줄어들고, 급기야 중심가 핵심 상권에서도 중대형 식당들이 매출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증가한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점포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 천국 대한민국이 이제 자영업의 무덤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자영업 시장은 이미 과당경쟁에 빠져 있었다. 이것은 청년실업률 증가와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조기은퇴가 가져 온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오는 문제다. 직장이 있다면 그 힘든 자영업을 왜 선택하겠는가. 위기의 자영업자에게 출구전략의 돌파구가 필요한 까닭이다.

시스템 사업

이제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연구개발, 마케팅, 고객관리, 운영전략 등을 확실히 교육하고 지원하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가맹점 창업을 하는 데에 보다 성공확률이 높을 수 있다. 특히 초보자는 ‘나는 잘 할 수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국내 창업시장 환경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그러한 자만심은 큰 화를 불러올 것이다. 요즘은 베테랑 창업자도 트렌드 변화를 좇아가지 못해서 믿을 만한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점 창업을 하는 형국이다. 

우량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는 방법을 살펴본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 사업’이라 불린다. 가맹본부는 단순히 물류나 상품만이 아니라 점포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경영 노하우를 가맹점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 운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가맹본부를 선택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업운영에 필요한 매뉴얼이 중요하다. 본사운영 매뉴얼, 제조·배송 매뉴얼, 가맹점 관리·감독 매뉴얼, 가맹점 교육·지원 매뉴얼 등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류, 상품 및 경영 노하우 제공하는 본사
직영점 운영 기간이 중요한 평가 잣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널드’는 햄버거 빵과 패티의 두께, 매장 카운터의 높이에서부터 매장 청소 시간, 사용해야 하는 청소도구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매뉴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량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기 위해서는 이러한 매뉴얼들이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는지, 그리고 실제 매뉴얼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한 물류 시스템도 중요하다. 직접 물류든 제3자 물류든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가맹본부가 유통 상품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고, 향후 가맹점이 확산됐을 때 원활한 상품 공급이 가능해 진다. 

가맹본부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가맹점과의 관계에서는 슈퍼바이저가 큰 역할을 한다. 슈퍼바이저는 가맹점의 매출손익관리, 매장시설관리 등을 주로 하며, 상담이나 지도, 교육 등을 통해 점주의 경영의욕을 향상시킨다. 세무나 회계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본부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개선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체로 우량한 가맹본부는 가맹점 수에 비례해 슈퍼바이저를 적절하게 확보하고 있다. 보통 슈퍼바이저 한 명이 관리하는 가맹점이 20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은퇴 이후 창업을 준비하는 퇴직자들의 경우 점포 운영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가맹점 지원 시스템에 큰 비중을 두고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것이 좋다. 본사가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보호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가맹점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가맹점들을 직접 방문해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본사의 체계적인 가맹점 지원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프랜차이즈의 경우라면 기존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고 평판도 좋을 것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분쟁 건수, 가맹점의 폐점률 등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성공한 직영점의 복제사업’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직영점의 성공적인 운영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나 가맹점주의 평판 등을 검증하기 어려운 신생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직영점 운영 기간이 가맹본부의 신뢰도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직영점 운영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성공 노하우를 터득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일정기간 직영점을 운영하면, 가맹본부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구체적인 점포 운영과정을 표준화하고 이를 매뉴얼로 작성할 수 있다. 

정보공개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맹본부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고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창업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 등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가맹점주의 의무사항, 배타적 영업지역 보호 여부, 가맹본부 임직원들의 법 위반 여부 등도 점검해야 한다. 

점포 운영의 표준화

최근 3년간 가맹점 수 변동 현황도 필수 체크 항목. 가맹점 수가 많은 브랜드일수록 우수한 브랜드이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가맹점의 증감 추이다. 신규 개점 수가 꾸준하게 높은 경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로 볼 수 있으며, 반대로 계약종료나 해지가 많을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신규 개점 증가세는 주춤하나 명의변경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성숙기에 들어선 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량 가맹본부 고르는 법 10계명>

1.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를 꼼꼼히 살펴라.
2. 업종보다는 가맹본부 능력을 선택기준으로 삼아라.
3. 가맹본부가 물류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라.
4. 가맹점 지원·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체크하라.
5. 기존 가맹점주의 평가를 직접 들어보라.
6. 직영점 운영 여부를 확인하라.
7. 영업지역을 보장하는지 확인하라.
8. 오더맨(계약직 영업사원)에 의존하는 가맹본부를 조심하라.
9. 짝퉁 브랜드를 조심해라.
10. 가맹비·로열티 없다는 말에 현혹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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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