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근혜정부 시민단체 표적사찰 의혹

한 사람 잡으려 63명 털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시민단체 사무총장이 구속됐다.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기부·후원금 통장 거래내역은 물론 가족과 지인의 개인 계좌도 털렸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민원인들이 참고인으로 불려갔다. 압수수색 이전 검찰의 내사가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사무총장은 검찰에 표적수사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민생대책위)는 서울 영등포구 청과물시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도로 양옆으로 청과물가게가 늘어선 시장 안에서 사무실은 입구조차 찾기 어려웠다. 한 가게 뒤편에 사무실로 향하는 계단이 보였다. 3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과일 단내가 코를 찔렀다. 좁은 계단에는 쓰레기가 즐비했다.

좁은 사무실
직원 1명뿐

20평 남짓한 사무실은 책상과 컴퓨터, 복사기 등 사무집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직원이라곤 이 단체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순환씨뿐. 그는 회의실 겸 사용하는 자신의 방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일을 논의했다. 그사이에도 전화는 띄엄띄엄 걸려왔다. 

이렇듯 평범한 시민단체 사무실에 지난 2016년 10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공안부 수사관 10여명이 찾아왔다. 압수수색이었다.

민생대책위는 서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를 구제,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둔 비영리단체다. 지난 2013년 1월 ‘서민과 함께’ 슬로건을 걸고 출범했다. 민생대책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갑질 사건의 피해자다. 


김씨는 “민생대책위는 서민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곳”이라며 “큰 시민단체가 외면하거나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우리에게 온다”고 했다. 2016년 4월 ‘갑질 민원상담센터’를 시작한 이후 상담 전화는 더욱 늘어났다.

민생대책위는 검찰 고발,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조사 요청, 기업에 직접 질의 등의 방법으로 갑질 피해자 구제에 나선다. 이외에도 2013년 7월 충남 태안서 일어난 ‘사설 해병대 병영체험 사고’ 피해자의 의사자 지정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갑질 피해자 구제 시민단체
갑작스러운 압수수색 당해

2016년 10월24일 압수수색 직전까지도 민생대책위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었다. 10월21일에는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대해 국기문란, 허위사실 유포, 부정입학 공모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앞서 5월에는 ‘가짜 백수오’ 문제를 두고 한견표 당시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김씨는 압수수색 당시 “처음에는 너무 놀라 대응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검찰은 민생대책위 사무실뿐만 아니라 김씨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 과정서 검찰은 민생대책위 기부·후원금 통장 등을 확보했다. 그리고 압수수색 당일부터 10월28일까지 닷새에 걸쳐 통장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기부자, 후원자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5일 동안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은 전화 조사를 포함, 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대책위 위원은 물론 민원인도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자료는 3600여쪽에 달했다. 


검찰서 직접 참고인 조사를 받은 민생대책위 고문 김○○씨는 “담당 검사가 (조사에서)‘왜 이런 단체에 가입했느냐’고 물으면서 사기 단체로 치부하는 듯해 기분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지인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과정서 후원금 30만원을 몰래 내준 적이 있는데, 검찰이 조사 과정서 지인에게 (민생대책위에)왜 돈을 냈는지 물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참고인이 무려…
자료만 3600쪽

사무총장 김씨는 “검찰은 민생대책위 통장뿐 아니라 제 지인과 부모님, 작은 누나의 개인 계좌까지 모조리 털었다”며 “제가 단체 통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돈을 받았다고 의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틀 뒤인 10월26일 김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가 중대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였다.

변호인들은 김씨에게 일정한 주거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구속 사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또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김씨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점, 당뇨 치료 필요성 등의 사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변호인 측에서 증거로 제시한 김씨의 건강진단서를 보면 그의 혈당 수치는 433mmHg 정도였다.

그러나 김씨는 영장실질심사 다음날인 10월29일 구속됐다. 이후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공갈미수, 사기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다. 

김씨는 ▲환경설비 제조회사 (주)한기실업과 GS건설 간의 사업 수주 합의 과정 ▲육류 가공업 회사 (주)신화, 양곡업 회사 (주)가나안당진알피씨와 (주)롯데유통, (주)롯데상사 간의 하도급 분쟁 ▲산업용 가스 제조업 회사 (주)인성EST와 (주)태광산업 간 기업가치 평가 분쟁 ▲이○○씨의 업무상 과실치상 사건 해결 과정 ▲스마트폰 피해대책위원회 관련 사건 등에서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고 법률사무를 취급·알선했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또 검찰은 김씨가 한기실업과 GS건설 간 합의가 성사되자 추가로 돈을 받아 내려고 했으나 한기실업이 거절하자 합의를 파기할 것처럼 겁을 줬다며 공갈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이○○씨에게 사건 하나를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민·형사 사건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후 돈을 이체 받았음에도 해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사기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가 법률사무의 대가로 받은 돈은 8400만원가량이다.

김씨는 당시 검찰이 제기한 공소 내용에 대해 “민생대책위는 2016년까지 200건이 넘는 민원을 해결했다. 그런데 검찰이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참고인 60여명을 조사한 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게 고작 6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마저도 시민단체가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분쟁에 개입하는 과정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다. 돈은 기부·후원 명목으로 받았을 뿐 사적인 용도로 받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구속되는 바람에 민원인의 요청대로 진행하지 못했을 뿐,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김씨에게 징역 10월에 추징금 1700만원을 선고했다. 한기실업과 GS건설 간 합의 과정서의 공갈미수 혐의, 스마트폰 피해자대책위원회 관련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결났다. 

법원은 그 외 사건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양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양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쌍방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변호사법 위반
일부 유죄 판결

김씨는 지난해 8월26일 구속정지 출소했다. 그는 “검찰은 직원이 몇 명 되지도 않는 작은 시민단체를 상대로 투망식, 올가미식 수사를 펼쳤다”며 “나와 내 주변을 말 그대로 탈탈 털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지난해 11월 한기실업 박○○ 대표를 무고죄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박 대표의 고소장이 허위 내용으로 작성됐다는 주장이다.


쟁점은 돈이 오간 부분이다. 김씨는 박 대표가 먼저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고, 박 대표는 반대로 김씨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내줬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박 대표가 법정서 증언한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씨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재판 과정서 증인으로 출석해 “고소인(김순환)이 돈을 한 차례도 요구한 적이 없다” “개인 돈으로 어려운 일을 하는 데 경비가 필요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등의 취지로 진술했다.

변호사법 위반·사기 등 혐의
직권남용으로 담당검사 고발

검찰은 김씨가 박 대표를 무고죄로 고소한 것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가 박 대표의 고소 건으로 실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고소 사실과 법정 진술이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없었던 점에 미뤄 허위 내용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불기소 처분 이유를 밝혔다.

불기소 처분 의견서에서 눈여겨볼만한 지점은 박 대표가 김씨를 고소한 시점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박 대표가) 고소를 준비하던 중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유사한 내용으로 (김씨를)내사 중에 있으니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하라는 전화를 받고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다”는 내용이 있다. 박 대표가 실제 김씨를 고소한 시점은 2016년 8월23일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기 두 달 전이다.

불기소 처분 의견서대로면 검찰은 박 대표의 고소가 들어가기 전 이미 김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김순환씨가 나를 고소한 게 먼저다. 그래서 나도 대응 차원으로 고소한 것 뿐”이라며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넣었더니 검찰에서 연락이 와 조사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조사를 받는 과정서 검사가 자체적으로 (김씨에 대해)내사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진정서나 진술서 같은 뭔가 두꺼운 자료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민생대책위는 한기실업과 GS건설의 합의 이후 진행과정서 한기실업이 면허 대여, 임대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8월18일 박 대표를 사기, 면허 불법 임대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씨는 불기소 처분 의견서를 보고 검찰이 자신을 불법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남부지검에 검찰 내사 내용, 사건 인지 원인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검찰이 박 대표의 고소 전 이미 사건을 인지해 조사하고 있었다면 어디서 진정이나 고소가 들어왔는지 명확한 내용을 알고 싶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부존재’ 즉, 김씨가 청구한 정보 내역을 찾을 수 없다고 답했다.

내사 기록
“정보 없다”

김씨는 지난달 당시 담당 검사를 직권남용, 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그는 담당 검사가 자신을 비공식적으로 내사하던 중 뚜렷한 비리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2016년)8월 중순경 박 대표에게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하라고 전화로 종용, 지시했다며 이는 불법사찰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고소장이 접수됐으면 수사가 이뤄질 것이고, 수사기관서 절차에 따라 진행할 일”이라며 “이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검찰은 도대체 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민생대책위) 사무총장 김순환씨는 2016년 10월29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7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감방에 있는 동안 ‘내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고초를 겪고 있는 걸까’를 계속 생각했다”며 “30년 가까이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면서 이 정도로 심하게 수사 받을 만큼 잘못을 저지른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출소 후 백방으로 주변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대책위 위원, 기자,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조합해 내린 결론은 이랬다. 그는 “2016년 5월 가짜 백수오 파문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고발한 적이 있다”며 “그 일이 단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짜 백수오 파문은 지난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된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서 식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민생대책위는 한국소비자원의 성급한 발표가 소비자와 재배농가, 제조사, 판매사 등에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소비자원 원장을 직권남용, 허위사실 유포, 영업 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씨는 “자세한 내용은 아직 확인 중에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해부터 여러 의혹에 대해 공공기관에 진정서와 질의를 넣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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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