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잘 맡는 부자들은 지금…

아파트나 재건축 등에 대한 초강력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8·2부동산 대책,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부자 10명 중 6명이 향후 2~3년 내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고, 되레 올해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자산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용 주택,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는 자산가들은 꾸준한 가운데 초고액 자산가는 매입비용이 높은 상가와 건물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였다.

2~3년 내 
매각 않겠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PB 고객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2018년 한국 부자보고서(KoreanWealth Report)’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자산가의 85.6%는 거주용이 아닌 투자 목적 주택을 최소 한 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투자 목적 주택의 종류로는 중소형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오피스텔, 대형아파트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82.9%는 상업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상가·건물이었다. 올해 부동산 투자를 오히려 늘리겠다는 자산가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14% 가량이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초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비교적 자산규모가 적은 자산가도 부동산 투자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인 부자들의 16.3%가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부자의 응답률은 16.7%나 됐다. 5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 부자는 11.5%, 3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부자는 13.7%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올해 부동산 투자 계획이 있는 부자들은 상가·건물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47.6%로 가장 높았다. 다만 상가건물 응답률은 직전년도 조사와 비교해 9%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반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16.7%로, 직전조사 대비 약 5%포인트 증가해 전반적으로 주택,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 투자 의향도 지난해 9.0%에서 올해 13.5%로 늘어났다. 

자산가들은 자산규모별로 선호하는 투자용 부동산 종류에 차이를 보였다. 1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들은 상가·건물 투자 의향이 5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14.8%), 토지임야(10.5%),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7.4%), 해외부동산(6.6%), 오피스텔(4.3%) 순으로 조사됐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의 경우 건물·상가 투자 의향은 31.3%였고, 거주용 주택 및 아파트가 25.0%로 높게 나타났다. 투자용 주택 및 아파트도 14.6%였다. 매입비용이 높지 않은 오피스텔 투자 의향도 12.5%를 차지했다. 또한 슈퍼리치들은 단기간 투자로 큰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은행 수익률보다 조금만 나으면 중장기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리치들의 투자 동향 보니…
고액 자산가 상가·건물 선호

최근 슈퍼리치들의 또 다른 트렌드는 증여다.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자 증여를 저울질하는 부유층이 부쩍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부동산 증여 건수는 28만2680건을 기록했는데 2016년(26만9472건) 대비 5%가량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중 주택 증여 건수는 8만9312건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주택 증여가 1만4860건에 달한다. 서울에서 주택 증여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강동구로 1356건이 신고됐다. 2016년(520건) 대비 3배 가깝게 늘었다. 서초구도 1107건으로 급증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했던 이들 지역 주택 소유자들이 대거 증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뿐 아니라 상가 등 비주거용 건물 증여도 급증했다. 서울의 비주거용 건물 증여 건수는 4464건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늘었다. 보통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보다 증여세 부담이 적다. 주택은 실거래가로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상가, 빌딩 등 비주거용 건물은 매입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토지는 공시지가로, 건물은 시가표준액으로 증여세 신고가 가능해 실거래가보다 낮게 증여세를 낼 수 있다. 


한 세무 전문가는 “다주택자들이 거주 주택 1채를 보유하고 나머지 주택이나 상가, 꼬마빌딩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당분간 증여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재산가치 오른다면 상속보다 증여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재산을 무상으로 물려주는 증여. 사후에 재산을 넘기면 최대 50%가량 상속세 부담을 물지만 증여는 공제 한도만 잘 활용해도 세금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공제 한도까지 10년 단위로 증여하면 증여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은행 수익률?
중장기 투자!

어차피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일찍 서두를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증여는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주로 이뤄진다. 증여세 산정 기준이 되는 집값이 떨어지면 세금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부유층이 증여 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수록 오히려 집값이 급등해 “참여정부 시절 집값 폭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둘러 부동산 증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산가들은 대박을 터트리기 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를 선호해 서울 도심 및 대학가, 역세권, 신도시 등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검증된 지역에서 대상을 물색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직접 임대업을 할 수 있는 강남이나 명동 일대의 중소형 빌딩구입이나 4~5%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서울 도심 환승역세권, 신도시 등의 상가, 오피스텔 등에 투자 문의가 부쩍 늘고 있는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이러한 경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슈퍼리치들이 관심을 보일만한 수익형 부동산.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오피스텔)= 강산건설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자리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를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95%가 소형평형과 전용률 평균 54.6%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트리플역세권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광역버스노선이 지나는 입지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주변으로 다양한 생활인프라도 구축되어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CGV, 국립극장 등 다양한 쇼핑·문화시설이 인접해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 확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경 1.5㎞ 내 업무종사자 기준 오피스텔 수가 불과 0.005실인 곳에 자리한다.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금융업밀집지구와 4만여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의 근무인원 약 30만명을 배후수요로 두고 있다. 게다가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수요까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입주한 충무로 인근 ‘엘크루메트로시티’는 지난 5월 전용 26㎡가 2억5000만원, 전용 28㎡은 전세 2억원에 거래됐다. 임대수요도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90만~100만원 수준으로 시세와 임대료 모두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무이자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췄다. 게다가 일부세대의 조망이 남산 및 남산타워 조망이라 로맨틱과 서울 최고의 야경을 집 안에서 힐링 프리미엄을 갖췄다.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오피스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는 효성이 ‘고덕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19~36㎡, 총 410실로 구성된다. 지상 1~4층에 상업시설이, 5~20층에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인접했고, 고덕역이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선 환승역(계획)으로 추진되고 있어 미래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는 ‘증여’
저울질 부유층 부쩍 늘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인근에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최고 43층, 2개동으로 조성되며 오피스텔은 총 624실로 구성된다. 사업지는 NC백화점 평촌점이 있던 자리로 범계역을 통해 서울 및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다. 여기에 안양시청과 동안구청, 안양우체국 등 공공시설이 가깝고 평촌 로데오거리 상권 이용도 용이해 편리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미사 더퍼스트테라스(상가)= 성호건설이 시공을 맡은 미사강변도시 망월천 인근 수변상가 ‘더퍼스트테라스’가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일부가 개방된 망월천 수변공원 내부에는 산책로와 음악분수대,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과 놀이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수변공원 인근 상업시설들이 호수나 강을 끼고 있어 쾌적한 환경을 갖춘 것은 물론 쇼핑과 문화, 여가를 한 번에 즐기는 몰링족 등의 유동인구도 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변상가 인기가 땅값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호수공원의 호수공원프라자의 공시지가는 3.3㎡당 약 1100만원으로, 호수공원가 거리가 떨어진 경연프라자의 3.3㎡당 95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보장
검증된 지역

더퍼스트테라스의 경우 미사강변도시를 관통하는 망월천에 접한 수변 상업시설로 지하 2층~지상 3층, 67실 규모를 갖춘다. 옥상에는 테라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여기에 연내 개통 예정인 미사역이 도보 이용권 내 위치하는 입지를 갖췄다. 미사역과 상가는 보행자도로로 이어져 미사역~망월천 수변공원 도보 유동인구 흡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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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