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인터뷰> 신일고 야구부 정재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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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1.29 11:17:48
  • 호수 1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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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최고의 팀 기대하세요”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정 감독은 서울 중앙중 야구부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백운초 야구부 감독, 야탑고 야구부 코치, 청원중 야구부의 수석코치를 거쳐 자신의 모교인 신일고 야구부 감독에 취임했다. 정 감독을 신일고의 올 겨울 동계전지훈련지 강원도 횡성 횡성 베이스볼파크서 만나봤다.
 

모든 각급 학교의 감독과 코치들, 야구 현장의 관계자들, 그리고 그가 배출한 수많은 제자들과 학부모들에게까지 훌륭한 품성과 인격으로 회자된다.

-감독 부임 첫 번째 동계전지훈련지로 해외가 아닌 국내, 그것도 강원도 횡성을 선택했다.

▲첫 번째로는 신병철 교장님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신일고등학교 야구부는 해외전지훈련을 지양하고 동계 중에는 국내에 남아 훈련을 한다. 강원도 횡성을 선택한 이유는 기후와 훈련의 조건 때문이다. 나는 청원중학교 수석코치 시절부터 횡성으로 동계전지훈련을 왔었다. 

이곳이 오히려 겨울철에 훈련하기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날씨도 의외로 따뜻하지만 무엇보다도 훈련장(횡성 베이스볼파크)의 지리적인 위치가 사방에서의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겨울바람은 야구라는 종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감독 부임 석 달째다. 감독이 바라보는 올 시즌 신일고 야구부의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점이 신일고 야구부에 존재한다. 바로 선수의 인원수와 관계된 문제이다. 현재 신일고등학교는 학년별 선수 인원수가 각 열 명이다. 이렇듯 선수들의 수가 적다보니 선수들은 저학년 때부터 시합에 출전해 경기의 경험을 쌓는다. 

그게 장점인 요소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롭게 투입해야 하는 선수들은 또 너무 경기 경험이 없는 채로 투입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점의 요소고, 이 두 가지 장단점이 언제나 신일고의 경기에 중복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원중 야구부의 수석코치 시절 중학교 야구의 넘버원으로 꼽히던 왼손 투수 2명을 지도해 키워냈다. 좋은 투수는 어떠한 투수라고 생각하는가?

▲단지 투구의 스피드만이 좋다고 훌륭한 투수는 아니다. 그러한 투수는 피칭머신에 불과하다. 좋은 투수는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투수의 능력은 한 마디로 ‘경기운영’이다. 

나는 투구의 스피드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지 않는다. 좋은 투수는 어떤 상황서도 컨디션 기복이 적어야 하고, 2점을 내줄 상황에서 1점으로 막거나, 아니면 점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부임…동계훈련 구슬땀
지도력·운영능력 겸비 지도자 평가

그러기 위해서는 타자와의 승부뿐만 아니라 주자가 있을 때 투수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투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투구의 완급을 조절해야 하고 번트 수비에 능해야 하며, 타자와의 상대는 물론 주자의 견제에도 능해야 한다.


-이번 동계전지훈련 프로그램은?

▲야구에 있어서 나의 지론은 체력우선이다. 이는 초등학교 감독부터 중학교 코치에 이르기까지 유소년과 청소년야구 연령대의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한 것이다. ‘체격’이 아닌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결국 야구를 잘하게 된다. 체력이 좋은 선수는 부상을 당할 확률도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감독 시절부터 동계훈련 때면 체력을 키우는 훈련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체력훈련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런닝이다. 런닝은 전신운동이고 신체에 별 무리를 주지 않은 채로 상·하체의 근육과 관절들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훈련이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 야구부들이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크다. 당장 시즌이 시작되면 성적을 올려야 하고 성적을 올리려면 체력훈련보다 기술훈련이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우리 신일고는 이번 동계전지훈련 중에도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병행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두 가지 프로그램을 수행해야 하는 선수들의 고생이 많겠지만 선수 본인과 팀의 시즌 운영을 위하여 강훈련을 버텨주기 바랄뿐이다.

-야구부 위상이 많이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신일중 야구부 해체와 연관이 있나?

▲신일중 야구부의 해체가 신일고 야구부의 경기력과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일중서 많은 선수들을 연계하여 선수 수급을 받았지만 언제나 실력이 최고인 선수들만 진학해 온 것은 아니었다. 

신일고가 전국대회 우승 등 훌륭한 성적을 올릴 때에도 선수단의 수가 언제나 타 학교와 비교해서 적었다. 당시 최재호 감독(현 강릉고 감독)등을 비롯한 전 감독들은 발품을 팔아가며 중학교 야구의 선수와 지도자들을 만나러 다녔다. 재질과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신일고로 데리고 오기 위해서였다.

나는 신일고 감독 부임 직전까지 최근 5년 동안 청원중 야구부서 수석코치로 재직했었고,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비롯한 중학교 야구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인적 현황을 많이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에도 프리시즌의 중학교 야구대회가 열렸던 강원도 속초와 동해지역을 찾아가 중학교 야구선수들을 열심히 파악하고 돌아왔다.

‘투수 조련사’ 명성이 자자∼
‘신일’ 브랜드 가치 더 높인다

-자사고 전환도 야구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자사고인 신일고는 선수선발서 오히려 강점이 있다. 진학 희망의 대상 선수 중에서 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얼마나 좋은 선수들이 신일고로의 진학을 희망하느냐는 것인데, 그러한 선수들을 확보하는 것이 감독인 내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선발 인원이 적은 것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타 학교의 팀으로 진학하는 것보다 신일고등학교 야구부로 진학하면 누구보다 더 먼저 경기에 나가 실전을 경험하며 선수 본인의 커리어를 일찍부터 쌓아갈 수 있다. 선수선발 과정서 이 점을 확실하게 어필하려 한다. 신일고의 특징을 살려 ‘소수정예’의 최고 팀을 구축할 것이다.

-야구부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일단 신일고 출신인 나조차도 감독으로 부임한 후 야구부와 관련해 깜짝 놀란 것이 있었다. 바로 신일고 총동문회와 학교의 야구부에 대한 후원과 지원이었다. 올해 신일고 총동문회는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장학금을 2700만원이나 후원을 한다. 작년 1800만원서 상당한 액수가 증액된 것이다.

야구부에 대한 동문 선배들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동문 대선배이신 총동문회의 박용원 회장님(6회)과 박윤모 사무총장님(6회)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학교와 신병철 교장님의 후원도 정말 감사하다.

-신일고 선수에 돌아가는 혜택은?

▲신일고 야구선수들은 모든 등록금이 면제됨과 동시에 유니폼과 스파이크, 기본적인 장비 일체가 수량에 상관없이 모두 지원이 된다. 액수와 가치를 떠나서 신일고 야구부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동기 부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나는 신일고 야구부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나의 지도자 커리어로는 마지막 직책이라는 각오다. 실질적으로 나는 신일고 역대의 감독 중에 가장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나에게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긴 이유를 나는 두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한 가지는 내가 중·고교를 비롯한 아마야구의 현황과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야구부를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감독으로서 내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신일고 야구부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며 재학생 선수들의 실력과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현장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재능과 실력이 훌륭한 선수들을 끌어 모아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일고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며 더 높여야만 한다. 올 시즌 우리의 목표는 전국대회 4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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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