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다른 ‘영구 조망권’

최근 힐링 열풍 등으로 조망권은 거주자 및 입주자 만족도뿐 아니라 향후 가치를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망권 단지의 공급이 늘면서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에도 등급이 생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구 조망권’단지가 1등급 조망권으로 뜨고 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A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단지 맞은편 아파트 때문에 밤이면 잠이 안 온다. 5년 전 단지 앞 봉재산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에 끌려 다른 동에 비해 3000여만원 비싸게 구입했지만 지난해 3월 단지 앞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전망을 가렸다. 조망권이 사라지자 다른 동과의 가격 차이도 1000여만원으로 떨어졌다.

보이는 게 
곧 돈이다

이와 달리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광장현대3단지 일부 동은 한강과 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강 조망을 확보했다. 동 바로 앞에 광남초·중·고교가 있어 전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동 84㎡의 매매가는 7억3000만~8억5000만원 선으로, 한강이 보이지 않는 다른 동에 비해 약 3000만~5000만원 높다. 한강과 바로 마주한 광장현대5단지와 비슷한 가격대다.

영구 조망권이란 지리적 위치에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단지 앞으로는 어떠한 건물도 들어설 수 없어 영구적으로 조망권이 확보되는 것을 말한다. 강과 단지 사이에 다른 건물이 들어설 수 없어 조망권을 독점할 수 있는 영구 조망권이 확보되면 그 주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들은 인근 비슷한 조건의 비조망권의 아파트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조망권이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이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몇 억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여기서 단지 바로 앞에 건물이 없어 영구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는 비 영구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주변 개발계획에 무관하게 조망권 침해 걱정이 없는 영구 조망권 단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예를 들면 단지 앞에 강, 호수, 천, 바다, 공원, 관공서, 학교 등이 있으면 영구 조망권이 보장된다. 영구 조망권이 확보되면 단지 안에서 자연경관 조망이 가능해 찾는 사람도 많아 환금성도 좋다. 

자연적 입지 조건인 조망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구적인 가치 때문에 이미 주거지를 선택할 때 조망권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동일한 단지나 면적이라도 조망권이 확보된 곳과 앞뒤가 막힌 저층부의 값은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서 자연 감상…분양단지 인기
침해 걱정 없는 지역도 천정부지

서울 강남구 세곡2지구 강남 더샵 포레스트의 전용면적 114㎡의 경우 대모산 조망이 확보된 고층부는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반면 조망이 어려운 저층부는 최고 3000만원 정도로 약 1억7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아파트 조망권은 집값의 20%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을 정도로 조망권은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12년 1월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 타입이라도 조망권 등에 따라 담보가치를 반영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방안’을 시행 중인데 과거 은행들은 관례적으로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전부 같은 담보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었다.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조망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 주택시장에 국한해 주목받던 조망권의 가치가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상가의 경우도 수변공원, 수로, 인공폭포, 호수, 분수대 등을 조성해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데 조망권의 힘을 빌리고 있다. 과거에는 종사자 및 이용객들의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교통 환경, 주변 인프라 등이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시간적·경제적인 여유가 늘어남에 따라 휴게공간이나 업무공간의 쾌적성 등 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일단 조망과 채광 등 업무환경이 쾌적해 이용 만족도가 높다. 유동인구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조망권이 확보된 수익형 부동산이 일명 ‘나오자마자 사라진다’는 ‘반짝이’라고 불린다.

집값이 많이 내려갔다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인 데다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에게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조망권을 포함한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갖춘 오피스텔이 인기다.

지식산업센터도 마찬가지다. 공장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화의 옷을 입고 녹지를 활용해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도 입주 종사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 

주변개발 무관
수천만원 차이

조망권을 갖춘 상품에 대한 높은 인기는 청약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에코 미사강변’오피스텔은 한강과 미사리조정경기장을 조망권을 갖춘 단지로 최고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광교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광교 SK VIEW 레이크’오피스텔은 최고경쟁률 56대 1을 기록했다.

조망권은 시세에도 영향을 준다. 한강과 용산공원의 조망이 가능해 인기가 높은 ‘파크타워’ 201㎡형은 조망권 유무에 따라 5000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같은 면적이라도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는 7억8000만원선, 그렇지 않은 단지는 7억3000만원선으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오피스텔뿐 아니라 상가 역시 조망 프리미엄이 상가의 가치를 좌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청라 캐널웨이 수변 조망이 가능한 ‘우리프라자’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3.3㎡당 977만원으로 나타난 반면 바로 뒤에 위치해 수변을 조망할 수 없는 ‘청라타워돔’은 대로변을 끼고 있음에도 3.3㎡당 684만원에 형성돼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조망권은 물론 일조권 등이 최근에는 재산적 권리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부동산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투자 가치까지 챙길 수 있는 영구 조망권 단지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조망권은 주택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의 시세를 높여주는 시대로 특히 가려지는 곳 없이 영구적으로 조망이 되는 입지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입지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분양(예정)중인 영구 조망권 확보 단지들.

“나오자마자 사라진다”
수익형 시장도 ‘뷰~’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타운하우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타운하우스인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 분양 중이다. 전 가구에서 오션뷰와 한라산 조망이 가능하다. 총 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 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전세대 2층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바다 및 한라산 조망권을 확보했다.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낮에는 가족들과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는 비양도와 해질 무렵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화정 자인채(오피스텔)=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3면이 개방돼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됐다. 능굴동산 및 꽃우물공원 등 조망이 가능하다. 

▲남악 센트레빌 리버파크(아파트)=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2624번지에 들어서는 ‘남악 센트레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전매제한 없이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단지이자 강변 영구 조망권을 확보해 눈길을 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하 1층~지상 12층, 30개동, 총 1258실이며,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재산적 권리
가치에 영향

강변 영구 조망권 확보는 물론 단지 바로 앞 남악수변공원, 자전거 도로로 쾌적한 주거여건을 자랑한다. 단지는 남악신도시 최고의 부촌인 남악타운하우스가 가까워 후광효과도 기대된다. 단지 내에는 강변 조망 피트니스센터, 옥상정원 등의 휴게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광주 초월역 모아미래도 파크힐즈(아파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에 ‘광주 초월역 모아미래도 파크힐즈’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 7개동, 전용면적 74~84㎡로 선호도 높은 중소형 타입으로만 구성된다. 총 587세대 규모다.

인근에 평생 조망할 수 있는 백마산이 위치해 있다. 단지가 산과 바로 접해 있어 중간에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다. 단지 맞은편에는 곤지암천이 흐른다. 산과 하천이 가까워 조망은 물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바로 옆에서 누릴 수 있다. 소공원도 인근에 있어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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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