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다른 ‘영구 조망권’

최근 힐링 열풍 등으로 조망권은 거주자 및 입주자 만족도뿐 아니라 향후 가치를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망권 단지의 공급이 늘면서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에도 등급이 생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구 조망권’단지가 1등급 조망권으로 뜨고 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A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단지 맞은편 아파트 때문에 밤이면 잠이 안 온다. 5년 전 단지 앞 봉재산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에 끌려 다른 동에 비해 3000여만원 비싸게 구입했지만 지난해 3월 단지 앞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전망을 가렸다. 조망권이 사라지자 다른 동과의 가격 차이도 1000여만원으로 떨어졌다.

보이는 게 
곧 돈이다

이와 달리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광장현대3단지 일부 동은 한강과 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강 조망을 확보했다. 동 바로 앞에 광남초·중·고교가 있어 전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동 84㎡의 매매가는 7억3000만~8억5000만원 선으로, 한강이 보이지 않는 다른 동에 비해 약 3000만~5000만원 높다. 한강과 바로 마주한 광장현대5단지와 비슷한 가격대다.

영구 조망권이란 지리적 위치에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단지 앞으로는 어떠한 건물도 들어설 수 없어 영구적으로 조망권이 확보되는 것을 말한다. 강과 단지 사이에 다른 건물이 들어설 수 없어 조망권을 독점할 수 있는 영구 조망권이 확보되면 그 주택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들은 인근 비슷한 조건의 비조망권의 아파트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조망권이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이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몇 억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여기서 단지 바로 앞에 건물이 없어 영구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는 비 영구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주변 개발계획에 무관하게 조망권 침해 걱정이 없는 영구 조망권 단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예를 들면 단지 앞에 강, 호수, 천, 바다, 공원, 관공서, 학교 등이 있으면 영구 조망권이 보장된다. 영구 조망권이 확보되면 단지 안에서 자연경관 조망이 가능해 찾는 사람도 많아 환금성도 좋다. 

자연적 입지 조건인 조망권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구적인 가치 때문에 이미 주거지를 선택할 때 조망권은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동일한 단지나 면적이라도 조망권이 확보된 곳과 앞뒤가 막힌 저층부의 값은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서 자연 감상…분양단지 인기
침해 걱정 없는 지역도 천정부지

서울 강남구 세곡2지구 강남 더샵 포레스트의 전용면적 114㎡의 경우 대모산 조망이 확보된 고층부는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반면 조망이 어려운 저층부는 최고 3000만원 정도로 약 1억7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아파트 조망권은 집값의 20%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을 정도로 조망권은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12년 1월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 타입이라도 조망권 등에 따라 담보가치를 반영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방안’을 시행 중인데 과거 은행들은 관례적으로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전부 같은 담보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었다.

수익형 부동산에서도 조망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 주택시장에 국한해 주목받던 조망권의 가치가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상가의 경우도 수변공원, 수로, 인공폭포, 호수, 분수대 등을 조성해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데 조망권의 힘을 빌리고 있다. 과거에는 종사자 및 이용객들의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교통 환경, 주변 인프라 등이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시간적·경제적인 여유가 늘어남에 따라 휴게공간이나 업무공간의 쾌적성 등 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일단 조망과 채광 등 업무환경이 쾌적해 이용 만족도가 높다. 유동인구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조망권이 확보된 수익형 부동산이 일명 ‘나오자마자 사라진다’는 ‘반짝이’라고 불린다.

집값이 많이 내려갔다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인 데다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에게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조망권을 포함한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갖춘 오피스텔이 인기다.

지식산업센터도 마찬가지다. 공장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화의 옷을 입고 녹지를 활용해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도 입주 종사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를 하고 있다. 

주변개발 무관
수천만원 차이

조망권을 갖춘 상품에 대한 높은 인기는 청약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에코 미사강변’오피스텔은 한강과 미사리조정경기장을 조망권을 갖춘 단지로 최고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광교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광교 SK VIEW 레이크’오피스텔은 최고경쟁률 56대 1을 기록했다.

조망권은 시세에도 영향을 준다. 한강과 용산공원의 조망이 가능해 인기가 높은 ‘파크타워’ 201㎡형은 조망권 유무에 따라 5000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같은 면적이라도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는 7억8000만원선, 그렇지 않은 단지는 7억3000만원선으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오피스텔뿐 아니라 상가 역시 조망 프리미엄이 상가의 가치를 좌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청라 캐널웨이 수변 조망이 가능한 ‘우리프라자’는 지난해 공시지가가 3.3㎡당 977만원으로 나타난 반면 바로 뒤에 위치해 수변을 조망할 수 없는 ‘청라타워돔’은 대로변을 끼고 있음에도 3.3㎡당 684만원에 형성돼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조망권은 물론 일조권 등이 최근에는 재산적 권리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부동산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투자 가치까지 챙길 수 있는 영구 조망권 단지를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조망권은 주택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의 시세를 높여주는 시대로 특히 가려지는 곳 없이 영구적으로 조망이 되는 입지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입지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분양(예정)중인 영구 조망권 확보 단지들.

“나오자마자 사라진다”
수익형 시장도 ‘뷰~’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타운하우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타운하우스인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 분양 중이다. 전 가구에서 오션뷰와 한라산 조망이 가능하다. 총 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 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전세대 2층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바다 및 한라산 조망권을 확보했다.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낮에는 가족들과 해수욕을 즐기고, 밤에는 비양도와 해질 무렵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화정 자인채(오피스텔)=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3면이 개방돼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됐다. 능굴동산 및 꽃우물공원 등 조망이 가능하다. 

▲남악 센트레빌 리버파크(아파트)=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2624번지에 들어서는 ‘남악 센트레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전매제한 없이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단지이자 강변 영구 조망권을 확보해 눈길을 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하 1층~지상 12층, 30개동, 총 1258실이며,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재산적 권리
가치에 영향

강변 영구 조망권 확보는 물론 단지 바로 앞 남악수변공원, 자전거 도로로 쾌적한 주거여건을 자랑한다. 단지는 남악신도시 최고의 부촌인 남악타운하우스가 가까워 후광효과도 기대된다. 단지 내에는 강변 조망 피트니스센터, 옥상정원 등의 휴게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광주 초월역 모아미래도 파크힐즈(아파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에 ‘광주 초월역 모아미래도 파크힐즈’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 7개동, 전용면적 74~84㎡로 선호도 높은 중소형 타입으로만 구성된다. 총 587세대 규모다.

인근에 평생 조망할 수 있는 백마산이 위치해 있다. 단지가 산과 바로 접해 있어 중간에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다. 단지 맞은편에는 곤지암천이 흐른다. 산과 하천이 가까워 조망은 물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바로 옆에서 누릴 수 있다. 소공원도 인근에 있어 여가생활을 즐기기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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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