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대출 문턱 넘으려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당연 청약제도의 개편이다. 지난 8·2대책에서 예고된 대로 아파트 청약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되고 재당첨 규제가 지난 9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투기 수요의 시장 진입과 다주택자 재당첨을 막기 위한 8·2대책의 후속 조치다.

우선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강화됐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수도권 외 6개월)이 지나고 납입 횟수 12회(수도권 외 6회) 이상이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 기준금액 이상이면 청약 제1순위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기과열지구 또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경과하고 납입 횟수가 24회 이상이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 기준금액 이상이 돼야 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이 부여된다. 

조건 까다롭고
물량 많지 않아

가점제 적용 비율도 확대됐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 이하 주택은 앞으로 모두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게 된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40%에서 75%로 늘어나고 가점제 적용을 하지 않았던 85㎡ 초과 주택은 30%를 적용하도록 했다. 예비 당첨자를 가점제로 우선 선정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가점제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주택이 예비 입주자를 선정할 때 1순위 청약자 중에서 가점이 높은 사람을 앞 순번의 예비 입주자로 우선 선정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투기과열지구·청약조정대상지역 내 예비 당첨자를 일반 공급 주택 수의 40% 이상으로 선정하도록 해 부적격 당첨 또는 미계약 주택이 1순위 자격이 없는 다주택자에게 공급되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도 제한한다. 가점제로 당첨된 세대주와 세대원은 2년간 가점제 적용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그간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선 재당첨이 가능해 한 사람이 여러 번 당첨된 뒤 분양권을 전매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8·2대책으로 확대된 청약가점제로 인해 젊은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이 오히려 불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을 위한 특별공급은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공급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해결책이 돼 주지 못하고 있다.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을 받기 위해선 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여야 하고, 출산 혹은 임신한 자녀가 있어야 하며, 부부의 합계소득도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가점제가 확대 적용되는 단지들의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탓에 확대된 가점제하에서 젊은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은 앞으로도 한동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아파트에 대한 청약이 까다로워지고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면서 규제가 덜한 타운하우스나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인 아파텔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나 투자자가 늘고 있다.

먼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늘면서 청약이 쉽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GS건설이 지난 3월 김포 한강신도시에 선보인 블록형 타운하우스인 ‘자이 더 빌리지’는 청약 결과 3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약 나흘 만에 완판 되며 흥행을 이끌었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7개월여가 지난 현재 자이 더 빌리지 분양권에 약 1000만~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김포시 운양동에 분양한 고급 타운하우스 ‘라피아노’도 평균 65대1, 최고 청약경쟁률이 205대1을 기록하는 등 타운하우스의 청약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아파트의 까다로워진 청약 자격과 대출 등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왕이면 쾌적한 주거 환경이 가능한 타운하우스의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거 환경이 좋다 보니 가격 상승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국토교통부 개별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주거지로서 아파트와 타운하우스가 혼재되어 있는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일대는 타운하우스의 공식지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석성산 자락에 위치한 타운하우스 ‘라폴리움’이 위치한 기흥구 중동 1006번지 일대의 2010년 ㎡당 공시지가가 82만9000원에서 2017년에는 97만2000원으로 나타나며 14.71%의 상승률을 보였다. 

8·2대책 후속조치…청약규제 무풍지대
타운하우스·아파텔 주거 대안으로 주목


반면 같은 길을 사이에 두고 용인경전철 초당역과 인접한 ‘초당마을 현진에버빌’의 ㎡당 공시지가 상승률은 9.5%(200만원→221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좋은 주거 환경과 미래 가치까지 높은 타운하우스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설업계도 좋은 입지 환경을 찾아 타운하우스 공급에 나서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대체상품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평면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구조를 갖춘 데다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를 보면 국내 평균가구원수는 2015년 2.53명으로 2010년 2.68명보다 0.15명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평균가구원수가 더욱 줄어 소형평면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해마다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1~2인 가구는 1046만4781가구로 전체 1936만7696가구의 54.03%를 차지하지만 장래가구추계 자료를 보면 10년 뒤인 2027년에는 63.69%, 20년 뒤인 2037년에는 68.79%에 육박할 전망이다.

과거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보다 전용률이 낮아서 공간활용이 어려웠던 반면, 최근에는 설계기술의 발전으로 전용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3·4Bay판상형, 알파룸 등을 구성해 공간활용도가 높다. 커뮤니티 역시 아파트 못지않은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어린이집 등 부대시설과 조경시설을 갖춰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렇다 보니 분양시장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경기 남양주시에서 분양한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오피스텔의 경우 270실 모집에 1만8391건이 접수돼 평균 68.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2~52㎡로 구성돼 주거용 오피스텔로 신혼부부를 포함한 소규모 가구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높은 인기만큼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6월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오피스텔은 전용면적 19~44㎡ 주거용 오피스텔로 구성돼 127실 모두가 3일 만에 완판 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면적 40㎡는 현재 1000만~15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경쟁률
프리미엄 형성

부동산 규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2대책으로 아파트 청약가점제가 확대되면서 당첨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2030세대와 신혼부부 수요자들이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출문턱도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수요자들도 소형 아파트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 받을 수 있는 아파텔형 오피스텔에 몰릴 전망이다. 향후 임대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가구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소형주택인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도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며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상품적인 측면에서 소형 아파트만큼 구성이 잘 되어 있는 데다 최근 잇따르는 규제정책으로부터 아파트보다 자유로운 편이어서 앞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아파트 청약 규제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타운하우스·아파텔이다.

타운하우스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1232번지 일대에 고품격 타운하우스인 제주 협재 에메랄드 캐슬이 분양 중이다. 총대지면적 3646㎡, 건폐율 40%, 지상 2층 단독형 타운하우스로 총 7세대가 공급된다. A타입 4세대(전용면적 177.70㎡), B타입 3세대(전용면적 168.27㎡)로 6m 높이의 오픈 된 복층형 거실로 구성된다.

친환경 마감재와 프로젝트 영화관을 갖춘 고품격 타운하우스로 꾸며진다. 특히 6m 층고 설계를 적용해 거실의 개방감을 효과적으로 높인 점이 돋보인다. 각 방 어느 위치에서나 제주 협재 앞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주자는 사생활 보호 문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 전세대 2층 테라스 공간과 탁월한 바다 조망권을 확보했으며 지중해 부럽지 않은 에메랄드빛 해변인 협재해수욕장도 제주도 대표 힐링코스로 꼽힌다. 계약금은 10%며 준공은 2017년 12월 말경.


▲속초 테르바움= 강원도 속초 노학동 속초 KTX역 예정지 인근에 타운하우스인 ‘테르바움’이 1만평 규모로 신규 분양될 예정에 있다. 74~110㎡형 등 다양한 평면타입과 전 세대 4BAY 구성을 갖춘 지하 1층(주차장)에서 지상 4층 총 199세대 규모다.

인근에 골프장, 헬스케어시설 등 각종 주민편의시설과 부지 앞 설악산, 울산바위, 동해안 일출 조망으로 노후대비를 위한 세컨하우스나 힐링타운, 웰빙마을, 휴양마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쪽에는 속초시내가, 서쪽에는 온천관광지, 남쪽으로는 설악산 관광지가 위치해 있다. 

아파텔

▲화정 자인채=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내집 마련 오히려 불리
젊은 신혼부부 어쩌나?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다.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공간활용은 물론 3면이 개방돼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됐다. 1실 1주차가 가능해 직장인 등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다.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금 10%에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지며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동탄역 파라곤= 동양건설산업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주상복합 ‘동탄역 파라곤’이 분양에 나선다. 동탄2신도시 C9블록에 들어설 이 단지는 동탄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에서 분양하는 첫 주상복합으로 지하 3층~지상 39층에 아파트 424가구와 스마트 주거형 아파텔 110실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전용 78㎡형 96가구, 79㎡형 204가구, 99㎡형 13가구, 101㎡형 108가구, 104㎡형 3가구 등이다. 아파텔은 전용 82㎡형 44실, 83㎡형 22실, 84㎡형 44실로 이뤄진다.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중소형이 대세인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에서는 드문 99~104㎡의 중대형아파트가 이번 분양에 포함된 게 눈길을 끈다. 주거형 아파텔은 2~4인 가구가 거주하기 적합한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4베이 구조로 설계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