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공략법은?

저금리의 지속으로 지난 수년간 호황을 톡톡히 누려온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주택시장에 역점을 둔 부동산규제가 발표될 때마다 수익형 부동산은 풍선효과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호조세를 이어왔지만 내년부터는 가계부채종합대책에 따른 규제 적용이 예고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빌딩전문거래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월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량은 총 8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거래량 120건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중소형 빌딩 거래량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는 전 분기보다 20.8% 늘어난 313건이 거래되면서 1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2015년 1036건, 지난해 1058건 등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바 있다.

바람 빠진
풍선효과

이 같던 수익형 부동산 호황이 올해 4분기에 진입하자마자 급격히 위축된 주요 원인으로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꼽힌다. 지난달 발표한 10·24가계부채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돈줄을 옥죄는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RTI)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부동산임대업자가 임대료를 받아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RTI를 적용할 경우 임대료가 줄거나, 금리가 올라 대출 이자가 커지면 대출 한도가 낮아지게 된다. 기존의 담보인정비율(LTV)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은 주택에 적용되는 가계대출규제로 사무용 건물, 상가 등을 담보로 대출 받을 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잇단 규제에도 수익형부동산은 풍선효과 덕을 본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가계부채종합대책 카드를 꺼내들고 주택시장뿐 아니라 상가, 꼬마빌딩,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 대출 규제 압박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꾸준히 증가해오던 빌딩거래량이 지난달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며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더욱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수익형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달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한 데다 금리 인상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며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수년간 계속된 수익형 부동산 인기도 시들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타면 시세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급격히 감소, 이는 경기위축으로도 이어져 상가 등의 공실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은행 빚이 많은 건물주 등 임대사업자는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어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해야 할 시점이다. 

이처럼 금리인상 가능성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현명한 수익형 투자법에 대해 은퇴자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금리인상이 임대수익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상품 공략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상품은 ▲대출비중 줄이기 ▲선임대 상품 ▲중도금 무이자 ▲장기임대 수익형 부동산 주목 ▲매출성장업종 유치 ▲미분양 주목 ▲희소성 높은 수익형 부동산 주목 ▲불황기에 강한 수익형 부동산 등이 있다. 

먼저 대출의 비중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일반 금융권의 대출이자도 상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을 이용해 수익형 부동산을 분양받으려고 하는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에 따른 수익율 변동을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저금리로 호황 누려온 수익형
규제 적용되는 내년 급랭 조짐

예를 들면 현재 분양 중인 상가의 수익률을 대출비율과 금리변화에 따라 조사해본 결과, 대출금리가 인상될 경우 타인 자본비율을 낮출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6억5730만원에 분양 중인 인천 청라국제도시 A상가의 경우 대출금리가 7%일 때는 대출비중이 20%일 때와 40%일 때의 연수익율이 거의 동일했으나, 대출금리가 8% 이상으로 오르면 20%의 대출비중을 유지한 경우의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상가의 경우 보통 어느 정도 대출을 끼고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에는 대출비중이 높을 경우 이처럼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원금상환 등을 통해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 금리가 낮을 때에 비해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임차수요가 이미 맞춰진 상태로 분양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즉 ‘선임대’ 상가나 오피스텔 등이다. 상가나 오피스텔의 임차인 계약이 먼저 이루어진 다음 일반에 분양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확인한 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완공된 건물을 분양받기 때문에 시행사 등의 부도나 사기 등에 따른 위험 부담도 그만큼 적어지며 공실을 없애고 확정 수익률을 확보해, 투자 즉시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수익형 상품의 수익률은 임차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실발생 우려가 적은 장기 우량임대업종을 통해 지속적 안정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자기자본 감안
리스크 최소화

주목되는 상품 중에서도 아파트 등에 비해 각종 규제가 덜하고 대출이자에 대한 걱정이 없는 ‘중도금 무이자’수익형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상가, 레지던스, 오피스 등으로 대변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와는 달리 청약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중복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제한이 없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통해 투자자들은 대출이자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대출이자만큼 분양가 인하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게 된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외국관광객 대상, 여성 등 성형·뷰티사업, 키즈관련업종 등 매출성장업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는 방법이다. 이들 매출성장업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는 경우 1년 또는 2년 임대차 갱신 때마다 임대료 상승이 가능해 금리가 인상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준공이 임박했거나 완료된 미분양 또는 할인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하는 것도 금리인상기에 투자전략 중 하나다. 상가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준공이 임박하거나 준공이 떨어질 경우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아 할인되는 분양상품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할인을 받은 만큼 투자금액이 줄어들어 대출비중을 줄일 수 있다. 할인부동산 혜택은 생각보다 쏠쏠하다. 

준공이 임박하거나 준공을 마친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분양가 할인은 물론 관리비·인테리어, 준공 후 이자 지원 등의 혜택까지 제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저렴하게 매입을 했다고 하더라도 대출이 투자비중을 많이 차지할 경우 금리인상으로 오는 리스크가 커져 적정 자기자본을 감안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희소성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해야 한다. 희소성이 높다는 것은 입지가 뛰어나거나 공급이 희소한 지역,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우수한 경우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은 지역 내 랜드마크 기능을 해 구매수요가 많아 환금성도 뛰어나다. 

올해만 해도 미국발 금리인상이 3번 정도 예정돼 있어 국내에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 따라서 금리인상기에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 대출을 반영하는 비중을 상가의 경우 40%선,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50% 내외를 고려하는 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다. 금리인상기에는 레버리지 투자를 과감하게 버리고 부채관리 모드를 전환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법으로 보인다. 

다음은 금리인상기에 주목되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선임대 상가


▲화정 자인채=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로 3면 대로와 도로를 접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다.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는데,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0㎡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상가는 3.3㎡당 800만~3000 만원대(부가세별도)며 계약금 10%에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과 함께 3층과 4층은 산후조리원(10년 임대계약이 완료)으로 임대가 확정된 선임대 상가다. 실투자금 1억원대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전세대 복층형인 오피스텔은 공간활용은 물론 3면이 개방돼 조망권과 일조권이 확보됐다. 1실 1주차가 가능해 직장인 등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다.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금 10%에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지며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거래 급감…시장의 매수심리 얼어붙어
레버리지 투자→부채관리 모드로 전환

▲수원 영통역 아이파크= 경기 수원 영통구 영통동에서 선임대·후분양 상가인 ‘영통역 아이파크’상가가 분양 중이다. 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영통에 공급되는 영통역 아이파크는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다. 오피스텔(전용 25~54㎡ 666실)과 근린생활시설(지상 1~3층)로 구성됐다. 오피스텔은 분양을 완료했다. 

상가는 키즈산업 ‘실내동물원’, 전국맛집 ‘셀렉다이닝’, 한식뷔페 ‘김오곤의 해독밥상’의 선임대가 확정됐다. 특히 상가 2층 17개 호실을 10년간 임차한 실내동물원엔 파충류·어류관·조류관·포유류관 등 희귀동물 100여 종을 만날 수 있는 체험관이 들어선다. 

상가 인근엔 삼성계열사와 협력기업, 경희대 국제캠퍼스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홈플러스·롯데쇼핑플라자·메가박스 등 편의시설도 많다. 분당선을 타면 서울 강남까지 약 20분이면 갈 수 있다. 수원·용인·분당으로 이동도 쉽다. 최근 영통역을 지나는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건설계획이 확정됐다.


중도금 무이자

▲모란 프라임타워= 경기도 성남시 여수공공주택개발지구 C1-1, 2BL 2필지에 ‘모란 프라임타워’가 상가 및 오피스 기능을 겸한 신축건축물을 공급예정에 있다. 해당 건물은 지하 4층~지상 8층 규모다. 지상 1~4층은 상가, 5층부터는 오피스 용도로 사용하는 2종 근생 및 업무시설 건축물이다. 대지 1574㎡에 연면적 1만3041.28㎡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다. 정면(북측) 35m 도로접, 서측 17m 도로접, 후면(남측) 15m 도로를 접하고 있는 4면 개방형이다. 

현재 공사 중인 모란전통시장은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새터전에서 더욱 활기차고 정비된 모습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란 프라임타워는 모란전통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항아리상권형 독점상가로 서울분당 방면 사거리코너에 위치해 접근성은 물론 가시효과가 뛰어나다. 신도시와 달리 5층까지 가로 간판을 설치할 수 있어 노출효과가 뛰어나 입점 업체는 간판 광고효과로 매출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계약금 10%, 1차 중도금 10%, 2~4차 중도금 무이자 대출혜택이 주어진다. 준공은 2019년 4월 예정.

▲대전 둔산동 스타웍스타워=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일대에 도심형 오피스텔 ‘대전 둔산동 스타웍스타워’가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15층으로 호피스텔(숙박시설) 238호실, 지상1층에 근린생활시설 5호실로 구성된다. 오피스텔 입주민의 원스톱 쇼핑시설로 상권을 형성한다. 생활형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합쳐진 호피스텔은 장단기 숙박, 임대가 가능하다. 호피스텔은 지상 2~15층까지 타입과 방향에 따라 조망권, 일조량을 확보했다. 주차는 78대까지 가능하다. 

3대의 엘리베이터로 입주민의 동선 겹침을 방지했다. 8가지의 타입별로 선택의 폭이 넓으며 원룸형과 1.5룸형으로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소형형평위주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6.57~ 10.89평까지 설계돼 분양면적과 층수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가 있다. 호텔식 보안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입주민을 위한 무료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약금은 10%, 1차중도금에서 5차중도금까지 무이자로 책정된다. 2019년 3월 준공예정으로 선착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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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